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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俊剛) 님의 서재입니다.

수를 읽는 남자 : 세상을 바꾸는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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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俊剛)
작품등록일 :
2024.08.09 10:07
최근연재일 :
2024.08.19 00:32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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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9,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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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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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DUMMY

12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




박중호는 주변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원로교사로 가게 된 이유를 털어놓았다.


“몇 해 전에 부산에 특성화 고등학교가 설립되었습니다.”

“그런데?”

“학생 절반이 자퇴생이나 퇴학생들로 이루어진 학교인데 운영함에 있어 많은 애로점이 있는 모양입니다.”

“······.”

“교육청에서 그 학교가 현재 폐교될 지경에 처했다고, 가서 도와줬으면 하더군요.”

“암만 그래도······.”

“저도 처음에는 이게 무슨 홍두깨 같은 소린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으음······.”


배윤석은 나지막한 침음을 흘리더니 뭔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박중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정을 내린 겁니다.”

“역시 박 변이야.”


김채린은 환하게 웃었다. 배윤석도 박중호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참 대단해.”

“그럼 도현이는 어째? 함께 부산으로 내려가는 거야?”

“쟨 미국 가야죠.”

“아, 그러고 보니 어떻게 됐어? 합격했어?”


김채린은 깜빡 잊고 있었다는 듯이 황급히 도현을 쳐다보았다.

도현은 아니라는 듯 손을 저을 때, 박중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비 합격했습니다.”

“예에?”


순간 도현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내가 돌아온 이유가 바로 너 때문이야.”

“저 때문에요?”

“오늘 오전에 학교에서 하버드 쪽에서 메일이 왔다고 연락받았다. 예비 합격됐다고 말이다.”

“그래요?”

“아마 너한테도 메일이 갔을걸? 한번 확인해 봐.”

“잠시만요.”


도현은 재빨리 핸드폰으로 메일함을 확인했다.

그의 말대로 하버드에서 메일이 들어와 있었다.


Dear do hyun.

Congratulations! The Admission Committee joins······.


장문의 글이 적혀 있었다.

글을 다 읽은 도현은 두 팔을 머리 위로 활짝 뻗었다.


“우와!”

“내 말이 맞지?”

“예! 예비 합격됐다고, 3일 후에 영상 통화로 최종 면접을 보겠다고 하네요.”

“자자!”


배윤석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일단 식사부터 해. 다 먹고 나면 도현이 예비 합격 축하 기념 파티를 열자고!”


* * *


술의 힘은 위대했다.

모두를 즐겁고 기쁨에 취하게 만들었다.

배윤석은 김채린에게 가게를 맡긴 채 두 사람과 함께 어울렸다.

그들은 자정이 넘도록 술을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특히 배윤석은 자신의 캐나다 유학 시절 때를 떠올리면서 도현에게 도움 될 만한 얘기를 해 줬다.


“잘 들어. 너한테 피와 살이 될 테니까.”


배윤석의 말에 도현은 빠짐없이 머릿속에 새겼다.

김채린은 영업을 종료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웃음꽃이 활짝 핀 그들을 보며 새침한 표정을 지었다.


“나만 빼놓고 너무 즐거워하는 거 아니에요?”

“오! 우리 여왕님.”


배윤석은 손으로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두드렸다.

김채린이 그의 옆에 앉자, 박중호가 막걸리를 집어 들었다.


“형수님, 한 잔 받으시죠?”

“아, 잠시만. 도현이한테 전할 말이 있어요.”


김채린은 도현에게 시선을 옮겼다.


“도현아.”

“예, 이모님.”

“이거.”


그녀는 도현에게 흰 봉투를 내밀었다.

도현은 봉투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예요?”

“박 변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함께 만나서 전해 주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배윤석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그래,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다 네 덕분이다. 너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야.”

“하지만 이건······.”


도현은 난처해하며 박중호에게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박중호는 뜻밖의 말을 건넸다.


“감사히 받아.”

“······?”

“넌 충분히 받을 만해.”

“전 이런 걸 바라고 한 일이 아니라서······.”

“알아.”


배윤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너에 대한 고마움에 우리가 성의 표시하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받아 줘.”

“그래야 우리도 마음이 편해. 어서 받아.”

“아, 그래도 이건······.”

“괜찮아.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


박중호까지 거들자, 도현은 두 손으로 봉투를 집으며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연락할 테니까 잘 좀 부탁해.”

“언제든지 말씀만 하세요. 제가 성심껏 도와드리겠습니다.”

“고맙다.”


배윤석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도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 자! 제가 한 잔씩 따르겠습니다.”


박중호가 활짝 웃으며 막걸리를 집어 들었다.

잠시 후.

방에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넘쳐흘렀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해가 뜰 때까지 쭉 이어졌다.


* * *


박중호는 이틀 동안 인터넷을 뒤져서, 그동안 하버드 최종 면접 때 나왔던 질문들을 훑어보았다.

그중에서 가장 빈도가 높았던 질문들을 뽑아 예상 질문지를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도현은 영상 면접 시 주의 사항 및 팁에 대해 알아보았다.


-의상은 단정하게.

-면접 장소는 조용하고 깔끔한 장소로.

-카메라와 마이크 설정, 통신 상태 확인.

-예정 면접 시간 1시간 전에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로 대기.


그것을 참고로 삼아, 도현은 자신의 방을 면접실로 꾸몄다.

또한 머리도 깔끔하게 자르고 흰색 와이셔츠와 정장을 준비했다.

면접 하루 전날.

박중호는 실전처럼 똑같이 원격 상황에서 모의 면접을 봤다.

둘 다 각자 방에서 노트북 화면을 보며 질문과 답을 했다.

면접이 끝난 후에는 박중호가 도현에게 부족했던 점을 알려 주며 피드백에 들어갔다.


-목소리가 작게 들렸다.

-시선이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방에 불빛이 어두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칙칙하게 느껴졌다는 등등.


아주 디테일하게 지적하며 보완해 나갔다.


면접일.

도현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면접 시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박중호의 말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도현은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단조법을 수련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스모그가 낀 것처럼 뿌옇던 머릿속도 점차 맑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도현의 얼굴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어느덧 하버드 측에서 약속했던 시각이 되었다.

뚜- 뚜- 뚜-

도현은 눈을 번쩍 떠 노트북을 쳐다보았다.

하버드에서 온 영상 전화였다.


“후우-”


도현은 숨을 길게 내뱉으며 연결 버튼을 눌렀다.

노트북 화면에 금발의 중년인이 나타났다.

날카로운 눈매와 볼이 움푹 파인 그녀는 아주 깐깐한 인상을 풍겼다.


-안녕하세요. 전 하버드의 입학 사정관을 맡고 있는 왓슨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도현 백입니다.”


도현도 미소를 지으며 영어로 인사했다.

왓슨은 서류상의 사진과 도현을 번갈아 쳐다보며 본인 확인부터 했다.

본인임을 확인한 그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영어 발음이 아주 훌륭하군요.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보내 준 서류를 모두 훑어보았는데, 성적 면에서 지원자 중 탑이었습니다.

“예.”

-그리고 학급의 장을 6년 동안 맡았다는 건 리더십도 뛰어나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특별 활동 같은 건 안 했나 보군요. 그에 대해선 전혀 언급된 바가 없어 미스터 백에겐 마이너스가 될 겁니다.

“예.”


어차피 이 부분에 대해선 박중호와도 충분히 얘기를 나눴다.

한국의 모든 교육 제도가 대학 입시에 맞춰 있다 보니 그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성적을 제외하고 봤을 때 다른 지원자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분명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킨다면 충분히 승산 있다고 보았다.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도현의 모습에 왓슨은 살짝 흥미가 일었다.


-자기소개서를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내용이 아주 신선하면서도 돋보였고, 특히 잘난 척이나 센 척하는 문장이 아니라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문장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입학 사정관이 지원자들에게 늘 원했던 글이죠.

“감사합니다.”

-예비 합격이 된 이유도 성적이 우수해서라기보다는 자기소개서의 영향이 컸습니다. 저희는 성적이 우수한 것도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 이외의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예.”

-지금부터 면접을 보겠습니다. 제가 총 두 가지 질문을 드릴 겁니다. 미스터 백은 그에 대한 대답을 해 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단조법을 수련한 덕분인지 도현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차분했다.

머릿속도 맑고 상쾌한 게, 어떤 질문도 바로 대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왓슨이 첫 질문을 던졌다.


-하버드와 관련된 사람 중에서 전 세계인이 알 만한 인물 5명을 그 이유와 함께 대답해 주시죠.

“!!”


의외의 질문이 나왔다.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완전히 허를 찔린 셈.

도현은 당황스러웠지만 겉으론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일단 질문을 받았으니 대답을 해야 할 터.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질문이 쉬운 것 같으면서도 굉장히 난이도가 있었다.

‘전 세계인이 알 만한 인물이라······.’

도현은 SAT 시험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읽었던 하버드 관련된 책들을 떠올렸다.

그중에서는 하버드 졸업생들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꽤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떠올랐지만 질문에 부합될 만한 사람들이 퍼뜩 생각나질 않았다.

그러길 수 초가 흘렀을 때였다.

도현은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들을 말해 나갔다.


“수년 연속 세계 최고 갑부의 자리에 오른 빌 게이츠와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연소 억만장자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유머러스한 입담으로 엔돌핀을 솟구치게 만들어 주시는 분, 코난 오브라이언이 있죠!”

-코난 쇼를 즐겨 보는 모양이죠?

“코난이 한국의 TV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골수팬이 됐죠. 기분 전환할 때마다 유튜브로 종종 찾아봅니다.”

-그렇군요. 이제 한 명 남았습니다.

“으음······.”


도현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

마지막 한 명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침묵이 길어지자, 왓슨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는 찰나.


“아! 그분이 있었네요.”

-누구죠?

“이분요.”


도현은 갑자기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자신의 관자놀이에 갖다 댔다.

그러곤 촉촉한 눈빛으로 왓슨을 쳐다보며 말했다.


“사랑해요, 레옹.”

-나탈리 포트만?


의외의 대답이었다.

대체적으로 이런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때 위인들 위주로 대답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코난 오브라이언’과 ‘나탈리 포트만’은 자신의 예상을 훌쩍 빗겨 나가는 인물.

‘코난 오브라이언’은 하버드 졸업 축사도 한 적도 있고, 방송으로 하버드대생이라고 많이 알려진 터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탈리 포드만’이 하버드생이라는 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왓슨은 놀란 감정을 숨기며 담담하게 물었다.


-그녀를 선택한 이유가 뭐죠?

“하버드 심리학 학사 출신이자, 그녀를 모르는 영화인은 없으니까요.”

-그렇군요.


왓슨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 질문을 던졌다.


-미스터 백은 10년 뒤 어떤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까?

“!!”


이번에도 예상을 벗어나는 질문이 던져졌다.

그러나 그 질문은.

교도소에서 가해자를 만나고 온 이후부터 늘 머릿속에서 신중하게 고민하던 거였다.

여러 날 동안, 긴 고민 끝에 답을 내릴 수 있었다.

도현은 자신감에 가득 찬 얼굴로 대답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가 돼 있을 겁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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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 기숙사 대항전 (3) 24.08.13 17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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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 기숙사 대항전 (1) 24.08.13 188 4 13쪽
19 19 왕 장리 24.08.12 202 3 15쪽
18 18 401호 24.08.12 212 5 10쪽
17 17 재능기부, 내가 봉사할게 24.08.12 231 3 14쪽
16 16 특례입학자 24.08.12 234 6 11쪽
15 15 룸메이트 (2) 24.08.11 243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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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 원로교사? 24.08.10 259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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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해 보는 거다 24.08.09 306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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