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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석 님의 서재입니다.

절름발이 소드마스터의 회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휘석
작품등록일 :
2023.10.07 18:31
최근연재일 :
2023.11.0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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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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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7,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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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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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 번째 의뢰(2)

DUMMY

두 번째 의뢰(2)




아래를 내려다본 라이언이 감탄했다.


"허... 정말로 성공했군."

"뭐, 뭐??"


헤럴드는 급히 달려와 아래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쉽게 인정할 수 없었는지 한 번 더를 주문했다.


"헹! 혹시 아나? 그냥 단순히 운이 좋아서 그랬을지."


이후로도 루카스는 몇 번인가 같은 과정을 반복했고.

네 번 정도 성공하자, 헤럴드도 이 일이 단순히 루카스가 운이 좋아서 가능했던 것이 아닌.

루카스의 실력으로 기인한 것이라고 알 수 있었다.


"...이런 미친 꼬마 놈이."


괴물 보는 듯한 시선을 던지며 뒤로 물러난 헤럴드.


"나도 돕겠다."

"나도 돕지."

"그래주시면 저야 좋죠. 일이 빨리 끝나겠네요. 헤럴드도 와서 좀 도우세요."

"...어휴. 알았다."


루카스의 계획이 실행 가능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에 일행이 중간부터 루카스에게 가세하자, 이후부터는 네 사람이 일을 분담해서 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체계화시켜 진행할 수 있었다.

라이언과 헤럴드는 절벽의 일부를 베어내 낙석을 만들었고.

루카스는 마법검을 사용해 떨어지는 낙석의 궤도를 바람으로 조정하고, 슬라임의 핵에 정확히 명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리엘은 화살을 쏴서 추가적으로 슬라임을 처치했다.


-핑!

-퍽.


화살 한 발이 슬라임의 몸체를 관통해, 바닥에 박혔다.

다만 핵이 되는 마석은 피해갔으니, 빗맞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신중하게 노려야겠군.'


위에서 아래로 화살을 쏘는 것이기 때문에 화살의 위력은 더 좋았으나.

거리가 거리이니 만큼, 그리고 1미터 지름을 지닌 슬라임의 몸체에서 정중앙에 위치한 주먹만한 크기의 핵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이리엘에게도 쉽지 않은 일 이었지만...

생각보다 금새 적응할 수 있었다.

여전히 몇 발인가 빗맞추기도 했지만, 그건 거리가 멀기에 발생하는 어쩔 수 없는 일 이었다.


-쾅!

-퍼석!


낙석이 떨어져 슬라임의 핵을 뭉게고, 이리엘의 화살이 슬라임의 핵을 꿰뚫는다.

그렇게 몇 마리씩 슬라임을 줄여나가다보니 어느새 처음에 비해 숫자가 절반으로 줄어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한 시간이나 지난 뒤였으므로...


"...엘. 이거 뭔가 이상한 것 같다."

"그렇네요."


슬라임의 숫자가 더디게 줄어든다.

그 이유에는...


"아무래도 우리가 바깥에 있는 슬라임의 숫자를 줄이니, 던전 안에 가득 차있던 슬라임들이 바깥으로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나. 엘."


일행이 루카스를 돌아보았다.


루카스는 잠시 고민했다.


'이대로 낙석만 떨어뜨리다가는 끝이 없겠지.'


제 아무리 3성에 도달한데다 마나 컨트롤 능력이 많이 성장했다고는 하나.

루카스도 슬슬 머리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슬슬 한계에 가까워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적당히 중간에 던전으로 들어가는게 좋곘어.'


기준은 지금 입구쪽에 나와있는 슬라임들의 숫자에서 3분의1 정도.

그 정도로 숫자가 줄어들면,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다.


루카스는 일행에게 계획을 말했고.

약 1시간 뒤.

슬라임의 숫자가 충분히 줄어들었다고 생각될 쯤에 던전 입구가 있는 아래로 내려왔다.


일행은 무기를 꺼내들고는 모여섰다.

탱커인 헤럴드가 선두.

그 뒤를 잇는 라이언과 루카스.

그리고 후미의 이리엘까지.


"그럼 갑니다."


일행은 던전 입구를 향해 달려나갔다.


"비켜라! 이 되다 만 코딱지 같은 새끼들아-!"


그리고 헤럴드의 외침을 시작으로, 슬라임 무리를 돌파해 던전 안으로 향했다.



* * *



슬라임의 몸체는 아무리 잘리고 갈라져도, 시간이 지나면 중심이 되는 핵을 향해 꾸물꾸물 모여 다시금 재결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즉 핵만 무사하다면 슬라임은 아무리 물리적 타격을 주어도 별 의미가 없는 것.

다만 그런 슬라임이라도 한 가지, 핵을 제외한 약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불.'


다만, 평범한 불로는 이만한 숫자의 슬라임을 제대로 태울 수 없었다.


'슬라임의 몸은 보통 산성의 점액질로 되어있지.'


때문에 불꽃으로 슬라임을 죽이려면, 그 점액질을 순식간에 전부 증발시킬 정도의 화력이 필요했다.

다만 자연적으로 만들어낸 불에 루카스가 바람의 마법검을 사용해 불길을 키운다고 해도, 그 정도 화력을 만들어낸 건 무리였다.

슬라임의 몸체가 전부 다 증발하기 전에, 다른 슬라임들이 일행을 덮쳐올 것이다.

그렇기에...


"흐읍!"


-촤악!

-퍼석!


일행은 전방에 있는 슬라임의 핵을 하나씩 부수며 나아가는 수 밖에 없었다.

앞만 보고 달려가던 헤럴드가 전방의 슬라임을 방패로 들이받는다.


-터엉!


체중을 실어 들이받았지만, 슬라임은 멀리 날아가지도 않았다.

그러기에는 슬라임 한 마리의 중량이 꽤 무거웠다.


-핑!


이리엘의 화살이 쏘아져 헤럴드에게 들이받힌 후 뒤로 몇 바퀴 구른 슬라임의 마석을 꿰뚫었다.

슬라임이 녹아내리며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일행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뒤에서는 일부러 무시하고 지나쳐온 슬라임들이 일행을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고 있었으니까.


-핑!

-피잉!


전진하는 도중 이리엘은 뒤로도 연신 화살을 날려 슬라임 몇 마리를 정리하긴 했다.

다만 그렇게 줄어드는 숫자보다도, 일행에게 돌파당해, 뒤늦게 뒤를 쫓아오는 대열에 합류하는 슬라임들이 더 많았다.


"엘! 어디 까지 가야 하는거냐!"

"아직 한참 남았어요."


루카스는 지도를 보고는 말했다.


"우리는 이 던전의 끝까지 갑니다."


왜냐하면 그 약초꾼이 검술 비급서를 얻은게 이 던전의 끝에서 였다고 했으니까.

오히려 저번 의뢰에 비하면 망설일게 없었다.


물론, 루카스의 생각을 모르는 헤럴드는 한숨을 흘릴 따름이었다.


"일단 한 번 돌파하고 나서, 한꺼번에 정리하겠다는 뜻이냐?"

"그런셈이죠."

"환장하겠구만."


부지런히 화살을 쏘던 이리엘도 덧붙였다.


"계속 줄이고는 있다만, 슬라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배수의 진을 친다고 해도, 이 정도의 숫자를 막다른 길에서 일망타진하는게 가능할거라고 보나?"

"불가능할 것도 없지 않을까요?"


말하며, 루카스는 검을 뽑아들고는 헤럴드를 제치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어이!"


당황한 헤럴드가 소리쳤으나, 그 때는 루카스가 이미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촤악!


가볍게 정면의 슬라임 하나를 베어낸 걸로 그치지 않고, 두 번째, 세 번째 슬라임 까지 마치 춤을 추듯 이어지는 움직임으로 나아가, 정확히 핵을 노려 통째로 베어내버렸다.

자연스럽다 못해 완벽하고.

완벽하다 못해 일순 아름답다는 생각마저 들게 만드는 움직임.

그 움직임에 일행은 경악했다.


'고작 두 번째 의뢰인데 이 정도로...?'

'살다 살다 꼬맹이가 휘두른 검에서 저런 걸 볼 줄이야....'


루카스의 움직임은 분명, 한 마리 슬라임을 처리한 뒤, 그 다음, 그리고 그 다음 다음 슬라임의 움직임까지 계산한데에 더해.

일행이 달리는 속도와.

이리엘의 화살이 노리지 않는 슬라임들 중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슬라임을 구분한 것까지.

그 모든 것들을 한 순간에 전부 연결시킨 후 움직여 세 마리를 연달아 베어낸 것이었다.


일행은 몰랐다.

루카스가 회귀 전에 보고 들은 용병들의 모습에 그들과 어울렸던 경험을 토대로,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실전 경험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그들은 그저 경악할 따름이었다.


놀란 일행은 한 발짝 늦게 루카스를 따라잡아 합류했다.

라이언은 방금 본 장면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말했다.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알았다."

"네."

"...다 생각이 있으니 그런거겠지. 나는 네 의견에 동의한다."

"그럼 라이언은 됐고... 이리엘이랑 헤럴드는 어떻습니까? 다들 동의하는거죠?"


루카스의 물음에 이리엘과 헤럴드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런 걸 보고도 팀장의 말을 반대할 만큼, 두 사람은 어리석은 용병이 아니었다.


"좋아요. 그럼..."


루카스가 마법검에 마나를 주입했다.

바람이 일었다.


"두 번째 의뢰도 후딱 끝내봅시다."


-촤아악!


이번에는 루카스가 직접 나서 검을 휘두를 필요도 없었다.

루카스의 정밀한 마나 조작에 의해, 날아간 바람의 칼날이 한 슬라임의 점액질 몸체를 가르고, 핵을 잘라냈으니까.



* * *



대부분의 몬스터를 상대할 때도 그렇지만.

특히 슬라임을 상대할 때는 무기에 마나를 둘러야만 한다.

왜냐?

그렇지 않은 경우, 슬라임이 지닌 산성 점액질의 몸체에 무기가 녹아버릴테니까.

신경을 많이 써야 하고, 마나도 많이 소모한다.


슬라임이 용병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는 몬스터인 것에는 이러한 점도 한 몫했다.


-치이이익..


마지막으로 녹아내린 슬라임의 점액질이 던전 바닥을 약간 녹이고는 그 자리에 고였다.


"으아아.. 아주 그냥 죽겠구만...."


헤럴드가 자리에 널브러졌다.

이리엘도 지친 듯 털썩 주저앉았고.

라이언은 자리에 앉아 완갑을 풀었다.


"윽.."


라이언이 눈살을 찌푸렸다.

벗겨진 갑옷과 옷 아래로 온통 붉어진 피부가 드러났다.

슬라임을 잡다가 산성 점액질이 튀어서 팔뚝에 화상을 입은 것이다.

그러나 라이언은 포션을 쓰는 걸 한사코 거절했다.


"라이언. 정말 포션 안 발라도 괜찮겠어요?"

"이 정도는 하루 이틀 쯤 놔두면 금방 낫는다."


루카스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큰 상처도 아니었을 뿐더러, 의뢰도 거의 끝나가는데다가, 하급이라도 포션은 비쌌으니까.


"그건 그렇고. 용케도 멀쩡해보이는군 엘. 그만큼이나 싸웠는데, 넌 지치지도 않는거냐."

"그 정도 숫자였는데, 저도 당연히 힘들죠. 하지만 생각보다는 할만 했습니다."


소탕이 끝나고도 루카스가 여력을 남길 수 있었던 건, 계속 하고 있는 훈련으로 체력이 늘어서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3성으로 성장하며 조금 더 세밀하고 정교한 마나 운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야겠다.


'체력 안배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경지가 오른다는 건, 단순히 출력이 오른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3성의 경지에 오른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루카스는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루카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지칠 대로 지치신 것 같은데, 코어룸에는 저 혼자 다녀오겠습니다."


저 앞 어둠 속, 루카스가 던전의 마지막 공간을 향해 고갯짓하자 라이언이 물었다.


"...혼자서도 괜찮겠나?"

"마법검도 있는데 뭘요. 문제 없습니다."


루카스가 허리에 찬 마법검을 툭툭 치며 말하자 이리엘과 라이언은 고개를 끄덕였고.

헤럴드는 킬킬 웃으며 아예 바닥에 발라당 드러눕기까지 했다.


"이제 좀 살겠네. 그럼 네 말대로 좀 쉬고 있는다?"


라이언과 이리엘이 헤럴드를 한심하다는 눈길로 쳐다보았다.


"헤럴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팀장 혼자 싸우러 가겠다는데 그대로 드러눕나? 동료의식이라는게 없는 모양이군."

"아니, 왜. 뭘. 안될 건 또 뭐 있는데? 꼬맹이가 된다고 했잖아."


헤럴드는 퍽이나 억울했는지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며 항변했고.


"엘. 이럴 때는 팀장으로서 네 권위를 보여줘야 한다."

"동감이다."


이리엘의 말에 라이언이 고개를 끄덕이자, 헤럴드는 연신 루카스의 눈치를 보았다.

하지만 루카스는 그저 피식 웃을 뿐이었다.


"괜찮습니다. 다들 제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눈치 보지 말고 원하는 대로 쉬고 있으세요. 어차피 오래 걸리지도 않을테니까."

"그거 보라니깐."


헤럴드는 그대로 다시 발라당 자리에 드러누웠다.

그 모습에 라이언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수고해라 팀장."

"예, 조금만 기다리세요."


루카스는 그대로 혼자 코어룸으로 향했다.


-저벅 저벅.


코어룸 내부에는 슬라임들이 있다.

그것도 특대 사이즈의.

지금의 루카스로서는 은근히 버겁다.

체력을 꽤 소모했으니까.

다만 루카스는 웃고 있었다.


'코어룸에는 비급서가 있으니까.'


팀원들에게는 미안하게 됐지만.

비급서는 루카스가 혼자 꿀꺽 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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