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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석 님의 서재입니다.

절름발이 소드마스터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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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석
작품등록일 :
2023.10.07 18:31
최근연재일 :
2023.11.07 11: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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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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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글자수 :
177,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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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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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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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팀원 모집(3)

DUMMY

팀원 모집(3)




어느새 일주일 뒤.

결투 당일이 되었다.


길드 뒷편의 연무장에는 꽤 많은 숫자의 용병들이 모여있었다.

용병들은 곧 벌어질 싸움 구경에 앞서, 다들 손에 술을 한잔씩 든 채 떠들고 있었다.


"아무리 그 꼬맹이가 헤럴드를 쉽게 이겼다고 해도 그렇지, 그래도 이리엘한테 되겠어?"

"맞지! 이리엘은 숙련된 궁수라고. 같은 2성이라고 해도 헤럴드 놈이랑은 다르다- 이 말이야."

"하지만 이렇게 제한된 공간에서 붙으면 원래 상성 상 검사가 유리하지 않나?"

"뭐, 그것도 그렇긴 한데..."

"으음.. 이번에는 누가 이길지 정말 모르겠군."


용병들이 시끄럽게 대화를 주고 받는 가운데, 구석에 라이언과 함께 서있던 헤럴드만 주먹을 움켜쥔 채 부들 부들 떨었다.


'시발! 이런 좆밥 새끼들이!'


대부분의 용병들은 헤럴드보다 이리엘을 훨씬 위로 치고 있었다.

물론 헤럴드 자신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 이었다.

같은 2성이고, 궁수와 전사 라는 차이가 존재한다고는 해도, 실력의 차이는 분명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보다도 약한 1성 짜리, 용병이라고 부르기도 초라한 놈들이 자신을 평가하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 사실에 헤럴드는 치미는 분노를 억눌러야 했다.

모든 건 다구리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절대로 루카스가 무서워서 그런 건 아니었다...


"..."


옆에 있던 라이언만이 그런 헤럴드의 어깨를 두드려 줄 따름 이었다.

그러던 중.


"오. 왔다!"


드디어 루카스가 연무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른 수건으로 조용히 활을 닦고 있던 이리엘과 용병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쏟아졌다.

개중에는 가이난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직도 걱정이 되는건지 가이난은 루카스를 향해 눈을 흘겼지만.


"좋은 아침 입니다 지부장님."

"...그래. 좋은 아침이다."


루카스가 반갑게 인사하자, 주위 시선을 의식하고는 입술을 한 번 잘근잘근 씹은 뒤에 곧 바로 표정을 풀었다.


고요하게 루카스를 응시하던 이리엘.

연무장의 양끝에, 두 사람이 마주섰다.

먼저 입을 연 것은 활을 꺼내든 이리엘 이었다.


"자신은 있나?"

"그건 오히려 제가 묻고 싶군요."


지난 일주일.

바쁜 와중에도 그간 하루도 빠짐 없이 특별 훈련을 소화한 루카스였다.

훈련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루카스는 헨리가 쏘는 석궁을 더 확실하게, 더 정확하게, 더 빠르게, 피하거나 베어낼 수 있게 되었다.

즉, 원거리 공격에 대한 적응은 끝마친 셈.


'나머지는 이리엘 여사님의 지금 실력이, 과연 어느 정도냐 하는 것 뿐인데...'


루카스는 이리엘을 응시했다.


"그러는 이리엘 씨는 자신 있습니까?"

"당연하다."


이리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활을 잡았다.

거기서 회귀 전의 그녀를 겹쳐본 루카스는 미소와 함께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이긴다.'


확신이 흔들림 없는 심상을 그려냈다.

절름발이였기에, 미래의 이리엘에게 결코 미치지 못했던 루카스와.

그런 루카스에게 아직 미치지 못하는 지금의 이리엘.

과정이 어떠하건, 루카스는 이 싸움의 결말을 확신했다.


두 사람이 준비를 마친 것을 확인한 가이난이 선언했다.


"그럼 지금부터 엘과 이리엘. 두 사람의 결투를 시작하겠다."


결투가 시작되었다.

루카스가 검을 뽑았다.


"조건. 기억하고 있겠죠?"

"잊을 리가."

"그렇군요. 팀원이 되면 우선, 팀장을 존중하는 법부터 배우셔야겠습니다."


이리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자만이 지나치다, 넌."


이리엘이 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그리고 놓았다.


-핑.


대기를 찢는 소리와 거의 동시에, 화살이 쏘아졌다.

그 시점에 이미 루카스도 움직이고 있었다.


"흡..!"


가슴 어림의 찌릿한 통증을 무시하고, 루카스가 검을 휘둘렀다.

아니, 휘두르려고 했으나 도중에 급히 멈추었다.

검을 멈춘 루카스가 옆으로 뛰었다.


-퍽!


연무장의 흙바닥에 박혀든 화살.

루카스는 손아귀에 솟은 땀방울을 느꼈다.


'빨라.'


도중에 검을 멈추고 회피에 전념했기에 망정이지, 검을 휘둘러서 막아내기라도 하려 했으면, 그대로 화살을 맞을 뻔 했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라니.

석궁에서 쏘아지는 볼트보다 두 배는 빠른 속도였다.


특별 훈련을 통해, 쏘아내기 직전의 움직임을 보고 바로 반응하는 건 이미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발사하는 움직임 직후, 날아오는 투사체의 속도가 다르다면 그건...


'이 정도 속도에 적응해야 해결되는 문제다.'


-핑!


이어지는 연사.

이리엘은 쉴 틈을 주지 않았고, 루카스는 당분간 회피에 전념할 수 밖에 없었다.


싸움을 구경하던 용병들이 실컷 떠들었다.


"저걸 다 피하고 있다니. 미쳤군."

"이대로 이리엘의 화살이 다 떨어지면 저 꼬마 녀석의 승리 아닌가?"


그들의 대화에 라이언이 끼어들었다.


"아니. 그런 건 아니다. 잘 봐라. 엘의 몸에도 잔상처가 늘어가고 있어."


그 말대로였다.

루카스는 분명 화살을 피했다.

직격은 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화살이 몸을 스치거나 빗겨 맞는 경우는 꽤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피도 조금씩 흘리고 있었고, 숨도 약간씩 거칠어지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오히려 이대로 엘이 체력을 다 소모하면, 이리엘이 이길 수도 있다는 소리다."


물론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루카스의 움직임을 처음 보는 라이언에게는 그저 놀라울 따름 이었다.


'저 나이에 벌써 저런 움직임이라니...'


놀란 건 다른 용병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전, 피떡이 된 헤럴드를 길드에 던져넣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충격이었다.


-쇄액.

-퍼억.


어느 순간, 속사가 멈추었다.

계속해서 활을 쏘던 이리엘은 어느 순간 사격 패턴에 변화를 주었다.


'그런 움직임인가.'


화살을 쏘며, 이리엘은 루카스의 움직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러자마자, 이리엘의 사격이 더욱 매서워졌다.


-핑.

-퍽!


오른발 바로 앞의 바닥에 박힌 화살.

루카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마저 움직였다.


"아까 전의 그 자만심은 어디로 간거지?"


-핑.

-쐐액.


화살이 계속해서 쏘아졌다.

다만 단순히 한 발, 그리고 또 한 발, 이런 식으로 쏘아지는게 아니었다.


시위에 화살을 건다.

그리고 시위를 당긴다.

본래라면 시위를 놓았을 타이밍에, 시위를 놓지 않는다.

반 박자 뒤에 사격.

흐름이 끊긴다.


루카스의 움직임도 그에 맞춰 변화해야 했다.


'이건..'


루카스는 제가 이리엘 특유의 사격 기법에 당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깨닫는 것 뿐.

달라지는 건 없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핑.


한 발의 사격.

그 뒤에는 두 발의 화살을 시위에 함께 걸어 동시에 사격.


-핑.


그리고 빠르게 두 발을 연사.


-카앙!


어쩌다 검신에 화살이 명중했다.

그러나 제대로 자세가 잡힌 상태도 아니었고, 회피 도중에 우연찮게 부딪힌 것이었다.

검과 부딪힌 화살이 핑그르르 허공을 날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큭..!'


다만 손목이 꺾일 뻔했던 루카스는 거칠게 숨을 고르며 물러났다.


"후욱.. 후욱...."


아직은 어리고 여린 몸뚱이.

검술의 교정은 둘째치고, 아직 고치지 못한 습관 때문에 마나를 사용하는 것도 편히 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체력 소모가 심했다.

물론 이리엘이 멘 화살통의 화살도 어느새 절반 이하로 그 개수가 줄어 있었다.


전투는 잠시 소강 상태를 맞이했다.

체력을 제법 소모한 루카스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고, 쉬지 않는 사격에 이리엘의 호흡도 약간 빨라져있었다.


"승부가 곧 날 것 같구만?"

"그래. 저 녀석이 아무리 나이에 비해 대단하다고는 해도, 이리엘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


내기를 한 용병들 중, 루카스에게 걸었던 용병들은 똥씹은 표정을 했고.

그 반대의 용병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수근거림을 듣고 있던 루카스는 오히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웃었다.


"이쯤 하는게 어떻겠나? 결과는 뻔히 보이는 듯 한데."


이리엘이 말했다.

루카스는 고개를 저었다.


"왜지? 이 이상 했다가는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이리엘은 진심으로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제 승리를 확신한 태도였다.

동시에 실망스러움이 묻어나는 태도이기도 했다.


'그저 헤럴드의 실력이 녹슬었거나, 아니면 상대가 꼬마라고 방심했던 것 뿐이었나.'


그녀는 성격 상, 귀찮은 일은 최대한 피하고 싶다는 주의이긴 했다.

하지만 기왕에 하는 결투다.

상대가 그저 말만 앞서는 용병이지는 않기를 바라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때문에 이리엘은 실망스러웠다.

헤럴드를 완벽하게 제압했다는 소문의 꼬마 용병이, 고작 이 정도 실력이었다는 사실에.


루카스가 운을 뗐다.


"제가 이길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


이리엘은 차가운 눈으로 루카스를 마주했다.


'인정하지.'


의지 하나는, 아니.

고집 하나는 강한 꼬마 용병이었다.

하지만 무모했다.

루카스가 이대로 물러설 생각이 없다고 판단한 그녀가 말했다.


"하는 수 없군. 팔 한짝 날아가도 날 원망하지 마라."


루카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웃었다.


루카스가 만일 진다고 해도, 실제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 이 결투를 지켜보고 있는 가이난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루카스가 사지 멀쩡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줄테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도 루카스는 질 생각이 전혀 없었다.


"후우..."


깊게 숨을 내쉬며 루카스는 자세를 바로 했다.

언제든지, 검을 휘두를 수 있게끔.

그리고 코어에서 뽑아낸 마나를 체내의 마나회로에 순환시켜, 검신에 담았다.


-파앗.


2성 검사의 상징이 루카스의 검신에 발현되었다.

헤럴드를 제압했으니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보는 것은 또 달랐다.

용병들은 입을 쩍 벌렸다.


"저건..!"

"마나 블레이드!"


그 앞에서 이리엘은 화살을 건 시위를 당겼다.

그리고 마나를 가득 실었다.

화살촉이, 마나 블레이드에 비견될 정도로 푸른 빛을 머금을 정도로.

그 광경을 보며 용병들이 떠들었다.


"마나 에로우! 이리엘이 아주 작정을 했구만."

"이걸로 끝이겠군."


라이언과 헤럴드를 비롯한 용병들, 그리고 그 외의 누구나가 그렇게 생각했다.

심지어 가이난 마저도.


'위험하군, 이건...'


만약을 대비해, 언제든 실드 마법과 회복 마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난은 팔짱을 낀 손아귀 아래, 마법 술식을 준비해두었다.

동시에 매의 눈을 하고 정면의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루카스는 집중했다.


"후우우우..."


숨을 내쉬며, 현재의 이리엘이 서있는 곳에 과거의 이리엘을 겹쳐보았다.

심상을 그려냈다.


루카스는 시위를 한계까지 당기고 있는 이리엘을 직시해다.


'적응은 끝났어.'


결투 도중의 이리엘이 그러했듯, 루카스도 그녀가 날리는 화살의 속도에 적응을 마쳤다.

지난 한달간 저택에서의 훈련으로 늘어난 체력과 얼마 전 헨리와 했던 특별 훈련으로 날카롭게 벼려낸 감각이, 이와 같은 기행을 가능케 했다.

이제 남은 건 적응한 것을 기반으로, 검술을 펼쳐내는 것 뿐.


'할 수 있다.'


루카스의 두 눈이 빛났다.


-핑.


화살이 쏘아졌다.


-쐐애애액.


공기를 찢으며 날아오는 화살.

이리엘 또한 2성이었다.

그런 이리엘이 마나로 강화한 육체로 시위를 당기고, 화살에 마나까지 실어 날린 것이다.

같은 2성인 루카스가 눈으로 잡아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반응은 결코 늦지 않았다.


용병들은 루카스의 패배를 예상했다.

누군가는 루카스가 화살에 꿰뚫린 채 자리에 나자빠질 것을 상상했다.

누군가는 루카스를 비웃었고.

누군가는 이리엘의 말대로, 루카스가 팔 한짝을 잃고 엉엉 울며 엄마나 찾을 것이라 여겼다.

가이난은 금방이라도 술식에 마나를 흘려넣을 것처럼 두 눈을 부릅 뜨고 상황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잠시후.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광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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