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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고려와 조선 사이의 사랑 이야기-옹주왕조실록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로맨스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7.08 21:24
최근연재일 :
2022.08.24 1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495
추천수 :
47
글자수 :
138,256

작성
22.08.14 11:00
조회
27
추천
2
글자
9쪽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DUMMY

보결은 천천히 준영에게 다가섰고, 어느새 마주친 둘은 서로를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보결은 제 마스크를 벗고선 준영의 얼굴을 붙잡으면서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다시 그의 품에 벗어나 그를 바라보며 보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미안해요. 늦어서.”


보결의 대답 하나에 내 지금까지 나를 잡고 있던 줄이 모두 풀리는 듯 하였다.


그럼에도 보결은 여전히 내게 먼저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고, 나는 참고있던 눈물을 흘렸다.


“많이······ 기다렸죠. 미안해요. 힘들게 해서······ 보고 싶었어요. 아주 많이. 다시는 혼자 두지 않을게요.”


보결은 눈물을 흘리면서 내게 여전히 대답했고, 그에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나를 만나는게 좋아요? 아무리 생각해도 보결씨가 나를 좋아할 이유가 없는데······ 나는 보결씨한테 상처만 준 사람인데······”


나의 눈물에 그녀 역시 눈물을 흘리면서 대답했다.


“내가 말했죠? 당신은 내게 단 한 번도 부족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그리고 어떻게 안좋아해요? 어떻게 다시 만났는데······ 나 정말 기다렸어요. 누군지도 모르는 그 사람이 매일 상각났어요. 내 기억 속에 그 사람들 얼굴 하나 기억나지 않는데, 매일 내 꿈에서 울부짓던 남자가 검사님이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보고 싶었어요. 아주 많이. 그리고······. 즐거웠어요. 아주 많이. 이 말 하지 못해서······ 많이 아팠어요.”


보결은 준영의 볼을 만지며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


빛을 내지 않는 별.


우주 저편 어딘가에 어둠에 잠긴 까막별이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구름은 지나가고 빛이 반짝였다.


그리고 보결은 준영의 입에 입을 천천히 맞추었다.


“보고 싶었어요. 아주 많이.”


그녀가 나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입을 열었다.


“······ 고마워요. 나를 그렇게 생각해줘서. 나도 그때..... 나도 그때 보결씨와 같은 생각을 했어요. 보결씨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래도 고마웠다고, 나 역시 즐거웠다고······ 이 말 하지 못해서 너무 아팠어요. 사랑해요. 아주 많이. 그리고 그때 혼자 둬서 미안해요. 보결씨가 그렇게 힘든데 나는 눈치채지 못했어요. 아니, 그저 그러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 괜찮아요.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그래도 죽으면서까지 검사님 표정, 목소리, 말투 하나 잊지 않고 다 기억해요. 아, 정말 나 많이 사랑하나보다. 하고요."


"...... 이제 다시는 혼자 두지 않을게요. 다시는 아프게하지 않을게요. 고마워요. 나한테 다시 와줘서.”


****


그의 한마디에 모든 그림이 맞춰졌다.


그 동안 그가 나를 밀어낸 이유.


바로 나였다.


내가 이 남자를 힘들게 했고, 또 그 앞에 나타났다.


그런데도 그는 나를 걱정하고, 또 걱정하고 있었다.


정말 바보가 맞나보다.


무엇보다 그가 그렇게 사랑하고 잊지 못한다는 단.


그 사람이 바로 나여서 미안하면서도 너무 좋았다.


내가 다가갈 자리가 존재해서, 내가 그 사람에게 잊지 못할 사람이어서, 그래서 좋았다.


나는 그에게 상처를 준 사람인 것을 알면서도 좋았다.


그래서 작게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이제 다시는 혼자 두지 않을게요. 다시는 아프게하지 않을게요. 고마워요. 나한테 다시 와줘서.”


내 말 한 마디에 그는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여전히 그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보여주었다.


"...... 정말요?"


"예, 정말로. 그러니까 다시는 사라지지 마요. 그게 내게는 더 아픈 상처니까."


나의 미소 뒤로 그는 나에게 다가와 내 입에 입을 맞추었다.


하늘은 초승달이나 그믐달과 같이 갈고리 모양으로 혹은 손톱의 끝부분처럼 가느다란 모양으로 생긴 달, 그리고 그 달 뒤로 저녁 하늘에 갈고리달이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갈고리달은 보지 않았고,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


해돋이 전에 동이 틀 때 푸르스름하게 비치는 햇살 뒤로 동이 틀 무렵, 동살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한다.


매번 꿈에서는 슬픈 결말만이 보여졌고, 또 내가 갈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 꿈에 들어섰고, 그 사람의 여인이 되어있었다.


내가 다가간 순간, 치호는 이미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보결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 대군. 검사님. 너무 오래아파하지 마세요. 제가 곧 찾아가겠습니다. 대군께서 오지 않으면 제가 가면 되니까요.”


보결은 쓰러져있는 치호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그것이 내 마지막 꿈이었다.


****


그 시각, 준영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창문 너머 비춰진 나뭇잎에는 어젯밤에 내린 빗물에 이슬이 맺혀 있었다.


그럼에도 준영은 단 한 번 깨지 않았고, 늦은 아침에서야 눈을 떴다.


오늘도 다를 바 없이 나는 꿈 속에서 죽음을 마주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으려는 순간 어느 인기척이 내게 다가왔다.


‘······. ······.’


누군지도 모르는 어느 인기척이 내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 대군. 검사님. 너무 오래아파하지 마세요. 제가 곧 찾아가겠습니다. 대군께서 오지 않으면 제가 가면 되니까요.’


그녀였다.


아주 오래전 보았던 장면이 또 나타났다.


지금보니 단.

아니.

어쩌면 보결, 그녀와 비슷했다.


분명 같은 사람이지만 느낌이 달랐다.


단보다는 보결과 더 비슷한, 단이었다.


하지만 누구든 상관없었다.


두 사람 모두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여인이니까.


그리고 그녀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작게 웃으며 점점 사라져갔다.


그에 나 역시 작게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눈을 떴다.


너무 오랜만이었다.


이렇게 불안 없는 마음으로 깨어나는 건.


그리고 나는 때 마침 울려오는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 9시?"


이게 가능한 일인가.


하루라도 제대로 자보지 못하고, 매일같이 눈 뜨면 새벽이었다.


그런 내가 이리 편히 잠을 잤다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그리고 보결에게서 전화가 울렸다.


‘일어났어요? 우리 데이트해야죠.’


나는 웃으며 그녀에게 전화를 대답했다.


‘미안해요. 먼저 하려고 했는데. 이제 일어났어요.’


‘아, 정말요? 어제는 마음이 편했나봐요.’


‘그러게요. 다 보결씨 덕분입니다. 고마워요.’


‘...... 그건 만나서 더 이야기해요. 우리 오늘 어디로 갈까요?’


‘음. 혹시 가고 싶은 곳 있어요?’


‘글쎄요. 검사님하고 하고 싶은건 너무 많아서 고르기도 힘드네요. 우선 놀이동산 가요!’


‘놀이동산? 사람도 많을텐데, 괜찮겠어요? 그래도 나름 여배우신데.’


‘뭐 어때요. 마스크 쓰고 모자쓰면 아무도 몰라요. 그리고 다들 각자 연인들하고 가족들이랑 와서 남한테 관심도 없어요.’


‘큭큭, 알겠어요. 그럼 놀이동산에서 만나요.’


‘네! 곧 만나요!’


준영은 보결과 전화가 끝남과 동시에 급히 옷장을 열어 옷들을 확인했다.


"음...... 옷이 별로 없네. 뭐 입어야하지? 첫 데이트인데...... 이건 별론가? 아, 일단 씻어야지."


준영은 혼자 중얼거리며 급히 화장실로 향하였다.


****


준영과 다를바 없이 보결 역시 마찬가지였다.


보결 역시 준영이 전화 오기만을 기다렸고, 그와의 첫 데이트에 그녀 역시 설레는 마음은 동일했다.


보결은 약속 시간을 확인하며 급히 옷장을 열어 옷을 확인했다.


옷장에는 옷이 가득했지만 그녀의 눈에는 마음에 드는 옷이 하나도 없었다.


"음...... 이건 별론가? 이거는 너무 배우 옷 같은데...... 아, 입을 옷이 하나도 없네. 어쩌지. 뭐 입을까......"


보결은 한참동안 옷장을 바라보며 고민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한참동안 고민한 끝에 보결은 옷을 선택하고 급히 옷을 갈아입었다.


"역시 너가 좋겠어."


그리고는 화장에 들어섰고, 마스크를 쓰고선 시간을 확인했다.


"헉, 곧 약속 시간이네? 큰일났다!"


보결은 급히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서고는 택시에 올라탔다.


"택시!"


****


놀이동산을 향하면서도 여전히 보결은 시간에 불안했고, 도착한 장소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그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검사님, 어디 계세요? 저 이제 도착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검사님을 못 찾겠어요."


"아, 저는......"


그때 휴대폰 안에서 들려오는 인기척 소리는 보결을 향하고 있었다.


"...... 배우 아니에요?"


"아, 아닙니다."


"맞는 것 같은데? 저희 사진 한 번만 같이 찍어주시면 안돼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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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지막 이야기 +2 22.08.22 57 2 9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2.08.21 31 2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2.08.19 34 2 9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 22.08.17 44 2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8.15 30 2 9쪽
»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8.14 28 2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8.12 28 2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2.08.10 25 2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8.08 27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2.08.07 24 2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2.08.05 26 1 10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2.08.03 27 1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2.08.01 29 2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2.07.31 33 1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부 시작) 22.07.29 42 1 10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1부 끝) 22.07.27 47 1 9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2.07.27 44 1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2.07.25 40 1 11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2.07.24 41 1 11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2.07.22 39 1 13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 22.07.20 40 2 9쪽
10 열 번째 이야기 +2 22.07.18 40 2 9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2.07.17 42 1 10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2.07.15 49 1 12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2.07.13 55 1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2.07.11 61 1 10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2.07.10 68 1 10쪽
4 네 번째 이야기 22.07.08 68 1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2.07.08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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