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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고려와 조선 사이의 사랑 이야기-옹주왕조실록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로맨스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7.08 21:24
최근연재일 :
2022.08.24 1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490
추천수 :
47
글자수 :
138,256

작성
22.07.27 11:00
조회
43
추천
1
글자
9쪽

열 다섯 번째 이야기

DUMMY

해가 내쏘는 광선같이 햇살을 받으며 주변만을 돌아다녀도 늘 행복하다하였다.


지금 우리가 그러한듯 하다.


전쟁이 시작된 지금 우리는 누구의 시선보다 서로를 걱정했다.


“...... 아니요. 그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사실 저 그런 척 하며 살아온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아주 잠시였지만 눈을 감고, 천천히 내 진심을 다스렸다.


하지만 더는 내 감정에 치우칠수 없기에.


나는 눈을 천천히 뜨면서, 아주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 이렇게 제가 또 도망치면 이 전생은 끝이 없겠지요?”


어쩌면 그것이 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원인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게는 또 다른 방법은 없었다.


결국 나 역시 그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고, 그 사람은 내 손을 놓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 무슨 말씀이십니까? 안됩니다.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아니됩니다. 마마 부디 저를 홀로 두지 말아주세요......”


그가 내 손을 붙잡으며 눈물을 흘린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나는 그의 눈물을 조심히 닦아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잠시였지만······ 상상했습니다. 따뜻한 밥상 앞에 대군과 함께 웃고 떠들고, 가끔은 다투더라도 금세 화해하고 이야기하고, 그리고······ 우리의 아이를 기르는 모습도 상상했습니다.”


나와 그의 짧지만 아주 긴 무거운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그의 호위무사인 도운은 우리 둘을 지켜주며 여전히 전쟁을 이어갔다.


그래서였다.


내가 멈출 수 없는 이유.


나 하나 때문에 이 전쟁을 멈출 수가 없다.


그와의 이야기 속에서도 이방원, 그 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를 저격하는 목소리.


더 이상 이 사람과 함께한다면 그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저 자를 어느 정도 믿을 수는 없으니까.


결국 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었다.


“......이 싸움이 끝이 난다면 부디 나 때문에 죽지 마세요. 부디...... 끝까지 살아주세요. 대군. 그리고..... 가능하다면 제 사람들을 지켜주세요. 대군의 소원...... 제가 한번 더 쓰겠습니다. 이것이 제 마지막 소원입니다.”


“그게 무슨......”


어느새 이방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 자가 주상전하를 공격한 주범이다! 어서 잡아라!"


그리고 나는 이방원을 향해 시선을 옮겼고, 짧지만 아주 짧게 그를 바라보았다.


"피하십시오!!!!!"


저 멀리서 화살은 우리에게 쏟아져 내렸고, 단은 급히 그를 밀어냈다.


"쏴아아."


아주 잠시였지만 많은 것이 보였다.


지금껏 내가 살아온 이유, 이야기, 나의 삶.


마치 모든 것이 멈춰든 듯 숨이 트였다.


하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것.


그의 처음보는 표정, 목소리. 눈물······


그가 나를 향해 손을 내밀며 울부짓고 있다.


안돼, 그러지마, 나를 버리지마······


그의 표정, 행동 하나 하나에 모든 것이 느껴졌다.


그래도······ 그가 나 때문에 너무 오래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이 나를 그동안 불안하게 만든 이유였나보다.


이것이 나의 연서다.

내 숨겨진 이야기.


나는 그를 향해 작게 미소를 지었다.


"아니된다! 아니란 말이다!"


여전히 치호, 그 자는 나를 지키고자 나에게 달려들고자 한다.


내가 제 아비를 죽이려는 자임을 알면서도 여전히 그는 나를 보호했다.


저 사람도 정말 바보다.


제 목숨은 관심도 없나보다.


하지만 이미 쏟아져 내린 여러 화살에 나는 온 몸에 화살을 맞았고, 결국 나는 피를 토하면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하지만 전쟁은 여전히 이어졌다.


나의 군사들,

아니, 어쩌면 이방원의 사람들.

그들은 나의 혼례식을 망가트리며 여전히 궁궐 사람들을 공격했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정말 원하던 것이 이게 맞는걸까?


하지만 상관없다.


내가 원했던 것은 이성계, 그 자의 죽음이었으니까.


이것으로 되었다.


그리고 나는 조금 전 이성계가 앉아있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제 사람들에 의해 사라졌고, 나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원했던 일이건만.....

왜 인지 씁쓸하기만 하다.


그렇게 모든 것을 잊고 천천히 눈을 감으려던 순간.


“와아아아!!!!!!!”


갑자기 들려오는 수많은 군사들의 목소리.


낯설지 않은 목소리였다.


나는 결국 소리가 높이 들려지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 어째서...... 너희들도 참 바보구나.’


성문을 열고 달려오는 자들은 다름아닌 나와 지금껏 함께 해온 장군들과 군사들이었다.


며칠 전이었다.


윤이 잡히던 날.


나는 이들에게 몇번이고 말했다.


내가 사흘 이상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 해산하라고, 더는 나를 찾지말고 너희의 인생을 찾으라고.


그렇게 사흘이 아닌 한 달 가까이 지난 오늘.

어찌 알고 이리 나를 찾아온 것인지.

이 자들도 참 바보같다.


‘내가 그렇게 오지 말라 하였거늘······’


그들은 자신들에게 달려오는 화살에도 끝까지 조선의 사람들을 공격했고, 또 많이 죽음을 맞이했다.


결국 나는 작게 웃으며 내가 짊어지고 있던 칼을 꺼내 올려들며 크게 외치었다.


"고려를 위해 노력한 자들 모두 고생 많았다! 더는 이어가지 마라! 더는 힘들어하지 마라! 이제 이만하면 되었다! 고생했다! 모두, 고려의 인간으로써 모두 수고했다! 이제 그만 쉬거라! 고마웠다! ······모두."


"와아아아!"


그리고 나는 칼을 꺼내 제 목을 스르로 베어냈다.


그렇게 나는 바닥으로 쓰러져내렸다.


“...... 단아!”


처음이었다.


그 사람이 내 이름을 불러준 것.


오랜만이었다.


정말 전쟁이 끝이 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바닥에 쓰러지면서 치호, 그를 바라보았다.

그와 나는 이미 멀어진 상태였지만 그가 보였고, 들릴지 모를 나의 작은 이야기를 그에게 건네었다.


“...... 즐거웠습니다.”


결국 단은 제 칼에 스스로 목을 베었다.


아주 잠시였지만 이런 삶도 후회는 없다.

그를 만났으니까.

그들을 만났으니까.


치호는 내게 달려오고자 몸부림 쳤고, 도산은 그를 끝까지 붙잡았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그가 살 수 있을 이유가 생겼다.


'고마웠습니다. 대군은 매번 자신이 못났다 내게 말했지만 오히려 정말 못난 사람은 나였습니다. 대군은 내게 충분하고도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아주 많이......'


그렇게 단은 눈물을 흘리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


모든 것이 끝이났다.


고려의 끝.

고려의 이야기.


단이 죽으면서 고려의 군사들 역시 많은 죽음을 맞이했고, 또 많이 살아남았다.


그렇게 살아남은 자들은 결국 궁궐 지하로 잡혀들어갔고, 또 그런 그들을 치호, 그자가 빼돌렸다.


어쩌면 제 목숨이 어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그는 여전히 단의 사람을 지켜냈다.


그 사람,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내가 이길 수 없는 사람.


어쩌면 마마께서 그 사람이기에 그를 포기할 수 없었나보다.


결국 윤은 치호와 함께 다 낫지 않은 상처의 몸임에도 단의 시체를 얻고자 궁궐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단은 조선의 왕을 죽이려던 자였기에 결국 그녀의 시체를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다.


어째서 마마의 시체가 이렇게 쉽게 내 손에 들어오는거지?


하지만 더는 시간을 끌 수 없으니까······


윤은 급히 그녀의 시체에 다가갔다.


****


침침하고 흐릿한 빛을 내는 달, 즉 날이 흐려 으스름달이 보인다.


윤은 단의 시체를 데리고선 치호에게 찾아갔다.


단이 가장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내가 아닐테니.......


"...... 찾았느냐?"


그의 질문에 윤은 고개를 끄덕였고, 치호는 천천히 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단의 시체를 확인한 치호는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윤은 천천히 제 품에 숨겨졌던 단의 연서를 꺼내었다.


“아마도 이것은 대군께 전하려던 마마의 연서인 것 같습니다.”


"...... ......"


그는 떨리는 손으로 단의 연서를 받았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이 글이 대군께 전해졌다면 저는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겠죠?

하루였지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리 슬픈 사랑은 아니었을까.

알지 않았더라면 이리 미안해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그대를 만나서 잠시 쉴 수 있었습니다.

그대가 나를 숨 쉬게 하였고, 그대가 나를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부디 내가 없어도 대군이 너무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다시 마주한다 하여도 대군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안합니다. 대군. 나 때문에 너무 오래 아파하지 마세요.'


문 너머 하늘에서는 침침하고 흐릿한 빛을 내는 달이 떠올랐다.


날이 흐려 으스름달이 보임에도 여전히 그는 단의 연서를 읽으며 눈물만을 흘러내렸다.


작가의말

15화에서 고려와 조선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무거운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16화에서 고려와 조선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ㅜㅜ 

그래도 끝까지 편하게,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16화는 곧 올릴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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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마지막 이야기 +2 22.08.22 57 2 9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2.08.21 31 2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2.08.19 34 2 9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 22.08.17 44 2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8.15 30 2 9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8.14 27 2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8.12 28 2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2.08.10 25 2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8.08 27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2.08.07 24 2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2.08.05 25 1 10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2.08.03 27 1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2.08.01 29 2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2.07.31 33 1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부 시작) 22.07.29 41 1 10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1부 끝) 22.07.27 47 1 9쪽
»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2.07.27 44 1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2.07.25 39 1 11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2.07.24 41 1 11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2.07.22 39 1 13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 22.07.20 40 2 9쪽
10 열 번째 이야기 +2 22.07.18 40 2 9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2.07.17 42 1 10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2.07.15 48 1 12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2.07.13 55 1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2.07.11 61 1 10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2.07.10 68 1 10쪽
4 네 번째 이야기 22.07.08 68 1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2.07.08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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