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고려와 조선 사이의 사랑 이야기-옹주왕조실록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로맨스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7.08 21:24
최근연재일 :
2022.08.24 1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492
추천수 :
47
글자수 :
138,256

작성
22.07.25 11:00
조회
39
추천
1
글자
11쪽

열 네 번째 이야기

DUMMY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으로 우선 들어섰다.


****


"아무래도 금방 그칠 비가 아닌 듯 싶습니다."


"그러네요."


"마마, 혹 어디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습니까? 아니면 하고 싶으신 것이라도?"


"갑자기?"


"아, 저와 혼인하고 나면 하고 싶은 것도 편히 하기 힘드실 것 같아서 말입니다."


"...... 말이 타고 싶습니다. 대군."


"말이요? 비가 오긴 하는데...... 제가 구해오겠습니다. 잠시만 여기 계십시오."


"어?"


하지만 붙잡기도 전에 그는 급히 밖으로 나섰고, 그런 그를 바라보던 단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비를 구경했다.


그리고 치호는 금세 말을 데려왔다.


"마마, 말을 가져왔습니다."


"...... 비에 많이 젖었습니다."


"아, 괜찮습니다."


하지만 단은 제 손수건을 꺼내 그를 닦아주었고, 그는 당황함에 아무 움직임초자 하지 못하였다.


'이성계, 그 자를 죽이면 이 모든 일은 끝이 나겠지.'


하지만......


"마마? 왜 그러십니까?"


"...... 아닙니다. 비도 점점 그쳐가는군요."


"그러게요. 타이밍이 정말 좋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 가요."


"아니, 지금 가요."


"예? 그러다 고뿔이라도 걸리면 어쩌시려 그러십니까?"


"괜찮습니다. 그러면 대군께서 치료해주십시오. 어차피 우리는 이제 부부가 아닙니까?"


하지만 단의 표정을 그는 끝내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


우리는 작게 웃으며 말 위에 올라탔고, 한참을 숲 위를 달려들었다.


"이랴!"


'나는...... 나는 고려의 옹주이기에 어쩌면 그 일이 이 모든 일을 끝낼지도 모르겠구나.'


단은 그의 등에 더욱 기대었고, 그에 치호는 천천히 달리며 입을 열었다.


"힘드십니까?"


"아니요. 좋습니다. 더 달려주십시오. 대군."


"...... 예, 알겠습니다."


우리는 한참을 달려 어디인지도 모를 어느 숲 안으로 들어섰다.


"워어...... 너무 깊이 온 것 같습니다."


"그럼 여기서 쉬었다 가요."


"예, 그게 좋겠습니다."


그러자 단의 뒤에 있던 치호는 말을 멈춰서고선 말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그는 근처에서 가장 가까이에 보이는 동굴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고, 또 불을 짚일 장작들을 모아들였다.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단은 아무 말 없이 그의 행동 하나 하나를 바라보았다.


"마마, 먹을 것을 좀 구해오겠습니다."


그에 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


어느새 비는 그쳤고, 그는 저 가까이에 보이는 강가에 달려가 물고기를 잡고, 또 열매를 구해왔다.


그런 그는 여전히 밝게 웃고 있었고, 그 웃음 속에 그녀는 더욱 고민만 깊어갔다.


'..... 시간이 이대로 멈추면 좋겠네. 차라리 함께 도망치자 할까? 그러면 내 사람들은 또 슬퍼하겠지...... 어찌하면 좋을까......'


깊은 생각 속에 치호가 다가왔다.


"마마, 먹을 것을 구해왔습니다."


그에 단은 작게 미소를 지었고, 또 그는 작게 미소를 지었다.


****


초승달이나 그믐달과 같이 갈고리 모양으로 혹은 손톱의 끝부분처럼 가느다란 모양으로 생긴 달, 그리고 그 달 뒤로 저녁 하늘에 갈고리달이 떠올랐다.


우리는 그런 갈고리달을 바라보며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 마마, 고민하시는 것 말입니다."


치호는 단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 고민하는 것이 저 때문에 또 다시 고민하시는 것이라면...... 괜찮습니다."


"...... 무엇인줄 알고?"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 아버지에 관한 일이겠지요?"


"...... ......"


"아무리 참는다하여도 결국 마마를 이리 힘들게 만든 이가 결국 제 아버지이기에, 붙잡을 수가 없습니다."


단은 그의 대답 뒤에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 괜찮겠습니까?"


"무엇이요?"


"아버지라는 자가 없어도......"

'그리고······. 내가 없어도......'


"그러니 마마께서는 꼭 살아주십시오."


"그러면...... 하지 말라는 것입니까?"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마마께서는 살아 남아 저와 도망가요.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우리의 아이도 낳고, 농사도 지으면서 다 잊고 살아가요."


그가 눈물을 흘린다.


나는 그의 눈물을 닦아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아주 오래 전에요."


"...... 예."


"아주 오래 전에 처음 대군을 만났을 때요. 사실 그 전에 대군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 아바마마께서 대군과 혼례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 대군이 궁금하여 찾아간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이성계, 그 자의 아들이기에 핑계 삼아서라도 대군과 혼인하지 않으려고 찾아갔었습니다. 그러다 대군께서 백성들을 도와주는 모습에 마음이 바뀌었고, 또 기다렸습니다. 대군과 혼인할 날만을요. 아무래도 제가 대군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연모했나 봅니다."


"...... 몰랐습니다."


"하지만 대군의 아버지라는 자가 내 아바마마를, 내 가족들을 죽이는 모습에 더 이상 물러설 수가 없습니다."


"...... 예."


"그래도 살아보겠습니다. 하지만...... 내일 이어질 혼례식...... 오늘 해요. 제 소원입니다."


“......예, 좋습니다. 마마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 작게 미소를 지었고,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


"저도 마마를 연모합니다. 아주 많이."


"...... 고맙습니다. 대군. 그리고....."


‘미안합니다. 아주 잠시였지만 대군과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아주 잠시였지만...... 대군과 도망쳐 우리의 아이를 낳고, 사랑하고, 또 가끔은 싸워도 화해하는 모습...... 미안합니다. 나 때문에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은 그의 입에 입을 맞추며 그를 안아 들었다.


****


날이 밝아오면서 단은 눈을 떴다.


그는 여전히 깊은 꿈을 꾸고 있었다.


내가 그의 품에 더 들어갈수록 그는 나를 더 깊이 안아주었다.


자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그는 나를 아껴주었다.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리 슬픈 사랑은 아니었을까.


알지 않았더라면 이리 미안해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그대를 만나서 잠시 쉴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군.


아주 많이 연모합니다.


그대가 나를 숨 쉬게 하였고, 그대가 나를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부디 오늘이 끝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대군의 손을 다시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깼습니까?”


그는 단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에 단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예. 대군도 잘 잤습니까?"


"예. 날이 참 밝네요. 그래서 더 움직이기도 싫고......"


"어찌 또 그러십니까? 이제 일어나셔야합니다. 더 늦었다가는 사람들이 눈치챌 것입니다."


그에 그는 그녀를 끌어 안았다.


"대군......?"


"꼭 이겨주십시오. 마마.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제가 마마의 소원을 들어드렸으니 제 소원도 들어주셔야합니다. 마마."


"...... 예."


****


우리는 이른 아침 처소로 들어섰고, 나는 조용히 윤에게 찾아갔다.


“마마.”


“윤아, 몸은 좀 어떠하냐?”


“괜찮습니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행이구나. 그래도 내 혼례에 오지 못해 너무 서운해하지는 말거라.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일일테니.”


“예, 그리하겠습니다.”


“그래, 고맙구나.”


분명 다시 만날 우리인데 어째서 마치 떠날것처럼 말하는 것일까?


****


해가 떠오르며 모두가 분주했다.


궁궐 내로 혼례를 치루기로 약조한 호는 밝은 웃음 속에 혼례를 기다렸고, 이성계는 호의 혼례가 이루어질 바라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단은 혼례를 준비하며 많은 생각에 잠기었다.


그렇게 시간이 다가올수록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가며 모두가 모인 궁 안으로 다가섰다.


****


치호는 혼례식이 시작되기 전, 자신의 호위무사에게 입을 열었다.


"도운아. 부디 어떤 순간에도 마마를 지켜다오."


"마마......"


"내 처음이자 마지막 명령이다."


"...... 예, 그리 하겠습니다."


그리고 노래가 시작되면서 그들의 혼례식은 시작되었고, 어느새 단은 혼례식 안, 주인공으로 마주되었고, 치호는 나를 보며 작게 미소지었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러했다.


아주 잠시였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이유......

저 멀리 앉아 웃고 있는 이성계......

그를 죽이고자 나는 지금껏 살아왔다.


그리고 멀지 않아 살수들이 들어섰고, 한 순간에 혼례장소는 전쟁터로 바뀌었다.


****


아무래도 이상하다.


마마의 인사······ 마치 마지막 인사같았다.


윤은 급히 방을 뒤지기 시작했고, 서찰이 두 개를 발견하였다.


하나는 치호에게, 다른 하나는 제 자신에게 향한 서찰이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펼쳐보았다.


‘윤아, 이 글이 부디 내게 전해졌을 때 모든 것이 끝났으면 좋겠구나.

너는 힘든 순간이었을텐데 한 순간도 빠짐없이 나를 끝까지 고려의 옹주로 대해주었고, 나를 살아가게 만들었어. 정말 고마웠다. 윤아.

하지만 나는 고려의 옹주이기에 그저 물러설 수가 없구나.

그래도 너는 살아주거라. 명령이다.

네게 너무 어려운 명령만을 내려 나를 원망해도 좋다.

그래도 이제는 네가 원하는 삶을 살거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함께 사랑하고, 아이도 낳고, 네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거라.

그동안 고마웠고 미안하다.’


윤은 결국 그녀의 연서를 잡고선 궁으로 달려들었다.


****


'...... 저 사람들은 마마의 사람들이 아니다.'


치호는 급히 주변을 살펴보았다.


이방원, 그 자는 전혀 당황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안돼. 마마가 위험하다.'


하지만 이성계의 사람들은 이성계를 보호했고, 치호는 단에게 달려갔다.


“마마, 아무래도 마마의 사람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선 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가 내 손을 잡고 달아나려는 순간 나는 걸음을 멈춰섰고, 입을 열었다.


“...... 미안합니다."


“······. 그게 무슨.....?”


“이 전쟁에서 꼭 이기겠다는 말, 그리고 대군과 도망쳐 살아가겠다는 말...... 지키지 못할 것 같습니다."


"....... ......"


"대군은 매번 힘든 순간에도 잘 살아주셨고, 또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안합니다. 대군......


작가의말

다음 15화에서 조선과 고려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환생 이야기로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재미있게 편히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고려와 조선 사이의 사랑 이야기-옹주왕조실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2 후기 1 22.08.24 49 2 10쪽
31 마지막 이야기 +2 22.08.22 57 2 9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2.08.21 31 2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2.08.19 34 2 9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 22.08.17 44 2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8.15 30 2 9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8.14 27 2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8.12 28 2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2.08.10 25 2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8.08 27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2.08.07 24 2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2.08.05 26 1 10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2.08.03 27 1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2.08.01 29 2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2.07.31 33 1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부 시작) 22.07.29 41 1 10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1부 끝) 22.07.27 47 1 9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2.07.27 44 1 9쪽
» 열 네 번째 이야기 22.07.25 40 1 11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2.07.24 41 1 11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2.07.22 39 1 13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 22.07.20 40 2 9쪽
10 열 번째 이야기 +2 22.07.18 40 2 9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2.07.17 42 1 10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2.07.15 48 1 12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2.07.13 55 1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2.07.11 61 1 10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2.07.10 68 1 10쪽
4 네 번째 이야기 22.07.08 68 1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2.07.08 67 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