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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고려와 조선 사이의 사랑 이야기-옹주왕조실록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로맨스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7.08 21:24
최근연재일 :
2022.08.24 1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498
추천수 :
47
글자수 :
138,256

작성
22.07.11 11:40
조회
61
추천
1
글자
10쪽

여섯 번째 이야기

DUMMY

여전히 백성들은 그 날의 일들을 이어가고 있었다.


“세상에...... 하긴 한 때 고려 사람들이었던 사람들 중에 조선을 거부하는 자들은 지금 모두 노비가 되고, 죽음을 당했으니......”


그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단은 눈물을 흘렸다.


한 때 고려의 옹주였던 자신이 고려의 백성들에게 어떠한 힘도 되어 줄 수 없었고, 그 무엇도 할 수 없음에 억울하고 화가 나 눈물을 흘렸다.


바로 어제는 결국 실패한 복수였지만 다시 곧 복수가 이어질 것이니라 다짐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조용히 도망쳤고, 누군가에 의해 안으로 들어섰다.


“쉿.”


“?”


“옹주마마, 접니다.”


“아, 윤. 괜찮은 것이냐? 다친 곳은 없느냐? 다른 이들은?”


“예, 모두 무사합니다."


“다행이구나.”


“마마?”


“어?”


'우신 것입니까.....?'


하지만 윤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마마의 슬픔을 자신이 어찌 위로가 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윤의 시선에 단은 여전히 질문했다.


“왜 그러느냐?”


“······ 아닙니다.”


"? 그보다 어제 무사히 나오지 못한 자들은 궁에 잡혀있는 것이냐?”


“아니요. 그곳에 남아있던 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 내가 또 내 사람들을 위험하게 만들었구나.”


“아닙니다. 마마.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원해서 한 일입니다. 그리고 궁에 있는 자들은 모두 고려를 없앤 자들입니다. 그리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우선 살아 남은 이들은 당분간은 떨어져있어야할 것 같아 그들에게는 흩어져있으러 하였습니다.”


“그래, 잘했구나. 그럼 너는 어찌 하겠느냐?”


“저는 옹주 마마를 모셔야하지 않겠습니까?”


“내 너를 힘들게 하고 있구나.”


“마마, 어찌 매번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틀린 말도 아니지 않느냐.”


“저는 이 일을 원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게 매번 미안하다, 사과하지 마십시오.”


그에 단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


현재 이방원은 1차 왕자의 난을 일으키기 전 더 많은 힘을 키우고자 이방번을 찾아간 적이 있다.


“치호야, 어찌하겠느냐? 너도 나와 함께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이방원의 말에 치호는 시큰둥하게 대답하였다.


“...... 아니요. 형님. 저는 더 이상 누군가의 죽음과 희생, 피도 보고 싶지 않아요.”


“...... 그래. 알겠다. 더는 이 일에 묻지 않으마.”


치호가 떠나가고, 여전히 홀로 남아있던 방원은 차를 마셨다.

홀로 남은 방원에게 그의 무사, 조영규는 방원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당시 조병규는 이방원의 심복이자 고려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무사였다.


그런 그는 이성계의 사병 출신으로 이방원을 지켜주는 임무를 맡아왔고 그가 어떤 상황에 들어서도 그의 힘이 되어주었다.


“마마, 이제 어찌 하시겠습니까? 전하께 말씀드릴까요?”


“...... 아니, 그냥 있거라.”


치호는 이방원의 1차 왕자의 난 준비을 거절하였지만, 방원은 그 사실을 이성계에게 아뢰지도 않았다.


어쩌면 이 모든 상황이 그저 '강 건너 불 구경'한 셈이었다.


이 부분이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지만 1차 왕자의 난에서 치호은 어느 쪽으로 움직이건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었다.


당시 치호는 거느린 군사력이 막강했기 때문에 태조 이성계는 왕자들과 사위의 군호를 정하면서 이들의 절제사(節制使) 임명도 병행해 친위 군사력을 재편성했다.


이 때 치호는 매형 이제, 이복형 이방과와 함께 의흥친군위절제사(義興親軍衛節制使)로 임명되었다.


이방과는 개국에 공을 세운 신의왕후 소생 왕자들을 아예 모른 척할 수는 없으니 이방과를 대표로 맡긴 것이고, 치호와 이제는 세자의 동복형과 매형에게 힘을 실어주어 세자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조치였다.


그에 태조 3년 군제 개편으로 이방원이 받아서 거느리고 있던 동북면 가별초까지 인계받는다.


특히, 당시 치호의 하인들 중에는 말을 타거나 활을 쏘는걸 즐기는 불량한 무리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거느린 사병 규모도 만만찮았다는 뜻이다.


이방원이 일부러 난을 일으키는 가운데 굳이 치호에게 회유를 했다는 것도 이 시점에서 동원할 수 있는 이방번의 군사력이 결코 적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당시 치호, 제 자신이 움직이고자 한다면 1차 왕자의 난에 대항을 하든 합류를 하든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그는 전혀 손을 쓰지 않았다.


이미 전쟁에서 지칠때로 지친 그였기 때문이다.


****


그 시각, 단은 많은 생각 속에 잠겨 한참을 걷다 어느 주막 앞에 걸음을 멈춰섰다.


그리고 방원과 헤어짐 뒤로 제 처소로 향하던 치호는 주막 앞에 홀로 서있는 단을 마주하고선 그 역시 걸음을 멈춰섰다.


하지만 그의 인기척을 눈치채지 못한 단은 홀로 주막 안으로 들어섰고, 그런 단을 치호는 멀리서 지켜보았다.


‘······ 상처도 아직 안나았으면서······’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가씨,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술 안주를 가져온 주모는 술에 잔뜩 취한 단을 보고선 입을 열었다.


"주모, 오늘은 술이 내게 너무 달아서 말이오. 오늘은 이리 놔두시오."


"어휴, 알겠습니다. 그래도 적당히 마셔요."


"알겠소. 걱정해주어 고맙소."


단은 작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


초승달이나 그믐달과 같이 손톱의 끝부분처럼 가느다란 모양으로 생긴 달은 단을 밝혀주었다.


멀리서부터 단을 바라보던 치호는 술에 취한 단이 점점 흐릿하게, 쓰러지려 하자 결국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붙잡았다.


"어찌 이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는 것입니까? 상처도 다 아물지 않으셨으면서."


"? 어찌 거기 계십니까?"


"너무 많이 취하신 것 같아서......"


"...... ......"


"걱정이 되어 왔습니다. 쓰러지실까봐."


"대군은 매번 제가 넘어지려하면 잡아주시네요."


단은 술에 취해서였을까?


작게 미소 지으며 단은 치호를 마주했다.


처음이었다.


자신을 보고 웃음 짓는 그녀의 모습.


왜인지 그런 그녀를 보는 것이 설레었다.


"그런데요."


"예."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 물어보세요."


"어찌 내게 말을 놓지 않으십니까? 이 나라의 대군이시면서...... 내가 누구인지 밝히지도 않았는데......"


그녀의 물음에도 치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그런 그의 대답을 기다리던 단은 결국 잠이 들었고,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낭자께서 고려의 옹주 마마이셨으니까. 제가 목숨 받쳐 모시던 나라의 옹주 마마이셨으니까요...... 송구합니다. 하지만 이 말 한 마디면 마마 곁에 다가갈 수 없겠지요?"


****


치호는 단을 업고 제 처소로 향하고 있었다.


"살아남아라......"


단은 깨어났는지 작게 중얼거렸다.


"깨셨습니까? 처소가 어디십니까?"


하지만 단은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고, 다른 질문을 물었다.


"대군 역시 내가 누구인지 아시지요?"


멈칫.


"깨어 있었습니까?"


"...... ......"


"송구합니다. 속이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 대군은 매번 내게 미안하다 하시네요. 잘못은 대군의 아비가 하였건만."


씁쓸한 듯 들려오는 단의 목소리.


치호는 더 이상 그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이름도, 나이도, 존재조차 바꿔 살고 있어.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런데 네가 나타났어."


"...... 마마 곁에 나타나지 말라는 뜻입니까?"


"...... 그래, 자네가 또 다시 내 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자네를 죽여야할것이야. 나는...... 나는 자네를 죽이고 싶지 않아."


"...... 마마?"


하지만 들려오는 것은 그녀의 숨소리였다.


그녀는 잠이 들었다.


치호는 다시 걸음을 이어가며 입을 열었다.


“마마께서는 술을 마시면 안되겠습니다. 술을 마시면 이리 진실만 말하시니 위험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모두 잊고 저와 함께 도망치는 것은 불가하겠지요? ......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제가 마마 곁에 있는다면 마마께서 힘드시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지 않습니까? 오늘 이 약조가 술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니. 핑계가 될 수 있겠네요..’


그렇게 치호는 단을 데리고선 자신의 처소로 들어섰다.


****


늦은 시각, 치호를 기다리고 있던 도산은 저 멀리서 어느 여인을 데려오는 치호를 마주하고선 급히 그에게 달려갔다.


"대군 마마, 그 여인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쉿."


"예?"


"내 이 여인에게 신세가 진 것이 많아. 그러니 어서 이불을 내어주게."


"...... 예, 마마."


도산은 더 이상 그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그런 도산에게 치호는 고마움을 느꼈고, 또 한편으로는 착잡했다.


****


오늘도 다를 바 없이 이른 아침부터 그는 무술 연습을 하고 있었다.


점점 높아져가는 그들의 목소리에 단은 천천히 눈을 떴다.


"...... 여기는......"


단은 딱딱하고 차가운 바닥이 아닌 따뜻하고 편안한 방인 것을 확인하고선 급히 일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야?!"


이렇게 편안한 공간에서 지내는 것이 너무 오랜만이기도 하지만 또 오히려 두려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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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후기 1 22.08.24 49 2 10쪽
31 마지막 이야기 +2 22.08.22 57 2 9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2.08.21 31 2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2.08.19 34 2 9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 22.08.17 44 2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8.15 30 2 9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8.14 28 2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8.12 28 2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2.08.10 25 2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8.08 27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2.08.07 24 2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2.08.05 26 1 10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2.08.03 27 1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2.08.01 29 2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2.07.31 33 1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부 시작) 22.07.29 42 1 10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1부 끝) 22.07.27 47 1 9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2.07.27 44 1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2.07.25 40 1 11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2.07.24 41 1 11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2.07.22 39 1 13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 22.07.20 40 2 9쪽
10 열 번째 이야기 +2 22.07.18 40 2 9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2.07.17 43 1 10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2.07.15 49 1 12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2.07.13 55 1 9쪽
» 여섯 번째 이야기 22.07.11 62 1 10쪽
5 다섯 번째 이야기 22.07.10 69 1 10쪽
4 네 번째 이야기 22.07.08 68 1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2.07.08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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