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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고려와 조선 사이의 사랑 이야기-옹주왕조실록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로맨스

완결

별앤별작가
그림/삽화
별앤별 작가
작품등록일 :
2022.07.08 21:24
최근연재일 :
2022.08.24 11:00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497
추천수 :
47
글자수 :
138,256

작성
22.07.10 10:00
조회
68
추천
1
글자
10쪽

다섯 번째 이야기

DUMMY

“그럼 따뜻한 차라도 한 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쉬고 계세요. 그리고······ 누가 와도 모르는 척 하세요. 어차피 올 사람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만약에 온다면 그러는게 낭자께 안전할 것 같습니다.”


“..... ......”


단은 밖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치호는 조용히 문을 넘어 따뜻한 차를 우려 가져왔다.


그러다 문 앞에 마주한 실제, 즉 도산을 마주하는데.


“대군 마마? 어찌 이 늦은 시간에 차를 가져 가십니까? 필요하시면 부르시지.”


“아, 자네 깊이 자라고 그런 거지. 걱정말게, 이 차 한 모금만 마시고 자려고 한 것이니 어서 들어가게.”


“예, 마마. 그래도 필요하시면 언제든 불러주십시오.”


“그래.”


치호는 뒤돌아 겨우 안심하며 안으로 들어섰다. 자신의 처소의 불은 끄고, 더 깊은 방을 들어가고자 조심히 문을 열었다.


그런데 많이 지쳐서였는지 단은 벽에 기대에 잠을 자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고, 잔뜩 찌푸리고 있는 얼굴에 머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다니기에 이리 힘든 삶을 보내고 계신 것입니까.’


치호는 조용히 찻잔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단을 따뜻한 이불 위에 눞혀주고선 조용히 밖으로 나섰다.


초승달이나 그믐달과 같이 갈고리 모양으로 혹은 손톱의 끝부분처럼 가느다란 모양으로 생긴 달 뒤로 저녁 하늘에 갈고리달이 비추었다.


치호는 단이 깨지 않도록 호롱만을 이용하여 어두운 밤 하늘 아래 서책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


해돋이 전에 동이 틀 때 푸르스름하게 비치는 햇살 위, 동이 틀 무렵, 동살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점점 높여지는 인기척에 단은 급히 눈을 뜨며 몸을 일으켰다.


“...... 허억.”


단은 잠에서 깨어나자 자신이 집이 아닌 처음보는 처소에 있음을 깨닫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욱신 거리는 팔에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팔을 붙잡고 주변을 살펴보자 어제 자신을 구해준 사내가 이불과 차를 준비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무슨 뜻이지?”


나라가 무너지고, 조선이라는 모든 사람들은 나를 혐오하고 짓밟았다.


이런 선의는 처음이었다.


괜히 여러 감정이 떠오르자 제 문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 시선을 돌렸다.


똑똑.


“잠시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 예.”


어제는 자세히 보지 못했던 그가 들어왔다.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 예. 어제는 고마웠습니다. 이제 그만 가겠습니다.”


“이제 어디로 가실 예정이십니까?”


“그게 무슨 상관이죠?”


“아, 가시는 곳을 알아야 마음놓고 다친 낭자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 없습니다.”


7년 전 급하게 궁에서 도망쳐 나와 목숨을 건졌지만 이성계의 사람들은 여전히 제 목숨을 노렸고, 그로 인해 지낼 곳은 매번 바뀌었다.


그래서 지내온 곳은 그저 비와 눈, 짐승들을 피할 수 있는 장소, 그 뿐이었다.


“...... 그렇군요. 아니면 저희 집에서 지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밥도 매일 드리고, 비, 바람도 피하고, 가끔 제 시종들도 도와주시고.”


“나으리 시종이 되라는 말씀이십니까?”


“시종이라니요. 그저 숙소를 알려드리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무료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가끔 제 시종들 일도 좀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다 이거죠. 아니면 제 부인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죠.”


치호는 실실 웃으며 단에게 이야기했다.


“...... 농이 지나치시네요. 나으리는 누구십니까? 제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고 모셔야하지 않겠습니까?”


“아, 제 소개도 안했나요? 저는......"


왜 망설이지?


“대군마마, 안에 계십니까?”


갑자기 들려오는 인기척에 단은 당황하며 주변을 살피었지만 여전히 이 자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마마? 무안대군 마마, 안에 계십니까?”


무안대군···..? 설마 치호, 그 자란 말이냐?


단은 여러 감정과 함께 치호를 바라보자 그는 결국 몸을 돌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안에 있네. 내 곧 나갈테니 들어오지 말거라.”


“예, 마마.”


그리고 사라지는 인기척에 단은 치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대군 마마셨군요.”


오랜만이네.


그렇게 만나지 않으려 노력하였건만 어찌 이렇게 만난단 말이냐.


이 자와 나는 악연인 것인가, 인연인 것일까.


"······ 어찌 그러십니까? 저를 아십니까?"


“...... 아닙니다. 무안 대군 마마이시면...... 이 나라의 왕자님이시군요.”


"...... 미안합니다."


"...... 어째서 내게 미안하다 하십니까?"


"아, 왠지 그래야할 것 같아서......."


"...... 되었습니다. 대군 마마께서 사과한들 무엇이 달라집니까."


"그래도 사과할 수 있음 사과해야죠."


그렇게 잠시 정적이 흘렀다.


"······ 낭자의 이름이 무엇인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저는...... 수아입니다.”


"정말입니까?"


"예?"


“아, 아닙니다. 수아라...... 정말 예쁜 이름이네요.”


그가 천천히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두근.


“...... 감사합니다.”


“얼굴이 붉어지셨네요.”


치호는 아주 잠시, 작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 못하는 말이 없으시네요.”


“미안합니다. ...... 그보다 어찌 하겠습니까?”


“예?”


“이 상처로 돌아가시면 또 위험해질 게 뻔한데...... 그저 이곳에서 지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 제가 혼자 살아 온 것이 아니어서요.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괜찮으시면 낭자와 함께 생활해온 그 분들도 함께 오셔도 상관없습니다. 저야 사람이 많으면 좋아서 말입니다. 한번 여쭤보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내가 감히 그래도 될까? 나는 고려의 옹주인데...... 그러면 아니 되겠지......'


단은 끝내 그에게 고개숙여 인사를 건네고선 돌아섰다.


"흐음......"


그에 도산은 치호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대군 마마, 저 여인은 누구십니까?”


“아...... 그저 서찰을 전달하는 아이일세. 별 일 아니야.”


“아, 그렇습니까? 그보다 지금 궁에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 주상전하가 계신 곳에 살수가 들었다 합니다.”


“.....?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냐? 주상 전하께서는 괜찮으신 것이냐?”


“우선 제가 듣기로는 주상 전하께서는 무사하시다 합니다. 하지만...... 주상 전하를 지키던 군사들은 많이 죽고, 또 많이 다쳤다 합니다.”


“....... 그래? 알려줘서 고맙구나, 내 바로 궁으로 갈테니 준비하거라.”


“예, 마마.”


****


궁에 들어서니 다른 대군 역시 모두 주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찌 아바마마께서 나오시지 않는 것이냐? 아바마마께서 크게 다치신 것이냐?”


“어허, 말씀 좀 조심하시죠. 누가보면 아바마마께서 크게 다치셨길 바라는 줄 알겠습니다.”


“흠흠, 너야말로 말조심하거라. 못하는 말이 없구나!”


궁궐 안에서도 들려오는 형제들의 다툼, 소란, 경멸......


이 모습을 지켜보던 치호는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어떠한 상황에도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왕실 문이 열리면서 이성계가 들어섰다.


“어찌 한 나라의 왕자라는 자들이 이리 소란을 피우는 것이냐?”


“아바마마, 단지 저희는 아바마마께서 걱정이 되어 온 것 뿐입니다.”


“난 아무 문제 없으니 그만 돌아가거라. 그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하오나 아바마마.”


결국 왕자들은 고개 숙여 밖으러 나오면서 서로의 형제들을 마주하며 눈을 찌푸렸다.


****


대군들이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한 이성계는 제 호위무사, 용은 그에게 다가섰다.


"......예, 전하."


"어찌 되었느냐?"


“전하. 아무래도 고려의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는 듯 합니다.”


“...... 확실한 것이냐?”


“예, 이곳 너머 죽은 시체를 확인해보니 고려의 물건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우선...... 다른 이들은 보지 못하도록 손 봐놓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내가 너무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나보구나. 쿨럭.”


이성계는 머리를 붙잡으며 말을 멈추었고,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무사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그를 마주했다.


****


전쟁이 끝났음에도 여전히 궁궐 내외로 전쟁이 이어지는 듯 보였다.


숨막히는 공간 속에 치호는 조용히 궁에 나와 제 처소로 돌아서려는 순간 이방원은 치호에게 다가와 입을 열었다.


“치호야, 잠시 나와 이야기 좀 나눌 수 있겠느냐?”


“형님? ...... 예. 알겠습니다.”


****


그 시각, 치호의 처소에서 나온 단은 여전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러다 저 멀리서 보이는 관찰사 앞에 급히 고개를 숙여 천천히 걸음을 옮겨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관찰사들은 바로 어제 저녁, 궁궐에 침입하였던 자들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저 멀리서 내려오는 백성들 안으로 한명, 한명씩 얼굴을 확인하며 단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고개 숙여 걸음을 옮기던 중 백성들의 이야기는 단의 귀 너머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거 들었어? 어제 궁궐에 살수들이 들어 주상전하를 해치려했다.”


“헉, 정말? 그래서?”


“다행히 주상전하는 무사하시고 군사들이 많이 다쳤다는데, 아무래도 고려의 사람들이 보낸게 확실하나는 이야기가 있더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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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후기 1 22.08.24 49 2 10쪽
31 마지막 이야기 +2 22.08.22 57 2 9쪽
30 서른 번째 이야기 22.08.21 31 2 9쪽
29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2.08.19 34 2 9쪽
28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 22.08.17 44 2 9쪽
27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 22.08.15 30 2 9쪽
26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2.08.14 28 2 9쪽
25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2.08.12 28 2 9쪽
24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2.08.10 25 2 9쪽
23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2.08.08 27 2 9쪽
22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2.08.07 24 2 9쪽
21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2.08.05 26 1 10쪽
20 스무 번째 이야기 22.08.03 27 1 9쪽
19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2.08.01 29 2 9쪽
18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2.07.31 33 1 10쪽
17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부 시작) 22.07.29 42 1 10쪽
16 열 여섯 번째 이야기(1부 끝) 22.07.27 47 1 9쪽
15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2.07.27 44 1 9쪽
14 열 네 번째 이야기 22.07.25 40 1 11쪽
13 열 세 번째 이야기 22.07.24 41 1 11쪽
12 열 두 번째 이야기 22.07.22 39 1 13쪽
11 열 한 번째 이야기 +2 22.07.20 40 2 9쪽
10 열 번째 이야기 +2 22.07.18 40 2 9쪽
9 아홉 번째 이야기 22.07.17 43 1 10쪽
8 여덟 번째 이야기 22.07.15 49 1 12쪽
7 일곱 번째 이야기 22.07.13 55 1 9쪽
6 여섯 번째 이야기 22.07.11 61 1 10쪽
» 다섯 번째 이야기 22.07.10 68 1 10쪽
4 네 번째 이야기 22.07.08 68 1 9쪽
3 세 번째 이야기 22.07.08 6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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