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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선 님의 서재입니다.

내 전두엽에 작가 AI가 박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김의선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05 21:51
최근연재일 :
2023.12.30 23:51
연재수 :
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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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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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7,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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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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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한 대 맞은 태강호 배우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움츠렸다.


“도 배우님 왜 이러세요? 술 드셨어요?”

“이 새끼가? 어디서 깝쳐! 술 먹었으면 어쩔래!”


도민후가 태강호에게 다시 주먹을 날리려고 할 때

턱,

그의 주먹이 누군가의 손에 막혔다.

도민후가 시선을 위로 올렸다.

그곳엔 필우가 서 있었다.

소란에 출연 배우며 보조출연자와 스탭들이 슬금슬금 모여들었다.


“기어코 둘이 싸웠네. 그것도 작가님 앞에서.”


필우가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푸른 전설>의 여주인공 소명하 배우였다.

그녀가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도민후 앞에 섰다.

그리고 철썩 따귀를 때렸다.


‘와우. 이게 뭔 상황이래.’


“넌 나이도 어린놈이 태강호 배우가 나이도 많은데 너보다 급 낮다고 계속 반말 찍찍 쓰고 무시하더니 이제 폭력을 써! 내가 분명히 하지 말라고 경고했을 텐데.”


‘그렇게 된 거였군.’


필우가 뒤로 물러나 팔짱을 끼고 생각했다.

이런 일은 연예계에서 무수히 많이 일어난다.

이른바 배우 갑질.

조연롤인 태강호 배우는 한참 늦은 나이에 겨우 <푸른 전설>의 조연을 따냈다.

그전까진 무명의 배우로 전전긍긍했다.

필우가 직접 연극계를 돌아다니며 찾은 보석 같은 배우였다.

반면 도민후 배우는 데뷔 초부터 승승장구해 지금은 명실공히 탑스타.

그런데 갑질을 이렇게 무식하게 하는 배우는 별로 없다.

은근히 괴롭히지. 이미지가 있으니까.


‘도민후 배우는 오래 못 가겠네··· 뭐, 앞으로는 볼일 없겠군. 내 작품에는 다신 쓰지 않을 거니까. 그래도 이 상황은 정리를 해야 하니···’


상황을 파악한 필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도 배우님.”

“네?”

“앞으로 제 작품에 나오기 싫으세요?”

“아! 네? 그게 무슨.”

“이런 식으로 갑질하는 건 제 작품에선 곤란합니다만···.”

“와 씨 돌겠네. 작가님!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요?”


뭐?


“겨우 입봉작 하나 성공한 작가가··· 무슨 앞으로 제 작품에 나오기 싫으세요! 이걸 말이라고 하냐고.”


도민후가 빈정거리며 말했다.

정글 최상위 포식자. 그는 동아시아 및 일본 중국에선 알아주는 탑스타다.

아직 유럽이나 미국에선 인지도가 낮긴 하지만, 갑질 조금 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 수 없는 그런 위치.

도민후가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X발 조옷 같아서 촬영 못 하겠네. 내가 지금 그만 둬 버리면면 어쩔 건데! 어디 쌩 초보 작가 따위가.”


그때 훅. 술 냄새가 올라왔다.

어이없는 얼굴로 필우가 물었다.


“술 먹었냐?”

“뭐 술 먹었냐? 이 자식이 어디서 감히 반말이야!”


도민후 배우가 활화산같이 끓어오른 얼굴로 말했다.

필우가 피식 웃었다.


‘왜? 니가 먼저 반말하길래···’


도민후 배우는 술만 취하면 개라고 들었다. 감독은 물론 출연 배우들한테 막말하고 막 대하기로 유명했다.

인기가 많아서 다 묻히고 있지만.

그래서 이제껏 필우나 제작팀과 회식을 할 땐 술을 안 마신 거로 알고 있다.

소명하가 발끈하며 말했다.


“너 미쳤구나. 촬영장에서 술을 마셔? 얼마나 퍼마셨길래 감히 작가님한테 이따위로 굴어! 너 혹시 여자친구랑 헤어진 것 때문에 이래!”


도민후가 인상을 팍 쓰며 소명하 배우를 바라보았다.


“너도··· 맞을래!”


와··· 개도 뭐 이런 개가 다 있나.

필우가 빠르게 주변을 살펴봤다.

메이킹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필우가 빠른 걸음으로 도민후 배우에게 다가가 그의 몸을 잡았다.


“여기서 이러면 안 되지.”

“뭐”


그리고 필우가 도민후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개새끼야. 넌 이제 끝났어!”

“!!!”


풀썩.

바로 그 순간 도민후가 바닥에 쓰러졌다.

주변에서 웅성웅성 사람들이 수근 거렸다.


“와··· 인성 보소. 역시 연예인은 이미지빨이란 게 맞나 보다”

“술 마시려면 곱게 마시지. 에휴. 오늘부터 난 안티다”

“나 이거 처음부터 다 찍었어. sns에 올려야지”



-----

[상처 없이 기절시킬 수 있는 히어로 배우의 강펀치 스킬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아니요.)

1. 1회 사용 : 오만 원

2. 2회 이상 사용 : 1억.

(필우님의 레벨업으로 옆구리에 손만 대도 기절 시킬 수 있음)

-----


필우는 눈앞에 있는 스킬창을 확인하고 크게 소리쳤다.


“아이고 우리 배우님 쓰러지셨네. 매니저 님! 도민후 배우 매니저님 이리 좀 와 보세요!”


필우가 도민후 배우의 매니저를 찾았지만, 대답이 없다. 주변에 있던 조감독이 대신 대답했다.


“매니저랑 같이 술 드신 거 같아요. 아까 화장실에서 토하고 계시던데···”

“하··· 개판이네.”


번쩍.

필우가 마치 헐크처럼 도민후 배우를 어깨에 들어 맸다.

첩보원 훈련과 인공지능 얄리의 체력 단련 프로그램으로 이제 이 정도는 껌.

필우가 조감독에게 말했다.


“도민후 배우 대기실이 어디예요?”



* * *



얼마 후, 촬영장 내 감독 사무실 안.



“와··· 이 대본 좋네요.”


<푸른 전설>의 감독이 필우가 새로 쓴 마지막 화 대본을 보고 말했다.

1시간 만에 뚝딱 새로 쓴 대본.

이전 대본보다 재밌고 완성도도 좋았다.

주인공 도민후는 마지막화 초반에 처참하게 죽는 것으로 처리했다.

알콜 중독으로 아주 비참하고 처참하게.

탕!

엽총을 턱에 박고 자살하지.

이건 주인공 얼굴이 나올 필요가 없어서 대역 배우를 쓰기로 했다.

뭐··· 한 시간도 안 걸리는 촬영이다.


“이거 편집만 잘하면 재촬영분은 얼마 안 될 거 같은데요. 이거 까지 계산하신 건가요?”

“네. 물론이죠.”


수정 마지막화 대본으로 도민후는 한순간에 드라마에서 천하의 역적이 될 거였다.

그전에 터질 메이킹 필름과 연결되어 현실에서도 역적이 되겠지.

새로쓴 마지막화 대본을 확인한 하지영 실장이 필우에게 말했다.


“회장님과 투자자들에게 이미 설명드렸어요. 그리고 마지막화 수정 대본도 보내 드렸더니 오케이 떨어 졌습니다.”

“그래요. 다행히네요.”


필우는 그렇게 말했지만, 예상하고 있었다.

대본은 죽여주게 뽑아져 나왔으니까.

하지영 실장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오늘 찍은 메이킬 필름, 보도 자료도 이미 언론사에 돌렸습니다.”

“꼭 그럴 필요가 있을지···”


유한 성격의 감독이 걱정되는 얼굴로 말했다.

필우가 바로 대답했다.


“필요 있습니다. 우리가 메이킹 필름을 먼저 안 돌리면 보조출연자들이 먼저 올릴 겁니다. 오늘 보조출연자만 300명이 넘어가는데 그거 못 막습니다. 그리고···”


필우가 잠시 말을 멈추자 감독실 안 모든 시선이 모였다.


“진실은 알려야죠.”


그렇게 말한 필우가 태강호에게 시선을 돌렸다.


“마지막회 주인공 역할 잘해주세요.”

“아··· 네. 작가님 맡겨만 주십쇼.”

“그리고 지금 말하긴 뭐한데··· 제 차기작 <스파이 혈전>에 북한 첩보부 역할이 필요한데···”

“네? 그걸 제가요?”


<스파이 혈전>은 이미 시놉시스와 캐릭터가 주요 엔터와 기획사에 돌고 있었다.

끝내 주게 재밌는 스파이물이 나왔다고 난리가 난 상태.

주연롤이던 조연롤이던 지금 좀 유명하다 싶은 배우들은 <스파이 혈전>에 캐스팅되기 위해 안달이었다.

필우가 수정 대본을 탁탁 치며 태강호에게 대답했다.


“아··· 확정은 아니고 오디션은 보셔야 할 겁니다.”

“네. 네 그래야죠.”

“그럼··· 밥차 가서 밥이나 드시죠.”


오늘 필우가 이곳에 온 이유.

배우들에게 밥차와 커피차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 * *



“도민후 배우가 한 80킬로 나갈려나···”


<커플 천국> 제작팀 피디 강태만이 그의 사무실에서 핸드폰을 보며 말했다.

<푸른 전설>의 도민후 추태 사건은 SNS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강태만은 동영상 속 필우의 모습에 입이 쩍 벌어졌다.


“이걸 번쩍 들어 올리다니··· 엄청나네. 우리 장필우 작가님! 그런데··· 도민후 배우 이 정도면 끝난 거 아닌가··· 뭔 술주정을 이렇게 개같이 해”

“그러게요. 그동안 이미지 좋았는데···”


막내 작가가 테이블에 앉아 노트북 속 동영상을 보며 대답했다.

강태만 피디가 길게 하품했다.


“좋긴··· 잘 안 알려져서 그렇지. 도민후 술에 취하면 개라고 유명해. 연기를 워낙 잘해서 그냥 넘어갔는데··· 이건 선 넘었지··· 보조출연자가 저렇게 많은데서 폭력 행사에··· 막말에···”


그때 막내 피디가 포털 연예란에 뜬 뉴스를 보고 입을 열었다.


“어? 제이제이 엔터에서 메이킹 필름을 공개했다는데요.”

“결정타네···”


강태만 피디가 핸드폰으로 메이킹 필름 기사를 확인하며 말하자 막내 작가가 의문의 얼굴로 묻는다.


“그런데··· 이러면 <푸른 전설> 흥행에도 문제 있는거 아네요?”

“그럴지도··· 어?”


그때 추르륵 올라오는 <푸른 전설> 관련 뉴스가 강태만의 눈에 들어왔다.


[장필우 작가 <푸른 전설> 마지막 회차 대본 다시 써. 도민후 배우는 희대의 악역이 될 거라고.]

[오늘 메이킹 필름에서 보여준 그 성격 그대로 악역 대 변신. 소문대로 1시간 만에 그 자리에서 마지막 회 대본을 다시 써.]


기사를 확인한 강태만이 말했다.


“아닐 거 같은데···”

“어머, 어머 이거 마지막회가 너무 기대되네요. 그런데 <푸른 전설> 16부작인데 마지막회를 어찌 기다리지···”

“거봐··· 궁금하지? 이게 실력이야. 우리도 이거 이용해서 언플 좀 해야지. 크흑, 역시 장필우 작가님 섭외한 건 신의 한 수였어.”


강태만 피디가 먹이를 본 하이에나처럼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막내야.”

“네 피디님”

“장필우 작가가 여자 출연자 번쩍 들어 올리는 미션 하나 집어넣어라··· 무슨 말인지 알지? 오늘 메이킹 필름에서 보였던 그 이미지 살려 보라고. 죽이잖아.”

“넵 피디님.”



* * *



“끄아악”


배우 대기실에서 일어난 도민후 배우는 비명을 질렀다.

SNS에 도배된 자신의 동영상과 제이제이 엔터에서 공개한 메이킹 필름을 확인한 그는 머리를 쥐어박았다.


“내가 미쳤지. 미쳤어.”


필우의 다음 작품인 <스파이 혈전>의 주인공은 그가 노리고 있는 거였다.

대본이 너무 좋고 주인공이 너무 매력적이라서.

특히, 한국에서 대본이 잘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첩보물이란 게 컸다.

그런데 그걸 필우가 해냈다.

누가 봐도 죽여주는 재미와 첩보물 특유의 긴장감 그리고 머리싸움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작품이었던 것.

이게 잘만 된다면 월 메이드 급이 될 테고 주인공은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을 터였다.

그래서 지금 도민후를 비롯한 탑급 배우들 중 이 작품을 노리고 있는 자들이 넘쳐나는 상황.

그런데···

오늘 일을 저질러 버렸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충격 때문에.


“이럴 때가 아니다.”


그는 벌떡 일어나 옷매무새를 고쳤다.

배우 대기실 안에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매니저가 엎어져 자고 있었다.


“으휴···”


그는 벌컥벌컥 찬물을 들이킨 후 필우가 있는 곳으로 급히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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