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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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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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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70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3.09.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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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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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9쪽

눈밑들 45화 [최종장 판타지] (1)

DUMMY

원래 그 방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오늘따라 문이 가벼워보였다. 호클은 노크도 하지않고, 무작정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호클이 방에 들어서자마자 문은 무섭도록 큰 소리를 내며 닫혔다. 지하라서 그런지 문이 닫히는 소리가 유별나게 크게 울렸다. 방 안에는 한 남자가 책상에서 호클을 바라보며 앉아있었다.


남자와 호클은 한참동안이나 서로 말을 하지않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호클은 남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못했다. 처음에는 시세스의 방이었던 만큼, 그 남자가 시세스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자신의 기억 속에서 시세스는 이런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렇게 서로 대치를 하고있다가, 남자가 침묵을 깨고 호클에게 말을 던졌다.



"니가 호클이겠군. 날 죽이러 온 것 아닌가? 왜 가만히 있어."


"당신은 누구… 누구세요?"


"나? 당연히 내가 마왕이지."



너무나도 평범한 그 남자가 아무렇지않게 자신이 마왕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고 호클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올 뻔했지만, 지금의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전혀 가늠이 안되고있기때문에 신중해져야했다.



"왜? 니가 생각하는 마왕이랑 뭔가 다른가보지?"


"아니 그게 그런 건 아니고. 지금 이 상황이 뭔가 혼란스럽네요."


"뭐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내가 마왕이 맞아. 예언대로라면 니가 여기서 날 죽여야하지."



이 방에 들어오기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클은 아직도 예언을 따를지 말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마왕을 보고나자 여차하면 마왕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던 티끌같은 마음조차 사라져버렸다. 자신 눈 앞의 마왕이라는 자는 그냥 평범한 사람에 불과해보였다. 호클이 생각하기에 마왕이라는 자는 예언가들의 사주를 받아 마왕 행세를 하고있는듯 해보였다. 악의적인 의도가 전혀 보이지않는 그를 해하고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



"네. 잘 알겠습니다. 마왕을 봤으니 이제 됐네요. 저는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뭐? 날 죽여야하잖아. 내가 마왕이라고."


"네 맞겠죠…. 그런데 당신은 진짜 마왕이 아니잖아요."



마왕은 갑자기 껄껄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서랍을 뒤지더니 시계를 하나 꺼냈다.



"혹시 오늘이 몇일인지 아나?"


"오늘이…. 그 1일이겠죠. 예언에 제가 9월 1일에 마왕을 무찌른다고 예언이 되어있었으니."


"그래. 1일. 몇년 9월 1일인지는 알아?"



올해가 무슨 년인지는 생각이 잘 나지않았다. 지금까지 너무나 바쁘게 살아온 탓에 자신의 나이도 가물가물한 상태였다.



"오늘이 2013년 9월 1일이야."



갑자기 호클은 괴상한 기분이 들었다. 단지 올해가 몇년도인지 들었을 뿐이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파져왔다. 분명히 자신이 태어난 년도를 생각해봤을 때 올해가 2013년이라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상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마왕은 호클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눈치챘다.



"왜 그래? 갑자기 머리가 아파? 단지 올해가 몇년도인지 들었을 뿐이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파져오나?"


"아닙니다. 그냥 요즘 감기 기운이 있어서 두통이 오네요."


"감기에 걸린 것 같지는 않은데. 아니 감기에 걸리지않았지."



마왕은 이번에는 일어서서 책장을 뒤지더니 한 책을 꺼내 책상 위로 던졌다. '마왕과 쥐새끼'라는 책이었다. 호클도 읽어본 적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어본 적이 있나?"


"네. 예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죠…."


"그래. 굉장히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이지. 그런데 솔직히 이 책은 말이 되질 않아. 쥐새끼가 마왕을 잡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란 말이지. 그런데 굉장히 재미가 있어. 왜 그런지아나?"



호클은 도대체 마왕이 하려는 말의 의도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 말 속에 숨겨진 뜻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단순히 이 상황에서 재미있는 책 추천을 하고있는것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렇게 골똘히 생각을 하고있는 사이, 지난 일주일간 자신에게 지겹도록 했었던 질문인 거짓과 진실 사이에 대해서 생각이 나게되었다. 예언가들 또한 호클에게 집요하게 그 것에 대해 물었던 만큼 마왕이라는 자도 자신에게 비슷한 소리를 하려는 듯해보였다.



"거짓이기 때문이죠. 달콤한 거짓말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니까요."


"음. 뭐 틀린 말도 아니지. 그런데 판타지 소설을 사람들이 거짓말이라고 하나? 이건 지어낸 이야기라고 하지, 거짓말이라고 나쁘게 부르지않아. 넓게 본다면 뭐 그게 그거겠지만. 심지어 소설이라는 게 다 지어낸 이야기인데 그걸 거짓말이라고 부르지는 않잖아."


"아 네…. 그렇긴 하죠."


"그런데 이 책을 누가 썼는지 아나?"



그제서야 호클은 왜 이 자가 이 책을 이렇게 설명하고있는지에 대해 알 것 같았다.



"당신이군요."


"그래. 참 빨리도 알아보는군. 그런데 난 이 책을 썼다기보다는 이 책을 쓴 사람의 전령에 가까워."


"무슨 소린지…."



호클은 정말로 마왕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마음 속으로는 마왕을 무시하고 그냥 이 방을 나가버리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렇게 해버렸다가는 이도저도 아니게되는 것이기때문에 뭐가 어떻게되든 결판을 내야했다.



"전령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건가? 뭐라고 해야하지, 그냥 메신저? 유령? 뭐 이렇게 생각해도 좋고. 분신이라고 생각해도 좋겠지. 작가가 소설에 나타난다고해서 소설 속의 그 작가가 진짜 작가는 아니니깐 말이지."


"네?"


"자넨 내가 쓰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야. 마왕을 죽이면 끝이 나는 소설이지."



말도 안되는 소리였지만, 묘하게 그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다른데서 들었다면, 말도 안되는 소리에 불과할 말이었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평범한 상황이 아니었다. 자신은 마왕을 죽이기위해 방에 들어왔고, 그 방에는 자신을 마왕이라고 하는 자가 있었다. 어떤 괴상한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않을 곳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예상했던 범주의 밖에 있는 상황이었다.



"말도 안 되는데요…. 제가 진짜 아니 그 뭐라해야하지. 당신 말대로 제가 주인공이고 마왕을 죽여야하는 것이면, 그…. 마왕을 죽이면 소설이 끝난다구요? 이 무슨…. 그러면왜 자신을 죽이게 하는데요? 아니 그냥 대답을 하지마세요."


"난 이렇게 소설을 끝내려고 했으니 이런거지. 무슨 다른 이유가 있나."


"아니 근데 그럼…. 혹시 정신병자세요? 아니고서야 이런 말도 안되는…."



호클은 플리의 경우를 본 적이 있었기때문에 사람의 말을 쉽게 믿지 못했다. 하지만 이 사람 또한 플리와 같은 부류로 보기에는 왜 이 자리에 있는지가 설명이 되지않았다. 이방은 분명히 자신이 그 소리를 들었었던 기사의 방 옆이 맞았다.



"갑자기 인신공격을 하네. 뭐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진짜인 걸 어떡하나…."


"마왕을 죽이면 끝나는 소설이라면 제가 마왕을 여기서 죽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는거죠?"


"뭐 끝이 나지않겠지. 자네는 여기서 나를 죽여야 하니까."



일이 생각했던 것과 완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자, 호클은 자포자기한 상태로 마왕의 앞 의자에 풀썩 앉았다. 그리고서는 흘깃 '마왕과 쥐새끼'의 책 표지를 보았다. 작가의 이름은 나와있지않은 책이었다.



"전 사실 당신이 마왕인지 아닌지도 의문이 드는데요…. 사실 전 마왕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마왕이 예언가들이 만들어낸 것이고, 당신은 예언가들한테 명령을 받아서 마왕 행세를 하고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마왕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나요?"


"내가 마왕이 맞는데, 마왕인 것을 증명하라니…. 예언에 분명히 이 방에서 마왕을 만나서 죽이게된다고 했었지 않았나? 그러니까 당연히 내가 마왕이지. 방을 다 뒤져봐. 여기엔 나 밖에 없으니까. 그나저나 이 책이 재미는 있었나? 사실 인기가 없어서 굉장히 고민이 많았거든."



갑자기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돌리면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자니, 호클은 아직도 이 자가 정신이상자라는 생각을 벗을 수가 없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이 상황이 영원히 끝나지않을 것 같아, 호클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바지춤에서 예언가들한테서 받았던 칼을 꺼내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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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눈밑들 47화 [최종장 판타지] (3) +1 13.09.12 440 5 9쪽
46 눈밑들 46화 [최종장 판타지] (2) +3 13.09.06 332 6 9쪽
» 눈밑들 45화 [최종장 판타지] (1) +1 13.09.03 367 5 9쪽
44 눈밑들 44화 [6장 반복] (8) 13.09.01 370 6 8쪽
43 눈밑들 43화 [6장 반복] (7) +1 13.08.31 343 5 8쪽
42 눈밑들 42화 [6장 반복] (6) 13.08.29 379 5 8쪽
41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13.08.27 450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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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눈밑들 36화 [5장 환영] (6) +2 12.09.15 487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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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눈밑들 34화 [5장 환영] (4) +4 12.09.02 266 6 8쪽
33 눈밑들 33화 [5장 환영] (3) +1 12.08.30 478 7 8쪽
32 눈밑들 32화 [5장 환영] (2) 12.08.28 406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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