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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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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2,769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2.08.23 21:27
조회
341
추천
7
글자
8쪽

눈밑들 29화 [4장 본성] (8)

DUMMY

"쟤는 자기가 공상허언증인 걸 부정하는게 가장 큰 문제야…. 이게 병이라고 하기도 뭐해서 의사들도 어떻게 치료할 수가 없다네. 혹시 플리때문에 피해입은 적이 있다면 정말 내가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호클은 화가 난다기보다는 어이가 없고 지금까지 플리의 거짓말로 인해 자신이 어디까지 잘못 알고있는지가 의문이었다. 사실, 왕궁에서 거의 모든 정보는 플리를 통해서 얻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기때문에, 그 많은 정보들이 사실은 거의 다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어떻게보면 지난 몇달동안 플리가 만든 세계에 호클 또한 합류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호클은 차라리 그 거짓말로 만든 세계에 사는 몇달동안이 더욱 행복한 것 같았다. 이미 마을에서 한번 거짓말을 통해 잠시동안만이였지만 행복하게 살았던 기억이 있었던 호클은 자신 또한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거짓말로 만든 세계에 살았다는 것이 묘했다.


일단, 호클은 어디부터가 거짓말인지 플리에게 직접 묻고싶었다. 하지만, 방문은 굳게 닫겨있었다.



"화난 건 정말 이해할 수 있어. 미안하구나 얘야…."


"아니에요. 그건 아닌데…. 그… 잠깐만요."



방문을 두드려보았지만 방 안의 플리는 꿈쩍도 하지않았다. 호클은 그제서야 가슴 깊은 곳에서 알지못할 감정이 꾸역꾸역 올라왔다. 플리가 나올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자 호클은 이내 포기해버렸다. 어차피, 나와봤자 사실대로 말할 것 같지도않았다.


호클은 플리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 밖으로 나왔다. 다음 날 일을 또 나가야했기때문에 마냥 그 곳에 있을 수는 없었다. 어지러운 머리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자 호클은 혼절하다시피 방바닥에 쓰러졌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 여전히 기분 나쁜 두통이 가시질않았다.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플리에게 농락당한 것 같은 기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않았다. 차라리 플리가 공상허언증이었다는 사실을 영영 몰랐기를 바랐다.



"호클씨, 오늘따라 왜 그렇게 안 좋아보여요? 휴가를 한번 가긴 가야겠네…."


"아 좀 안 좋은 일이 있어서요. 진짜 가긴 가야겠어요. 다음 주에 바로 갔다가 2주 후에 오면되죠?"


"네. 그렇게 하세요. 푹 쉬다 오셔야할 것 같네요."



밥을 먹고 쉬는 동안, 호클은 왕궁의 예언가들에 대해 정리하기위해 썼었던 노트를 꺼내 뒷장을 펴고 지금까지 플리가 자신에게 했었던 말들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몰랐었지만, 이제서야 플리가 말했었던 거의 모든 것들이 왠지 말이 안되어보였다. 또 딱히 증거가 없고 오로지 플리의 말만 듣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했었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플리가 호클에게 했었던 말들은 적다보니 양이 상당했다. 자신이 마법사라는 것, 층장과 부층장에 관련된 것 등 자신이 왕궁과 플리에 대해서 알고있었던 대부분이 단순히 플리의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단 한 가지, 자신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예언가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자신이 직접 들었었던 그 사실마저도 의심이 되었다.


의미없이 플리가 했었던 말들을 쭉 적다가 노트의 앞부분을 펼쳐보니 지금까지 호클이 나름대로 왕궁과 예언가에 대해서 정리해놓은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있었다. 이제는 다 부질없는 짓인 것 같아 더 짜증이 나기 전에 노트를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버리고서는 자신의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다.



"… 아."



그리고나서 예전처럼 그냥 다 잊고 일에만 집중해보려해도 후유증이 너무 심해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았다. 호클은 쉬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되었다. 하루빨리 해야할 일만 마치고 일단 고향에 돌아가 푹 쉬고싶었다. 호클은 사무실에 있었던 청소해야할 구역들이 적힌 종이를 확인하고 바로 사무실에서 나섰다.


사실 매일 하는 청소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한번씩 청소만 해주면 되는 구역들이었기때문에 하룻동안 몰아서 할 필요가 없었지만, 일이라도 열심히 하지않으면 호클은 자신이 돌아버릴 것 같아 어떤 생각도 하지않은 채 일에 몰두했다.


그렇게 미친듯이 하다보니 어느새 밤이 되어버렸다. 호클은 밥도 먹지않은 채 청소에 몰두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장소였던 기사의 방으로 갔다. 가장 먼 곳이기도 했지만, 어떻게보면 이 모든 것이 시작된 장소이기도 했기때문에 가장 마지막으로 청소를 하고싶었다. 밤이라 그런지 기사의 방으로 가는 복도는 고요해서 더욱 무서웠지만 상관없었다.


책이 워낙 많아 먼지가 많이 쌓여 청소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청소 하나는 이제 누구에게 뒤지지않을 정도로 노련했기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렸어도 완벽하게 청소를 다 끝내게되었다. 그렇게 휴가를 가기 전, 해야할 일을 다 마친 것 같아 후련해지면서 힘이 다 풀려 의자에 풀썩 주저앉게되었다.


그런데 조용히 쥐죽은듯이 앉아 아무생각없이 앉아 피곤을 풀고있는 사이, 갑자기 어디선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저번처럼 자세히 듣지않으면 작은 소음에 불과한 기분나쁜 소리였다. 호클은 갑자기 그 날이 떠올라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이제 상관없다고는 해도 막상 그 소리가 들리게되자 극도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 때 그 대화를 들었던 곳에 다시 귀를 대보았다. 그 때처럼 희미하게 대화가 들려왔다.



"이번엔 또 뭐죠?"


"세번째를 아마 최대한 빨리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음… 그런데 그건 서두르지않아도 되는 것 아니었나요?"



아무리 들어도 수상한 대화였었다. 목소리는 누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예전에 들었었던 것이 있었기때문에 호클은 예언가들일 것이라고 대번에 예상을 했다. 그랬기때문에 예전보다 대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전보다는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 우리가 너무 질질 끌고있는 것 같아서요. 이 정도면 사람들도 슬슬 의심을 하지않을까 싶습니다. 세번째까지는 해야 그래도 어느정도 우리가 처음에 생각했었던 게 완성이 되는데, 최종적인 것도 사실 빨리 끝을 봐야할 것 같거든요. 더이상 질질 끌면 안됩니다."


"질질 끌면 안된다는 것에는 동의하는데, 굳이 세번째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싶네요. 그게 꼭 필요한 것인지…."



호클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예언2의 목소리만큼은 잊을 수 없었기때문에 예언2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이 대화가 예언가들의 대화라는 것을 확신했다. 그런데, 이런 대화를 듣고서 수많은 사람들을 속였다는 그 사실에 대해서 분노와 당황스러움이 교차했었던 저번과 달리, 이번에는 들으면 들을수록 왜 자신이 이런 대화를 듣게되어버렸는지 짜증이 났다.


자신이 들어봤자 지난 1년간처럼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믿어주는 사람마저 없었기때문에 호클에게는 들으나마나였다. 아무리 들어봤자 자신 혼자서 그렇다고 알게될 뿐, 달라질 것이 없었다. 들어봤자 자세히는 무슨 내용인지는 결국 알 수 없었기때문에 계속해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다가, 갑자기 이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증명해줄 수도 있는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도대체 아직 태어나지도않은 사람들을 시켜서 뭐하자는겁니까…. 두번째까지도 지금 결과가 만족스러워서 다행이지, 이번 것은 아무래도 너무 큰 도박인 것 같습니다."


"우린 항상 결과가 만족스러웠어요."


"하여튼요. 지금까지 중에 가장 시간과 공을 많이 들여서하고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매듭을 지어야합니다. 너무 시간을 지체했습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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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후기 +11 13.09.16 3,357 20 6쪽
49 눈밑들 49화 [에필로그] +3 13.09.15 862 7 3쪽
48 눈밑들 48화 [최종장 판타지] (4) +2 13.09.15 1,746 7 7쪽
47 눈밑들 47화 [최종장 판타지] (3) +1 13.09.12 440 5 9쪽
46 눈밑들 46화 [최종장 판타지] (2) +3 13.09.06 332 6 9쪽
45 눈밑들 45화 [최종장 판타지] (1) +1 13.09.03 366 5 9쪽
44 눈밑들 44화 [6장 반복] (8) 13.09.01 370 6 8쪽
43 눈밑들 43화 [6장 반복] (7) +1 13.08.31 343 5 8쪽
42 눈밑들 42화 [6장 반복] (6) 13.08.29 379 5 8쪽
41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13.08.27 450 4 8쪽
40 눈밑들 40화 [6장 반복] (4) +2 13.08.26 409 6 8쪽
39 눈밑들 39화 [6장 반복] (3) +7 12.10.06 511 5 8쪽
38 눈밑들 38화 [6장 반복] (2) +3 12.09.30 426 4 7쪽
37 눈밑들 37화 [6장 반복] (1) +1 12.09.16 333 7 8쪽
36 눈밑들 36화 [5장 환영] (6) +2 12.09.15 487 5 7쪽
35 눈밑들 35화 [5장 환영] (5) +1 12.09.08 520 8 8쪽
34 눈밑들 34화 [5장 환영] (4) +4 12.09.02 266 6 8쪽
33 눈밑들 33화 [5장 환영] (3) +1 12.08.30 478 7 8쪽
32 눈밑들 32화 [5장 환영] (2) 12.08.28 406 6 8쪽
31 눈밑들 31화 [5장 환영] (1) 12.08.27 461 6 8쪽
30 눈밑들 30화 [4장 본성] (9) +1 12.08.26 339 7 8쪽
» 눈밑들 29화 [4장 본성] (8) 12.08.23 342 7 8쪽
28 눈밑들 28화 [4장 본성] (7) +3 12.08.19 420 6 8쪽
27 눈밑들 27화 [4장 본성] (6) +1 12.08.18 481 7 7쪽
26 눈밑들 26화 [4장 본성] (5) 12.08.17 374 5 8쪽
25 눈밑들 25화 [4장 본성] (4) +1 12.08.15 378 6 7쪽
24 눈밑들 24화 [4장 본성] (3) 12.08.14 409 5 7쪽
23 눈밑들 23화 [4장 본성] (2) +1 12.08.12 421 8 7쪽
22 눈밑들 22화 [4장 본성] (1) 12.08.10 405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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