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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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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2,767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3.09.01 18:13
조회
369
추천
6
글자
8쪽

눈밑들 44화 [6장 반복] (8)

DUMMY

예언1의 말을 통해, 호클은 이들이 지금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게되었다. 그 속의 꿍꿍이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이 일단 우위에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뭔가 궁금한 표정이 가득한 얼굴이군. 뭐 그래, 다 말해줄 수는 없지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게. 이제 마왕을 무찌르는 사람이 나타난다고 예언이 나온 이상 마왕은 빠른 시일 내에 나타날 것이고, 예언 또한 점점 나올 거야."


"제가 뭘 해야하나요."


"저번과 똑같은 질문을 하는군…. 자네가 뭘 한다고 하고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이게 예언이기때문에 결국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거야.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자네도 그렇게 될 거야."



호클은 어째서 예언가들이 예언에 대해 이토록 확신에 가득차있는지에 대해 알 수가 없었다. 비록 자신도 예언가들의 말을 따라야할지 말아야할지 아직 확실하게 결정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은 예언가들이 예언을 순수한 예언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언가의 목적을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있었고 , 자신이 원한다면 마왕을 충분히 죽이지않고 아무행동을 하지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된다면, 예언은 틀리게되는 수밖에 없었다.



"자네는 일주일 후, 이 시간 즈음에 왕궁 지하의 시세스의 방에서 마왕과 만나게 될거야. 그 방이라면 자네도 잘 알고있지?"


"네, 뭐 알고는 있는데…. 제가 그 방에 가지않고, 마왕을 죽이지않으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거에요."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자네는 결국은 마왕을 죽이게 된다니깐. 자네 입장도 충분히 이해해. 자네는 예언이라는 것을 믿고싶지않는 것이겠지. 예언을 단순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나?"



호클이 생각하는 바로 그대로였다. 하지만 섣불리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눈 앞에 마주한 그 사람은 그 예언가들의 수장이었다. 온화한 미소로 호클을 대하고있었지만 왠지모르게 행동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어떻게보면 거짓말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지. 그런데, 혹시 그런 말을 아나? 거짓말을 아무도 거짓말인 줄 모르면 그건 거짓말이 아니라고."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말이었지만, 정신이 혼란스러운 탓인지 도대체 어디서 그 말을 들었는지 도통 생각이 나지않았다.



"지금 이것도 마찬가지야. 자네를 제외하고는 예언이 거짓말이라고 전혀 생각을 하지 못하고있고 그런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지. 자네 마을 사람들이나 자네 얘기가 조금 퍼져나가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 그런데 자네가 부정하던 그 예언을 자네가 따라버린다면 어떻게 되겠어?"



호클은 그제서야 예언가들이 왜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 결국은 자신이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었다. 한 번의 거짓말을 감수하고서 남은 인생을 보장받고, 몇백년간 이어져온 전통을 흔들리지않게 다시 유지시킬 수도 있는 제안이었다. 원한다면 이번 기회에 영웅이 되는 수도 있었다.



"그럼 자네는 일주일 후에 시세스의 방으로 가서 마왕을 죽이는 것에만 중점을 두면 되는거야. 그럼 아무런 문제없이 모든 것이 깨끗하게 해결이 되는거지."


"그 마왕은 뭐, 어디서 섭외한 사람인가요? 그 사람을 제가 왜 죽여야 해요."


"섭외한 사람이라니? 아니 무슨 내 이야기를 안 듣는건가. 마왕이 있다니깐. 그리고 일주일 후에 시세스의 방에 마왕이 오고 그걸 니가 죽여야해."



예언1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래 그래…. 자꾸 예언을 부정적인 쪽으로만 생각을 하기때문에, 자네한테 그런 선입견이 생기는 것 같군. 자네가 들었던 그 대화들이 은밀했던만큼 들었을 때 뭔가 좋지않은 느낌을 받을 수는 있었겠지. 나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그랬을 수도 있겠다고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잘 생각해보게. 예언을 따르게 되어서 손해가 될 일이 뭔가? 지금까지 예언때문에 누군가가 해를 입은 적이 있나?"



대답을 하지못하고 있다가 호클의 머릿속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아까 전에 마왕원정대원들이 살던 곳에 다녀온 탓인지 그 때의 기억들이 선명하게 떠오르면서, 그 기억들 사이에서 누구와도 친해지지 못하고 수업을 못 따라가다가 그만 자살해버리고 만 글룸이 떠올랐다.



"마왕원정대원들 중에서 과정을 못 따라가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결국 자살해버리고 만 사람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아마 마왕원정대원으로 뽑히지 않았더라면, 그냥자신이 살던 곳에서 잘 지냈었겠죠. 예언가분들은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 어떻게 막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간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게 소리없이 희생되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구요."


"음…. 그런 걸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고 한다면 염치없는 놈이겠지.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고.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어서 나도 잘 알고있어. 하지만 그걸 순전히 우리 예언가들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멀리 간 것 아닌가? 예언 때문에 일어났다고 지적되는 몇몇 사고들이 사실은 직접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이런 상황들이 대부분이야. 우리가 그 친구를 직접 죽여버린 것은 아니라는 말이지. 그러고보니 자네도 마왕원정대원이었을 당시, 상당히 부진한 성적으로 꽤나 고생이 많았을 것 같은데 잘 지냈나?"


"저는 …."



호클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호클이 글룸과 다를 바 없었지만 왕궁에서 자신감을 잃지않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플리가 만들어낸 거짓된 세상 덕분에 살았었던 덕분이었다. 지금은 플리를 용서할 수 없지만, 당시에는 플리의 덕을 봤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 후에 자신이 플리의 진실을 캐내지 않았더라면, 이 사실은 호클이 죽을 때까지 몰랐을 사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플리의 행동들이 예언가들의 행동과 너무나도 비슷해보였다. 지금 자신 앞의 예언가는 자신이 예전에 플리에게 했던 것처럼 진실을 캐내지 말아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분명히 그 때처럼 캐내버린다면, 충격과 자괴감이 물밀려오듯이 밀려올 테지만 진실 하나는 알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진실을 굳이 알아내려고 하지않는다면, 그 진실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호클이 예언같은 경우는 진실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플리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진실이 더욱 더 심각한 쪽이었다.



"굳이 안 좋은 기억이었다면, 그렇게 끄집어내지않아도 괜찮네. 난 자네를 몰아세우려고 한 게 아니니….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군. 따로 불러서 할 얘기가 많을 줄 알았는데, 대충 내가 할 말은 다 전한 것 같은데. 자네는 그냥 앞으로 나올 예언들을 잘 보고 따라주기만 하면 되겠어. 뭐 자네가 하고싶지않아도 예언을 따르게 될 걸세. 예언은 그런 거니깐."


"전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호클은 별 소득도 없이, 탑에서 도망치듯이 나왔다. 얻은 것은 없었지만 머릿속만 더욱 복잡해진 기분이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호클은 예전부터 자신을 지긋지긋하게 괴롭혀왔던 그 방 앞에 섰다.


작가의말

이제 마지막 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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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눈밑들 45화 [최종장 판타지] (1) +1 13.09.03 366 5 9쪽
» 눈밑들 44화 [6장 반복] (8) 13.09.01 370 6 8쪽
43 눈밑들 43화 [6장 반복] (7) +1 13.08.31 343 5 8쪽
42 눈밑들 42화 [6장 반복] (6) 13.08.29 379 5 8쪽
41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13.08.27 450 4 8쪽
40 눈밑들 40화 [6장 반복] (4) +2 13.08.26 409 6 8쪽
39 눈밑들 39화 [6장 반복] (3) +7 12.10.06 511 5 8쪽
38 눈밑들 38화 [6장 반복] (2) +3 12.09.30 426 4 7쪽
37 눈밑들 37화 [6장 반복] (1) +1 12.09.16 333 7 8쪽
36 눈밑들 36화 [5장 환영] (6) +2 12.09.15 487 5 7쪽
35 눈밑들 35화 [5장 환영] (5) +1 12.09.08 520 8 8쪽
34 눈밑들 34화 [5장 환영] (4) +4 12.09.02 266 6 8쪽
33 눈밑들 33화 [5장 환영] (3) +1 12.08.30 478 7 8쪽
32 눈밑들 32화 [5장 환영] (2) 12.08.28 406 6 8쪽
31 눈밑들 31화 [5장 환영] (1) 12.08.27 461 6 8쪽
30 눈밑들 30화 [4장 본성] (9) +1 12.08.26 339 7 8쪽
29 눈밑들 29화 [4장 본성] (8) 12.08.23 341 7 8쪽
28 눈밑들 28화 [4장 본성] (7) +3 12.08.19 420 6 8쪽
27 눈밑들 27화 [4장 본성] (6) +1 12.08.18 481 7 7쪽
26 눈밑들 26화 [4장 본성] (5) 12.08.17 374 5 8쪽
25 눈밑들 25화 [4장 본성] (4) +1 12.08.15 378 6 7쪽
24 눈밑들 24화 [4장 본성] (3) 12.08.14 409 5 7쪽
23 눈밑들 23화 [4장 본성] (2) +1 12.08.12 421 8 7쪽
22 눈밑들 22화 [4장 본성] (1) 12.08.10 405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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