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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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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2,779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2.08.17 23:00
조회
374
추천
5
글자
8쪽

눈밑들 26화 [4장 본성] (5)

DUMMY

하지만 호클이 갈 수 있는 곳은 굉장히 한정되있었다. 왕궁의 뒷쪽 역시 호클이 갈 수 없는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왕궁의 뒷쪽은 왕궁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 역시 가지 못하는 곳이었다. 탑에 특별한 용무가 있거나 그 탑의 주인만이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자신이 가기에는 너무 어마어마한 곳이라 금방 포기를 해버렸지만, 문득 콜린이 그 탑 쪽을 청소한다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는 것이 기억이 났다. 그러나 콜린에게 탑에 대해서 집요하게 물어보기에는 굉장히 수상해보일 것 같았다.


왕궁환경전담위원회이긴 했지만, 콜린을 제외하고는 아는 사람들이 없어 호클이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끙끙 앓고있던 사이, 플리가 생각이 났다. 플리는 센터에서 산다고 했었기때문에 구석구석을 찾다보면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무리 이제 마왕원정대원에서 하차당했다고는해도, 호클은 플리가 이 복잡한 일을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아 틈나는대로 밤마다 센터의 번화가에 조용히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하지만, 워낙에 센터가 넓은 곳이다보니 사람 한 명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빙수는 마을에 이미 호클이 지금 하고있는 일에 대해 모두 말해버렸다.



"니네 부모님도 이제 걱정하지않으실 거야.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것보단 그래도 왕궁에서 청소일 얻었다니까 니네 부모님도 기뻐하신대더라."


"아 그래도 그렇지…. 그럼 이왕 말하는 거 청소부라고 하지말고 왕궁환경전담위원회라고 해주지."


"그래 니가 왕궁환경전담위원회니까 왕궁환경전담위원회에 들어갔다고 해줬지. 하여튼 열심히 너도 일해. 그 때 말했던 것처럼 이상한데 신경쓰지말고…."



부모님이 오히려 기뻐하신다는 소식을 듣자 호클은 기분이 묘해졌다. 사실, 호클은 마을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얻기위해, 몇달 전에 들었던 작은 실마리 하나만 가지고 왕궁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고있는 것이었다.


부모님에게 숨기고싶었던 지금 자신의 행적이 오히려 부모님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의욕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빙수도 호클이 예언가에 대해 집착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않을 뿐, 왕궁에 와서 열심히 살고있는 것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고있었다.


결국 호클은 자신의 일에 집중을 하고, 처음에 센터에 왔었던 목적에 대해서는 점점 손을 놓기 시작했다. 그렇게 호클이 마왕원정대원으로 예언이 된지 일여년 정도가 지나게되었다.


왕궁환경전담위원회는 워낙에 사람들이 빨리빨리 바뀌었기때문에 호클은 어느새 그 안에서는 나름대로 고참이 되어있었다. 또 콜린은 왕궁환경전담위원회장이 되어있었다. 원래는 따로 위원회장이 없었지만, 왕궁 쪽에서도 어느정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할 것 같아 비슷한 일을 하고있고 꽤 오래 일헀었던 콜린을 위원회장으로 올려주었다.


그동안 호클이 청소하는 장소는 많이 바뀌었었지만, 탑 쪽은 아직까지도 청소할 기회가 없었다. 이제는 손을 놓았다고는해도 미련이 조금은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저 탑 쪽은 어떤 사람들이 청소하는건가요?"


"저긴 탑 주인들이 직접 청소하거나 따로 고용을 합니다. 탑 쪽을 청소하는 사람들은 탑 쪽만 청소를 하는 걸로 알고있는데…. 저도 탑에 가보진 못했어요."


"그… 저도 탑 중에 하나 청소해보면 안될까요?"


"그게 하고싶다고 하는 게 아니라 그 쪽에서 따로 고용을 한다니까요? 그리고 탑 별 것 없어요. 그냥 으리으리 세워져있어서 신비하기만 하지, 별로…. 보통 실험실로 쓰여서 몸에도 별로 안 좋을 거에요. 그건그렇고 호클씨도 이제 일한지 오래됐는데, 곧 기대해보세요."



콜린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왕궁 청소부를 관리하러 밖으로 나갔다. 콜린의 말을 듣고나자 호클은 어안이 벙벙했다. 예언가에 대해 진실을 파내려는 것은 거의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지만, 왕궁환경전담위원회원으로써는 상당히 많은 성과를 지금까지 이루어왔다는 것이 느껴졌다.


콜린의 말대로 며칠 후 호클은 왕궁환경전담위원회의 부위원장이 되었다. 처음과 달리, 왕궁환경전담위원회원들 사이에서는 호클도 이제 꽤나 이름이 알려져있어 많은 사람들이 부위원장이 된 것을 축하해주었다. 위원회원들뿐만 아니라, 왕궁의 다른 사람들도 축하해주었다.


몇달 전 마왕원정대원이었을 당시, 플리에 의해 부층장이 되었을 때보다 훨씬 기뻤다. 그 때에는 단순히 플리의 말 하나로 부층장이 된 것이었지만, 지금은 그 때와는 현저하게 달랐다.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서게 된 것이었다.


빙수 역시 호클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빙수나 호클이나 워낙 바쁜 탓에 둘은 자주는 만나지못했지만, 그래도 고향친구였었기때문에 시간이 나면 둘이서 만나곤했다.



"진짜 이름도 멋있다. 진짜 왕궁환경전담위원회 부위원장이라니…. 누가 호클이 이렇게 될 줄 알았겠어."



그 말은 호클이 왕궁에서 마을에 돌아왔을 때에도 똑같이 들었었던 말이었다. 그 때도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뻤었지만, 왠지모를 찝찝함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칭찬이 너무나 기분좋게 들렸다.



"아 진짜 부층장 됐을 때보다 훨씬 기쁘네…. 내 길은 여긴가 보다."


"부층장? 니네 땐 그런 것도 있었어?"


"그래. 아 니넨 없을 수도 있겠다. 층장 임의로 부층장을 임명하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었거든."


"층장? 우린 층장도 없는데…."



어차피 호클이랑은 다른 세대의 마왕원정대원들이었기때문에 다른 것이 많아 호클은 별 신경을 쓰지않았다. 그것보다는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부위원장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설렜다. 호클은 가출을 했었던 것때문에 미안하기도해서 아직까지 부모님에게 직접 편지를 쓴 적이 없었다. 대신, 마을 사람들은 빙수의 편지를 통해 호클의 소식도 간간히 접할 수 있었다.


부위원장이 되고나자 왕궁 내부를 청소하는 것보다는 콜린과 같이 사람들의 담당구역을 지정해주거나, 청소구역을 점검하는 등 사무적인 일을 주로 했다. 물론 호클은 청소일을 워낙 잘했기때문에 중요한 곳은 호클도 청소를 하곤했다. 그래서 예전보다 갈 수 있는 곳이 훨씬 많아지게되었다.


그와중에 호클은 다른 사람들의 담당구역을 정하는 중에, 예전에 왕궁에서 밥먹듯이 가던 기사의 방이 청소해야할 곳 목록에 올라온 곳이 보였다. 장기간동안 방을 비워놓는 기사의 방같은 경우, 주기적으로 가끔씩만 먼지를 터는 정도면 되었기때문에 이번 기간에 그 목록에 떴었던 것이었다. 아직 기사가 떠나고 난 후, 1년이 지나지않아 기사의 방은 여전히 비워져있는 상태였다.


그 날 끔찍한 대화를 들었었던 바로 그 장소였기떄문에 호클은 다시는 가고싶지않을 곳이었지만, 왠지모르게 호기심이 들어 그 곳에 자신이 청소를 하겠다고 체크를 해두었다. 청소를 하기 전에 한 번 방의 상태를 확인해보러 오랜만에 들어간 기사의 방은 그 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책들은 여전히 많았고, 호클이 빼간 책들의 흔적 역시 그대로 남겨져있었다. 호클은 책이 빠져있어 어색한 공간들을 정리하다가 갑자기 혹시 몰라서 그 때 그 대화를 들었었던 벽에 귀를 기대어보았다. 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그 소리가 들려왔던 옆방은 어떤 방인지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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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눈밑들 48화 [최종장 판타지] (4) +2 13.09.15 1,747 7 7쪽
47 눈밑들 47화 [최종장 판타지] (3) +1 13.09.12 440 5 9쪽
46 눈밑들 46화 [최종장 판타지] (2) +3 13.09.06 332 6 9쪽
45 눈밑들 45화 [최종장 판타지] (1) +1 13.09.03 367 5 9쪽
44 눈밑들 44화 [6장 반복] (8) 13.09.01 370 6 8쪽
43 눈밑들 43화 [6장 반복] (7) +1 13.08.31 343 5 8쪽
42 눈밑들 42화 [6장 반복] (6) 13.08.29 379 5 8쪽
41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13.08.27 450 4 8쪽
40 눈밑들 40화 [6장 반복] (4) +2 13.08.26 409 6 8쪽
39 눈밑들 39화 [6장 반복] (3) +7 12.10.06 511 5 8쪽
38 눈밑들 38화 [6장 반복] (2) +3 12.09.30 427 4 7쪽
37 눈밑들 37화 [6장 반복] (1) +1 12.09.16 333 7 8쪽
36 눈밑들 36화 [5장 환영] (6) +2 12.09.15 487 5 7쪽
35 눈밑들 35화 [5장 환영] (5) +1 12.09.08 520 8 8쪽
34 눈밑들 34화 [5장 환영] (4) +4 12.09.02 267 6 8쪽
33 눈밑들 33화 [5장 환영] (3) +1 12.08.30 479 7 8쪽
32 눈밑들 32화 [5장 환영] (2) 12.08.28 406 6 8쪽
31 눈밑들 31화 [5장 환영] (1) 12.08.27 462 6 8쪽
30 눈밑들 30화 [4장 본성] (9) +1 12.08.26 340 7 8쪽
29 눈밑들 29화 [4장 본성] (8) 12.08.23 342 7 8쪽
28 눈밑들 28화 [4장 본성] (7) +3 12.08.19 420 6 8쪽
27 눈밑들 27화 [4장 본성] (6) +1 12.08.18 482 7 7쪽
» 눈밑들 26화 [4장 본성] (5) 12.08.17 375 5 8쪽
25 눈밑들 25화 [4장 본성] (4) +1 12.08.15 378 6 7쪽
24 눈밑들 24화 [4장 본성] (3) 12.08.14 409 5 7쪽
23 눈밑들 23화 [4장 본성] (2) +1 12.08.12 421 8 7쪽
22 눈밑들 22화 [4장 본성] (1) 12.08.10 406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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