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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눈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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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2.10.06 20:28
최근연재일 :
2013.09.16 22:05
연재수 :
50 회
조회수 :
32,771
추천수 :
351
글자수 :
162,453

작성
12.09.02 17:49
조회
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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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8쪽

눈밑들 34화 [5장 환영] (4)

DUMMY

이미 사람들의 예언가들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나버렸다. 분명히 단 한 번, 자그마한 사실이 증명되었을 뿐이었지만 지금까지의 예언가들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너무나 완고했기때문에 조금의 흠집이 있는 것을 알게되자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람의 말을 선두로 갑자기 원래 신성하고 엄숙했었던 분위기는 아수라장이 되버리고 말았다. 호클은 어떻게든 이 상황을 서로에게 좋게 마무리하고 끝내버리고 싶었다. 이 지경까지 오게되자 지금 이 상황이 누구를 위한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지금까지 믿고있었던 예언가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고, 예언가들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렸다. 또, 호클은 까딱하다간 앞으로의 평탄했던 삶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물론 아닐 수도 있었지만, 이 작은 마을에서의 반응만 봐도 파장이 대단했기때문에 앞으로 일어날 일은 충분히 호클에게 큰 영향을 줄 것 같았다.


그렇게 진실을 드러낸 것이 모두에게 피해를 끼치고만 있는 상황이었다. 그와중에 조그맣게 숨어있는 거짓말은 빙수의 다리가 예언가들과 왕궁에 의해서 저질러졌다는 말이었다. 지금의 이 상황이 호클이 했었던 그 거짓말 하나때문에 진실이 드러남으로써 일어난 일이었다.


온갖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던 호클을 뒤에 두고, 사람들은 예언가들에게 항의의 목소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기사들이 상황을 진정시켜보려 맞서 소리를 높였지만, 이미 사람들은 들을 생각을 하지않았다. 예언46이 빨리 뭐라고든 대답을 해야했다.



"여러분…."



떨리던 예언46의 얼굴과 마찬가지로 목소리 역시 떨림이 깊게 배여있었다.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에 예언46은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랐다. 항상 예언가들 사이에서 결정내린 상황을 피트폴에 전달해주는 일을 제외하고 자신이 직접 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때문에 이런 상황을 전혀 대비를 하지않았었다.



"여러분들이 지금 큰 오해를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서 그런 소리를 듣고오신 줄 모르겠지만, 예언가는 지난 수백년간 명맥을 이어왔으며…."


"여기 보세요. 예언46님이 오시기 전에 우리 마을의 호클이 예언가들이 하는 대화를 우연히 듣고 오늘 할 예언이 무엇인지 들어서 왔습니다. 우리 마을은 예언가들의 정체에 대해서 모두 알고있습니다."



빙수가 마을 사람들을 대표해서 예언46에게 자신들이 아는 것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해주었다. 빙수의 말에는 확신이 담겨있었고, 그 사실을 아는 마을 사람들도 말없이 그 말에 신뢰를 담아주었다. 예언46 역시 빙수가 말하고있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기때문에 뭐라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이 사실에 대해서 금시초문이었던 사람들은 예언46을 호위하러 온 기사들과 몇몇 아직 소식을 듣지못한 마을 사람들뿐이었다. 특히 기사들은 말도 안되는 말에 도대체 어떤 말을 믿어야할지 혼란스러워졌다.


이 나라 자체가 어떻게보면 예언가들에 의해 지탱이 되어왔고, 기사들 역시 예언가들의 지원과 그들의 예언을 절대적으로 믿고있었기때문에 지금 빙수가 하는 말은 이 나라의 근간을 뒤집어 흔드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자세한 빙수의 말과 어쩔 줄 몰라하는 예언46의 모습을 보자 성급히 단순히 반국가적 행위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저기,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큰 오해를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예언가는 절대 그런 집단이 아닙니다. 누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호클이 우려했던 말이 예언46의 입에서 드디어 나오고 말았다.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왕궁 쪽에서 알게되면 어떻게든 자신에게 큰 영향이 갈 것이 분명해보였다. 호클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지않기를 바랬지만, 사람들은 호클의 사정을 알고있지못했다.



"호클입니다. 호클은 두번씩이나 왕궁에서 예언가들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고 합니다."


"호클…. 호클이라면…."



예언46은 호클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 워낙에 예언가로써의 일을 별로 하지않았기때문에 자신이 누구를 예언했는지에 대해서는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호클이 강제하차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생각이 났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보니 호클이 왕궁에 대한 반발심에 이런 일을 벌였다는 생각이 들게되었다.



"호클은 몇달 전, 마왕원정대원이였었죠. 제가 똑똑히 기억합니다. 제가 예언을 여기 바로 이 자리에서 말을 했고, 저에게 찾아오기까지 했으니깐요. 그런데, 호클은 부진한 성적으로 마왕원정대원에서 강체 하차를 당했었습니다. 그런 호클이 왕궁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한 말에 대해서 여러분들은 믿으십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예언46의 대답에는 빙수와 다르게 확신이 없었다. 예언가들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주장은 사실이었기때문이었다. 마을 사람들 역시 예언46의 처음으로 나온 제대로 된 반박을 전혀 믿지않았다. 이미 마을 사람들에게 예언가들의 신뢰는 잃어버린지 오래였고, 방금 전에 증명된 증거 또한 있었다.



"여… 여러분들이 믿지 못하신다면 저는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것 하나만큼은 알아두시길 바랍니다. 그… 그러니까요, 믿지못하면 예언가들은 없습니다."



예언46은 횡설수설하다가 기사들과 함께 도망치듯이 마을에서 빠져나가버렸다. 사람들은 왠지모르게 자신들이 이겼다는 성취감이 느껴져서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호클은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없었다.


빙수는 자신의 다리에 관해서는 언급을 하지않았지만, 앞으로 차차 해결해나갈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금 이렇게라도 예언가를 궁지에 몰아넣은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라고 생각했다. 상황이 대충 정리되고나자, 빙수와 호클, 호미니드는 다시 모이게되었다.


어떻게보면 가장 기뻐해야할 사람이 호클이었지만, 호클은 겉으로는 기쁜 척을 해도 누구나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억지로 그러고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야, 니가 제일 앞장서놓고 왜 그렇게 찝찝해해….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한 거야.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지."


"그래, 그렇긴한데…. 그럼 이제 예언가들은 망하는건가?"


"당연하지. 말만으로 지탱되어왔던 집단들인데, 그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됐으니 망하겠지."


"거짓말을 하는 게 나쁜건가?"



빙수는 호클이 그렇게 질문을 하자 화가 났다. 호클이 했던 질문은 지금 자신들이 한 행동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말이었다. 예언가들에 의해서 자신의 다리마저 잃어버리고 인생이 송두리째 뽑혔다고 믿고있는 빙수에게 한때 우상으로까지 여겼었던 거짓말을 하는 예언가들의 존재는 증오의 대상이었다.



"당연히 나쁜거지. 그걸 지금 질문이라고 해? 지금 넌 뭐가 불만인건데."


"아니야, 아니야. 불만 전혀 없어. 난 그냥 질문한거야 그냥…."



멍하게 정신이 빠져있는 호클을 뒤로 두고, 빙수와 호미니드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의논하고있었다. 그런데, 호클은 그 둘을 보면서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빙수는 진심으로 진실을 밝혀내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열을 내는 것 같아보였지만, 호미니드는 그저 자신이 이 일에 동참하고있다는 사실이 즐거워서 히히덕대는 것에 불과해보였다.


사실 호미니드는 이 일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 마을의 사람들 모두에게 알려버리는 일은 사실 호클이 원하지않았던 일이었고, 비록 호클의 거짓말이기는 했지만 빙수와 다르게 호미니드는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적도 없을뿐더러 일에 큰 도움을 준 적조차 없었다. 갑자기 호미니드가 괘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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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9.06 22:05
    No. 1

    이야... 제다이가 죽을 때만 하더라도 그냥 웃긴 병맛 소설일 줄 알았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재미있는 소설이었구만... 한순간에 예까지 읽었습니다. 화이팅요.
    빙수가 참 나쁜놈이군요. 왕궁에 직을 두고있는 호클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09.06 22:07
    No. 2

    그런데 추천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할 지 모르겠네요. 분위기가 너무 확 바뀌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터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준석이
    작성일
    12.09.07 01:34
    No. 3

    중독성 쩝니다. 저도 한번에 여기까지 읽어버렸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사람123
    작성일
    12.09.08 18:05
    No. 4

    패러디 님 // 애초에 호클이 왕궁에서 청소부가 된 이유가 예언가들의 진실을 밝혀내기위해서라고 빙수는 알고있기때문에, 호클이 후에 입을 피해를 호클만큼 큰 피해라고 생각하지 않았겠죠. 물론, 성급하게 호클의 이름을 언급해버린건 앞뒤 보지않고 생각없이 행동한 것이 맞지만요..

    준석이 님 //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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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눈밑들 47화 [최종장 판타지] (3) +1 13.09.12 440 5 9쪽
46 눈밑들 46화 [최종장 판타지] (2) +3 13.09.06 332 6 9쪽
45 눈밑들 45화 [최종장 판타지] (1) +1 13.09.03 367 5 9쪽
44 눈밑들 44화 [6장 반복] (8) 13.09.01 370 6 8쪽
43 눈밑들 43화 [6장 반복] (7) +1 13.08.31 343 5 8쪽
42 눈밑들 42화 [6장 반복] (6) 13.08.29 379 5 8쪽
41 눈밑들 41화 [6장 반복] (5) 13.08.27 450 4 8쪽
40 눈밑들 40화 [6장 반복] (4) +2 13.08.26 409 6 8쪽
39 눈밑들 39화 [6장 반복] (3) +7 12.10.06 511 5 8쪽
38 눈밑들 38화 [6장 반복] (2) +3 12.09.30 426 4 7쪽
37 눈밑들 37화 [6장 반복] (1) +1 12.09.16 333 7 8쪽
36 눈밑들 36화 [5장 환영] (6) +2 12.09.15 487 5 7쪽
35 눈밑들 35화 [5장 환영] (5) +1 12.09.08 520 8 8쪽
» 눈밑들 34화 [5장 환영] (4) +4 12.09.02 267 6 8쪽
33 눈밑들 33화 [5장 환영] (3) +1 12.08.30 478 7 8쪽
32 눈밑들 32화 [5장 환영] (2) 12.08.28 406 6 8쪽
31 눈밑들 31화 [5장 환영] (1) 12.08.27 461 6 8쪽
30 눈밑들 30화 [4장 본성] (9) +1 12.08.26 339 7 8쪽
29 눈밑들 29화 [4장 본성] (8) 12.08.23 342 7 8쪽
28 눈밑들 28화 [4장 본성] (7) +3 12.08.19 420 6 8쪽
27 눈밑들 27화 [4장 본성] (6) +1 12.08.18 481 7 7쪽
26 눈밑들 26화 [4장 본성] (5) 12.08.17 374 5 8쪽
25 눈밑들 25화 [4장 본성] (4) +1 12.08.15 378 6 7쪽
24 눈밑들 24화 [4장 본성] (3) 12.08.14 409 5 7쪽
23 눈밑들 23화 [4장 본성] (2) +1 12.08.12 421 8 7쪽
22 눈밑들 22화 [4장 본성] (1) 12.08.10 405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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