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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유니버스

작법, 혹은 꼼수


[작법, 혹은 꼼수] 돌아보지 마라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는 초고를 빨리 쓰기입니다.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구상을 하고 구성을 끝내면 그 다음엔

이유를 불문하고 어떻게든 빠른 시일 안에 초고를 끝내는 게 중요합니다.

초고를 빨리 써야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우선 처음에 떠올렸던 아이디어가 퇴색하지 않으려면 당연히 초고를 빨리 써야합니다.

아무리 기억력이 좋고, 메모를 잘 한다고 해도 처음에 착안했던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유지하기란 어렵습니다.

또 초고를 오랫동안 붙들면 리듬을 잃고 스스로 지치게 됩니다.

퇴고는 초고를 쓰는 데 들인 시간의 몇 배를 필요로 합니다. 훨씬 더 지난한 작업이죠.

그런데 초고부터 질질 끌게 되면 좋은 결과를 바라는 건 무척 어렵습니다.

습작가들의 가장 나쁜 습관 중 하나가 글을 쓰면서 그때그때 돌아보고 글을 다듬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초고를 빨리 쓸 수 없죠.

매번 자기가 쓴 글을 확인하고 고치고 또 다듬고, 이러다 보면 초고를 다 쓰기는커녕 중도에 지칩니다.

그래서 초고를 쓸 때는 돌아보면 안 됩니다. 그냥 전진만 해야 합니다.

문장을 다듬고 내용을 수정하는 것은 퇴고하면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작업입니다.

아니, 아주 지겹도록 반복해서 해야하는 과정입니다.

초고를 쓸 때는 문장이 엉망이어도 신경 쓰지 말고 마지막 온점 하나를 찍을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초고 집필을 할 때는 마우스를 떼놓고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스크롤을  건드리지 말아야죠.

초고를 빨리 끝내야 전체를 볼 수 있는 시각도 비로소 생깁니다.

글을 쓰면서 그때그때 부분부분 고쳐봐야 전체를 보면 또 고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초고 쓰기는 단거리 달리기와 같습니다.

출발선부터 결승선까지 힘을 아끼지 말고 뒤도 보지 말고 힘껏 달려야합니다.

초고 쓰기는 그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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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001. Personacon 몰도비아

    12.11.30 10:39

    가슴에 와 닿는 꼼수(?)입니다. 생각나는대로 막 휘갈기면 정말 잘 써지는데 문장 고친다고 자꾸 수정하다보면 이상해지더니 그게 초고의 문제였군요, 글쓰기를 스스로 독학하는 입장에서 니르바나님의 서재는 참 좋은곳입니다 :)

  • 002. Personacon 水流花開

    12.12.01 21:59

    괭이가 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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