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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정신조종하는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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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04 18:08
최근연재일 :
2023.08.23 12: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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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2
추천수 :
107
글자수 :
75,924

작성
23.08.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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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담합회(3)

DUMMY

은재혁은 이 작은 소란을 놓치지 않고 현수의 말대로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서는 침을 삼켰다. 담합회에서 다음 분기 없이 숙청을 자행하려는 게 이제 확실시되는 사실이었는데 그건 분명히 흑사파의 룰을 깨는 짓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선수를 쳐야죠."


현수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런 현수를 보며 은재혁은 다시 한번 소름이 끼쳤다. 사실 이 모든 일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지 않는가.


"내 부하들이 독을 먹었나?"

"한번 말해보시죠."


현수가 그렇게 말하자 은재혁은 가타부타 하지 않고 자신의 직속 부하를 불렀다. 그의 오른팔인 전비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비건은 이제야 현수를 자신에게도 소개시켜주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들뜬 상태였다. 체면상 먼저 인사를 못하고 있었는데 아까부터 소개를 받아 친목을 다지고 싶었던 마음이 굴뚝 같았던 것이다.


"전비건이라고 하.."

"비건아 잠깐 귀좀 줘봐라."


은재혁이 빠르게 내용을 전달하고 나서야 전비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렇다면 지금 은재혁 사장단의 속해 있는 모든 인물이 독을 마시고 숙청 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닌가. 상황이 이렇게 보이자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이곳에서 뼈를 묻을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다.


옆에 보이는 현수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그의 눈에 뜨거운 기운이 서렸다. 한두필 하면 싫어하는 사장들이 대부분 이었지만 그 밑은 결코 그렇지 않았다. 한두필이라고 하면 뒷 세계의 대표적인 주먹으로 그래도 뒷 세계의 명예가 있는 자였던 것이다. 그런 자가 데려오고 중용하는 자이니 얼마나 비슷한 성향이겠는가. 전비건이 현수의 두 손을 잡았다.


"과연, 나는 전비건 상무라고 하네. 이 은혜 절대로 잊지 않겠네. 어떤 일이 있어도 갚도록 하지. 이 어려운 사실을 돕기 위해 이렇게 애써주다니. 자네 같은 자야 말로 진정한 흑사파의 피지."

"....전비건 상무님, 과연 같은 흑사파 피로서 알아봐 주시는 군요."

"그럼, 그럼."


현수는 약간의 거짓말을 치며 그의 마음을 부추겼다. 은재혁과 전비건을 부리고 그의 정신 조종 능력을 제때 쓰기만 하면 이곳을 화려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나저나 진짜로 독을 쓰다니.'


사람이 많다 보니 이런 이들을 쉽사리 제압할 수 있는 방법은 독이 아닐까 싶어서 넌지시 말해본 것인데 정말일 줄은 몰랐다. 운이 좋다고 봐야 했다. 지금은 여기에 맞춰서 일을 진행해 나갈 뿐이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전비건이 돌아오고 나서는 믿기 어렵다는 눈으로 대부분의 부하들이 미량의 독을 섭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단번에 효과가 듣는 독도 있지만 다른 독이나 독술에 호응하기 위해 주춧돌이 되어 주는 독도 있는 법. 이번 같은 경우엔 후자였다.


가져온 상비약이 약간 있어 중요 인물들과 일부분은 해약을 시켰지만, 반수는 그러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모두 물리게 하면 되려 위험했다. 천해악사 같은 녀석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고 곧바로 숙청이 시작되면서 이중 삼중의 함정으로 빠질지도 몰랐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계책이 있나 아우? 만약 내가 여기서 나간다면 아우와 손을 잡고 흑사파를 평정할 것이야."

"아, 물론 있습니다. 그보다 저한테 자연스럽게 소개해주셔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정, 정말인가?"


은재혁 사장과 전비건 상무를 구워삶은 현수는 이제 다음 차례의 일을 벌일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능력은 상대가 방심해야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는 게 우선이었다. 일방적인 이류 수준이라면 즉시 걸어버릴 수 있지만, 절정 수준이라면 그 얘기가 달랐다.


절정은 초기에 극렬하게 저항하기도 하기 때문에 초반에 완벽히 침투 제압을 하는 게 중요했다. 게다가 상단전의 내공의 양도 한계가 있기에 한 번의 기회밖에는 없었다. 신중을 기해야 하기에 하나씩 좁혀가면서 인맥을 다진 것이었다.


마지막 카드를 올려 나가는 중이었기에 그는 잠시 생각해보다가 은재혁 사장이 말해줬던 인물 중 가장 강렬한 인물을 떠올렸다. 절정수준이면서 동시에 사장단에 속해 있었고 방청환 사장과 사이가 좋지 않은 사장을 말이다.


"용상학 사장은 제가 심어둔 사람입니다."


현수가 뜸을 들이며 말을 꺼내자 은재혁 사장은 먹던 물을 뿜을 뻔했다. 심어둔 사람이라고 하기엔 용상학의 급이 너무 높았기 때문이었다. 방청환 사장을 따르는 사장으로 그 수준도 절정이었지만 거의 말도 안 되는 소리나 다름이 없었다.


"말도 안 돼."


그가 처음으로 현수가 내뱉은 말을 믿지 않았다. 현수도 아차 싶기는 했다. 일단 질러 보고 그를 끌어오려고 했는데 내뱉어도 너무 높은 인물을 내뱉었나 싶었다. 용상학은 저기 저쪽에서 방청환의 옆 테이블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꿍 하니 앉아 있는 사내였다.


장대한 기골 때문에 머리 하나는 더 있었는데 그 역시 세력을 갖춘 자들이라 그 밑에 있는 자들은 전반적으로 조용히 담합회를 즐기고 있었다. 수만 봐도 열댓 명이었다.


그래도 엎질러진 물이니 계속 저지를 수밖에 현수는 얼굴에 철판 깔고 계속 주장했다.


"그럼 관두시겠습니까? 저와 한두필은 돕기 위해 온 것이지 사적인 일을 하로 온 것이 아닙니다."


현수가 그렇게 말하자 되려 옆에 있는 전비건 상무가 '애초에 저희가 함정에 빠진 것도 모르지 않았습니까. 이제 흑사파 내에서 믿을 만한 다른 사장은 없어 보입니다.' 재촉할 정도였다. 은재혁은 결국 포기하고 현수에게 답했다.


"뭘 해줘야 하나?"

"용상학을 이쪽으로 불러 저를 소개해주십시오."

"알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니까 이런 자연스러운 행동을 해야 천해악사를 속일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그제서야 은재혁 사장이 손바닥을 탁 쳤다. 말하고 나서 보니 자기가 아둔했던 것이다. 되려 도와주로 온 한두필과 현수에게 괜히 미안했다.


"내가 생각이 짧았네. 협조하도록 하지."

"부하들에게 은밀히 전해두십시요. 만약 일이 벌어지면 방청환의 세력을 선수 공격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전비건 상무가 용상학에게 움직이는 동안 현수도 한두필과 팽준호, 염혼수, 신명화와 잠깐의 시간을 가졌다. 지시해야 할 것도 있었고, 앞으로의 난전을 미리 알려줘야 할 필요도 있었다. 그렇게 대강의 설명을 하자 무슨 마법이라도 부린 것마냥 네 명의 표정이 똑같았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 한정된 정보며 알고 있는 자라곤 한두필 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두필도 썩 인맥이 좋지 않기에 이곳을 주무르기엔 문제가 많았던 상황, 팽준호야 아무래도 각성 능력을 좀 쓴 것 같은데 싶지만 염혼수와 신명화는 현수의 말 재변에 전율할 정도였다.


귀신에 홀린 것 같은 둘은 각기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고, 현수는 염혼수에게 밖에 있는 악철훈에게 이 사실을 전하라고 말했다. 염혼수는 수준이 낮아 싸움이 일어나면 살아남기 어렵기에 밖에서 악철훈과 차근차근 오는 편이 나았다. 악철훈은 현재 청소부로 위장 중이었고, 이렇게 염혼수가 재빨리 밖으로 나가고 나자 신명화가 물었다.


"아무리 이들이 서로 싸운다고 해도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이지."


현수는 애초에 이 모든 일을 박태일 초인을 염두에 두고 짠 것이었다. 박태일 초인이 신명화라는 가면을 벗은 순간 이곳은 초토화 될 수밖에 없었다. 초절정의 고수란 건 그런 것이었다. 절정 한 명을 일류 여럿이 상대하기 어렵듯 초절정과 절정의 차이도 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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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합회(3) 23.08.23 60 2 8쪽
18 담합회 (2) 23.08.22 73 3 10쪽
17 담합회 23.08.20 107 3 11쪽
16 16화 23.08.19 120 2 10쪽
15 광명자 23.08.18 142 4 11쪽
14 금제 23.08.15 173 5 11쪽
13 즐거운 합류 23.08.14 185 3 8쪽
12 천해악사 23.08.13 218 5 11쪽
11 급성장 23.08.12 249 6 9쪽
10 혼원벽력신공 23.08.11 268 6 9쪽
9 기부해 23.08.10 262 6 9쪽
8 습격 23.08.09 288 7 11쪽
7 너의 훈련 23.08.08 323 5 8쪽
6 업드려 23.08.08 368 6 8쪽
5 뇌전도 23.08.07 428 8 9쪽
4 기연 23.08.07 507 8 9쪽
3 가지고 있잖아? +1 23.08.05 570 9 8쪽
2 첫 번째 시도 23.08.04 666 10 8쪽
1 프롤로그 +1 23.08.04 706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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