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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정신조종하는 각성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04 18:08
최근연재일 :
2023.08.23 12: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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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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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글자수 :
75,924

작성
23.08.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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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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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광명자

DUMMY

'참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염혼수는 터덜터덜 걸으며 조금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무슨 말이 오갔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다음번 염혼수를 불렀을 때 그는 이 기이한 계획에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경지는 일류.

당연히 사람이 부족한 현수에겐 당장 필드에서 써야 할 쓸만한 인재.


'뭔 눈빛이...'


염혼수도 나름 발이 넓은 사람이었다.

절정 고수도 한둘 본 것도 아니었고 그런데 현수는 뭔가 달랐다.

절정 고수가 되기가 어디 조금 어렵나?


현수의 나이를 생각하면 도시가 요란을 떨 정도로 특이한 사례였다.

어디 세가나 재벌 그룹이나 황실의 사람이나 정부 초인의 아들이 절정에 올랐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했다.

염혼수도 각성자가 절정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그보다도 실제 분위기가 뭔가 남달랐다.

염혼수가 각오를 다졌다.

그런 그의 앞에 누군가 서 있었다.


"누구냐? 감히."

"네가 염혼수란 녀석이더냐?"


염혼수는 상대의 말투에 바로 고개를 숙였다.

예전 같으면 한바탕 했겠지만.

그 습성이 문제 아니었던가?

근데 하고 나서보니 화가 불쑥 쏟았다.


"누구시길래."

"녀석. 눈치가 귀신이구나."


괜히 상대한테 칭찬을 받은 그는 얼떨떨한 얼굴로 상대를 마주 봤다.


"설..마? 박태일 초인?"

"부끄럽게 알아보다니."


서울 정부에 소속되어 있는 초절정의 경지에 있는 광명자 박태일이었다.

상대도 당연히 자기를 알아볼 거로 생각하고 말을 건 것이고 염혼수도 바로 알아봤다.


공식 행사에도 한 두 번 얼굴을 비춘 게 아니다.

그러나 이런 거물이 염혼수를 찾아온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았다.


"무..무슨 일로?"


말을 하고서 그는 번쩍 한 명을 떠올렸다.

이 정도 인맥을 끌어올 수 있는 인물은 한 명밖에 없었다.


"혹시 강현수님 때문입니까?"

"네 녀석 눈치가 빠르구나. 그러면 말이 더욱 빨리 통하겠군."


박태일의 밑에 절정고수만 몇 명인데, 그가 현수에게 관심을 둔다는 건 드문 일이었다.

염혼수는 그간 배운 게 있었다.


원래 이럴 때면 '혹시 현수란 자에게 은원이 있으십니까?' 라고 묻는 게 그의 습성.

하지만 그간 연속적인 충격상태로 무조건 반대로 말한다면 잘된다는 걸 알게 된 염혼수.

그는 빠르게 말했다.


"소개해 드립니까?"

"허어. 보통 나를 보면 그런 식으로 답변을 안 할 것인데?"


절정 수준의 고수들도 광명자앞에선 쩔쩔매기 마련.

그렇기에 그 속내를 알기 어렵다.

하지만 이 녀석 좀 쓸만했다.


"사실 몇.. 번 이런 적이 있어서 말입니다."

"있었다고?"

"아, 예. 저도 배우는 게 있어야지요. 가뜩이나 목숨이 여러 개도 아닌데."


염혼수가 어설프게 웃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박태일의 입가가 올라갔다.

현수란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 약간 감이 왔기 때문이다.


'악철훈 놈이 입이 마르게 칭찬하더니 어디 한번 구경 좀 해볼까.'


사실 초절정의 경지쯤 되면 세상사에 흥미가 떨어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박태일 초인 같은 경우는 다른 경우였다.

그는 중요한 건 밑의 부하들한테 떠넘기고 본인은 사람 구경을 해왔다.

물론, 악철훈이 누구에게 혼사 얘기를 할 성격이 아닌데 입방아를 찐 것도 이유긴 했다.


'악단아를 어렸을 때부터 봤는데 그 귀여운 아이를, 감히 어떤 놈팡이인지는 봐야지.'


여름 방학마다 박태일의 휴양 저택에 와서 놀고 가면서 생긴 손녀 같은 정.


"크흠. 소개는 됐고."


그런 이상한 놈팽이 말고 자신의 손자하고 엮어주는 게 어떠냐고 한판 떴던 박태일 입장에서 대놓고 가기는 그랬다.


"그러시면.."

"한, 일류 수준으로 숨을 것이니 네 밑으로 나를 껴서 소개하면 되겠구나."

"예???"


무슨 기행이란 말인가.

그리고 대체, 초절정에 영웅 같은 업적이 한둘 있는 박태일 초인이 뭐가 아쉽다고 정체를 숨긴단 말인가?

염혼수는 또다시 놀라고 말았다.


'내가 그런 사람한테...'


"그런데, 속이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누굴 말이냐? 악철훈? 그 녀석은 술법은 잘 몰라."

"아, 그게 아니라 강현수님을 속일 수 있을지.."

"....뭐라고?"

"아, 그게.."


염혼수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솔직히 박태일 정도면 방도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속으로는 찜찜했다.


이제 현수를 속인다는 것은...

목숨 세 개는 없다..!

염혼수 입장에서도.


"이 녀석이 지금 나의 역용술과 술법보다 그 놈팡이 녀석의 안목이 더 뛰어나단 말이더냐?"

"그,, 그게! 죄송합니다!"


화들짝 놀라며 사과를 하는 염혼수를 보고도 광명자는 영 떨떠름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니 대한 제국에서 광명자를 못 알아볼 사람이 드문데, 이런.. 일류 정도 되면 무공 좀 익혔다 싶은 녀석인데 이 정도 되는 녀석에게 평가를 밀렸다는 건 좀..

이런 일류 수준에 화를 내기도 거대한 자신의 평판.


"뭐, 보여주지."


삽시간에 그의 체격이 변했다.

체격 뿐만 아니라 얼굴도 바꿨고, 심지어 반박귀진이라고 하기엔 일류 수준으로 보일 정도로 수위도 작아졌다.


반박귀진은 그야말로 범인처럼 보이는 거라면.

박태일 초인 같은 경우는 정밀한 내공의 세밀함으로 억지로 맞춘 것.

염혼수도 이 정도 역용술이 가능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어떠냐. 이 정도라면."

"제가 알고 있는 역용술 수준이 아니군요!"

"그래, 이건 해랑분역술이다. 얼굴뿐만이 아니라 대상자의 신체 정보 모두를 비슷하게 만들지. 어떠냐 이 정도라면."

"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

"반박귀진 정도라면 쉽게 밝혀내시거든요."

"그 녀석 나이에 반박귀진을 밝혀낸다고?"

"아, 그래서 어렵다고 한 것입니다."

"허."


절정의 수준이라고 해도 보통 경지만 급격히 오른 경우가 많았다.

특히 반박귀진 같은 경우는 세월에 따른 경험이 쌓여야 하고 밝혀내는 쪽도 만만치 않은 경험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내 젊은 제자 중에 되는 놈이 있으려나?'


"어쨌든 이름은 신명화다. 그렇게 알아두도록."

"알겠습니다."

"나중에 넉넉하게 보상은 해줄 테니까. 음? 내 배포는 잘 알 거야."

"물론입죠."


서울 정부 직속의 최상위의 초인은 거의 특별의원에 가까웠다.

서울에 관련된 모든 법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었고,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야, 능력도 바쳐줘야 하지만 인기가 붙어서 선출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보상이 있을 거라고 하는 건 최고의 출세나 다름이 없었다.

그도 그럴게 대부분의 마수 사업은 결국 법안을 민감하게 통과해야 하니까 말이다.


#.


현수는 약간의 시간에 무공 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일단 한두필이 익히고 있는 흑사권과 암월지야표였다.

특히 암월지야표는 다양한 특제 암기술을 쓰는 무공으로 사실 한두필의 보조 무공으로 익히기 까다로웠으나..


'밑천 다 털렸군.'


현수는 삽시간에 그의 무공을 흡수했다.

지금이야 한두필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지만 한 달만 더 흘러도 승부를 알 수 없을 수준이었다.


그가 알고 있는 어떤 인간도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없었다.


공중에서 암기를 교환한 그가 바닥을 거칠게 밟았다.

현수도 곧 반대쪽에서 떨어졌다.

둘 사이로 암기들이 주르륵 떨어졌다.


현수가 말했다.


"암월지야표는 아무래도 양기의 무공엔 안 될 것 같은데."

"...!!! 이자식..!"


속으로 탄식이 나올 정도로 빠른 이해였다.

암월지야표의 최대 적수는 양기의 무공계열이었다.

물론, 그 약점을 숨기기 위해 최대한 드러나지 않게끔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막상 당해보거나 스승이 조언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


"잘 못 말했나?"

"....."

"게다가 암월지야표는 당문의 무공을 본뜬 것 같은데.."

"!!!! 당문 무공도 알고 있나?"

"아..니. 그게 정확히 아닌데."


당문 역시 재벌로서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그들의 무공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사실 한두필도 긴가민가했던 것이다.

현수도 그냥 점찍어 본 거긴 했다.


알고 있던 이유도 초기에 팽준호의 기연이 흘러왔을 때 그의 초대 가주의 기억을 엿봤기 때문이다.

초대 가주와 당문은 사이가 좋질 않아서 몇 번이고 손 속을 섞었고 그에 대한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제길 분하다. 하지만 네 녀석이라면..."


한두필이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을 때 저 멀리서 염혼수와 젊은 사내 하나가 걸어왔다.


"현수 어르신."

"어르신은 좀."

"그래도 저희 업계는 전부 이렇게 말합니다. 어쨌든 추가로 보충할 만한 믿을 만한 인재 한 명을 데려왔습니다."


현수가 소개한 낯선 사내를 봤다.

한 명 더 데려오라고 한 건 맞긴 하는데, 처음 보는 사내였다.


"신명화라고 합니다. 검을 조금 씁니다."


꾸벅 인사를 하는 사내.

현수는 그 인사하는 사내에게서 이상함을 느꼈다.


"아, 수준은 저랑 비슷한 일류입니다. 제가 한쪽에서 일선을 굴려서 경험도 제법 있습니다. 이번 거사에 요긴이 활약할 것입니다."

"그..래?"


현수가 미심쩍게 말하자 염혼수가 화들짝 놀랐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


눈이 마주치자마자 현수가 사업을 핑계로 염혼수를 따로 불러 한쪽으로 갔다.


염혼수가 바짝 얼었다.

그는 최대의 연기를 했다.

그러나 현수의 첫 마디가 그를 충격에 빠트렸다.


"초절정 고수는 왜 데려왔냐?"

"알, 알고 계셨습니까?"

"야, 목소리가 크다. 모를 수가 없지. 피부부터 찌릿찌릿한데."

"...."


염혼수는 초절정 경지의 박태일이 자랑하던 해량분역술이 어떻게 단숨에 간파됐는지 궁금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게 지금 있었다.


"...저도 협박당했습니다. 나쁜 뜻은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나쁜 뜻으로 보였다면 그 자리에서 분골쇄신했을 것입니다."


'퍽이나 하겠다.'


그래도 없는 인재 박박 긁어야 하는 게 현재 현수의 입장.

현수도 초절정의 신경을 건드릴 필요는 전혀 없었다.


"그럼 대충 들어보자 왜 날 찾아온 거야?"

"그..게."


대강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현수도 머리를 굴렸다.


'어쨌든 지금 전력 보강엔 아주 좋은데?'


그를 단숨에 알아채서 체면을 상하게 하는 것보다 적당히 속아 넘어가 주면서 일을 진척시키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상대는 박태일 초인이다.

법을 만질 수 있는 사람이고, 분명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되든 큰 장벽이 되든 할 것이다.


현수는 대략 마음을 정하고 염혼수와 같이 돌아갔다.


"신명화라고 했지? 잘 들었어."

"협을 행하신다고 들어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띄우는 신명화를 보고 현수도 간담이 서늘했다.

현수도 대강의 얘기밖에 듣지 못해 그저 관찰하러 왔다는 것만 들었을 뿐.

그가 악철훈의 친우로 악단아의 혼사 시도로 화가 나 왔다는 내막은 몰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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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업드려 23.08.08 368 6 8쪽
5 뇌전도 23.08.07 428 8 9쪽
4 기연 23.08.07 508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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