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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조종하는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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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04 18:08
최근연재일 :
2023.08.23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716
추천수 :
107
글자수 :
75,924

작성
23.08.08 17:30
조회
368
추천
6
글자
8쪽

업드려

DUMMY

거친 마찰음이 들려오며, 현수의 도와 상대의 검이 서로 얽혔다.

신경전의 순간에서 사내는 결국 현수의 수준에 감탄했다.

현수의 오호단문도는 완벽했으며, 다섯 개의 호랑이가 각기 다른 색을 뽐내면서 그의 원수와는 비교도 안 되는 기교와 기세를 보였다.


"제기랄!"


그가 그나마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내공 때문이었다.

내공이 그에게 상당히 유리했지만, 현수의 기교는 빈틈이 없었다.

그는 현수가 마치 혈족 중에 혈족인 것처럼 느꼈다.

그가 봐왔던 건 가짜 혈족들.


수없이 생사를 건넌 강혁.


그는 이를 갈며 현수의 믿기지 않는 재능에 전율했다.

현수는 분명히 힘들어하는 모습이었으나, 끝없이 이어지는 일격은 하나 같이 치명적이었다.

빈틈이 없고, 하나의 벽처럼 느껴지며, 도망칠 구멍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지라고! 내가! 너의 이름을 알려줘라! 팽우림에게 전해..."


상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현수의 도검이 그의 머리에 작렬하였다.

상대는 허수아비처럼 쓰러졌다.

상대가 쓰러지자 현수도 비오듯 땀이 흘렀다.

분명히 강자였다.


'어떻게 한 거지.'


이름을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주려고 했는데, 몸이 멈추질 않았다.

그 정도로 그의 몸에 베인 무언가는 분명했다.


'팽준호의 연습량이 아닌 것 같은..'


확실한 건 모르겠다.

그저 추측할 뿐이었다.

현수는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숨을 돌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의 검을 챙기고 품에서 비급을 발견한 현수는 사람들이 모이는 걸 느꼈다.

갑작스런 주의를 피하고자 현수는 재빠르게 자리를 떠나 조용한 곳으로 이동했다.


지금까지의 전투와 경험을 복기하려 했다.

현수의 눈앞에는 그 전투의 기억이 떠올랐다.


'장난 아니었네.'


몸에는 근육통이 조금 있었지만, 전체적으론 멀쩡했다.

약국에서 파스라도 사와서 발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내공, 건곤심법이 5성을 넘어서게 된 것은 이번 사투로 인한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 기운은 단전에 머무르고 있었다.

건곤심법을 통해 천천히 그 기운을 순환시키려 했다.


건곤.


팽씨 세가의 내공, 그 특별한 개성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아까는 급한 대로 막 돌아다니더니 지금은 의지한 대로 천천히 순환했다.

얼마 전까지는 그저 아무것도 아닌 현수였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 보였다.

이것이 무공.

힘.

그들이 누리고 있는 것.


"다 부서졌네."


현수가 구입한 도검은 날이 빠져 있었다.

솔직히 좋은 건 아니었다.

좋은 도는 몇억씩 하기에, 그는 연습할 겸 하나 산 것이었다.

이제는 균열까지 일어나 부서지려 하고 있었다.

아마 다음번 전투면 부서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검을 챙겨온 것이다.


'이름 좀 빨리 물어볼 걸. 그랬나.'


갑자기 아까 상대가 궁금했다.

그 정도로 나름 이름이 있는 인물은 확실했다.

그의 검만 봐도 가격이 있어 보였다.

현수는 그의 검을 들었다.

몇 번 휘둘러 본다.

아까 전에는 자신의 목을 노리고 왔던 그런 검이 지금은 자신의 손에서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검으로 오호단문도를 펼쳐봤지만, 그럭저럭이었다.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아 아쉬웠다.

허공을 가르는 오호단문도의 초식을 연습하면서, 현수는 그에게서 얻은 비급을 봤다.


백사탄공(百蛇探攻).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격한다라. 그래서 그렇게 지독했구나.'


현수는 그의 무공을 보고 이해했다.

그 정도로 상대의 무공은 강했다.

다만 약점을 노려야 하는데, 현수가 습득한 오호단문도에는 약점이 보이지 않았던 것.

그렇기에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유리했는데도 별다른 반격 없이 당했던 것이다.


'이렇게 하는 건가?'


현수는 백사탄공의 첫초식을 펼치며 중얼거렸다.

무난히 진행되는 백사탄공.


공격로는 다양했다.

그어진 각 선은 복잡한 검로을 만들었고, 그 중심에는 현수가 서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막대한 수련양과 얻은 경험으로 가능했다.

본능적으로 그려진 검로는 마치 숙련된 자와 같았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마지막 초식까지 완성됐다.

현수의 눈에는 만족스러움과 동시에 고민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이건 가격이 좀 되겠는데.'


비주류가 쓰는 검법이었지만 가치가 커 보였다.


현수가 팽준호에게 연락을 걸었다.


"무.. 무슨 일이지?"

"처리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


얘기를 듣고 팽준호가 놀랐다.

그리고 얼마 후 "알았다"라고 대답하며 통화가 끝났다.


팽천그룹의 힘을 이용해 그냥 넘어가는 것은 쉽다.

근데 어차피 제대로 드러나지도 않을 수도 있고, 대한제국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정신조종의 힘.

상단전의 미묘한 반응은 느껴졌다.

분명히 팽준호에게 금제를 거는 것이었다.

지속적인 상단전의 힘이 든다는 사실.

계속해서 상단전에 도움이 되는 단약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팽준호는 노심초사했다.

현수의 목적에 대해서 알 수가 없었으며, 그렇다고 해서 함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금제 때문이었다.

현수에게 속해져서 그의 힘이 실시간으로 드러나니 어쩔 수 없었다.


"피곤하십니까?"

"술을 좀 마셔서 그런가. 그보다 일이 하나 있어."


며칠이 흐른 후, 뉴스 한 줄조차 안 올라오는 것은 팽가의 힘이 작용한 것임을 현수는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팽준호가 훈련하면 자신도 강해지는 것이었다.

따라서 팽준호를 극단적으로 훈련시키기로 결심했다.


현수는 팽준호를 부르기 위해 전화를 걸었고, 팽준호는 사업 때문에 바쁘다며 거부했다.


"무슨 일인데?" 현수가 물었다.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신규 사업, 그리고 회사 내 여러 부서와의 협력을 위한 중요한 회의가 잡혀있다. 이건 나중에..."

"이리 당장 와라."


팽준호는 전화를 끊고 금제의 영향을 받아 강제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의 비서가 놀라 물었다.


"어디가십니까?"

"회의는 취소다."

"아버님께서는...?"

"급한 일이 생겼어."

"전해드립니..까?"


비서가 말을 끊었다.


"전해드려.."


팽준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팽준호의 아버지 팽기철.

그야말로 폭군, 노호성의 대가였다.

그런 아버지의 명령을 듣지 않고 어딘가를 가겠다는 건, 마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것과 같은 짓이었다.

솔직히 팽준호도 다리가 덜덜 떨렸다.

그러나 현수의 명령은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있었다.



현수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정신 조종의 명령 중엔 팽준호의 목숨을 끊는 것도 있었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명령을 거부하는 건 두렵지만, 현수가 더 두렵다는 것은 현실이었다.

팽준호가 모든 걸 내팽겨치고 말했다.


"차를 준비해."

"운전사 준비시키겠습니다."

"아니, 필요없어."


'무슨 말이지?'

비서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운전사 없이 직접 운전하는 건 드물었다.


'여자라도 생긴 건가?'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 없었다.

팽준호가 전용 엘리베이터로 뛰어올랐다.


‘저 정도로 급하다고?’


비서의 말문이 막혔다.

모든 임원들도 어이없어했다.


"아무리 사랑이 좋다고해도, 회장님의 분노는 어떻게 할거요?"


임원 중 한 명이 물었다.


"좋을 때야...하지만 회장님을 그런 걸로 무시한다면, 우리 모두 어떻게 될지..."


다른 임원이 대답했다.




그리고 도착한 장소는 신림동의 한 원룸촌이었다.

그곳에 온 슈퍼카를 보고 사람들이 놀라보았다.

거기서 내린 팽준호는 화를 냈다.


"시발. 날 부른 이유가 뭐냐."

"시발? 업드려 뻗쳐."


현수의 명령이 떨어지자, 팽준호는 곧바로 업드려를 시작했다.


"자 하나 하면 구령외치면서 하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팽준호가 곧바로 업드려 뻗쳐가 되었다.

현수가 하나를 외치자 팽준호는 우렁차게 하나를 외쳤다.


"와 저거 얼마짜리임? 놀람."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저런 사람을 부리는 거야? 저 사람은 누구야?"


다른 사람이 귓속말로 물었다.


그들의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은 일상에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슈퍼카를 몰고 온 재력있는 사람이, 한 마디에 복종하며 업드려를 하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현수는 냉정하게 팽준호를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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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너의 훈련 23.08.08 323 5 8쪽
» 업드려 23.08.08 369 6 8쪽
5 뇌전도 23.08.07 428 8 9쪽
4 기연 23.08.07 508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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