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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정신조종하는 각성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04 18:08
최근연재일 :
2023.08.23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725
추천수 :
107
글자수 :
75,924

작성
23.08.04 18:15
조회
666
추천
10
글자
8쪽

첫 번째 시도

DUMMY

그는 팽천 그룹의 노예였다.

대한제국이 설립되고 팽천 그룹은 그때부터 가세가 기운 적이 없었다.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 힘으로서 지배됐다.

팽천 그룹의 상층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현수가 알 방법은 없었다.

현수의 직업은 청소부였다.


그날도 현수는 열심히 물걸레질을 하는 중이었다.

흔히 말하는 각성자.

정석이 아닌 예외적으로 자신의 힘을 깨우치는 자들이 존재했다.

그들은 각성자라고 불렸고, 대부분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한 마디로 복권에 당첨된 거나 다름이 없었다.

물론 각성자라고 해도 천차만별의 결과를 가지고 있었고, 안 좋은 의미로도 그러했다.


현수는 후자라고 생각했다.


‘정신 조종이라고 해도 당장에 뭘 할 순 없지.’


당장에 센터에 가서 각성자라고 등록을 하고 매물에 올라간다고 해도 이런 능력은 검증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들이 투입되는 괴수 사냥에는 정신 조종이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이왕이면 단단해진다거나 무공 하나 던져주면 안 됐나?’


각성자로 유명한 고석력 같은 경우는 심플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냥 단단해질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외공 몇 개 더 배워서 급성장해 상층부로 신분이 뛰어올랐기에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있고 유명했다.


그랬다.

세상은 사실 무공이 더 중요했다.

팽천 그룹의 팽씨 일가가 당당히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공 때문이었다.


다른 그룹도 마찬가지.


어쨌든 그가 맡고 있는 층은 상당히 넓었다.

이 층을 전부 하려면 오후 내내 꼬박 걸릴지도 몰랐다.

현수는 한숨을 쉬었다.


퇴근하면 어떻게든 정신 조종 능력을 가지고 돈을 벌 수 있을지를 생각해볼 예정이었다.


‘걸리는 것도 좀 있고.’


각성자가 되고 나서 현수는 미약한 내공의 움직임을 깨우쳤다.

사실 이게 뭔지 잘 몰랐지만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알았다.

각성자들은 이레귤러답게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야 하는 내공 수련 과정을 건너뛰어도 되는 점이었다.

자동으로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현수도 손쉽게 내공의 존재를 알아차렸다.


다만 문제라고 한다면 현수의 내공이 보통 존재하는 하단전이 아니라 상단전에 있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각성 능력이 특이해서 그런 것 같았고, 그가 대략적으로 느끼는 위화감에 의하면 상단전을 개방하면 위험한 것 같았다.

물어볼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겠지만, 각성자에 대한 정보는 보통 그들끼리 독점하고 있고 최소한 정부에 등록을 해야 했다.


그래서 솔직히 망설여지는 건 사실이었다.

상단전을 괜히 썼다가 일이 잘못되면 회복할 수 있을만한 돈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넓네.”


현수는 물걸레질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걸레질을 하는데 거센 소리가 나오며 사람들이 쏟아졌다.

어딘가 한 두군데 맞은 듯한 얼굴한 자들이 세 네명이 우르르 나왔다.


“나잇값좀 하란 말이야!”

“논 게 아니라... 그.”

“그래서? 멍청한 놈들 다들 그대로 엎드러 뻗쳐서 나에게 열 대씩 맞고 싶냐?”

“죄송합닏..”

“안되겠다 네가 대표로 맞자.”

“예?”

“아니면 전부 해고야. 그대로 나가.”


팽천그룹의 후계자중 하나인 팽준호였다.

어쩔 땐 착하기도 한데 한 번 꼭지가 돌면 망나니가 돼서 그걸로 이름이 높기도 했다.


‘하필 내 당번때.’


팽천그룹의 노예 신분인 현수와 팽준호는 그야 말로 천지차이의 신분이 있었다.

각성자 등록을 한다면 조금 낫기야 하겠지만 그래봤자였다.

팽준호는 팽천그룹의 계승권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야! 거기 너!”


팽준호가 분명히 현수를 가리켰다.

현수는 물걸레지를 싹싹 열심히 했지만 불가능했다.


“너 이 새끼야, 거기 물걸레질 하는 새끼.”

“....말씀하세요.”

“너 이리로 와. 그 마대자루 가지고.”

“...!!”


세 명의 중년 남자들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씨바, 이게 딱 좋네, 착 감기고 씨바.”


팽준호가 마대 자루를 거칠게 빼앗았다.

현수는 그대로 처박혔다.

팽준호의 내공은 그의 나이 대의 각성자들에 비하면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았다.

그야 어렸을 때부터 좋은 거 다 처먹고 팽씨 가문의 혈통도 있는데다가 수련도 체계적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얻은 막대한 내공.

이런 사소한 일에도 그의 기운이 새어 나올 정도로 그의 내공은 제법 훌륭했다.


어쨌든 마대 자루를 뺏은 팽준호가 말했다.


“금방 금방 끝나.”

“알, 알겠습니다.”


중년의 남자가 그대로 업드려 뻗쳐 자세를 했다.

봐주는 거 없이 마대 자루가 내려쳐졌다.

살벌할 정도로 여덟대가 들어가더니 마지막 횟수에 부러졌다.


“크허헉.”

“연기 하난 잘해, 제대로 맞지도 않은 게 야, 데려가.”


두 명이 고개를 숙이고 쓰러진 중년을 데리고 질질 끌고 갔다.

팽준호는 분이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팽준호가 지금 폭주하는 것도 사실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팽천그룹은 현재 위기였다.

대규모 소송도 걸려 있었고 대내외적으로 사업도 적자 난 게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게다가 팽천그룹보다 체급이 큰 남궁그룹이 팽천그룹의 적이었다.


엉거주춤 있는 현수.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라고 그걸 펑크내? 빌어먹을.”


화가 풀리지 않은 팽준호가 현수를 걷어찼다.

엄청난 힘.

중년 사내들한텐 힘을 조율하더니 현수를 찰 땐 안 봐주고 후려쳤다.


순간 별이 보이고 피가 울컥 쏟았다.

그들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지만 현수는 팽천그룹의 노예, 월급도 작고 딱히 이곳을 벗어날 수 없는 신세다.

따로 몸값을 지불하면 노예 신세야 벗어날 수 있지만 그럴 돈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얼마든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존재, 그게 현수의 신분.


“야. 너 이름 뭐냐.”

“현..수.”

“현수? 현수야. 죽을 것 같냐?”


복부가 아파서 말할 힘이 없는 현수가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자, 여기 네가 좋아하는 거다.”


팽준호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 한 장씩 현수의 머리에 뿌렸다.


“어서, 일해서 노예라도 벗어나야지.”

“....”

“한 십년 걸리려나. 거기에 보태라.”


현수의 머리에 돈이 쏟아졌다.

팽준호가 일어서서 걸어갔다.

현수는 첫 대상을 팽준호로 하기로 결심했다.

현수가 말했다.


“야. 팽준호 망나니 새끼야.”

“뭐라고?”


팽준호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현수에게 다가왔다.

몸에선 살벌한 기운이 흘렀다.


하지만 현수도 의기는 지지 않았다.

머리를 세우고 그를 똑바로 쳐다본 것이다.

약간의 피가 묻어있지만 실로 깡다구가 있는 자세였다.


‘뭐지 이 새끼.’


팽준호가 갑자기 위화감을 느꼈을 때, 현수의 상단전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그에게 쇄도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허억..! 저게 뭐야!’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압도적인 기운은 팽준호가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초인들도 비교할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젠. 젠장. 대체 넌 누구..”


그 말을 끝으로 팽준호는 얼어붙었다.

그는 [정신조종]당했다.

그리고 현수는 정신조종이 성공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능적으로.

식은땀이 머리에서 흘렀다.


‘잘 됐군. 운이 좋았어.’


상단전에 부담이 간다는 것은 이것으로 확신했다.

지식이 부족한 현수로서는 현재 상단전에서 부담이 된 일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지만, 느낌상 이건 위험한 길목을 건넌 느낌이었다.


어쨌든.


현수는 팽준호를 쳐다봤다.

정신 조종이 걸렸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이게 뭐야! 무, 무슨 짓을 한 거야!”

“어이, 팽준호.”

“뭐..뭣?”

“차렷.”

“....!!!”


팽준호는 그대로 부동 자세로 차렷 자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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