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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정신조종하는 각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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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04 18:08
최근연재일 :
2023.08.23 12: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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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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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글자수 :
75,924

작성
23.08.1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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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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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금제

DUMMY

"그래서 어떻게 한 거지?"


한두필이 현수에게 물었다.


"뭘 말이지?"

"천해악사를 어떻게 꼬드겼느냔 말이다."


사실 현수도 몰랐다.

메시지를 보내기는 했지만 실로 간단한 내용이어서.

현수가 침묵을 지켰다.


"큭. 그런가. 내가 경솔했군."


아직 현수에게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 한두필은 곧바로 납득했다.

게다가 애초에 흑사파의 머리로 철저히 위장된 천해악사의 존재는 한두필도 몇 번 만나본 적이 없었다.


교활하다고만 알고 있었을 뿐.

그런 뒷세계에서 오랫동안 똬리를 틀어온 능구렁이를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아마 자신 같은 무식한 놈에게 설명해봐야 이해하지도 못할 거였다.


그가 알고 있는 건 주먹.

그리고 주먹이었다.


"그렇게 알고 싶다면."


한두필이 손을 들었다.


"아니다. 어차피 이해하지도 못할 것. 나는 바둑 싸움은 영 흥미가 없다."

"...."

"너는 나를 쓰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내 부탁을 하나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현수는 살짝 그게 가능할지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일단 그를 부른 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대체 그 녀석이 갑자기 왜 그런 거지?


그리고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들을 추리해본 결과 현수가 한두필에게 물었다.


"천해악사가 두려워하는 자들이 있나?"

"흠. 그 녀석이 두려워하는 거라면 조선 황실과 서울 정부에 고용된 초인들 그리고 천마로군."

"...!"


설마 저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 건가?

그리고 흑사파가 천마와 관련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천마와 관련이 있다면 조금 신중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흑사파를 처리하면 천마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는 거고, 그건 현재 현수로선 썩 좋지 않은 일이 될 터였다.


"천마가 흑사파의 일에 신경을 쓰나?"

"천마는 그런 일 따위 하지 않는다!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한두필은 천마의 이름을 듣자마자 신중한 얼굴로 접근하는 현수를 보고 안심했다.

가끔 정신 나간 것들은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나대다가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확실히, 이 녀석은. 함께할만하다.'


한두필은 마음을 점차 굳었다.

분명히 저 표정 안에는 그가 상상할 수도 없는 수많은 바둑판이 돌아가고 있을 터.




하지만 현수는 진지하게 도망칠 생각부터 하고 있었다.



#




여전히 낚시 중인 천해악사.

그는 담배를 뻑뻑 피우며 심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유 사장의 배가 다시 한 번 지나갔다.


"강 사장님. 요즘 변고 있습니까? 얼굴이 좀 안 돼 보입니다!"

"유 사장. 물고기 참 안 낚이는구려."

"강 사장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결국에 잡아내는 게 낚시꾼 아니겠습니까? 저는 출장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음에 술 한 번 합시다. 내가 살 테니까."

"오 좋습니다. 강 사장님."


사라지는 유 사장의 낚싯배.

그리고 곧 접근하는 또 다른 작은 배.

검은 신형이 순식간에 타고 올라가 강 사장 뒤에 섰다.


"천해악사님. 부르셨습니까."

"후우... 그래. 이런 제길 담배가 떨어졌군."

"여기 있습니다."


아주 드문 일.

암흑가를 주름잡고 재단하는 천해악사가 자신의 담배가 떨어지는 줄을 모르고 피어댔다는 건 정말 드문 일이었다.


"녀석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명단은 제가 보냈습니다."

"그랬지. 근데 이것 좀 봐라."


강사장이 평범하게 자신의 낚시와 관련된 일상을 올리는 소셜계정.

그 소셜계정은 그래도 팔로우 5000명이나 되는 은근히 보는 계정이다.

그곳에 와있는 낯선 메시지 하나.

그걸 확인한 천종영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이건."

"그래, 명단을 보냈는데도 만족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나운 말투로 다음 협조를 요구한다.


"설마."

"그렇지.. 분명 황실, 초인, 천마 중 한 명이겠지."

"...너무 과한 생각은.."

"이런 멍청한 녀석! 이 천해악사의 은신을 간파하고 내가 흑사파의 연임 장로라는 걸 알고 있으며 흑사파의 사장단이나 알고 있을 법한 사건을 알고 있는 게 대체 누구란 말이더냐!!"

"그..그건."

"너라면 날 상대로 명단을 넘겼는데도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겠나??"

"절대 아닙니다. 저라면 명단부터 의심했을 것입니다."

"뭐라?"

"죄송합니다."


천해악사는 그간 흑사파를 종횡하면서 쌓아올린 위명이 있다.

오죽하면 별칭에 악자가 붙었을까.

뒷 세계의 이름 좀 있다 한 녀석들은.

천해악사가 누군진 몰라도 천해악사의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었다.

그 정도로 장기적으로 천해악사의 집요한 암살과 사보타주를 버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치 그것을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말투.


"분명히 놈이다."

"어떤 분을?"

"놈이란 말이다! 놈놈놈."

"....."

"나를 정리하려고 빌미를 잡고 있다. 왜지? 왜인 것 같나? 보내고 있는 뇌물이 부족하진 않았을 것인데."

"그러시다면 한 번 이번 일을 수락하시면서 사람을 심어 알아보시는 게?"

"그렇게 해야겠군."

"그럼 어떻게 그들을 모을까요?"

"담합회나 열지. 그리고 여기서 내 후계자를 발표한다. 이 정도면 의심하지 않고 전부 올 터."


자신을 바치려고 했던 녀석들을 정리하고 동시에 최상층의 인물에게 자신과 자신의 후계자를 각인시키려는 방법.


"후계자가 없으시지 않습니까?"


후계자를 만들면 괜히 위협이 된다.

천해악사는 그런 위험한 짓을 하지 않았다.


"네가 하면 된다."

"그, 그렇습니까!"

"너무 기뻐하지 마라, 아직도 너를 시험 중이니까."

"분발하겠습니다!"


천종영이 감동하며 머리를 숙였다.


'저 녀석 적당한 시기에 처리해야겠군.'


천해악사는 그렇게 생각하고 현수에게 답장을 보냈다.



#.




"그래서, 약간 조급한 면이 있지만, 이들이 일시에 모일 때 이곳에 잠입한 우리가 모든 장로와 모인 사장단을 공격한다."


설명을 들은 팽준호는 입을 쩍 벌렸다.

아니 하북에 있는 가문의 비정에 다녀오는 동안 일이 진행돼도 너무 진행됐던 것이다.


물론 현수의 심계와 실력을 마음속에 인정하고 있던 팽준호도 고작 비행기 타고 다녀올 시간 벌어지고 진행된 일들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밖에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천해악사를.. 알아내다니."

"팽준호 너도 아나?"

"천해악사를 모르는 게 이상하지."

"그리고 저 염혼수란 녀석과 인사해라."


염혼수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가 기다렸다는 듯이 팽준호에게 다가왔다.

팽준호 역시 젊디젊은 사람.

그런 상황에서 염혼수는 옛적의 버릇이 나오고 말았다.


"염혼수라고 한.."

"팽준호라고 합니다."


말을 천천히 하는 염혼수와 다르게 팽준호는 자기의 석자를 빠르게 말했다.


'팽준호?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같이 밑에서 일하게 돼서 좋군요."

"설마 팽천그룹의 팽준호입니까?"

"아, 예. 근데 어디 가서 그런 말은 하면 안 됩니다. 물론 여기까지 오셨으니 입이 무거우실 겁니다만."

"아, 괜찮아. 얼마 전에 목숨 빚을 갚겠다고 죽겠다는 걸 내가 살려놨어."


염혼수의 등골에서 식은땀이 또 흘렀다.

아니, 대체 저 사람은..

팽천그룹의 팽준호면 악바리로 사업을 일구는 자신과 다르게 최상위 포식자중 하나였다.

마수 사업의 납품 상당량이 팽천그룹에 빨려 들어간다.

염혼수도 팽천그룹의 이사들에게 숱하게 로비를 했었다.

그런데 그곳의 자제라니.

게다가 팽준호라면 그 소문의 개망나니였다.

조금이라도 밑 보였다간 팽준호에게 찍히든지 아니면 현수에게 잘못된 정보가 갈 수도 있었다.

현수의 벽력장을 맞아본 그로서는 가장 생각하기 싫은 가정이었다.


"형,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염혼수가 갑자기 소리치며 말했다.

나이가 어린대도 불구하고 염혼수는 극구 팽준호를 형님이라고 하겠다고 주장했다.


먼저 현수에게 일했으니 그래도 된다는 것.


"그보다 염혼수가 자신의 사업을 나에게 기부하고 본인은 부사장으로 돼서 말이야."

"..!!!!"

"팽준호 네가 좀 곁다리로 사업 좀 관리를 같이 해줬으면 좋겠는데. 나는 회사 자문위원 정도로 할까?"


팽천그룹의 자제가 사업의 사장 타이틀로 들어온다?

염혼수의 얼굴이 밝아지고 곧바로 인사했다.


"잘 부탁합니다. 사장님."

"아니 나도 좀.. 겨우 자유롭게 살고 있는데."

"그래?"

"그러면 잠깐 좀 하다가 내 사람 박아도 되겠지?"

"믿을 만해?"

"아, 물론. 아버지 사람이 아니라 내 사람이니까."

"알았다."


염혼수가 가지고 있는 중소 규모의 사업체는 다섯 개.

관리하려면 아무래도 빡쌔다.

하지만 돈줄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했다.


"염혼수 둘이서 할 말이 있으니까 잠깐 나가 봐."


염혼수가 나가고 팽준호와 둘이 남게 된 현수.

아무래도 염혼수를 내보냈으면 혼원벽력신공의 성취의 확인과 그간의 있던 정보를 교류해야 할 터.


팽준호는 벌써 한두필이 해낸 일들에 대해서 언짢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신나게 혼원벽력신공을 어디까지 성취했는지를 으쓱하며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5성에 도달했다. 물론 오랫동안 단련해온 심법과 신공들이 호환이 있어서 이렇게 된 거긴 한데."


그는 짐짓 이렇게 말하며 현수의 반응을 살폈다.


현수가 손바닥을 올리더니 같은 혼원벽력신공을 펼쳤다.

벽력장을 이르게 되는 거대한 기운이 콩알만 하게 작아졌다.


"?!!!!!!!"

"너희 가문에 실전된 벽력장이지. 그리고 이건 혼원벽력신공 12성이 돼야 달성할 수 있는 경지다."

"설마 절정에 올랐나?!"

"올랐지."


반박귀진을 하고 있던 현수가 기운을 풀자 의식의 크기가 넓어졌다.

그 찌릿함에 팽준호가 감탄했다.

각성자라면 다섯 배나 되는 효율의 차이가 있을 텐데.

그걸 어떻게?

그것보다도 이 짧은 시간에 했다는 게 더 의문이었다.


"불, 불가능.. 내가 준 모든 단약은 그 정도의 효과가.."

"나도 운이 좋았다. 정확히는 설명이 안 된 달까."

"......"


잠깐 뜸을 들이던 현수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너에게 걸린 금제를 해제할까 하는데."


현수도 물론 고민했다.

일단 팽준호가 딴 맘 먹으면 팽천그룹 전체와 상대해야 했다.

그렇게 되면 어디 제국 변두리에 가서 운신하다가 다시 시작해야 할 거였다.

하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작전을 짜려면 상단전의 여유분을 남겨두는 게 좋았다.

지금 한두필과 함께 팽준호에게 거의 다 쓰고 있었기 때문에 여유분을 만들어 흑사파 담합회에 쓴다면 좋은 작전이 될 수 있을 터.


"....."

"그런가. 역시 나에게 복수할 셈인가? 그렇다면 이건 어떻지. 나도 너의 가문에 해준 것이 꽤 있는데 실전된 가전 무공도 복원해주고...."

"어째서냐! 난 해제를 거부한다!"

"?"

"한두필 놈이 그렇게 조언하던가? 이제 나는 쓸모없다고?"

"아니, 그게 아니라."


현수도 당황했다. 아니, 지금까지 이 갈고 있던 거 아니었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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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천해악사 23.08.13 217 5 11쪽
11 급성장 23.08.12 249 6 9쪽
10 혼원벽력신공 23.08.11 268 6 9쪽
9 기부해 23.08.10 262 6 9쪽
8 습격 23.08.09 288 7 11쪽
7 너의 훈련 23.08.08 323 5 8쪽
6 업드려 23.08.08 368 6 8쪽
5 뇌전도 23.08.07 428 8 9쪽
4 기연 23.08.07 507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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