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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정신조종하는 각성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04 18:08
최근연재일 :
2023.08.23 12: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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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3
추천수 :
107
글자수 :
75,924

작성
23.08.2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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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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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담합회

DUMMY

모두 흑사파의 사람으로 변장한 상태.

일단은 한두필의 부하로 되어 있다.

한두필이 말했다.


"현수야 잘하겠지만 너희들 방해하면 곧바로 끝내 버리겠다."


한두필이 팽준호와 염혼수 신명화를 보고 눈알을 부라렸다.


주눅이 든 염혼수와 달리 신명화는 싱글벙글했다.

한두필은 신명화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원래라면 저런 녀석은 절대로 이런 거사에 참가시키지 않았다.

안면이 트이지 않은 녀석하고는 손을 잡지 않는다.

그게 그간의 뒷세계에서 살아남으면서 세워진 그의 원칙이었다.

그리고 이런 원칙으로서 숱하게 목숨을 건졌을 뿐만 아니라 나름의 승승장구했던 한두필은 정말로 그 원칙을 여전히 신봉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가시켜.'

'뭐라? 내가 그렇게 설명했는데도.'

'참가시킨다.'


현수가 그렇게 말하자 한두필이 입을 다물었다.

사실 그의 각성 능력으로 동의를 강제한 건 아니었다.

그냥 한두필이 입을 다문 것이었다.

그의 원칙을 어길 정도로.

그 정도로 현수가 두 번이나 참가시킨다고 말을 한 것으로 보아 굳이 토를 달 필요가 없었다.

천해악사를 단번에 찾아낸 괴물.

그런 녀석이 그런 간단한 룰을 이해하지 못하고 신명화같은 낯선 자를 초대했을 리가 없었다.


한두필은 자신도 모르게 대꾸하지 않았다.


고집불통이라는 평가에 절정임에도 흑사파 상무에 머무를 수밖에 없던 이유, 그는 윗사람에게 의견을 막 날리는 자였다.


끽.


차가 잠시 멈추고 차량 문이 슬쩍 열렸다.

한두필이 얼굴을 비췄다.


"한, 한두필 상무..!"

"노동명이, 한두필이도 왔다고 전해드려라."

"부상이 심하다고 들으셨.."

"사정이 있었을 뿐이다."

"그나저나 저기 옆에 있는 자들은요?"

"내 얘기 못 들었나?"

"대략적인 것밖에 못 들었습니다."

"습격에 죽었다."

"아.."

"이 녀석들은 그동안 모아온 녀석들이다. 앞으로 내 직속으로 활약할 녀석들이지."


그리고 그의 눈이 빠르게 남은 인원을 살폈다.

그 역시 일류 수준.

따라서 나머지 셋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지만 한 명에게 멈췄다.

현수.

현수의 경지가 전혀 짐작되지 않았다.

게다가 보조좌석.

즉, 한두필의 오른팔이 됐다는 뜻인데.


'경지가..? 설마?'


노동명은 한두필을 십 년 넘게 봤었다.

그가 좀 어색하다는 것쯤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즉, 그는 누군가를 신경 쓰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야 지금 상황에선 딱 한 명밖에 없지 않은가.


노동명이 슬금슬금 현수를 봤다.

현수가 노동명에게 말했다.


"노동명씨 반갑습니다. 강현수라고 합니다."


현수가 악수를 걸고 노동명이 맞잡은 순간 그는 위화감의 정체를 확인했다.


'절정.'


숨길수 없는 기운이 그의 손목을 타고 올라왔다.

이런 절정의 고수를 담합회에 그냥 들이는 건 분명 문제가 있었다.

안쪽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이어지는 현수의 전음에 그는 꼼짝할 수도 없었다.


'일을 망치지 마라.'


현수의 대답이 노동명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알고 있다?

사실 이 담합회는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노리고 있는 형국.

현수의 대답에 한두필을 보던 그가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안,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그가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 되어 말했다.

현수와 손을 잡았던 그는 현수가 한두필보다 고수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한두필의 성정을 알고 있으니 현수의 신분이 자연스럽게 추측되는 것이다.


통과를 시키라는 신호를 보낸 뒤 창문이 닫히기 전에 노동명이 재빨리 얼굴을 대고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오해를 사고 싶진 않습니다."

"알았다."


현수가 그렇게 말하자마자 창문이 닫혔다.

차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안에 있던 탑승자들 모두가 놀랐다.


무슨 말을 했길래?

솔직히 이건 신명화로 위장하고 있는 박태일 초인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짧은 전음이 한 번 갔다.

그리고 나서 처음 보는 사내가 갑자기 저자세를 취한다는 건 사실 어려운 일이었다.

주먹이나 실력행사로 상대를 압박했으면 모를까 별것도 없지 않았는가.


한두필도 궁금한 모양이었다.


"어떻게 했지?"

"운이 좋았지."

"...."


현수가 시원하게 말했다.


"그에게 일을 망치지 말라고 한 마디 던졌을 뿐이야."

"그걸로?"


노동명을 알고 있는 한두필은 바로 강하게 반문했다.

그 정도 답변, 특히 전음으로 날렸다는 건 오히려 그를 자극했을 텐데.


"천해악사가 대규모 명단을 넘기고 담합회를 열었을 때 이들이 순수하게 담합회에 참석하겠나? 안 그래도 악명 높은 녀석들인데."

"....!"

"분명히 각자 속뜻을 가지고 모였을 거란 말이지. 분명히 끝에는 천해악사지만, 순순히 이들이 모였을 리도 없고."

"그러면 아니었다면?"

"아니면 아닌 거지."


그러기엔 망설임이 없지 않았나.

현수는 손쉽게 상대의 정신을 장악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온 자신감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것으로 확신한 사실이 하나 정해졌다.


"아마도 천해악사도 노려지고 있는 모양이로군."

"....!!!!"

"....!!!!"

"....!!!!"


현수가 그렇게 단정 짓듯 말하자 모두가 현수를 바라봤다.


초기에 작전 설명을 했을 때 없었던 내용.

그렇기에 현지의 상황에서 순식간에 숨겨진 베일을 밝혀낸 현수의 상황 해석 능력은 박태일 초인을 감탄하게 했다.

절정에 오른 놈들일수록 머리가 굳는다.

하지만 이 녀석은.


분명히 물건이었다.



안쪽으로 차량이 들어가고 잠깐의 여유시간 동안 현수는 빠르게 작전을 변경했다.

그리고 변경된 작전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 이들 또한 황당했다.

특히 내막을 알고 있는 한두필과 팽준호는 끄덕거렸지만 염혼수와 신명화로서는 현수의 계략이 끝이 보이질 않았다.


'이 자식. 대체 몇 수를 앞 본 거냐?'


박태일 초인은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작전이 먹혀들어가든 먹히지 않던 적어도 한가로이 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현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흑사파 내부 간부를 매수하고 있었다는 게 됐다.


흑사파 놈들이 얼마나 끈질기고 단결돼 있는지는 박태일도 잘 알았다.

얼마나 끈질긴지 그냥 포기하고 상부상조하는 것으로 방향이 흘러갔겠는가.


"그럼 이 협의 작전은 오래전부터 세운 것입니까?"

"글쎄."


신명화가 현수에게 묻자 현수는 답변을 흐리게 말했다.

기본적으로 능력을 밝히고 다닐 만큼 현수가 성격이 퍼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숨길 수 있는 건 철저히 숨기고 어쩔 수 없이 드러났을 때 밝히는 편이었다.

그래서 방금 같이 운을 떠본 거기도 했고.


어쨌든 이제 본격적인 회장으로 들어가야 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신분 서열을 확실히 잡았다.


"너희 둘은 이제 들어온 말단이고, 내가 한두필의 오른팔 역할을 한다."

"예. 대장."


빠릿한 답변을 들은 현수는 슬쩍 신명화를 살폈다.

저 괴물을 자꾸 뒤에 두고 모르는 척을 하자니 상당히 거슬렸지만, 어쨌든 박태일 초인은 이 상황을 즐겁게 보내는 듯했다.


한두필과 함께 회장 안으로 들어간 현수는 곧 그 규모에 놀랐다.


'어째 좀 더 온 것 같은데..?'


천해악사가 넘긴 명부보다 더 많은 인원이 있었다.

천해악사는 그의 명성답게 약간의 계략을 펼쳐놓은 것이다.

부담스러운 숫자를 만들어 놓고, 어쩌면 양패구상을 노리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들어가자마자 한두필을 알아본 사내가 그들에게 걸어왔다.


"한두필 상무. 이거 이거 오랜만인데."

"은재혁 사장. 이 아우가 뵙습니다."


은재혁은 흑사파를 이끄는 사장단의 인물 중 한 명.

거친 풍모에 그가 한두필을 향해 다가왔다.


"전보다 더 강해져 보이는군. 듣자 하니 부상이 심했다면서."

"아우가 가슴이 뚫리긴 했습니다만 어찌저찌 회복했습니다."

"자네를 박살 낼 정도의 여유라니, 그래서 상대는 제대로 봤는가?"

"분하게도 그러진 못했습니다."


은재혁의 눈이 가늘어졌다.


"뭐, 그런 상황에서도 자네가 분타를 수습하고 관련된 놈들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천해악사에게 엿듣긴 했네. 아마도 상대는. 그렇겠지. 그러니 너무 숨을 필요는 없네. 분명히 그건 공로니까."


한두필의 말문이 턱 하고 막혔다.

그가 운신하는 동안 천해악사가 가짜로 처리했던 사실과 현수가 돌려줬던 장부들로 사장단이 납득할 만한 공로를 한두필이 세웠다고 알고 있는 판이었다.

물론, 그를 제대로 장악하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했던 현수가 벌인 일이었지만, 사실 장악이 아니라 그가 적극적으로 협조한 탓에 되려 장부나 손실해 버린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공로를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는 점 분명히 이해 부탁드립니다. 은재혁 사장님. 이미 손실을 본 것 때문에 한두필 상무는 자신이 속해있는 사장단에게서 함부로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그 공로에 대한 상찬은 먼저 사장단에서 허락이 떨어져야 할 수 있는 법입니다. 함부로 말한다면 상무 입장에서 다른 사장에게 물어뜯길 빌미나 주는 것이지요."


현수의 현안에 은재혁의 눈이 크게 떠졌다.


"호오, 처음 보는데 자네는 누군가?"

"아우가 보충한 인원입니다. 아우하고 안면이 깊습니다. 그 습격에서 아우의 부하들이 상당수가 죽거나 도망가버려서."

"그렇다면 한두필이 웅크리고 있었던 이유 역시 자네 때문이로군?"


은재혁이 흥미로워했다.

무공 실력이 뛰어난 한두필 상무는 이미 사장단에 들어왔어야 할 인물이었다.

그 성격과 정세를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그에게 제대로 된 인물이 붙었다는 생각이 번쩍 들 정도로 현수의 대답은 그의 마음에 쏙 들었다.


"현수, 현수라. 원래 뭘 하고 있었지?"

"마수 관리터에서 납품을 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가? 이거 참. 한두필이 이런 인재를 가지고 있을 줄이야. 어떤가. 나한테 한 번 줄을 바꿔보지 않겠는가? 내가 한두필이 채우는 만큼의 대가를 세 배 정도는 맞춰줄 수 있는데."


은재혁이 은근슬쩍 찔러보았다.

사실 탐나는 건 사실이나 어쨌든 그는 습관적으로 그 밑의 부하들에게 이런 식으로 찔러보아 충성심을 시험하곤 했다.

약간의 망설임.

그는 이런 식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시군요. 그런 관심 감사드립니다."


현수가 가볍게 일치의 망설임도 없이 웃으며 답했다.

하지만 그가 왜 이런 질문을 던졌는지 현수는 이미 눈치채는 바가 있었다.


그런 둘을 보던 신명화가 입술을 실룩 거리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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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혼원벽력신공 23.08.11 268 6 9쪽
9 기부해 23.08.10 262 6 9쪽
8 습격 23.08.09 288 7 11쪽
7 너의 훈련 23.08.08 323 5 8쪽
6 업드려 23.08.08 368 6 8쪽
5 뇌전도 23.08.07 428 8 9쪽
4 기연 23.08.07 507 8 9쪽
3 가지고 있잖아? +1 23.08.05 570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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