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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정신조종하는 각성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04 18:08
최근연재일 :
2023.08.23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723
추천수 :
107
글자수 :
75,924

작성
23.08.05 14:58
조회
570
추천
9
글자
8쪽

가지고 있잖아?

DUMMY

팽준호의 이마에 핏줄이 솟았다.

당장이라도 현수에게 달려들어 한바탕하고 싶은 얼굴이 됐다.

그런데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에게 내려진 명령은 차렷이라는 단어 하나였다.

그것이 팽준호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마치 절대자가 굽어보는 듯한 위시감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그 찰나에 내 몸의 자유를 빼앗았다고?”


분명히 그렇게 됐다.

현수는 분명히 그의 자유를 빼앗았다.

그의 능력인 정신 조종으로 그것도 무려 첫 실전을 팽천그룹의 자제에게 성공시킨 것이다.


현수는 천천히 깊게 심호흡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자신을 향해 황당한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팽준호를 바라봤다.


“그런 것 같네.”

“청소부 같은 따위가 아니었구나, 나를 죽이려 온. 아니 넌 대체 누구지? 암살자냐? 남궁그룹의 그..쪽인가.”


팽준호의 얼굴이 붉어졌다가 새파래지기를 반복했다.

그도 그럴게 이런 능력이 있다는 자들을 들어본 적도 없고, 이런 능력을 갖춘 각성자가 청소원일 가능성은 더 낮았던 것이다.


물론 현수도 티를 내고 있진 않았지만 심정이 복잡한 건 매한가지.

상대는 팽천그룹의 자제였고,

어쨌든 오랫동안 그는 낮은 신분으로 살아왔다.


“네가 알 필요 없다. 팽준호.”


마음을 정한 현수는 팽준호에게 그렇게 말했다.

팽준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 방향으로 맞춰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캘.. 수 없다는 건가. 큭. 크윽. 크윽..!”

“....”

“나를 어떻게 할 거냐!”

“일단은..”


현수가 입가의 묻은 핏기를 닦고 말했다.

이어서 부러진 멀쩡한 마대 자루 한 개를 더 가져왔다.

헤드를 분리하고 몇 번 좌우로 휘둘러도 보고 가만히도 서 있다가 천천히 그의 앞에 다가왔다.


“....”

“그냥 넘어갈 순 없잖아.”


둘의 눈이 싸하게 마주쳤다.

삽시간에 입장이 삼백육십도 바꿨다.

현수는 힘찬 기합과 함께 그의 복부를 후려쳤다.


빠각.


손목이 저릿하더니 마대 자루가 깨졌다.

아니 무슨, 쇳덩이를 친 것 같았다.


“....”

“....”


어색한 분위기가 그들 주위로 흘렀다.


손목이 더럽게 아팠지만 현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다.


“긴장하라고 한 번 해봤다.”

“....”


따지고 보면 당연했다.

정신 조종을 익혔을 뿐 어떤 신체적 능력도 내공도 미비한 현수의 공격은 팽준호에게 타격을 주기 어려웠다.


팽준호의 목울대가 올라갔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능력.

절대로 일반인이 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야 말로 들어 본 적도 없는 것.


되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유도했다면.

애초에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 1킬로미터쯤 거리를 벌리는 게 현명했다.

반대로 따지자면 그 누구도 속을 수밖에 없는 연기.

갑작스레 팽준호는 서늘한 감정을 느꼈다.

저 어설픈 동작도 의도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현수의 얼굴이 악마처럼 보였다.


“진짜 무슨 소리야 이게. 하. 어? 현수. 거기 대체 뭐하나?”

“연기 하는 게 좋겠다.”


현수가 말하자 팽준호는 자신도 모르게 현수가 말한 명령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차렷 자세를 풀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만면에 띄운 체 모습을 돌렸다.

팽준호를 알아 본 남자가 서둘리 말했다.


“...! 팽준호님.”

“내가 낸 소리니까.. 신경 쓰지 말고 내려가봐.”

“알, 알겠습니다. 이사님께서 신경 쓰실까 봐 소리가 나서 곧바로 올라온 것입니다.”

“가..가보래도.”

“옛, 그런데 십 분 뒤에 화상 회의가 있으신 데.”

“바쁜 일이 먼저 생겼어. 오늘은 참석 하지 않을 게.”

“아, 그럼 그렇게 전해두겠습니다.”

“어...서 가봐, 방해하지말고.”


목소리는 약간 어눌했지만, 남자는 전혀 이상함을 발견하진 못했다.

그보다도.

그의 눈이 안타까운 기색으로 현수를 향했다.

현수의 입가에 묻은 핏자국과 부러진 마대 자루 두 개가 의미하는 바야 명확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한 동안 못 올라오게 막겠습니다.”

“그...래주겠나?”

“예, 그럼.”


팽준호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가 알아봐 주기만 한다면.

별생각이 다 들었지만, 정중히 인사를 한 사내가 그렇게 내려갔다.

팽준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돈.. 돈이 필요한가.”

“....”

“아니다, 어리석은 소리를 했어. 그대 같은 자가 돈에 연연할 이유가 없겠지.”


고뇌에 빠진 팽준호를 보며 현수는 필요하다고 말할 뻔한 것을 겨우 참았다.


“일단 안으로 좀 들어가자.”

“그러지.. 이름이 어떻게 되지?”

“현수.”

“....”

“마대 자루랑 물통이랑 전부 들고 안으로 와야지.”

“크윽!”

“아 참 돈도.”


온 힘을 다해 하기 싫은 팽준호가 부들부들 떨었다.

현수도 그 광경을 조마조마하며 봤다.

그의 정신 조종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이것이 풀릴지 안 풀릴지 현수도 잘 몰랐다.

어떻게 보자면 잘 모르면서 호랑이 등에 냉큼 올라 탄 것일지도 몰랐다.

그냥 이 상황에 맞춰서 나가야 할 뿐.


팽준호의 몸은 정직하게 현수가 말한 대로 마대 자루와 물통을 날라 자신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윽고 흩어져 있는 종이 뭉치를 하나씩 주워 사무실로 들어갔다.

전부 지켜보던 현수가 마지막에 안으로 들어갔다.

복도는 정리됐고 조용해졌다.

입구까지 통제될 탓에 누가 올라올 일도 없을 거였다.


‘이제 뭘 하지?’


팽준호의 사무실은 넓었다. 아주 넓었다.

상층 하나를 거진 다 혼자 쓰니 당연히 넓을 테였지만, 좁디좁은 원룸에서 생활하는 현수로서는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대형 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는 전경은 팽천그룹의 포부가 느껴지는 듯했다.


[하늘에 닿겠다]


멋드러진 필채의 글자가 휘갈겨진 액자의 아래 그의 책상 밑에는 마대 자루와 물통이 어지러진 돈 뭉치가 가지런히 놓여졌다.


그 옆엔 팽준호가 잊을 리가 없다는 자세로 꼿꼿이 섰다.

현수는 홀린 것처럼 그쪽으로 걸어갔다, 자리에 앉았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평생 볼 일이 없는 시야일 터였다.

이곳에 앉아서 누군가가 와서 머리를 조아린다는 것은.


‘아 옆에 있나?’


현수의 입가에서 실소가 흘렀다.


“앞에 서볼래?”

“...?”

“많이 봤잖아. 한 번 똑같이 서봐.”

“젠..젠장. 하면 되잖아.”


하기 싫은 티가 역력했지만 팽준호는 순순히 현수가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줬다.

정신 조종은 굳이 말로 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앞에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그건 그의 순수한 호기심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현수는 그제야 자신의 가슴이 뻐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상단전을 무리해서 쓴 게 원일일 거였다.


‘어떻게 해야 하지?’


현수는 잠시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지.

팽준호에게 물어보면 간단하겠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답을 찾고서 그는 혀를 축였다.

돈이 있다면 일정 정보를 살 수 있었고, 익명으로 정보를 요구하는 것도 더 많은 돈을 주면 가능했다.


“팽준호, 너 혹시 여기에 금고를 가지고 있나?”

“잠깐만, 비급을 원하는 거라면 나는..”

“여기에 개인 금고 같은 거 없어?”

“없..있다.”


현수가 웃음을 띄웠다.


“그래? 그거 어디에 있어?”

“내 개인적인 금고지, 거기엔 네가 원하는 비급 따윈 없.”

“어디야.”

“저기다.”


그가 가리킨 방향엔 아무것도 없었다.

모던한 분위기가 풍기는 책장엔 알기 어려운 서적들이 즐비했다.


팽준호가 잡지 하나를 빼더니 벽이 통째로 움직였다.

갈라진 틈새로 보이는 건 검은 색의 금고였다.

단단해보이는 외견은 둘째치고 신원 확인을 위한 지문 인식이 필수였다.


팽준호가 현수를 바라보자 현수가 말했다.


“뭐 해? 열어.”

“네가 원하는 비급은 없다고 말했어.”


말과는 다르게 정직하게 움직인 팽준호가 금고를 열었다.

금고엔 한 번도 쓰지 않은 빳빳한 현금과 진귀해 보이는 영약이 몇 개 있었다.

비급이 없다더니 비급도 몇 권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6 Asyih309..
    작성일
    23.08.07 21:08
    No. 1

    정신조종과 육체조종을 구분 못하나? 정신과 육체는 다른데 정신조종을 걸었는데 정신은 멀정하고 육체가 못움직인다? 요즘의 새로운 이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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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업드려 23.08.08 369 6 8쪽
5 뇌전도 23.08.07 429 8 9쪽
4 기연 23.08.07 508 8 9쪽
» 가지고 있잖아? +1 23.08.05 571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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