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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정신조종하는 각성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04 18:08
최근연재일 :
2023.08.23 12:00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5,728
추천수 :
107
글자수 :
75,924

작성
23.08.19 16:41
조회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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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0쪽

16화

DUMMY

팽준호와 대립 중인 현수는 머리를 긁적였다.


'아니 저게 미쳤나?'


팽준호의 신분은 일반인이 아니다.

타고난 지배자의 후예.

따라서 누군가에게 억압받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다.


팽기훈의 과거에서도 숱하게 봤던 모습이 아닌가.

게다가 그동안의 유명한 망나니로 활동했던 팽준호.

그런 녀석이 각성 능력의 해제를 거부한다니.


"날 못 믿겠으면 해제하지 마라."


게다가 은근히 머리까지 썼다.

의심스럽게 해서 해제를 못 하게 하려는 술수.


"흠, 저번에 했던 얘기를 이어서 할까 하는데, 혼원벽력신공의 나머지 구결과, 열화장 정도를 알려줄까 한다. 좋은 거.."

"필요 없다!"


아니 얼마 전까지 그렇게 알려달라고 갖은 눈치를 다 보며 기회만 되면 주절거렸던 팽준호를 생각해보면 지금의 발언은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왜 아직도 모르는 거지?"


현수가 나지막하게 말하자 팽준호가 무슨 말이냐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금제는 해제됐다."

".... 맙소사 사실이냐?"


팽준호는 믿기 힘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현수는 정말로 그에게 걸린 금제를 해제했다.


절정에 오르고 나서 상단전의 여유분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들었고, 그렇다면 신뢰가 높고 경지가 낮은 팽준호를 풀어주는 게 좋았다.

물론, 팽준호는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 정도로 협을 행하고 싶었던 거냐?"

"...."


현수는 황당했다.

분명히 어딘가부터 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어쨌든, 네가 손속을 계속해서 봐주고 나를 올바르게 이끌려고 했다는 건 짐작은 하고 있었다."


물론 현수는 처음 듣는 말이었다.

팽천 그룹이 얼마나 거대한 데 함부로 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그런데 어쩌다 보니 팽준호는 어디 갱생프로그램이라도 다녀온 듯한 표정이었다.


"난 분명히 바꿨다. 그리고 돌아섰던 아버지도 점차 나를 인정하기 시작했지.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야. 나는 다른 인간이 된 거다."

"크흠."


현수가 헛기침을 했다.


"그러면 한 번 시험해 봐도 되겠나?"

"아. 괜찮다."


그가 혼원벽력신공 5성을 끌어올리자 현수는 그의 수준을 가늠하며 열화장을 끌어올렸다.


현수의 손에는 어느덧 양강의 기운이 넘실거렸다.

그 열기를 보고 팽준호가 놀랐다.

양강의 기운을 다스린다는 건 보통 훈련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어렸을 때부터 뜨거운 기운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친화력을 키워야 했고, 적어도 관련된 약재와 영약과 단약을 많이 먹어야 했다.


그런 의미에서 팽준호도 상당한 양의 양기에 관련된 단약을 어렸을 때부터 먹어 간단한 수준의 양강의 무공은 다스릴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저 정도의 힘은 아니었다.

거리가 상당한대도 피부에까지 전해올 정도의 뜨거움.


'저것이 가문의 실전되었던 열화장..!'


그런데 대체 어떻게?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가문의 단약이라고 건곤단을 비롯해서 귀한 걸 넘겨 주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양강의 기운을 가진 단약을 준 적은 없었다.


게다가 넘긴 단약이 비록 크다고 할지라도 실전된 열화장이나 특히나 혼원벽력신공에 비하자면 너무나 하급한 것.


당장에라도 가문의 모든 비고를 털어서 준다고 해도 이 은혜는 쉽사리 갚지 못할 것이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고 있는 팽준호.

하지만 그는 분명히 지금 승부를 한번 보고 싶었다.


팟!


팽준호가 먼저 선제공격을 했다.

그리고 삽시간에 주변이 불바다가 됐다.

그의 도가 철혈적성도의 기운에 따라 적색으로 바뀌며 사방을 난도질했다.

현수는 도를 쓰지 않고 열화장을 전수해준다는 생각으로 힘을 상당히 조절해서 팽준호를 타격했다.


퍼엉!


"...?"


분명히 생각하면서 공격을 했는데 괴이한 소리가 나며 팽준호가 날아가 버렸다.


"괜, 괜찮나? 힘을 줄인다고 했는데."


현수가 먼저 당황할 정도.

비적 거리면서 열기와 함께 팽준호가 도를 지팡이 삼아 일어났다.


"무, 무슨 힘이냐. 절정이 되면 이 정도의 격차가 나는구나."

"아니 그건 아니.."

"젠장, 아직 멀었군."


절정이라고 해도 현수는 이제 막 초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절정의 끝자락에 올라간 사람한테는 거꾸로 십초지적이 나올 정도로 깨달음의 벽은 컸다.

그렇기에 이건 좀 과한 결과긴 했다.


"이게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어."


팽준호의 가슴에서 비단이 하나 나왔다.

비심단보.

꽤 귀한 보호 장비였다.

단순한 비단이 아니라 정교한 술법이 걸려 있어 충격을 완화해 줄 수 있었다.


"얼마나 수준 차이가 나는지 알겠군. 나도 노력한다고 한 것인데, 분명히 열화장을 제대로 쓰면 이 주위 전체가 화마에 휩싸이겠어. 그걸 압축하면 분명히 가슴도 뚫려 버릴 정도의 화염이 일어나겠지."

"그게 정말인가?"

"....모, 모른단 말이냐?"

"아니 나는 그냥 좀 알려주려고."

"고, 고서에 그렇게 적혀 있단 말이다."


예전 같았으면 갱생의 의미로 조금 더 굴렸겠지만, 지금은 약간의 사과는 필요했다.

이제 금제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협력자라고 봐야 했다.


팽천 그룹은 앞으로도 중요하고, 특히 혼원벽력신공이 제대로 익히기 시작한 팽준호라면 다른 형제들을 제치고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 터였다.


그럴 수밖에.

원래 회장에 위치만 오를 자들이 혼원벽력신공을 익히는 것이다.

지금이야 그런 관례가 좀 없어졌겠지만.

현수는 거기까지 생각을 마치고, 팽준호에게 손을 내밀어서 끌어 올려줬다.


그러자, 갑자기 팽준호가 울컥하고 울었다.


"?"

"제길, 눈물을 보이다니. 나를 감동하게 하는 구나. 어쨌든 조금 긴가민가 한 것도 있었지, 이 자식 정말로 나를 죽이려는 게 아닌가? 하지만 이걸로 확실해진 게 아닌가."

"그, 그렇지."


현수는 그렇게 답하고 그에게 열화장의 구결을 알려주었다.

어쨌든 담합회 전까지 그가 열화장을 약간이나마 익히면 좋을 터였다.


'그나저나 박태일 초인은 나한테 왜 이렇게 관심이 많은 거지? 그에게서 열화장은 아무것도 아닐 것인데.'


저 멀리서 거의 보이지도 않는 위치에서 매의 눈으로 관람하고 있던 박태일이 뜨끔했다.


"설마..."


"아니겠지..?"


"흠."


같은 초절정의 고수가 아니거나 특이한 술법이나 무공을 배우지 않는 이상 이 정도의 거리에서 그의 은닉을 알아차리는 건 매우 어려웠다.

그가 자랑하는 제자는 물론이고 대한 제국 황실에서 자랑하는 절정 고수들도 못 할 것이다.


'아니겠지. 그나저나 처음 보는 무공인데 대체 뭐지?'


게다가 현수가 절정 초입이 아닌 것 같았다.

그가 대략 견적을 봤을 때 일류 끝자락이나 절정 초입으로 봤는데 무공 수준은 한참이나 높아 보였던 것이다.

각성자가 아닌가.


'운이 없다고 해야 할지 있다고 해야 할지.'


각성자가 보통 다섯 배 정도의 효율을 필요하다는 걸 감안해보면 현수가 만약 각성자가 아니었다면 이미 절정 끝자락이나 초절정에 오르는 기재였을 지도 몰랐다.


'잠깐만. 이거 내가 가로채?'


방금 전까지 놈팽이 놈팽이를 입에 물고 다니던 박태일 초인은 갑자기 현수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


가진 것 하나 없는 놈이긴 한데 뭔가 상당히 비범해 보였던 것이다.


#.


흑사파 담합회를 연 천해악사는 도무지 상대의 광오함을 쉽게 이해하진 못했다.

담합회에 전부 부르라고 해서 부르긴 했는데 아무런 추가 계획을 알려주진 않았던 것이다.


갑자기 황실 고수들을 대동해서 잡는다고 하면 당연히 담합회는 취소될 것이다.

각자가 각자의 정보망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인데.

당연히 많은 인원이 모이면 눈치를 까기 마련.

그런데 대체 이 많은 간부를 어떻게 한 번에 처리한단 말인가.

그의 대단한 두뇌로 열심히 고민해봐야 딱히 나오는 답은 없었다.


"알아봤나?"


천해악사의 부하인 천종용이 고개를 숙였다.


"예 알아봤습니다. 계정의 주인은 그냥 일반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계정을 산 자를 최대한 조심히 구슬려서 매수를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그래?"


희소식이었다.

그나마 작은 단서라도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천해악사는 천종용을 바라봤다.


"그, 계정을 사간 사람이 역시나 일반인이더군요. 사실 각성자인 것 같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흠."

"이름은 강현수라 하는데, 사실 별다른 이력이 없더군요. 소문엔 염혼수란 자와 한 번 부딪친 것 같은데."

"염혼수? 그 어디보자, 그,"

"기억에 없으신 게 당연합니다. 염혼수는 일류 정도의 사내로 별것 없습니다."

"그럼 강현수가 일류 정도 되는 각성자란 말이냐?"

"아마도. 그런 것 같더군요. 그런데 그거 말고는 아무 활동이 없더군요. 그냥 은거하는 것 같기도 하고."

"...."

"하지만 전 그자가 벌인 일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천해악사의 노성이 튀어나왔다.


"어딜 가서 그렇게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라. 이 자리는 분명히 너를 후계자로 발표하겠다고 말한 것이지만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는 걸 알아둬라. 이런 녀석을..!"

"하, 하지만 분명히 다른 단서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분타를 없앤 그 정체불명의 사내에 대해서 알아낸 바가 하나라도 있느냐?"

"없습니다."

"그자가 지금 이 메시지를 보낸 자와 동일 인물이라는 게 확신하는 시점에 그런 일류 정도 되는 녀석들이 투닥거렸다고 해서 지금 흑사파의 상당의 임원을 처리한다고? 그게 가능하다고 보느냐?"

"죄, 죄송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바는.. 입을 열게 하면.."

"그렇게 하면 전부 티가 나지 않느냐! 그 정도로 허수룩한 사람이 아니야, 상대는 거물 중의 거물이다. 지금 몇 명 추측되는 자가 있기는 한데.. 전부 우리 선에서 수작을 걸 수 있는 자는 아니야, 하지만."

"..."

"적어도 상대의 정보를 조금은 알아내야겠지."

"과연 천해악사님 심계가 있으신 겁니까?"


담합회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줄줄이 차량이 멈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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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혼원벽력신공 23.08.11 269 6 9쪽
9 기부해 23.08.10 263 6 9쪽
8 습격 23.08.09 289 7 11쪽
7 너의 훈련 23.08.08 324 5 8쪽
6 업드려 23.08.08 369 6 8쪽
5 뇌전도 23.08.07 429 8 9쪽
4 기연 23.08.07 508 8 9쪽
3 가지고 있잖아? +1 23.08.05 571 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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