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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청하 님의 서재입니다.

잠룡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적청하
작품등록일 :
2016.08.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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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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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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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잠룡천마 - 5.늑대들의 제전下(2)

DUMMY

“만병문···. 극마 초입밖에 되지 않은 쭉정이가 문주로 있는 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마령단도 버러지들만 데려왔어. 게다가 태극신마는 서린의 손아귀에 떨어지다니, 웃기지도 않는 놈이군.”


염자성은 거칠게 찻잔을 내려놓았다. 집마전, 맵시 있는 가구들과 고급스런 탁자가 놓여있었다. 주인의 성품을 알려 주는 듯했다. 그러자 곁에 서있던 잔월각주가 말했다.


“노하셨습니까, 공자.”


“아니, 한풍이 제대로 된 전력을 넘기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만병문주, 그 쭉정이가 배신자를 처단한다면서 개별행동을 했다는 것이 좀 마음에 걸렸을 뿐.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아···.”


“일단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해원조는 저희의 편이 확실합니다. 호법의 위치에 있는 도마 또한 별다른 징후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염자성은 잔월각주의 보고에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그러자 잔월각주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풍의 요구를 들어주실 생각이신지요. 버러지만도 못한 것들을 줬는데···.”


염자성은 그의 말에 가볍게 웃으며 말한다.


“물론 들어 줄 생각이다. 어떤 방식으로 들어 줄지는 하늘만이 알고 있겠지만.”


“그럼···?”


“각주, 집마전으로 해원조를 집합시켜. 그리고 비천각주도 불러오도록. 그의 선물에 보답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


“존명.”


잔월각주가 고개를 숙인 후 사라지자, 염자성은 다시 찻주전자를 들어 차를 채웠다.


“상당히 똑똑해졌어, 한풍. 아마 외부 세력을 끌어들였겠지. 그래봐야 내 손바닥 안이지만.”


염자성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입에 머금고, 몇 차례 혀를 굴리더니 목으로 넘겼다.


"이번 건 좀 쓰군."







“···그래서 그 쪽이 누구시라고?”


구월은 비마전에 난데없이 나타난 서생을 보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서린은 고아한 서생을 보며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턱을 괴고 있었다.


“일 공자가 보냈소.”


“보낸 이 말고 정체를···.”


“사라진 대사형이?”


서생은 달갑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서린은 고개를 똑바로 들며 서생을 쳐다보았다. 서생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고, 서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생에게 몸을 들이밀며 말했다.


“그 사람,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어요? 말도 없이 사라져서는!”


“난 모르오. 그저 사 공녀를 도우라는 말과 함께 약간의 말만을 전해들은 것 뿐.”


“뭐, 그래요. 일단 전한다는 말이나 전해보세요.”


서린이 한숨을 쉬며 다시 자리에 앉자, 서생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마천락의 모습을 드러내라고 했소. 그리고 태극신마와 곧 도착할 곤륜파 장문인을 잘 활용 하라는 말도···.”


“곤륜파의 장문인이 혹시···?”


“나요.”


구월은 유엽의 기이막측한 행보에 헛웃음을 지었고, 서린은 이젠 질렸다는 듯 학을 떼며 말했다.


“정말 뭘 하고 다니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니깐! 아니 그리고, 어쩌다 구파일방의 장문인 씩이나 했던 분이···.”


“별로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내용이오. 하던 이야기나 마저 하지.”


“···껄끄러우셨다면 사과드릴게요.”


“실수이니 상관 않겠소. 무튼 비무제를 치르며 모의전을 치룰 병력을 모으라더군. 모의전 전까진 도착한다는 말도 함께. 이것이 일 공자가 전해달라던 말이었소.”


서생은 말을 끝맺고 서린을 바라보았다. 서린은 콧소리를 내며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발로 바닥을 탁탁 두들기고 있었다. 구월은 그 말을 듣고 서린을 바라보며 그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월, 마천락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죠?”


“생각보다 빨리 태극신마가 저희에게 왔습니다. 만병문은 주축세력을 잃고 광협곡주와 흑암도주가 재편성을 하고 있는 상태이고···. 이미 이 공자와 삼 공자에게 공격을 받고 있으니 정체를 드러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문인의 경지가···?”


“굳이 특정하자면 화경이오. 마공으로 따지자면···.”


“극마경이죠. 하지만 마교에 있는 극마경의 고수들보다 훨씬 고절할겁니다. 제가 아는 곤륜파의 장문인이 맞다면 수많은 실전을 겪으셨을 테니까요. 게다가 다양한 무공을 알고 계실 터. 이제 비무제는 저희 쪽으로 넘어올 겁니다.”


서린은 구월의 말을 듣고 탁자를 내리쳤다. 구월은 고개를 숙이며 서린의 말을 기다렸다. 서린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하아···. 그렇다면 당장 시작하죠. 예상되는 견제에 대해서 말해주시겠어요?”


“우선 삼공자. 직접적인 타격은 안하고 있지만, 만룡각을 이용한 재정적 고립과 교마각의 새 무인들을 뽑을 기회를 박탈시킬 겁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냈으니 더욱 노골적으로 물어뜯을 수 있습니다. 암습, 중독 어떤 방식으로든. 이는 이 공자의 특기입니다.”


“타개책은?”


“단점만 나열했지만···. 저희의 수중에는 공녀의 조부가 계십니다. 게다가 마천락과 최근 들어온 고수들이 그리 호락호락한 세력도 아닌 터, 교주님의 활동 영역이 늘어나시겠죠. 정치엔 약한 모습을 보이시나 전술에는 천재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인물이시니, 저희가 마신제전까지 도달할 힘을 실어주실 겁니다.”


서린은 구월의 말을 듣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구월이 말하는 교주의 활동은, 어디까지 미칠지 미지수였다. 세력을 좀 더 키워야한다. 서린의 머릿속은 교내의 중립을 고수하던 자들을 떠올린다.


“좋아요. 일단 마천락의 모습을 드러내세요. 그리고 광협곡주에게 연락해 교마각과 숭마각에서 빼돌릴 수 있는 모든 무인들을 빼돌리라고 전하세요. 마천락의 무공을 구실 삼는다면 어느 정도 성과는 있을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호법이 된 진천마···. 접촉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주세요.”


구월은 포권을 하며 비마전을 나섰다. 서생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린은 서생을 마주보며 말했다.


“어찌됐건, 절 도와주시니 감사하네요.”


“괘념치 마시오. 내 사리사욕을 이루기 위한 방편이니.”


“뭐, 정 그러시다면야. 숙식은 비마전 내에 있는 한 전각에서 하실 수 있어요. 밖으로 나가면 시비가 안내해줄 거예요.”


“알겠소. 그나저나 태극신마라···. 무당파의 파문제자인 현태진인이 맞는지?”


서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서생은 팔짱을 풀고 말한다.


“그와 만나게 해주시오.”


“그러죠. 그 대신, 저에게 하나만 말씀해주세요.”


“무엇을?”


“어째서 일 공자를 돕게 된 건지.”


서생은 인상을 찌푸리며 서린을 노려봤다. 서린은 그 시선과 마주하며 말했다.


“전 사실 권력과 교의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 무가의 여식이었죠, 그저 간단한 무공 수련만 하던. 하지만 이제 자의든 타의든 소천마가 되었어요. 절 따르는 모든 이들을 책임지지 않으면 안돼요. 그들의 꿈을 이루어 주는 것도 이제 나의 일이 되었으니.”


서생은 그녀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었다. 서린은 그런 서생의 모습을 보고선 깊은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 떨어뜨리며 말했다.


“그래요. 말할 생각이 없으면 안하셔도 상관없어요. 그만 들어가서 쉬···.”


“복수.”


서생의 목소리에 서린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서생의 모습은 이미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서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또 다시 한숨을 쉬었다.


어찌 된 것이 교에서 대사형을 따르게 된 이후로 한숨이 끊이질 않았다. 또 어떤 걱정을 시킬지, 또 어떤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를지. 그리고 도대체 언제 돌아올지.


“얼른 돌아와요.”


서린은 창가에 기대어 아련한 눈빛으로 별을 바라봤다.








찻잔에 담긴 찻물이 식었다. 총 열 셋의 무인이 염자성 앞에 서있었다.


“해원조인가?”


“예, 공자.”


잔월각주가 대답했다. 열 셋의 무인은 제각기 다른 옷, 다른 무기들을 쥐고 있었다. 제각기 무덤덤한 표정으로 있었으나, 잔월각주에게 보내는 은근한 경외의 눈초리는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염자성은 한차례 그들을 둘러봤다. 그리고선, 잔월각주를 불렀다.


“이들을 데리고 호무량을 쳐라.”


해원조의 안색은 급격히 나빠졌으나, 잔월각주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


“어느 정도까지 원하십니까?”


“마신제전까지 묶어두도록.”


“존명.”


잔월각주는 해원조를 데리고 모습을 감췄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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