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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청하 님의 서재입니다.

잠룡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적청하
작품등록일 :
2016.08.08 18:25
최근연재일 :
2016.09.19 21:18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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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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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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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092

작성
16.09.0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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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글자
9쪽

잠룡천마 - 4.늑대들의 제전上(3)

DUMMY

신국(神國)의 여덟 무신, 팔대장군.


마교가 신국을 천명할 때, 그 수장인 천마의 밑에서 천하일통의 밑거름역할을 한 자들이다. 무신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개인의 무공은 한 문파와 맞먹는다는 괴물들이며, 제각기 특이한 출신성분을 지니고 있었다. 둘은 관부의 인물이었으며, 하나는 대장장이. 그리고 셋은 각기 다른 종교의 인물들이였고, 나머지 둘은 정파의···.


-천마록(天魔錄) 발췌(拔萃)









“마교의 일 공자께서 누추한 객잔엔 어떤 일이신지.”


서생은 유엽을 보며 말했다. 유엽은 짓이겨진 삿갓을 던지며 말했다.


“이 곳에 온 이유는 단 하나 아니겠소? 장문인.”


서생은 책을 내려놓고 유엽을 째려봤다. 점소이도 덩달아 그를 경계하며 재차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엽은 점소이를 보고 빙긋 웃으며 손을 들었다. 그러자 서생이 말했다.


“마교의 소천마가 곤륜의 장문인을 찾아올 이유라도 있는가? 난 정말 모르겠군.”


“정말 모르겠는가? 공동파(崆峒派)···, 라고 하면 알겠군.”


“···!”


곤륜의 장문인은 발작하듯 일어나 공기를 찢는 조법으로 유엽의 목을 노렸다. 유엽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심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장문인의 손은 목 바로 앞에서 멈췄다.


“나에게 뭘 원하는 건가.”


“곤륜파를 멸문시킨 그 위선자들에게 복수하고 싶지 않나?”


그 말을 듣자 장문인의 눈은 붉어졌고, 실핏줄이 일어났다.


“곤륜파를 직접 멸망시킨 건 네놈들이 아니었나? 더러운 마졸같으니!”


유엽은 픽 하고 웃으며 한 권의 책을 탁자에 던졌다. 장문인은 손톱을 더 바짝 당겨 유엽의 목을 죄려했다. 그러자 유엽이 입을 열었다.


“공동파가 왜 감숙성의 패자라고 불리고, 정파의 문지기라 불리는지 아는가?”


유엽은 장문인의 손에 손을 얹고 천천히 자신의 목에서 떼어냈다. 장문인은 그의 목을 뜯어내기 위해 더욱더 내공을 그러모았으나, 압도적인 힘 앞에서 그저 흩어질 뿐이었다. 그 힘 때문에 장문인의 눈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점소이가 소리를 지르며 유엽에게 주먹을 휘두르려하자 장문인은 제지했다. 장문인은 유엽의 괴력에 침을 삼키며 손을 치우고 말했다.


“네놈···. 무슨 속셈이냐? 내 천인조(天刃爪)를 이리 손쉽게 무력화 할 정도면 최소 현경의 고수일 텐데.”


“말 그대로, 난 너에게 기회를 주는 셈이다. 넌 그저 그 기회에 대한 대가를 나에게 지불하면 되는 것이고.”


“웃기지도 않는 소리.”


“웃기지도 않는 소리는 저 책자에 써져 있을 텐데. 한 번 읽어 보시지.”


유엽이 말하자, 장문인은 거친 몸짓으로 유엽이 던진 책을 집었다. 그리고 책을 편 순간, 그의 눈이 부릅떠졌다.


“이, 이게 정녕···.”


“거기에서 놀라면 쓰나. 더 읽어 보도록.”


장문인은 떨리는 손으로 몇 장을 더 넘겼다. 그러자, 장문인의 몸에서 우윳빛 기운이 넘실대며, 살기가 객잔을 통째로 도려낼 듯 퍼져나왔다.


“마졸, 네가 날조한 것이 아니냐. 이럴 순 없다. 정파의 기둥들이 정녕 이럴 수는···!”


“아쉽게도 그건 마교에서 작성한 것이 아니라, 구파일방의 일축을 담당하는 개방(丐房)의 장부다.”


“내가 어찌 널 믿어야 하지?”


“곤륜을 부르는 용문객잔의 암호를 댔지 않는가? 그리고···, 우리가 했다고 하기엔 너무 인도적인 멸문이 아닌가?”


유엽의 말이 맞았다. 곤륜을 부르는 용문객잔의 암호는 아무나 알 수 없다. 구파일방의 장문인 급의 인사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암호였고, 마교의 소행이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말끔한 멸문이었다. 그들은 흉신악살까진 아니더라도 자신의 적에게 확실한 본보기를 보여주는 단체였으니까.


‘정녕···.’


장문인은 허탈한 마음에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린 나이에 곤륜의 장문인이 되었다. 수많은 제자들의 얼굴이 스쳐갔다. 의욕에 가득 차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림맹의 손을 잡았었다. 개처럼 일했었다. 젊은 나이의 화경급 고수는 많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돌아왔던 그 날엔···. 곤륜파가 멸문해있었다. 마교의 소행이라는 공동파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한과 분을 삭였었다. 이제, 잠든 용이 그를 깨우려한다.


“암호는 어떻게 알아낸 거지.”


“운천(雲天)이라는 제자가 알려줬다고 하더군. 교주께서.”


“그런가, 운천인가···!”


싸우지 말고 도가의 본분에 충실하자던 제자였다. 그의 시체는 마교에게서 전달받았다. 그리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마교의 멸문시키지 않았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무림맹의 말이 맞았다고. 하지만, 아니었다. 모든 정황이 자신에게 아니라고 외치고 있었다.


“무엇을 해주면 되지?”


“내 밑에 들어와 나를 도와라. 바라는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해주지.”


유엽이 답하자 장문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점소이를 보며 말했다.


“운형(雲形). 객잔을 잘 부탁한다.”


“사부님···, 저 악적의 말을 믿으시는 겁니까?”


장문인은 슬픈 눈으로 운형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벽에 걸려있던 두루마리를 거칠게 휘감으며 문을 나섰다. 유엽은 그의 등 뒤를 쫒았다.










서린은 거칠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난폭한 푸른 불꽃이 몸속에서 꿈틀댔다. 열, 스물. 몇이나 베었을까? 서린은 시선을 메우며 달려드는 이들에게 검기를 휘둘렀다.


푸륵!


바람이 새는 소리와 살점이 뜯겨져 나가는 소리가 섞여 기괴한 소리를 냈다. 서린의 검도 이가 다 빠져 만병문의 제자의 목에 박혀 빠져나오질 않았다. 서린은 검의 손잡이를 과감하게 놓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장철웅이 온통 검은 빛을 뿌리며 분전하고 있었고, 설검영이 만병문주와 대치하고 있었다.


‘마학장은?’


서린이 불길한 예감에 눈을 부릅뜨며 마학장을 찾았다. 오래되지 않아 마학장을 찾았다. 그러나, 상태는 좋지 못했다. 가슴에 큰 상처를 입고 수많은 마령단과 대치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린은 하단전에 있던 두 내단을 두드려 내공을 뽑아냈다. 두 발은 거칠게 땅을 쥐어짰다. 독문보법, 풍도독행이었다.


쩍!


수박 깨지는 소리와 함께 마학장에게 칼을 휘두르려던 마령단원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그 살점은 냉기와 함께 휘날렸다. 소수마공, 서린의 무공이었다. 그녀는 단숨에 내달려 혈영마수를 발동, 마학장의 뒤에 있던 자의 심장을 꿰뚫었다.


“쿨럭···! 고맙소, 공주!”


“집중하세요. 모든 이의 복수를 꿈꾸던 분이 이곳에서 쓰러지면 안돼요.”


마령단원의 가슴에서 손을 빼낸 서린은, 마학장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마학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 주위의 혈도를 찍어 지혈했다. 서린은 그런 마학장을 보더니 손뼉을 마주치며 내공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불꽃과 냉기가 일어나며, 불안정한 기운을 뿜어댔다. 이기어검강을 막아냈던 그녀의 비기, 소혈쌍장이었다.


그녀가 불가사의한 기운을 내뿜자, 대치는 계속되었다. 그리고, 일갈.


“이 버러지같은 새끼들아, 빨리 안 달려들어?”


여유롭게 설검영의 무공을 막아내던 만병문주의 외침에, 마령단은 이를 악물고 서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서린은 숨을 들이쉬며 소혈쌍장을 내밀었다. 일장(一掌), 일사(一死)! 서린의 맹렬한 장법에 마령단은 맥을 추지 못했다. 그러자 만병문주는 침을 뱉으며 설검영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꺄악!”


설검영은 너무나도 손쉽게 나가 떨어졌고, 만병문주가 서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서린은 차분하게 쌍장을 내밀어 그에게 대응했다. 만병문주는 그 광경을 보더니, 땅을 찍어 멈췄다. 강기에 버금가는 기운, 만병문주는 윗옷을 벗어 하늘로 날렸다. 그러자, 열여덟 개의 병기가 옷 주위로 날아와 공중에 자리했다. 설검영은 신음을 뱉어내며 말했다.


“십팔반병기술(十八般兵器術)···!”


만병(萬兵). 그 말에 걸맞는 위용이었다. 만병문주가 오른쪽의 두 손가락을 까딱하자 도(刀)와 검(劍)이 내리꽂히며 서린의 장풍을 찢어발겼다. 서린은 아연실색한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하얗게 질린 서린의 얼굴을 바라보던 만병문주는, 광소를 토해냈다.


“크하하하! 공주, 이 얼마나 하찮은 장풍인가!”


“야, 비켜.”


그런 만병문주의 광소를 끊고 봉두난발의 괴인이 만병문주의 등 뒤에 섰다. 만병문주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흑백이 섞여 있는 누더기, 아무리 봐도 거지라고 칭할 사내였지만 천마신교에서만큼 그 복장의 의미가 달랐다.


“태극신마(太極神魔)···!”


“알면 좀 꺼져, 병신아.”


“이런 미친···!”


태극신마가 욕짓거리를 하자, 만병문주가 격분하여 병기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그의 손짓 한번에 병기들과 만병문주가 모조리 딸려나가 설검영에게 칼질을 하려던 만병문도들에게 박혀버렸다. 만병문주를 날려버린 태극신마가 한걸음을 걷자, 땅이 접히는 듯한 환상이 보이며 태극신마의 모습이 서린의 앞에 놓여있었다.


“니가 가지고 있다며? 칼.”


태극신마가 서린에게 말했다. 산발이 된 그의 머리칼에 가려진 눈이 번뜩였다.


작가의말


좋은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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