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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청하 님의 서재입니다.

잠룡천마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적청하
작품등록일 :
2016.08.08 18:25
최근연재일 :
2016.09.19 21:18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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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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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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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092

작성
16.09.0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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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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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글자
8쪽

잠룡천마 - 2.마천락(完)

DUMMY

구월과 마학장이 웃음을 터뜨렸다. 서린의 입에선 욕이 튀어나왔고, 태연함을 잃지 않던 유엽의 미간이 꿈틀댔다.


“신림의 손님이 된 것을 환영하네, 공자.”


“무슨 짓이지?”


유엽이 노한 목소리로 말하자, 구월은 유엽의 의중을 읽고 재빨리 웃음을 그쳤다. 마학장은 헛기침을 하며 유엽에게 대꾸했다.


“이런 조약한 장난을 쳐 공자의 심기를 거스른 점은 죄송하게 생각하네. 하지만, 신림에서 피아를 구별하기 위한 아주 간단한 시험이었소.”


“이런 장난질을 시험이라고 일컫는 것인가? 신림, 생각보다 가벼운 조직이었군.”


“가볍다라···. 저희를 너무 과소평가 하시는 구려. 이미 마천락과 신림의 존재를 인지하고 계신 것만으로도 공자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셈이네. 구월, 보여주시게.”


휘익-


구월의 휘파람 소리와 함께 사위가 밝아졌다. 낡은 집은 어느새 야광주가 촘촘히 박혀있는 서고가 되어 있었고, 흑의 무복을 갖춘 수십 명의 사람들이 서고의 입구 앞에 부복해있었다.


“이게 무슨?”


“마경진(魔境陣), 그저 인식을 비트는 간단한 진법입니다. 마천락 전 지역에 걸쳐서 깔려있는 진이지요.”


구월의 말은 짐짓 간단한 이치처럼 들렸으나, 이는 결코 구월의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좁은 구획에서는 쉽게 진법을 배치할 수 있으나 마천락은 큰 산의 협곡. 수많은 변수들을 모두 고려하여 세워야 한다. 여타의 상승진법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지였다. 유엽이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에 잠기자 구월이 말했다.


“신림은 이곳 폐마고에서 경전을 연구하던 신도들의 집단이었습니다. 신도들은···, 현 마교의 정쟁에 희생되며 가족을 잃거나 주화입마한 자들에게 죽는 이들이 속출했고, 그들은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 자신들의 복수를 하기위해 신림이라는 조직이 되었습니다. 무리(武理)를 연구하는 마학자가 되는 것이 그 수단이죠.”


구월은 말을 마치고 유엽을 바라보았다. 노기의 여파가 아직 잔잔하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은근하게 타오르는 유엽의 눈빛은 구월의 마음을 잡아당기기에 충분했다. 유엽은 말했다.


“저자들을 물러주겠나?”


구월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그러자 부복하고 있던 사람들이 문지기와 같이 배경에 녹아드는 것처럼 사라졌다. 유엽은 두 눈을 감으며 뜸을 들였다. 그러자 마학장이 말한다.


“이젠 저희 넷 뿐이요, 공자. 어떤 방법으로 우리의 존재를 알 수 있었는지 말해주시오.”


“그렇다면, 우선 이것이 먼저겠군. 사매.”


서린은 유엽의 말에 쭈뼛쭈뼛 주변을 훑던 것을 멈췄다. 만난 이후로 자신을 사매라고 부른 적이 없던 그가 사매라는 말을 입에 담자,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이 들어갔다. 서린은 유엽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을 대신했다.


“사매가 누군지 설명해줘.”


서린은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재차 고개를 끄덕이며 목을 가다듬었다. 지금이 대사형이 원하던 일의 분수령임을 서린 자신도 직감하고 있었다. 서린은 말했다.


“호서린이에요. 별호는 마도화, 봉명공주. 교주님의 네 번째 제자이며, 제 조부는 현 부교주인 염천빙공 호무량.”


호무량이라는 이름이 들리자마자 마학장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농인양 말했다.


“공주가 염천빙공의 조손녀셨소? 허허, 하마터면 수십 년 동안 일궈놓은 터전을 이 어리석은 장난 한 번에 뿌리째 뽑힐 뻔했군···.”


유엽은 서린의 소개와 마학장의 탄식이 끝나자 입을 열었다.


“유엽. 교주의 첫째 제자이며, 그의 아들이지. 마천락의 지지를 얻기 위하여 교주의 명을 받고 왔다.”


유엽이 짧게 말을 끝맺자 구월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공자가 교주의 자제였습니까? 어쩐지! 성이 같은 것은 우연의 일치일 수가 없지···.”


“교주의 이름을 알고 있었나?”


“이 질긴 목숨을 붙들고 있는 것도 다 공자의 아버님 덕분입니다. 천마를 견제하기위해 허수아비로 세워진 어린 소천마.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어떻게 될 지는 세상모두가 알겁니다. 그런 구차한 목숨을 그나마 마천락에 있게 해 준 것이 바로 교주님이죠.”


유엽은 전생에선 알 수 없었던 그의 자세한 과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유엽은 구월을 마주보았다. 자신의 눈동자가 비치는 듯, 잠잠한 불이 붙어 있었다. 유엽이 말했다.


“그럼 이야기는 쉽겠군. 내가 마천락에 온 이유는 사분오열된 본교를 잇고, 사매를 소교주의 직위에 옹립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흑암도의 괴물들과 신림의 지식, 그리고 괴이한 무공들. 가늠조차 하기 힘든 미지수의 힘을 얻어야겠지.”


“공자가 아닌 공주를 소교주의 직위에?”


구월의 반문에 서린도 의문 가득한 눈으로 유엽을 쳐다봤다. 유엽은 대답했다.


“난 난세에나 어울리는 재목이야. 모든 일이 끝나고 난 후에는 나보단 사매가 더 교를 정비하는 것에 알맞은 인물이겠지.”


“천만에요! 전 무공에 대해선 검기도 못 뽑아내는 무지렁이고, 잘나신 누구처럼 똑똑하지도 않다고요.”


“무공이야 금세 늘겠지. 애초에 이 마천락에 들어온 이유자체가 천마신공에 버금가는 마공을 찾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리고 나처럼 똑똑하지 않아서 더욱 네가 적임이라는 거다.”


“그게 무슨 개풀 뜯어먹는···?”


“그만.”


유엽은 서린의 반문을 손짓으로 막았다. 구월은 조용히 유엽의 이어질 말을 기다렸고, 마학장은 여전히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고 있었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간단하다. 마천락이 봉명공주를 지지하는 것. 그렇게만 해 준다면 우리역시 주화입마를 해결하는데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지. 더불어 내분의 종식 또한.”


“더할 것도 없이 좋은 조건이구려. 헌데, 주화입마를 해결할 능력은 있소?”


그 말을 들은 유엽은 웃음 지으며 말했다.


“만마의 정수(精髓)라는 천마신공이 교주의 손에 있다. 그리고 교주는 그 천마신공과, 의료를 담당하는 신의당이라는 패를 쥐고 있지. 이만하면 답변이 되었나?


“확실한 답변이 되었소, 공자. 덕분에 아리따운 여장부를 지지하게 될 기회를 얻게 되었구려.”


유엽의 말이 끝나자 마학장은 웃음을 지었고, 농을 던지며 서린에게 포권했다. 서린은 얼굴을 붉히며 손을 저었다. 그러나 구월은 어째서인지 아무런 행동, 말을 하지 않았다.


“뭐가 문제인가, 구월?”


“전 약간 견해가 다릅니다.”


“제공해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러는 건가?”


유엽의 물음에 구월은 킬킬 웃으며 답했다.


“아닙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죠. 하지만 마천락, 그리고 신림은 배경이 될 자가 아니라 이끌어줄 자가 필요합니다.”


“이끌어 줄 자?”


“그렇습니다. 마천락에 갇힌 수십년···. 저희는 이루어 질 수 없는 복수를 꿈꾸며 증오에 지쳐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천마보다 더 천마같은 공자를 만났습니다. 복수를 성사시켜주고 한번 저희의 운명을 걸어 볼 만 한.”


“그래서 무얼 원하지?”


구월은 눈을 들어 유엽을 보았다. 타오르는 염원이 구월의 눈 속에 담겨있었다.


“절, 이 마천락을 당신의 휘하에 두십쇼. 단, 당신을 증명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저에게 보여주십시오.”


“확실한 능력이라···. 어떤 식으로든 상관없나?”


유엽이 말하자 구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유엽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허하기도 했고,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 세계는 무력으로써 말하는 곳.’


유엽은 탁자를 내려치며 모두를 집중시켰다.


“좋다. 구월, 마교의 세력도를 가져오라.”


구월은 유엽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휘파람을 불었다. 흑의 무복의 여인이 배경에 그려지듯 나타나 종이 한 장을 탁자에 놔두고 다시 사라졌다. 긴 종이에는 수많은 글자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구월은 종이에 손을 짚으며 말했다.


“본교의 역학관계와 그 단체의 규모가 적힌 종이입니다.”


유엽은 종이를 훑었다.


작가의말

완성도가 떨어지는 글을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3챕터부터는 더욱더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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