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단화살 님의 서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단화살 아이디어 단편집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단화살
작품등록일 :
2020.12.04 13:36
최근연재일 :
2020.12.04 15:51
연재수 :
19 회
조회수 :
980
추천수 :
27
글자수 :
107,856

작성
20.12.04 14:00
조회
29
추천
1
글자
9쪽

이세계 충인이 사는 법 1화

DUMMY

쾅-


부르르


한 명의 청년이 깊은 절벽으로 떨어져 내렸다.


“윽⋯ 여긴⋯”


속이 울렁거렸다.


딱딱한 바닥에 몇 번이고 굴러 잔상처가 가득해 온 몸이 쓰라렸다.


고개를 들자 동굴을 희미하게 밝히는 보석들이 벽에 자잘하게 박혔다.


“여기는 어디지⋯?”


유진은 이곳에 오기전 상황을 떠올렸다.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며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날.


순간적으로 귀에서 삐─ 하는 이명과 함께 눈앞이 번쩍이더니 바닥에 굴렀다.


“윽─”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몽둥이로 온 몸을 두드려 맞은 듯 온 몸이 욱씬거렸다.


“일단⋯ 움직여야지.”


스마트폰은 부서졌는지 액정이 갈라져있었고,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머리가 멍했다.


천천히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어떻게 된 일이지?’


앞, 뒤의 통로를 살펴보고 뒤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특별한 이유보다는 앞 쪽으로 향하는 것이 꺼림칙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 보다는 뒤가 훨씬 밝았다.


“하아⋯ 하아⋯”


온 몸이 두들겨 맞아 열이 오르는 가운데 동굴의 온도는 차가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앞에 보이는 빛을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적어도 30분은 걸었다고 느껴질 때 쯤, 툭툭⋯ 하고 무엇가가 걷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동물인가? 사람?’


상식적으로 이런 동굴에 동물이 살지 않는다는 생각에 곧장 그쪽으로 뛰었다.


“저기요! 누구 있어요? 여기요!”


마른 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억지로 무시하며 소리쳤다.


나랑 같은 사람일 거야.


지금 이런 상황을 혼자 겪었을리 없다.


그렇다면 만나서 대화를 하는게 좋은 것일터.


그 선택이─


“어⋯?”


그곳에 있는 것은 사마귀같이 생긴 커다란 곤충이었다.


“키릭?”


여러개의 겹눈을 뜨며 고개를 갸웃하던 사마귀는 날카로운 앞발을 가진 2m는 되어보이는 커다란 몸집을 날개로 파닥거리며 날아왔고.


무언가 잘못된 것임을 알았을 때는⋯


서걱─


“어? 어어?”


⋯이미 늦고 말았다.


피슈우우우우욱─


한 번 휘두른 앞발에 오른팔이 날아갔다.


본능적으로 몸을 피틀어 피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몸이 두 조각으로 나뉘어졌을 것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아?”


머리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다.


지금 무슨일이 벌어진거지? 팔이 날아갔다고? 사람이 있는 게 아니었나? 왜 이렇게 된거지?


나는 왜?


왜.


소리친걸까.


짝─


뺨을 후려치자 정신이 조금 돌아왔다.


‘살아야 된다.’


팔이 날아간 상실감이나 끔찍한 고통보다는 살아야 된다는 생존본능이 더 크게 반응했다.


“으아아아아─”


잘린 팔을 주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뒤돌아 돌아온 길을 전속력으로 달렸다.


“끼엑? 끼익?”


사마귀는 조심스럽게 살펴보며 위협이 없다고 완전히 판단했는지 빠르게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몇 번을 생각해도 죽는다. 현실을 자각한 머리가 뜨겁게 달아올랐고, 사야는 빙빙 돌았다. 사고로 행동이 이어지지 않았고 그저달렸다.


어떻게 해야 되지? 진짜 죽는 건가? 왜? 왜? 무슨 잘못을 했나? 여기는 지옥인가? 왜 아프거지?


팔이 아프다─ 한 쪽 팔이 떨어져 균형이 맞지 않는다. 손에서 눈을 감았다. 빠져나가는 피도 신경쓰지 않았다. 뇌 척수가 빠르게 돌며 거친 통각을 지배한다.


“오지마!”


“키리리리릭.”


비웃는다.


오히려 그게 더 낫다.


살고 싶다. 제발. 제발. 그냥 보내줘. 살고싶다.


“크읍.”


몇 번이고 몸을 굴렀다.


균형감각이 조금 어긋났다고 울퉁불퉁한 바닥에 발이 걸려 넘어져 상처가 늘었다.


─신경쓰지 않는다.


넘어져 구르는 것까지 속도로 치환해 달렸다.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고싶다는 생각에 정점에 닿았고, 살고싶다는 본능으로 눈을 붉게 물들었다.


‘살수 있어. 조금만 도망치면 돼. 그런데 어디로.’


어디로?


생각이 멈췄다.


머리가 새하얗게 변한 상황에서 물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되지?


정말 살 수 있나?


숨이 찬다.


“하아⋯ 하아⋯”


폐가 고통을 호소하며 숨쉬기가 어려웠고, 심장은 미친듯이 뛰어 쿵쾅거리는 소리가 귀까지 울렸다.


온 몸은 삐걱거리며 고통을 호소했고, 근육은 연신 부들거리며 더 이상 무리라고 외쳤다.


“제발⋯ 살아야 된다고.”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움직였다.


이미 처음 떨어진 장소는 지나친지 오래였고 벽을 밝히던 정체모를 돌들 또한 점점 줄어들어 어둡게 변해갔다.


다다다다-


갑각의 딱딱한 다리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가 가깝게 들려왔다.


“하하⋯.”


문득 웃음이 나왔다.


너무 오래달려 러너스 하이 상태에 돌입한 것일 수도 있고 심한 상처 때문에 엔돌핀이 분피된 걸 수도 있다.


둘 다 이유일 수도 있고.


뭔지 모를 장소에서 죽는다는 생각에 허탈해지며⋯


힘이 빠졌다.


죽는다?


“죽어?”


내가?


“으득.”


혀를 깨무니 아픔에 눈물이 나왔지만, 정신은 차렸다.


“나는⋯ 나는 살아야 해. 살야아 된다고!”


계속 달리고, 달리고, 달렸다.


고통은 왠지 느껴지지 않았고, 눈 앞에 저 멀리 빛나는 입구만이 보였다.


본능적으로 저곳으로 가면 살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다왔다. 다왔어.’


이제 200m도 채 안된다.


1분도 안되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위이이이이이잉


휘바람이 길게 울리는 듯한 소리에 잠시 뒤돌아 봤을 때.


“하하하⋯”


기적은 일어날 수 없기에 기적이라고 하는듯 일어나지 않았고.


“시발.”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오는 모습에 전속력으로 달렸지만⋯


서걱─


짧은 절삭음과 함께 몸이 앞으로 데굴데굴 구르는 것을 끝으로 시야가 검게 물들었다.



* * *



부글부글


무언가 끓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뭐야⋯”


아직도 시야가 어지럽게 돌았고, 몸이 욱씬거렸지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깨달을 수 있었다.


몸을 일으키려고 팔을 바닥에 짚는 순간⋯


“어?”


획─


몸이 다시 미끄러졌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자 어깨 아래로 완전히 잘려나간 팔이 모습을 보였다.


“아악!”


팔을 인식하자 다시 고통이 밀려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아프지 않은 통증에 그제야 주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는⋯”


방은 빛을 내는 돌이 빼곡하게 박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중앙에는 청록색 작은 연못이 자리하고 있었고 나는 그 연못안에 몸을 반쯤 담그고 있었다.


“어떻게 된거지?”


왼손으로 땅을 짚으려 할 때, 손 안에 뭔가 걸리는 느낌에 내려다보니 왼손으로 오른팔을 꽉 붙잡고 있었다.


손이 하얗게 질려서 굳어있는 모습에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오른팔이⋯ 잘렸구나.”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에 눈물이 차올랐지만 끝내 흘리지는 않았다.


커다란 소리로 괴물을 직접 부른건 트라우마가 되어 울음소리 하나에 무언가가 튀어나올까 도저히 마음놓고 울지 못했다.


인식하니 왼손에서 힘이 풀리며 오른손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천천히 연못에서 일어나서 살펴보니 몸 대부분의 상처는 낫고있는 중이었다.


“윽⋯ 이 연못 덕분인가.”


이 신비한 연못 덕분에 온 몸에 자리한 자잘한 상처나 멍은 나을 수 있었지만, 팔은 이미 늦었다는 듯 잘린 상태에서 거의 다 아물고 있었다.


의식을 잃기 전 무엇인가 잘리는 듯한 감각에 등쪽으로 살살 만져보니 반쯤 아물고 있는지 커다란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후우.”


천천히 몸을 돌렸다.


잘린 곳은 등.


정신을 잃기 전에 척추가 잘리는 듯한 고통은 없었지만, 혹시 모른다. 잘렸다가 저 연못 덕분에 다시 붙었을지 어떻게 아는가.


격하게 움직일수록 몸의 상처는 덧나니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저기인가?”


피로 쭉 이어진 길을 따라 눈을 돌리니 내가 들어왔을게 확실한 피범벅의 입구가 눈에 뛰었다.


“사마귀는?”


바닥을 살펴 손에 쥘만한 돌을 찾고는 바깥으로 힘겹게 던졌다.


탁탁- 타닥


몇 번이고 돌을 던졌지만 무언가 맞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사라졌나?”


그럴리는 없다.


단 번에 끝장낼수 있는 걸 비웃으며 도망가게 내버려 뒀는데, 그 목적이 체력을 빼기 위함이든 기만한 것이든 어느정도 지능이 있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기다리고 있거나


혹은


정말로 이 공간에 무엇이 있기 때문에 도망간 것이거나.


후자라고 했을 때 그것은⋯


고개를 돌렸다.


“저 연못이겠지.”


이 밝은 공간에는 나와 저 작은 연녹색 연못 하나 밖에 존재 하지 않았으니까.


뭔지 모를 믿음과 함께 이 곳에 그 괴물과 같은 사마귀가 못들어온 다는 사실에 긴장이 풀린 나는 옷을 힘겹게 벗고 연못으로 몸을 뉘었다.


“⋯살았네.”


살았다는 안도감과 이상한 장소에 대한 공포, 안전한 장소에 대한 안정감과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두려움이 뒤죽박죽 섞여 복잡했다.


긴장이 완전히 풀리자 배에서 꼬르륵 하고 시끄럽게 울렸다.


밖에는 이상한 괴물, 이곳에는 신비한 녹색연못.


그러나 식량은 없었다.


“하하⋯ 하⋯”


바람빠지는 듯한 웃음소리와 함께 시야에 담긴 것은⋯


잘린지 얼마지나지 않은 듯한 팔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단화살 아이디어 단편집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9 소시민 용사의 회귀변곡 2화 +5 20.12.04 115 4 13쪽
18 소시민 용사의 회귀변곡 1화 20.12.04 37 2 13쪽
17 튜토리얼에서 무한회귀 2화 20.12.04 39 1 12쪽
16 튜토리얼에서 무한회귀 1화 20.12.04 37 1 12쪽
15 신캐로 게임 속에 떨어졌다 2화 20.12.04 48 1 12쪽
14 신캐로 게임 속에 떨어졌다 1화 20.12.04 31 1 12쪽
13 게임 속 고블린 엑스트라 2화 20.12.04 21 1 13쪽
12 게임 속 고블린 엑스트라 1화 20.12.04 27 1 14쪽
11 한국 괴이담 1화 20.12.04 32 2 11쪽
10 가챠게임에서 섬 키우기 1화 20.12.04 37 1 14쪽
» 이세계 충인이 사는 법 1화 20.12.04 30 1 9쪽
8 네크로맨서는 신을 죽이고 싶다 2화 20.12.04 39 1 12쪽
7 네크로맨서는 신을 죽이고 싶다 1화 20.12.04 43 1 12쪽
6 고블린 하드 플레이어 2화 20.12.04 40 1 14쪽
5 고블린 하드 플레이어 1화 20.12.04 40 1 14쪽
4 빙의론자는 어떤가요? 2화 20.12.04 43 2 12쪽
3 빙의론자는 어떤가요? 1화 20.12.04 70 1 13쪽
2 게임 속 단체전이 2화 20.12.04 51 2 13쪽
1 게임 속 단체전이 1화 20.12.04 201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