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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화살 아이디어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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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화살
작품등록일 :
2020.12.04 13:36
최근연재일 :
2020.12.04 15:51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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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7,856

작성
20.12.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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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빙의론자는 어떤가요? 1화

DUMMY

지금같은 자본주의 시대에는 이기주의자들이 넘쳐난다.


그러니


나도 ‘조금’ 이기적일 뿐이다.


========


“안녕하세요. 식별번호 9S-112 지구인 여러분. 저는 식별번호 9S-112 지구를 인계받은 담당 집행자 카론이라고 합니다. “


나는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마치 오페라 하우스나 고대의 투기장 같은 장소.


아무런 색감없이 그저 하얀색만이 칠해진 공간.


그 중앙 스포트라이트를 받듯이 빛이 집중된 공간에 넓게 팔을 펼친 늙수구래한 노인 한 명이 근대에서나 입을 법한 영국 신사복을 입은 채 크게 외쳤다.


“뭐, 뭐야.. 이게.”


“이거 몰래카메라는 아니죠..? 장..장난이잖아요?”


“여기 어딘지 아시는 분?”


“우와.. 이게 뭐에요? 이거 연출비 주는거 맞죠?”


어디서부터 어디가 하늘이고 땅인지 구분할 수 조차 없는 공간.


슬쩍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니 나를 비롯한 수백명은 될 법한 사람들이 시끌벅적하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연령대는 대부분 20대에서 40대. 어린아이를 비롯한 노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인가?’


빠르게 사람들을 훑었다.


수백명의 사람들 중 유난히 침착한 얼굴을 한 남자를 두 명 발견했다.


한 명은 청바지와 회색후드티를 입은 날카로운 인상의 20대 남성이었고, 한 사람은 트레이닝 복을 입고 깊게 가라앉은 눈빛을 가진 청년.


두 사람만이 흥분한 듯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주인공이다.


‘날카로운 얼굴은 김재현인가? 자신이 즐겨보던 쌍둥이 형이 쓴 소설 속으로 빙의한 전형적인 주인공.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침착한과 진중함이 어우러진 한국식 주인공.’


한 가지 특이점이 없었다면 그저 그런 주인공으로 기억됬을 주인공.


김재현은 환생자다.


그것도 그냥 환생자가 아닌 무협에서 환생한 천마가 다시 얻은 삶에 감사하며 느긋하게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던 차에 갑작스럽게 쌍둥이 형이 쓴 소설에 빙의해버린거다.


김재현이 읽던 소설의 이름은 ‘주인공이 회귀를 숨김’ 이라는 웹소설 트렌드에 맞게 쓴 양판형 웹소설이다. 전형적이지만 박진감 넘치는 전투씬 덕분에 꽤 인기가 있던 소설이었다.


그 소설에 갑작스럽게 전이 되었으니 오죽 당황스럽지 않을까.


‘저건 이시현이 맞는거 같은데..’


이시현은 주인공이 회귀를 숨긴 김재현이 있은 소설의 원작 주인공이다. 조용히 주위를 둘러보는 김재현과는 달리 냉랭한 얼굴로 바삐 눈을 움직이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저 두명이 있는게 맞으면.. 제대로 온게 확실한 거 같은데..’


이시현은 회귀자다.


지금쯤 대충 자신이 회귀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을 것이다. 회귀전 몇 십년의 짬밥은 괜히 먹은게 아닐테니까. 며칠 조용히 지켜보며 자신이 완전히 회귀했다는 사실을 제차 검증해볼 것이다.


어느쪽이던 갑작스럽게 접근하면 오히려 의심을 살 것이 분명하다.


‘일단은 기다리는 수밖에.’


조용히 침묵하며 얼마나 기다렸을까.


사람들도 자신이 소리쳐봐야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점차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수백명이 시끌벅적하게 소리치던 공간에 정막만이 내리앉았다.


“여러분은 선택받았습니다.”


카론은 한 번 숨을 끊었다. 마치 악마가 조용히 속삭이는 것처럼 느리면서도 당연하다는 어투로 단언했다.


“여러분이 살고계셨던 지구의 70억 인구중에서! 단 천 명! 단 천 명만이 이 곳! 판게아로 무작위로 선별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무엇을 얻으시던! 그것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 곳 판게아를 클리어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말이죠.”


그 말은 한국어도 영어도 아닌 다른 언어였지만, 신기하게도 귓속에 금방 파고들었다.


카론은 그 말을 마치고 곧장 반투명해지며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기다린 것에 반해 지나치게 짧은 내용만 전하고는 사라지는 모습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역시 듣던대로 제멋대로네.’


멋대로 불러내고는, 멋대로 사라져버린다.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조언 하나 없이 내버리는 그 모습에 실소가 나왔다.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안에서 다시 뵙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는 깊게 허리를 숙이고는 완전히 투명하게 변해 시야에서 없어졌다.


‘이게 바벨어인가? 바벨탑이 부서지기 전의 사용했던 언어라 바벨어고 그 바벨어를 사용하는 대륙이 판게아라니...’


작명센스 참..


고개를 내저었다.


지금 작명 센스나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이 다음 진행될 튜토리얼이 중요했다.


‘제발.. 주인공들과 같은 곳에서 진행되면 안되는데..’


이 다음 진행이 중요하다. 지금 튜토리얼에서 빙의자든 환생자든 회귀자든 다 만나봤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걸림돌이 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들은 주인공이다.


비록 한 번 실패한 회귀자든, 투쟁은 포기했던 무인이든 그들의 일신의 무력은 감히 내가 넘볼 수 없는 수준이고 재능또한 마찬가지다. 같은 튜토리얼에 참가해봤자 끌려다닐 뿐이다.


그들이 탐을 낼 정도의 재능이나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는 이상 나는 그들의 눈에 하나의 엑스트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뿐이니.


“들어주십시오! 저는 이 상황을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제발 제 말에 집중해주십시오!”


카론이 사라지자 다시 이 곳은 시장바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시끌벅적하게 떠들어댔다. 그 시끄러운 공간 안에서 한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바로 들려들일테니 곧장 따라하십시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듯 곧 바로 큰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그가 크게 소리 높이자, 시장바닥 같던 공간도 점차 조용해지며 의심이 담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는 육군 특수부대 소속 김명정이라고 합니다.저는 이 일이 어떻게 일어날 거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말을 이었을 때, 다른 중년 남자가 화가나 소리쳤다.


“아니! 뭘 알기는 알어! 니가 나 납치했어? 내가 누군지 알아!? 어!”


그러나 김명정이 들고 있던 기관단총을 살짝 겨누었다. 그러자 중년 남자는 얼굴이 새파래지면서 곧장 찌그러졌다. 김명정은 그를 무시하고 곧바로 말을 이어나갔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몇 년전, 전 세계 지도자를 대상으로 신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내용은 짧았지만, 이곳이 어떤 곳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말을 하자 간간이 들리던 소리조차 쥐죽은듯이 사라졌다.


“이 곳은 판게아라는 곳입니다. 이름이야 어쨌든 우리는 이곳에서 시련을 받고 그걸 통과해야만 합니다. 한 번 상태창이라고 소리쳐 보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상태창이라고 작게 속삭이자, 그들의 눈앞에 뭔가가 나타났는지 화들짝 놀랐다.


“소란피우지 마십시오. 그래서! 저를 비롯한 특수부대는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를 대비하여 훈련을 받고 지시상황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더이상 들을 필요도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살펴보려 했지만, 알고있는 정보를 슬쩍 푸는 척 정부가 이런 일에 대비를 했고 자신은 알고있다는 뭐.. 일종의 정치질이나 마찬가지다.


‘어차피 쓸모도 없는 일이지만.’


고개를 돌려 다른 두 사람을 바라보니 두 명다 흥미없는 눈으로 가만히 대기하고 있었다. 자신의 상태창을 보는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눈을 돌리고 있었다. 그때, 그와 눈이 마주쳤다.


‘이크, 지금 들키면 안되지.’


고개를 돌려 곧바로 그가 자신을 바라볼 수 없는 사람들의 틈 속으로 움직였다. 회피하는 모양새가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당연하게도 주인공인 2명은 상대의 상태창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튜토리얼이 끝난 후라며 모를까 지금 초기의 상태창을 알려줄 수 없었다.


자칭 국가가 준비한 특수부대원인 김명정은 얼마안남은 시간동안 빠르게 자신의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었다.


“.. 그러니 튜토리얼이 끝난다면 훈련소에 도착하실겁니다. 그곳에서 다시 만나는 걸로 합시다.”


‘애초에 모든 사람에게 먼저 알렸다면 처음에 혼란이 일어났을지언정 더 좋은 상황이 되었을 텐데.’


21세기는 자본주의이자 이기주의가 만연해진 시대다. 시골의 인심, 이웃의 정이니 하는 것도 다 옛날 말이고 자신의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게 태반의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정보를 통제하고 특수부대원을 따로 육성해서 판게아에서 자신들이 이익을 독점하려고 했지만, 그들도 선별되는 사람들이 랜덤이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정부도 머리가 있기에 그렇게 될 경우 따로 플랜을 짜뒀겠지.


예를 들어, 작은 정보를 베풀어주며고 자신들의 입지를 넓힌다는지 하는 그저 그런 계획.


‘그래봤자지만.’


신경껐다.


애초에 그정도 선동질과 세력모음으로 이 세계를 잘 해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만용이다.


신들이 각국의 지도자에게 약간의 정보를 준 이유조차 소환 직후 너무 시끄럽고, 작은 시련하나 못 견디고 자꾸 죽어나가기에 약간의 어드벤티지를 준 것에 가깝다.


‘그저 좀 조용해지고, 덜 죽으면 좋겠지. 이 정도 생각에 불과했을거다.’


애초에 이 공간 자체가 그들에게는 오락이며 유희에 불과하다. 신들이 전해준 정보 또한 탐욕스러운 인간이 그 정보를 숨길것이란 사실을 몰랐을리가 없다.


그들은 그 정도만 되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어느쪽이든.


결국에는 특수부대 한 명이 같이 소환되어 사람들에게 정보를 나누어 주지 않았는가?


‘어차피 목적은 달성됬으니까.’


그들에게 선과 후는 의미없다. 그저 목적을 이뤘는과 이루지 않았는가로 결정된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혹시 튜토리얼로 바로 전송되지 않고 조금의 시간을 주는 이유가 이것 때문인가?’


억측일 가능성도 있지만, 신이 그렇게 허술할리 없으니 진짜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기를 잠시 눈앞이 빛나는 느낌과 함께 발 밑이 훅 꺼졌다.



* * *


몸이 붕 뜨는 감각이 지나갔을 때, 눈을 떠보니 숲의 한가운데 있었다.


“주위에 나를 제외하고 없는거 같은데..”


잠시 눈을 감고 귀를 귀울여봤지만, 다른 사람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다른 곳으로 전송되지마자 나 처럼 조용히 있는게 오히려 더 이상할테니 주위가 조용하다면 나 이외의 사람이 없다는 것이 맞을거다.


“하.. 제발 주인공이 없어야 할텐데.”


한탄하기도 잠시 갑작스럽게 눈 앞에서 반투명한 푸른 빛 창이 쇽- 하고 나타났다.



[튜토리얼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14일동안 생존하십시오. 14일 후 판게아로 향하는 게이트가 열립니다.]


[게이트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입장권이 필요합니다. 500 BP를 모아 최초의 땅 ‘판게아’로 이동하십시오.]


[현재 유한성 님은 0 BP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생존 1일차 13:23:59:57]


[행운을 빕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제서야 웹소설 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이 실감이 들었다.


“상태창을 확인하는 건 최대한 미뤄야 해.”


이건 일종의 히든피스다.


내가 읽었던 웹소설이자 빙의한 김재현이 주인공으로 진행되는 웹소설 ‘천마는 두 번 소환 당했다’ 에서 후반에 밝혀지는 히든피스 중 하나.


상태창을 보지 못한 채 14일동안 튜토리얼에서 생존하는 것.


이게 조건이다.


사실 말도 안되는 거다.


14일동안 지내는 숲에 무엇이 있을지 알고?


자신이 무슨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14일간 생존하는 것.


“말도 안되지.. 말도 안되는데..”


해야 한다.


그걸 알기 때문에 굳이 이 웹소설을 선택했으니까.


이런 자잘한 것까지 모두 챙기며 성장해야 두 주인공과 비슷하게라도 성장할 수 있다. 애초에 주인공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최대한 성장해야하고.


“그래도 조금 준비를 해둔게 다행일까.”


품 속에서 7가지 기능이 달린 주머니칼. 일명 맥가이버 칼을 꺼내들었다.


“라이터도 한 개있고.. 불 걱정은 안해도 되겠네.”


사실 배낭을 챙겨와 좀 더 꽉꽉 준비하고 싶었지만, 많은 시간이 없었다.


맥가이버 칼이야 선물받은 것이고, 라이터는 항상 챙겨두는 습관 덕분에 살았다.


애초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고있었다면 어떻게든 총을 준비했을것이다. 시간만 충분했다면, 소총은 무리라도 공기총이나 정글도, 아니면 도끼라도 챙겨뒀겠지.


“쯧. 어쩔 수 없지.”


우선 물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도 히든피스가 하나 있으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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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소시민 용사의 회귀변곡 2화 +5 20.12.04 115 4 13쪽
18 소시민 용사의 회귀변곡 1화 20.12.04 37 2 13쪽
17 튜토리얼에서 무한회귀 2화 20.12.04 38 1 12쪽
16 튜토리얼에서 무한회귀 1화 20.12.04 36 1 12쪽
15 신캐로 게임 속에 떨어졌다 2화 20.12.04 47 1 12쪽
14 신캐로 게임 속에 떨어졌다 1화 20.12.04 30 1 12쪽
13 게임 속 고블린 엑스트라 2화 20.12.04 21 1 13쪽
12 게임 속 고블린 엑스트라 1화 20.12.04 26 1 14쪽
11 한국 괴이담 1화 20.12.04 31 2 11쪽
10 가챠게임에서 섬 키우기 1화 20.12.04 37 1 14쪽
9 이세계 충인이 사는 법 1화 20.12.04 29 1 9쪽
8 네크로맨서는 신을 죽이고 싶다 2화 20.12.04 39 1 12쪽
7 네크로맨서는 신을 죽이고 싶다 1화 20.12.04 43 1 12쪽
6 고블린 하드 플레이어 2화 20.12.04 39 1 14쪽
5 고블린 하드 플레이어 1화 20.12.04 40 1 14쪽
4 빙의론자는 어떤가요? 2화 20.12.04 42 2 12쪽
» 빙의론자는 어떤가요? 1화 20.12.04 70 1 13쪽
2 게임 속 단체전이 2화 20.12.04 50 2 13쪽
1 게임 속 단체전이 1화 20.12.04 19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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