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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가린 님의 서재입니다.

소도외전

웹소설 > 자유연재 > 무협

용가린
작품등록일 :
2018.11.28 15:30
최근연재일 :
2023.05.10 22:33
연재수 :
10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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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글자수 :
706,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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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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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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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월하의 정사

DUMMY

점점 짙어지는 밤 옥정루 꼭대기 층 지붕의 부서진 구멍 사이로 차가운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떨어져 내렸다.

조용히 시들어가는 황촉불을 뒤로한 당대 최강의 사나이들은 살을 저미는 긴장으로 얼어붙은 공간 속에서 강한 적개심으로 서로를 향한 채 마주하고 있었다.

마인극의 이글거리는 눈동자. 그에 대비되는 독고파의 서늘한 눈동자.

마인극의 쌍철극은 묵직하지만 날카로운 기운을 뿜었고, 독고파의 교차된 칼과 검에서는 내력(來歷)에 걸맞는 울음을 토했다.


마인극은 눈앞의 악인을 처단하기 위하여 소비하는 시간 때문에 혹시나 미령낭자를 구할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조바심했다. 특히나 싸울 장소에는 미령낭자도 함께 있었기에 더욱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신선으로 가는 전단계까지 경험했다고 생각한 독고파는 기운이 많이 소진된 상태였으며 신경을 많이 쓴 탓에 피곤한 상태였다. 그러나 어차피 현실을 돌릴 수 없다면 한 문파의 문주답게 정면 대결을 하는 것이 지금껏 강호인으로서 살아온 자존심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하며 대치했다.

그들은 이 장도 채 되지 않는 서로 간의 거리에서 불꽃을 피웠다.

독고파의 뒤쪽 침상에서는 이성을 잃어가는 한 여인이 태초의 모습으로 본능의 욕구를 갈구하면서 죽어가고 있었다.


<문주님, 궉부장입니다. 어떻게 하시든 그놈과의 대결은 피하셔야 합니다. 문주님의 실력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피곤하신 몸 상태로는 대적하시기에 힘이 드실 것같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궉세사의 다급한 전음이 독고파에게로 밀려들어왔다.

<궉부장 네 이놈, 무슨 생각으로 놈을 이곳 침실까지 안내하였느냐? 미리 내게 알렸다면 이런 낭패 상황은 없지 않았겠느냐!... 네놈이 알량한 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나를 희생시키려 했던 것이 아니더냐! 내 너를 당장 요절내고 싶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휴~ 너를 믿은 내가 잘못인 것을...>

독고파는 갑작스럽게 궉세사의 전음을 받고는 치밀어 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노기에 찬 원망을 실어 보냈다.

<그 점은 추후 해명 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지금은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옵니다. 그 점 혜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궉세사는 사태의 긴박함을 알기에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질책하는 독고파에 대하여 즉각적인 해명이나 원망을 하지 않았다. 사안의 촉박함을 무시하고 감정에 충실할 경우 자칫 문제를 풀 수 없는 상황에 빠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문주의 앞에 서있는 마인극의 등 뒤로 하얀 서기가 어리고 있었다.

곧 목숨을 건 대결이 개시될 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지금 문주님의 앞을 막고 있는 저놈의 관심은 오로지 곤륜노 여인의 목숨에 있습니다. 문주님께서 서 계신 자리 때문에 저놈이 함부로 공격을 하진 못할 것입니다.>

궉세사는 다급한 맘을 실어 급하게 전음을 날렸다.

<그래, 흠. 일단은 저놈과 부딪히기엔 오늘 너무 많은 기력을 낭비했다... 내 성질 같아선 저 건방진 놈을 단칼에 처단해 버리고 싶지만, 일단 지금은 무척이나 쉬고 싶구나. 피곤하다... 빠져나갈 방법이 있느냐? 궉부장.>

궉세사의 말투로 보아 뭔가 해결 기미가 있어 보였다고 생각했는지 독고파가 감정을 추스르고 부드러운 말투로 전음을 보냈다.

그로서는 절박했다. 대결이 시작되면 찰라지간에 승부가 날 것이다. 고수일수록 팽팽하게 대치하며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는 있어도 만약 공방이 시작된다면 그 결과는 몇 호흡이 지나기 전에 결론 나는 것이 강호의 추세였다.


<문주님, 제가 제 옆에 있는 저놈의 부장을 칠테니 문주님께서는 적당히 대결하는 척 하다가 침실 문 쪽으로 나오십시오. 저와 함께 혈마일성이 있던 방의 부서진 천장을 통해 일단 몸을 숨기고 빠져나가는 것이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기회를 잡는 거의 유일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서두르십시오.>

궉세사가 위기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전음을 보냈다.

<아, 그래.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그래... 일단 내 그리 할 터이니 궉부장도 그 쪽의 일을 잘 마무리해서 곧 보도록 하자꾸나.>

독고파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해결방안이 있었고 다행히 대결없이도 마무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것 같아 한결 부담이 덜해진 듯 궉세사를 격려하는 전음을 보냈다.


‘가만... 앞에 있는 저놈의 부장이라면 보나마나 엄청난 고수일텐데... 궉세사가 당해낼 수 있을까?... 그래도 어쨌거나 운명에 맡겨야지...’

독고파는 마인극의 부장 추자하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다. 궉세사가 그의 침실까지 인도한 것은 마인극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저놈의 부장이 밖에 대기하고 있었다니... 자칫 모르고 있었다면 큰일 날뻔했구나. 일단 궉부장을 믿을 수밖에...’


그때 마인극은 철극들을 결합해서 쌍철극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처음부터 최강의 초식을 전개하려는 듯했다. 혈마쌍성을 처단한 그 무시무시한 초식을 곧바로 시전할 듯했다.

독고파도 지지 않았다. 그는 지니고 있던 칼과 검을 수평으로 뉘이며 이마에 힘줄이 돋을 정도의 진기를 쏟아 부었다. 칼과 검에는 무시무시한 백광이 서렸다.

장내는 일순간 치명적인 긴장이 팽팽하게 깔리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피를 뿌리며 생을 마감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독고파가 마인극을 정면으로 주시한 상태에서 소리 없이 왼쪽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옮긴 곳은 침실의 방문 쪽 방향이었는데 응접실로 바로 나갈수 있는 곳이었다.

‘미령낭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공격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저놈이 의외로 내가 원하던 방향을 내어주는구나. 빨리 침상 쪽으로 가서 미령낭자를 내 뒤쪽에 둔 다음 저놈을 공격하여 일격에 처단하면 미령낭자를 살릴 기회가 생길 것이다.’

마인극은 재빨리 침상 쪽으로 이동했다.

“하아악...하아...으흐흑!”

침상에 가까워진 마인극의 뒤쪽에서 갑자기 소미령의 절규에 가까운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인극의 고개가 저절로 침상을 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고오~오!... 휘이~잉!”

마인극에게로 날아오는 파공음이 침실에 울려 퍼졌다.

칼과 검의 기운들이 공기를 압축하여 말아가면서 세차게 튕겨져 날아왔다.

순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전개한 독고파의 선제공격이었다. 섬뜩할 만큼 독날한 기류였다.

미령낭자의 상태를 확인하던 마인극도 일순간 당황했다. 그러나 그의 몸은 본능에 충실해서 즉각적으로 재빠르게 응전했다.

짧은 순간 마인극의 쌍철극은 엄청난 속도로 휘돌더니 거대한 풍차 모양으로 돌아가는 기류를 만들어 내었는데 그 기세가 폭풍 같았다. 그 기류는 앞에서 몰려오는 기류들이 마인극 쪽의 뒤편으로는 진입하지 못하도록 강한 막을 치면서 급속하게 돌았다. 몰려온 기류들은 막아선 기류들을 뚫지 못한 채 사방으로 흩어졌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부서진 기류들로 인해 마인극과 뒤쪽의 침상을 제외하고는 침실에 구비되어 있던 나머지 물건들은 일시에 기류에 휘말려 부서지며 어지러이 맴돌았다. 당대 최고급 기루의 최상급 객실이 순식간에 난장판이 따로 없는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독고파가 촌각을 다투는 짧은 순간에 만든 그 어지러운 풍경은 오랜 기간 무정한 강호에서 독하게 살아 남았던 독고파가 그의 다양한 싸움 경험에 기인하여 발휘한 거의 유일한 생존 기회를 만들기 위해 던진 승부수였다.

독고파의 모습이 사라진 것도 그 짧고 어지러웠던 혼란한 기류 속에 있을 때였다.


“문주님, 이쪽입니다! 빨리 나오십시오.”

궉세사가 부서진 천장으로 독고파를 급하게 안내했다. 독고파는 정신없이 궉세사의 뒤를 따랐다. 바람처럼 빠르게 옥정루를 벗어나는 두 사람의 그림자는 적당히 선명한 달빛을 가르며 바삐 날았다. 달빛 아래로 비치는 그들의 그림자는 인상적이었지만 마인극을 만난 이후 남루해져 버린 현실 아래에서 비루한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피하는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치였다. 그들에게 닥친 터질 듯한 절망의 모습은 교교한 달빛과 대비되어 가관이었다.

‘정말로 대찬 놈이었어... 만약, 다음에 만나면... 이길수 있을까? 하-아... 정말 오랜만에 만난 공포스러운 놈이었어. 두 번 다신 마주치기 싫은 놈이야... 하!’

독고파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미간을 찌푸린 채 하늘을 보았다.

차가운 달빛 속에서 그들의 모습은 곧 사라졌다.

멀찍이 멀어지는 옥정루의 꼭대기에서는 그들을 바라보며 엷은 미소를 짓는 사내가 그들을 끝까지 주시하고 있었다. 추자하였다.

잠시 후 가는 빗방울들이 천천히 날리기 시작했는데 금세 굵어지고 있었다.


“미령낭자! 정신 차리시오. 제발 정신 차리시오... 눈 좀 떠 보시오...”

독고파가 도망친 후 마인극이 급하게 소미령을 살폈을 때 그녀의 몸은 치명적인 상태였다. 눈만 뜨고 있었을 뿐 아무런 의사표시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의식도 희미해진데다 온몸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춘약의 부작용으로 인해 온몸의 혈이 거의 막혀있었다. 적시에 해약을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현재 상태로는... 오로지... 남녀의 방사(房事)뿐 입니다. 그 길만이 미령낭자를 살릴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만...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 조차 확실하다고 확답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주군, 속히...”

“그리하지 않으면 어찌 되는가?”

마인극이 고뇌에 찬 음성으로 물었다. 그로서는 의도치 않은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미령낭자가 어떻게 생각할지가 걱정스러웠다.

“온 몸의 혈이 밖으로 배출되어 마침내 피범벅이 된 채 죽게 됩니다.”

추부장이 단호한 어조로 얘기했다.

“바깥은 제가 철저히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추부장이 급하게 예를 갖춘 후 바람처럼 침실밖으로 나갔다.


마인극의 마음도 미령낭자를 살리기 위해 다급해졌지만 다짜고짜 미령낭자를 안기에는 뭔가 허전했다. 그는 스스의 행동에 당위성을 주기위해 애써 소미령의 귀에 대고 부드럽게 말을하며 다가섰다.

“낭자를 치료하기 위해 내 기운을 넣어줄 것이오. 부끄러워 마시오.”

마인극은 미령낭자의 전신을 정성껏 만지며 기를 불어넣으며 주물렀다. 꼼짝도 하지 못하던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리면서 움직였다. 잠시후 그녀의 몸 속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외마디 신음이 가늘게 흘러나왔다.

“아!”

이슬에 젖은 꽃잎같이 촉촉한 소미령의 입술에 마인극의 입술이 닿았다.

그 때 공허한 시선을 허공에 고정해 있던 그녀의 눈동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큰 눈동자로 인해 그녀의 표정은 많은 것을 일순간에 파악한듯 풍부해 보였다.

한동안 마인극을 쳐다보던 소미령은 긴 두 팔로 그의 등을 껴안았다.

그녀는 살가운 교태가 묻은 기꺼운 미소를 지으면서 행복해 했다. 그녀는 누군가의 쾌락의 도구가 되지 않았음에 안도할 뿐 아니라 꿈에도 그리던 사내가 자신을 마주보며 함께 있는 것에 대해 감동한 듯 했다.

“단언컨데, 당신은 내 첫사랑 이예요, 마리안 언니를 만나러갔다가 스치듯 만났던 당신의 모습은 내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지요. 진지한 표정의 당신을 보며 어딘가 상처입은 포유동물이 생각 났었어요. 당신을 이렇게 만나다니... ”

소미령이 마인극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감미롭게 속삭였다.

마인극이 소미령의 아찔하게 큰 젖무덤에 얼굴을 묻었을 때 그 곳은 마인극의 어린 시절 고향처럼 따뜻했고 포근했다. 그는 그렇게 한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

“당신의 단단한 몸 곳곳으로 굵직한 상처의 흔적들이 새겨져 있군요...여분의 공간은 하나도 없이 말이에요... 반드시 있어야 할 만큼의 근육과 살들로만 이루어진 것 같아서 나는 왠지 슬픈 마음이 들어요. 당신의 과거가 무척이나 아팠을 것 같아서요... 앞으로는 내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게요. 당신은 제 운명이예요”

그녀의 말은 감동적이었다.


소미령의 진심을 느낀 마인극은 짧지만 격렬한 입맞춤을 나누었다.

짭짤한 욕망이 느껴지는 입술이었다. 서로의 가슴속에 짙은 낙인을 찍는 감촉이었다. 서로의 몸속에 숨겨두었던 태초의 욕망들이 무섭게 피어 오르는 불기둥이었다.

“우르릉 ~ 쏴아악~”

부서진 천장 사이로 들이치던 가랑비가 점점 굵어질 무렵 번개가 쳤다. 곧이어 우레가 울더니 한줄기 섬전의 그림자도 희끗거렸다.

"무서워요!"

소미령이 희미한 어둠속에서 갑자기 시작되어 밀려든 공포로 인해 마인극의 두팔에 매달리며 그녀의 몸을 힘껏 밀착시켰다. 마인극은 천천히 그녀를 안으며 가슴을 애무했다. 고향을 느꼈던 그녀의 가슴에서 마인극은 급작스럽게 솟구치는 열망을 느꼈다. 그녀의 허리가 부드러운 활처럼 휘어지면서 거친 숨소리를 자아냈다. 마인극의 욕구가 충분히 자극되고도 남음이 있는 열락의 소리였다. 그녀의 입에서 단내가 풍겼다.


“아아, 너무 좋아! 어서 안아줘요. 어서...”

소미령이 마인극의 귓불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비릿한 육향 내음이 훅 퍼져왔다.

“허~억!”

마인극은 마침내 소미령의 몸 위로 올랐다. 육중한 사내의 몸이 포개졌다.

강한 사내의 느낌만으로도 소미령의 몸은 반응했고 진한 쾌감의 순간이 스쳤다.

“ 흐-읍!”

마인극이 마침내 그녀의 몸속 깊이 진입했다. 소미령은 눈앞이 몽롱해짐을 느꼈다.

두사람은 외로운 들짐승들처럼 뒤엉켜 서로를 갈구했다. 그들은 쾌락의 광활한 들판에서 사력을 다해 싸우는 큰 몸집의 야수들처럼 오랫동안 엉겨 붙은 채 집요하게 요동쳤다. 마인극은 해일처럼 그녀를 밀어붙였고 그녀는 끈끈한 아교처럼 사지를 꿈틀거리면서 마인극을 휘어감고 몸부림 쳤다.

“아이, 좋아. 하아아! 헉헉...”

소미령의 신음은 마인극의 욕화(欲火)를 자극했는데 음률을 탄 듯 촉촉하게 터져나오는 신음소리는 감칠맛이 느껴질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다.

계속하여 쏟아지는 가랑비와 함께 가볍게 부서져 쏟아지는 은은한 달빛으로 어둠을 밝힌 침상위에서 두사람이 벌이는 농밀한 방사는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며 그후로도 한참이나 지속되었는데 달빛을 희롱하듯 갈수록 농염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마침내 서로의 몸이 번들거리는 땀으로 흥건해져 견딜 수 없는 욕망이 팽창을 거듭하다 종국에 이르러 그 흥건했던 갈망의 출렁임이 더 이상 나아갈 곳 없는 절벽의 끝자락에 섰을 때,

마인극은 한 마리 용이 승천하다 떨어질 때의 절박한 심정으로 소미령의 온 몸을 바짝 끌어안은 채 꾸역꾸역 전신의 욕망을 격하게 꾸겨넣으며 황홀한 표정으로 바르르 떨었다. 소미령도 일순간 자신의 내부를 가득 채운 포만감 때문에 안온해지면서 저릿한 표정을 지으며 가쁜 신음을 내뱉었으며 응석부리듯 말했다.

"소녀의 머리위로 영롱한 별빛이 쏫아져 내리는 것 같아요."

소미령은 언제 사경을 헤매었던지 모를 정도로 회복되어 눈능 반짝였다..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던 열기로 충만했던 쾌락의 파도가 지나간 침실에는 서서히 열기가 가라앉았다. 마주보면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두 사람에게로 적막이 소리없이 내려앉아 감돌았다. 마인극은 소미령의 한없이 따스한 젖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이슬처럼 맺힌 촉촉한 땀방울들을 아득히 바라보았다.


빗줄기는 쉬지않고 내렸다. 침실까지 들이쳐 희끗거리던 몇 갈래의 빗방울들은 어둠속을 거침없이 날아와서는 침상 바닥을 치고선 하릴없이 포말로 부서졌다.

가랑비에 젖은 달빛이 스며드는 침실 위에선 구만리 창공을 날아 제 집을 찾아가는 기러기의 애달픈 울음소리가 퍼졌다.


길고도 아득한 기러기의 울음 아래로 한동안 뜨겁게 몸을 포갰던 두사람이 마주보며 누워있는 침상으로 또다시 굵은 빗줄기가 쏟아져 하얗게 부서졌다.

밤은 더욱 깊어갔고 어둠도 절정이었다.

"쏴-아! 후드득!"

쉬지않고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두 사람.

다시금 겉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욕망을 느낀 두 사람은 열기에 쌓인 달콤한 입술을 포개며 세차게 달아올라 서로의 품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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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마리촌 19.08.08 68 1 14쪽
67 갈림길 19.04.08 75 1 23쪽
66 뜻밖의 수확 19.03.09 155 1 16쪽
» 월하의 정사 19.02.15 312 3 17쪽
64 필연적인 조우 19.02.12 208 3 14쪽
63 돌파 19.02.12 136 3 11쪽
62 혈마쌍성 19.02.11 157 3 14쪽
61 피비린내 19.02.11 150 3 13쪽
60 환락경에 빠지다. 19.02.08 275 3 11쪽
59 환약과 호골주, 신선을 느끼는 길 19.02.08 172 3 14쪽
58 남매의 분노 19.02.07 130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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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패도문주 독고 파 19.01.23 165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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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천거된 장수들 19.01.21 161 4 21쪽
50 무장의 선발을 논하다. 19.01.18 158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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