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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 님의 서재입니다.

가상 현실 테론

웹소설 > 자유연재 > 게임, 판타지

xxpoad12
작품등록일 :
2017.07.05 07:32
최근연재일 :
2017.08.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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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0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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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기현 소프트사의 본사는 31층으로 이루어진 최고급 빌딩이다. 2023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상 현실 게임 테론의 심장부가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기현 빌딩 31층에는 전망이 좋은 스카이라운지가 있었지만 3백여명의 직원들은 그 누구도 한가하게 창밖을 내다보지 못했다.

불과 1시간전 근 2년간 단 한번도 사고없이 순항하던 테론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못했던 초유의사태가 벌어진것이다.

처음부터 테론의 중요하다 싶은 일은모두 메인 컴퓨터 세라가 처리했었다.

모든면에 있어 진화하는 시스템의 역량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3백명이나 되는 운영진의 직원들은 지금까지 그저 모니터링이나하며 요주의 인물들을 감시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해왔고, 초기단계의 에피소드와 이벤트를 구상하는 그런 일만을 해왔다.

결론은 전반적인 일 처리를 메인 켬퓨터 세라한테 모두 떠넘긴채 편하게 지내왔다는 소리였다.

그런 처지에 막상 일이 터지자 그들이할수있는일은 없었다.

느닷없이 생성된 10개의 테마가 어디서 발현된것인지? 테마의 내용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이런일이 발생했는지 그들은 알수없었다.

하물며 메인 컴퓨터 세라조차 그 내용을 모르고있었다.

당연히 자신이 만들어낸 테마가 아니었기에 알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고로 따지고 보면 그만큼 카이스트 학장 김 태수의 연구결과가 뛰어 났다는 증거였다.

한두개의 테마도아니고 한꺼번에 10개의 테마가 어디서 생성 되었는지 테론을 만들어낸 개발진도 영문을 모르기는 매한지였다.

그렇다보니 그들은 그저 메인 컴퓨터 세라가 첫번째 테마의 내용을 검색하는 것을 멍하니 바라 보고만 있었다.

시시각각으로 정보회로가 뒤집어지는것이 대형모니터를 통해 보여지고 있었고,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눈으로 쫒아 가기도 힘들정도였다.

하지만 새로생긴 테마의 용량이 어찌나 큰지 한시간이 지나도록 첫번째 테마를 겨우1%정도 밖에 검색하지 못했다.

그 만큼 정보회로의 양이 어마어마 하다는 소리였다.

아닌말로 이런 엄청난 양의 정보라면 테론은 진작에 마비가 되어야 정상이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10개의 테마가 생성 되었음에도 세라의 용량은 처음 그대로였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할수 없는일이 생겼지만 개발진이나 운영진은 손놓고 구경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저 테론이 이상없이 정상 가동 된다는 점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뿐이었다.

만약 최악의 상화이 벌어져 테론이 한순간에 마비라도 되었다면 초유의 사태에 수 많은 유저들이 들고일어 났을 것이다.

그리고 벌어진 일로보아 하루 이틀만에 해결 될일 같지도 않았다.

그나마 이상태로 조용히 마무리가 된다면 그걸로 다행이지싶었다.

반면에 혹여라도 일이 잘못 되어 빽업이라도 강행한다면 그 순간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탑이 무너지는 결과가 만들어져으리라.

보나마나 그 손해는 이루말 할수 없이 커질것이고,

시간이 갈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부풀어 날것이다.

도데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수가없었다. 개발팀장 박성민은 빠르게 넘어 가고있는 정보회로를 보고 있다가 옆에 앉아있는 곽일부장에게 슬며시 자신의 생각을전했다.

"이대로 간다면 천번째 테마를 검색하는 시간만해도 4일정도는 걸리겠습니다. "

"이거야 원, 생성된 테마를 굳이 다 검색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저 한쪽에 쳐박아 놓던지 아니면 바로 삭제해버려도 되지안을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

곽일부장의 과감한 제안에 개발팀장 박성민이 단호하게 머리를 흔들며 답했다.


"제발 모르는 소리좀 하지마십시요, 나중에 무슨일이 생길지알고 이대로 쳐박아 놓습니까? 그리고 생성된 내용이 뭔지 알고 삭제를 합니까? 만약 이미 진행된 테마나 진행되고 있는 테마라면 그 순간 테론은끝입니다. 알다시피 첫번째테마의 서두가 뭐였습니까? 조금전 그것을 부장님이 직접 확인해 놓고도 그런말을하십니까? "


"그야......... "


곽일부장은 말을이을 수가 없었다. 천번째 테마의 서두는 바로 테론의 역사였다.

그건것을 확인도 하지 않은 체, 무턱대고 삭제해 버렸다면 그 순간 테론의 역사가 사라지는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만약 진짜 그랬다면 걷잡을수없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으리라.

곽일 부장은 생각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지는지 상반신을 부르르 떨고는 재차 말했다.


"아, 그렇군요 미안하게 됐소. 박팀장 내가 너무 답답하다보니 그만 생각없이 말했군요. 어찌 되었든 일이 더이상 커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그나저나 한시간동안 겨우1%밖에 검색하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지지부진 한다면 테마하나 검색하는데 앞으로도 99시간은 더 걸린다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


"계산 상으로는그렇지요. 이거참 정말 걱정입니다. 이미 1차보고가 올라 갔을텐데 회장님께 뭐라고 보고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건 부장님이 요령것 설명하십시요.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우리가 손쓸 수 있는 방법은 보셔서 알겠지만 없습니다. 그나마 무리없이 이대로만 일이 진행 된다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무난하게 해결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일단은 비상을 해제 하는게 좋겠습니다."


"내 생각도 그렇소 지금 바로 단계를 낮춰 경계급으로 내리겠습니다. 그리고 위급 상황이 생기면 바로 좀 알려주고 최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쪽으로갑시다."


"네. 운영팀에서도 테론 내 구석구석을 샅샅이 조사해 보십시요. 혹여 우리가 놓친 부분이 있을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작은 단서라도 찾아내야 일이 풀리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그렇겠죠. 좋습니다. 그럼 박팀장이 메인 컴퓨터 세라쪽을 맡는것으로 마무리합시다."


"네 그러시죠."


박성민과 곽일부장은 우선 비상사태를 풀고는 사태를 지겨보기로 했다.

더이상 상황이 악화 될것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곽일부장은 이어 자신의 친 형인 곽 태일 회장에게 상황을 보고하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화로 간단하게 보고 하기에는 일의 경중이 너무 무거웠던 것이다.


그렇게 곽일부장이 사라지고도 박성민은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 앉아 모니터를 들여다 보고있었다.

마치 망부석이라도 된것처럼 말이다.




[ 갈등 ]




"아, 진짜 답답하다. 답답해. 니가 성인군자냐? 무슨 애가 이렇게 꽉 막혔냐? 형이 이정도 애기했으면 좀 알아먹어야지. 너 정말 이상해졌다."


"난 오히려 형이 이상해!"


"뭐가 이상해 임마!"


버럭 소리친 민수가 입에 물고있던 담배 필터를 자근자근 씹어댔다.


근 30 여분동안 이어진 민우와의 대화가 자꾸 어긋나고 있었다.


말귀를 진짜 못알아 먹는것인지? 아니면 일부로 이해 하려하지 않는것인지 민수는 진짜 이해 할수가 없었다.


계속 되는 설득에도 민우의 똥고집 때문에 민수는 속이 뒤집어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이건 뭐 벽창호도 아니고 도대체 왜 그러냐? 솔직히 말해서 이런기회가 어딨냐? 어휴~~~ "


고지식한 민우 때문에 민수의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잔뜩 찌그러졌다.

그와 비슷하게 고집스러운 민우의 얼굴도 벌개지긴 마간가지였다.


두 사람 다 서로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었기에 쉽게 좁혀질것 같지는 않았다.

민수 형제는 외모도 비슷했지만 성격까지도 비슷했던 것이다.


불 같은 성격에 한번 해야겠다고 마음 먹으면 하늘이 두쪽이 나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고집까지 말이다.


이런 성격으로인해 두 사람은 어렸을때 부터 툭하면 싸웠다.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그들은 숱하게 싸워가며 서로 배려하는 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나마 지금은 서로 대립 되는 의견 차이에도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으려했다.


분명 나중에 후회 할것이 뻔하기때문이다. 그렇다해서 그들의 성격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어쩌다 마음이 맞아 불같은 성격이 합쳐지면 거대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다.

불난 집에 휘발유를 뿌린것처럼 말이다.


반면에 의견이 대립 되자 두사람은 그런 자신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서로 말을 아끼고 있었다.


어차피 생판 모르는 남도 아니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격양된 감정도 가라 앉을 것이고 그때가서 다시 차근하게 애기를 하다보면 어느선까지는 말이 통했다.


민수는 자근자근 씹어대던 담배를 재떨이에 끄고는 성큼 일어나 냉장고에서 찬물을 꺼내 마셔댔다.


꿀꺽 꿀꺽


울대를 울리는 음향이 시원하게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꽉막힌 속이 조금은 뚫리는것 같았다.

민수는 그 와중에도 혼자 마신 것이 미안한듯, 시원한 물을 한컵 가득 채워 민우에게 내밀며 설득하듯이 말문을 열었다.


"우리가 피 끓는 20대 청춘도 아니고 말이야. 벌써 30대 후반이 아니냐? 이렇게 힘들게 살아서 되겠냐? 자고로 기회는 왔을때잡아야 하는거다. 민우야 다시한번 잘 생각해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잘만 이용하면 대박 칠수도 있단 말이다. 우리 이 기회를 놓치지말자.응?"


"하지만 형. 우리나라 사이버 수사대가 얼마나 뛰어난데 이러다 정말 큰일난다고, 진짜 어느날 갑자기 "앗" 소리도 못내고 한방에 훅간다고."


"야, 잡소리말고 따라오기나해.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이좋은 기회를 놓칠수 있냐? 진짜 이건 둘도없는 기회란말이다. 고작 사이버수사대가 뭐서워서 간도 안보고 찌그러지면 그게 병신이지. 뭐가 병신이냐? 그리고 네가 뭐가 걱정스러워서 그러는지 그정도는 이미 파악했다. 넌 여우같은 마누라와 애기들도 있으니 당연한 반응이지.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형은 혼자 몸이 아니냐? 그러니까 형이 처음부너 끝까지 다 책임지고 할께. 이건 잘만 이용하면 진짜 떼돈 벌수 있는 기회란 말이다. 아니말로 그깟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짓은 하기 싫다.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엉아는 그리 못하겠다. 민우야 "


"하지만 형, 이건 범죄야 !"


머리를 흔들며 거칠게 소리친 민우의 반응과 달리 민수의 얼굴에는 자조적인 미소가 걸렸다.

그리고 이내 작은원룸이 쩌렁쩌렁 울릴정도로 소리혔다.


"에라이 얼빠진 중생아! 제발 부탁이니 웃기는 소리좀 하지말거라! 이 순진한 놈아!"


"........."


솔직히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근 20여년간 교도소를 드나든 민수에게 그 따위 말은 씨알도 먹히지 않는 얘기였다.

민수가 말은 안했지만 지금까지 그가 살아온 삶은 민우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냉혹하고 치열했던 삶이었으니 말이다.


몰론 이유야 있었지만 민수는 한평도 안되는 독방에 포승줄로 꽁꽁 묶인채 개밥을 먹었던 시절도 있었고 족쇄에 묶여 다리를 못편 채, 1주일을 버텨낸 적도있었다.

그런 처절한 삶을 살아온 민수는 더 이상 떨어져 내릴 바닥도 없었고, 무서워서 꼬랑지 말일도 없었다.

자고로 기회라는 것은 왔을때 무조건 잡아야 하는것이다.


민우의 어이없는 반응에 짧은 순간 폭발 할것처럼 소리를 질러대던 민수가 단 한순간에 감정을 추스리고는 냉랭한 말투로 말을이어갔다.


"너 정말 왜 그러냐? 고작 이까짓게 범죄라고? 우리가 무슨짓을했는데 범죄야? 생충이는 그저 테론내에서 자체적으로 생겨난 바이러스 일 뿐이라고 우리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놈인데 이게 어떻게 범죄가 될수있어? 제발 웃기는 소리좀 하지마. 그리고 진짜 범죄자는 세상을 속이고 있는 위정자들이야. 형이 지난 세월 짬밥 먹으면서 깨달은 것이 뭔지아냐? 교도소에 죄 짓고 들어오는 인간들중 진짜 나쁜 놈들은 10%도 안된다는거야, 나머지 90%는 세상의 부조리한 상황이 만들어낸 피해자들이라고, 왜 유전뮤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생겨났겠냐? 있는 놈들은 죄를 범해도 돈을 쳐바르고 요리조리 다 빠져 나가기 때문이야. 반면에 돈없고 빽없는 놈들은 빵한개 또는 돈 몇천원 훔치고도 최하1년에서 2년이란 시간을 교도소에서 썩는 것이 요즘세상이라고, 그런데 이좋은 기회를 버리자구? 차라리 내가 징역을 또 사는일이 벌어져도 그렇게는 못하겟다."

흥분해서 떠들어대는 민수의 눈에 광기 비슷한 것이 흘렀다.

그 만큼 평소에 쌓인게 많았다는 소리였다.

물론 이 모든 일이 본인이 잘못해서 생긴 결과였지만 긴 시간을 갇혀 지내다 보니 그도 모르게 피해 망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었다.

그때문인지 광분한 민수가 열불을 토하듯 침을 튀기며 재차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예를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어. 이제와 애기지만 가까이 있는 형을봐라, 옛날에 형이 너 괴롭히는 놈 딱 두대 때리고 그 어린 나이에 교도소에 갔어. 보통15살이면 소년원에 가야하는데 왜 처음부터 교도소로 간줄 알아? 너 괴롭힌 놈 아버지가 검사였기때문이야. 고작 말단 검사의 힘이 그 정도야. 이런 세상에서 힘을 가질수 있는 기화가 왔는데 그 기회를 헌신짝처럼 버리자구?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마!"


"그러면 어떻게 해? 형도 알다시피 약관에도 나와 있잖아, 부적절한 행위시 그에 따른 법적인 조치가 취해진다. 또한 악성 버그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경우 형사 처벌에 처한다. 형 또 교도소에 가고 싶어서 그런거야?"


"야, 몇번을 말해 자체적으로 생성된 바이러스잖아, 절대 걸리지 않는다고!"


"그걸 어떻게 장담하는데?"


"장담하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못될 이유가 없다는 애기지, 아까도 애기했지만 바이러스를 내가 만들었냐? 아니면 너가 만들었냐? 도대체 뭘 걱정하는거야. 너 언제부터 이렇게 겁이 많아졌냐? 이것은 메인 컴퓨터도 인지 못하는 기생 바이러스라잖아, 아닌말로 자체내에서 스스로 생성된 것이 복덩어리처럼 알아서 굴러왔는데 그걸 뭐하러? 아니 왜 걷어 차냐고? 내 동생 민우야 그러지 말고 우리 대박 한번치자 응?"


"그러다, 그러다 잘못 되면 어쩌려구? 고작 이런 일로 형이 또 교도소에 가면 내가 편히 살수 있을거 같아? 그동안 형이 교도소 갈때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 알기나 하냐구? 형 제발 자중 좀 하자 응?"

민수는 침울한 표정으로 말하는 민우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였다.

그렇다해도 넝쿨채 굴러온 복덩어리를 내치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이번 기회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 민수였다.

누구에게나 세상 살다보면 3번의 기회는 온다지 않는가? 아마도 이것이 그 첫번째 기회가 아닐까싶었다.

지금 찾아온 기회가 득이 될지 또는 실이 될지는 모르지만 민수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무슨일이 있어도 꽉 움켜쥘 생각을했다.

그 옆에는 반드시 동생이 있어야 했고, 만약 민우의 말처럼 이번 일이 나쁜쪽으로 흘러갈것 같았으면 민수는 때려 죽인다해도 혼자서 하려했을 것이다.


"민우야,"


"왜!"


"그놈 참 뭐하러 사서 걱정을 하냐? 그렇게 형이 걱정스러웠어? 분명 조금전에 실험까지 끝냈잖아. 걱정하지마. 무슨일을하던지 어느정도의 위험 요소는 다 있는거잖아. 그리고 이번 일이 정 걱정된다면 죄가 되지않는 한도 내에서만 이용하면 되잖아. 그렇게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거야. 진짜 골백번 생각해도 이건둘도 없는 기회라고 이참에 아주그냥 일 한번쳐서 편하게 좀 살자 응 민우야?"


"좋아, 정 그렇다면 형 말대로 한번 해보자구. 대신 형은 뒤로 빠져 있도록 해."


" 뒤로 ?"


"그래, 이번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앞장서서 다 하겠다는소리야 형은 빠져."


"왜?"


" ....... "


민우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은 채, 그저 민수의 얼굴만을 불끄러미 바라봤다.

자신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얼굴 하나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세상 천지에 단 하나뿐인 핏줄이었기에 더욱 애틋하게만 느껴지는 형이었다.


"형은 뒤로 빠져있으라고 이번만큼은 내가 책임지고 한번 벌려볼께."


솔직히 민우 역시 잘알고 있었다. 이건 엄청난 기회라는것을 말이다.

비록 버그같은 기생 바이러스로 위험 요소가 조금은 있었지만 10센치 안에서는 뭐든지 이룰수있는 능력이었다.

굳이 불법적인 행위가 아니어도 활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마어마한 결과를 만들어 낼수있었다.

비록 한정된 범위를 벗어나면 사라진다는 제약이 있었지만 그것은 조금만 조심하면 되는 일이었다.

민수가 조금전에 광분했던 이유도 그런 상황을 실험까지 끝낸상태였기에 더 그랬던 것이다.

불과 30여분전 두사람은 테론에 접속해 여러가지 실험을했다.

그때 기생 바이러스가 한일은 그저 인첸트 확률을 최대치로 올리는 일 하나였다.

민수는 먼저 모든 방어구를 +1씩 인첸트해서 100% 성공시켰다. 이어 +9크로스 보우도 무기 강화석으로 +10을 만들었다.

그리고 끝으로 민우가 사용하던 +11짜리 샴샤르까지 받아 +12검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민우에게 검을 넘기고 바로접속을 끊었다. 그와 함께 기생바이러스의 존재도 테론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자 민우가 들고 있던 +12검은 당연히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버렸다.


민수가 접속을 끊으면 기생 바이러스도 사라지기 때문에 모든 물건이 원상 복귀 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민수의 손에서 떠난 검은 민우의 손으로 넘어간 순간 이미 본래의 검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정해진 공간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반면에 민수 자신의 것은 다시 접속해도 인첸트한 그 상태로 남아있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닌 대박 사건이었다. 즉,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일을 만들어 낼수 있는 엄청난 일이란 소리였다.


하지만 민우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겪어 본 민수는 허영심과 탐욕이 끝이 없는 그런류의 인간이었다.

그런 사람에게 어느날 갑자기 날이 시퍼런 칼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보나마나 십중팔구는 마구 휘둘러 거치적거리는 것들을 싸그리 쓸어버릴 것이다. 마치 미치놈처럼 말이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민수는 38년이란 세월을 살아 오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20여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그렇기에 당사자는 아니라해도 그 분노와 좌절감은 분명히 거친 폭력으로 표출 될 것임을 민우는 어렵지않게 짐작 할수 있었다.

아마도 하루가 멀다하고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별의별 짓을다하고 다니면서 분란을 조성하고 다니지 않겠는가?

그리고는 끝에 가서는또 다시 교도소에 갇힐 것이 뻔했다.

민우는 눈이 벌개진 채, 광분하는 민수의 모습에서 차후에 벌어질 일들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런 좋은 기회를 버릴만큼 멍청한 그도 아니었다.

민우라고해서 순진한 소년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생각해 보면 돈 벌수있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다.

기생 바이라스가 만든 물건이 접속이 끊어짐과 동시에 사라진다면 기존의 몬스터를 잡아 아이템이나 골드를 먹으면 되는것이 아니겠는가?

이 엄청난 행운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제는 그것만이 중요한 일임을 민우 또한 잘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나서서 모든것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민수는 이 좋은 기회를 민우가 버릴까 노심초사했고 또 한번말하고 나왔다.


"민우야, 잘 생각하자. 이건 ......"


"알아!"


대뜸 소리쳐 민수의 말을 중간에 자른 민우가 강경하리 만큼 딱 부러지게 입을 열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뜻이야, 이번 일에서 형은 손떼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뭐? 그건 안돼!"


"형이야 말로 안돼! 만약 일이 잘못 되어도 내가 책임을 질 경우 전과가 없기때문에 재판 받으면 바로 나올수 있잖아. 하지만 형은 전과가 많아서 최하 2년이나 3년은 살아야 해. 난 더이상 형이 교도소에서 고생하는 모습 보기 싫어, 솔직히 형도 더이상 교도소에 가기 싫잖아. "


"그거야 뭐 ...."


민수는 순간 눈 시울이 붉어지며 말을 잇지 못했다. 가슴 속에서 뭉쿨한 감정이 울컥 솟아나면서 말문이 막혀왔다.

평소 자신이 동생을 생각하는 것처럼 동생 역시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일은 자신이 하나 동생이 하나 어차피 목적이 같았기에 누가해도 상관은 없었다.

굳이 남들처럼 서로 하겠다고 욕심을낼 이유도 없었고 다툴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최대한 조심해서 일을 진행하면 아무일도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민우가 하고싶다면 하면 되는것,

더 이상 고집 피울 건덕지가 없었고,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알았어. 그럼 그러게 해. 긴말 할것도 없이 지금 당장 바꾸지뭐, 자리만 옮기면 되잖아,"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민수가 손짓을하며 움직였다.


"자리 바꿔."


" ...... "


이번에는 민우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민수의 화끈한 성격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했던 것이다. 무슨일이든 지지부진하게 질질끄는 법이없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화끈한 스타일이었다.

민수는 옛날부터 한번 정하면 두번 말하지않는 그런 성격이었고 그것을 잘알고 있는 민우였기에 두말없이 몸을 일으켜 민수가 쓰던 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 모습에 민수가 머리를 끄덕이며 씨익 웃었다.

민우 역시 소리없이 피식 웃고는 멋쩍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 형."


물끄러미 바라보는 민우의 눈을 민수가 뚫어지게 바라보며 또 한번 웃어줬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두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래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나온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렇게 소리없이 웃어대던 민수가 한순간에 미소를 걷어 내고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


"그냥,"


짧게 대꾸한 민우가 물끄러미 민수를 응시했다.

그러자 민수가 계면쩍은듯, 객쩍인 소리를 떠들어댔다.


"뭐가 그냥이냐? 짜식 무안하니 말 돌리는것봐라. 쳇, 형이 조금 오버한 경향이 있었지만 너도 임마. 그 꽉막힌 성격좀 고쳐라. 옆의 사람 힘들어진다."


"알았어. 그리고 사실 이번 일이 좋은 기회인거 나도 알고있었어. 그저 좀더 안전하게 가려고 했을뿐이지. 이좋은 기회를 버리긴 왜 버려 무조건 잡아야지."


"고럼. 고럼."


민우의 말에 민수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결굴 끈질긴 설득으로 한고비 넘긴것이다.

민우가 만약 끝까지 버팅겼다면 그 혼자라도 강행하려 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일이 잘풀려 민우와함께 할수있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그려. 민우야 내가 그럴줄 알았다니까, 허긴 바보가 아닌 이상 이좋은 기회를 어떻게 놓칠수가 있겠냐? 암 누구 동생인데 우리 최대한 조심해서 야금야금 빼먹자고."


"그래 형. 그런식으로 소리 소문없이 해먹자고. 그래야 오랫동안 아무 탈없이 빼먹을수 있을테니까 .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딪쳐보자구 레츠고!"


"좋았어 한번 달려보자구 앙!"


호기롭게 외친 민수가 그 즉시 민우가 사용하던 접속기를 집어들고는 재차 말했다.


"최고의 방어구와 무기를 도배하면 아마 잡지 못할게없을거다. 장비는 몸에 착용하는거잖아 분명 사용할수 있을거야. 이참에 돈 되는 보스 몬스터나 잡으러 가자구. 아주 그냥 싸그리 죽여버리자구. 크크크."


"그건 안돼. 고작 우리 둘이서 보스 몬스터를 잡아봐. 보나마나 운영자한테 바로 걸릴거야. 조금전에 형이 말했던것처럼 야금야금 빼 먹으려면 그렇게해선 안되지. 시간은 조금 걸려도 일반 몬스터를 잡으며 돈을 벌자고."


"그래? 그럼 할수없지 뭐 형은 니가 달리는대로 따라 갈테니까 운전이나 똑바로해라. 아, 그리고 생충이한테 어차피 도움 받는거 이왕이면 유니크 아이템으로 달라고 해서 착용하고 다녀라. 아마도 그렇게하고 다니면 진짜 천하무적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지. 어때?"


"유니크 아이템?"


민수의 의견을 잠시 생각해보던 민우가 그다지 나쁠것 같지않자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좋은거 쓰는것이 유리하겠지. 유니크 아이템이라?"


생충이의 사용 범위가 반경 10센치다. 그렇다는 얘기는 10센치안에서 만큼은 그 무엇을해도 상관없다는 소리였다.

마치 도깨비 방망이처럼 두드리면 두드리는대로 원하는 것이 쏟아져 나올것이다.

민수의 의견대로 유니크 방어구를 셋트로 착용한채, 돌아다닌다면 정말 엄청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만 해도 기분이 한껏업이 되는지 순간 민우의 입이 귀밑까지 올라가며 웃음보가 터져나왔다.


"크크큭. 그거 괜찮네. 그러면 아이템 정보 먼저 확인해야 하는거아닌가? 가만있자. 이거 맨날 레어급만 사용해서 유니크 아이템이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네. 이거야 원. 형 아이템 정보 보려면 테론 홈페이지 먼저 들어가야 하는거 아니야? 음, 어떻게하는게 좋을까? 뭐 먼저 해야하지?"


살짝 산만해 보이는 민우의 모습이 상황상 조금 웃기게 비추어졌다.

그렇게 반대를하고 나오더니 막상 유니크 아이템에 관한 애기가 나오자 저도 모르게 흥분이 된것 같았다.

자고로 이럴때는 살짝 눌러 줘야 했다.


"민우야 유니크건 뭐건간에 이제는 별거 아니잖아. 그냥 마음 편하게 먹자. 일단 테론에 들어가서 생충이한테 물어보는 것이 먼저 아닐까싶은데."


"하긴 그것도 그렇네. 내가 괜히 오버를 하고 말았네. 모든것은 생충이한테 달려 있는것을 우리끼리 지지고 볶고 해봐야 아무소용이 없잖아. 이상하게 기분이 업이 되었네. 쳇, 그럼 일단 접속먼저 하자구!"


"오키, 렛츠고!"


호기롭게 외친 두 사람은 곧바로 헬멧 같은 접속기를 머리에 뒤집어 쓴채, 사우나 의자에 죽은듯이 드러누웠다.

정해진 메뉴얼을 순식간에 끝내고는 생충이가 기다리는 테론 세상에 접속한 것이다.


작가의말

또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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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총대 17.08.03 99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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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혈 가입 17.07.30 89 5 33쪽
33 잠깐의 여유, 17.07.28 96 9 13쪽
32 반전 +1 17.07.27 98 10 15쪽
31 도발 +1 17.07.26 117 11 17쪽
30 마무리 17.07.25 109 10 18쪽
29 또 다른 무기 17.07.25 123 14 21쪽
28 복수 17.07.24 115 15 17쪽
27 혈전 +1 17.07.24 136 17 14쪽
26 민우의 잔꾀 17.07.23 137 16 16쪽
25 준비 17.07.22 128 16 9쪽
24 당연한 수순 17.07.22 149 18 8쪽
23 습격 17.07.21 152 23 20쪽
22 전초전 17.07.19 152 28 7쪽
21 다크 엔젤 17.07.19 164 32 15쪽
20 이득.... 17.07.18 172 30 11쪽
19 A급 작업장 17.07.18 168 31 12쪽
18 복수 17.07.17 181 33 16쪽
17 죽음, 그리고.... 17.07.16 265 49 30쪽
16 탐색 +1 17.07.15 341 96 11쪽
15 비밀은 없는 법 17.07.14 289 83 12쪽
14 테러리스트 혈 17.07.14 391 150 9쪽
13 완벽한 적응 17.07.13 427 180 20쪽
12 유니크 아이템의 위력 17.07.12 398 187 23쪽
11 그림의 떡 17.07.12 464 119 15쪽
10 유니크 아이템 17.07.11 509 117 23쪽
9 변함없는 생충이 17.07.10 502 11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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