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에르체베트님께서 쓰신 글을 읽고서 평소 생각했던 것들을 써 보려합니다.
이는 작가들과 독자들간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기에 글쓰는 입장으로서 작은 변명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토론을 위한 것도 아니고, 분쟁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아님을 미리 밝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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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는 교만하다.
이 말은 독자들이 덧글로 어떤 오류나 의견을 피력했을 때 작가들이 '글은 내가 쓴다' 라고 답을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말입니다.
글에 대한 오류는 생길 수가 있습니다. 연재글의 특성상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디테일하게 짜놓고 글쓰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쓰다가 갑작스럽게 줄거리를 첨가하다가 이런 실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허나 이런 오류는 독자들이 지적했을 때 즉시 고쳐집니다.
문제는 독자들이 글에 대해 작은 참여를 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독자들이 덧글로 어떤 요구(?)등을 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따르는 작가는 글쓰는 수준이나 준비가 덜 된 사람입니다.
작가들은 보다 더 복잡하고 특출한 상상을 하며, 그것을 글로 쓰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독자들의 요구대로 쓴다면 종국엔 모든 글들이 특징이 사라지고 매일반일 것입니다.
실례로...이계진입물이던가요? (저는 이게 뭔지 잘은 모릅니다만...) 이계진입물이라는 글이 홍수처럼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만 봐도 작가들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에니메이션이나 영화등을 그대로 모방하듯 쓰는 사람들도 반성해야 합니다.
모방은 제 2의 창작.
그저 변명일 뿐입니다.
초반에 모방은 어쩔 수 없겠지만, 저 말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끝까지 창작이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습작을 다섯 편도 채 써보지 않고 연재를 하면서 연담란에 '힘들다' 또는 '글이 안 써진다' 라고 글을 올리는 분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은 많이 써야합니다. 그 정도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이런 고충을 털어놓는 것 자체가 준비가 덜 된 것이라고 봅니다.
이렇게 준비가 덜되면 독자들의 요구에 자유롭지 못하게 되며 글다운 글도 쓰기 힘들게 됩니다.
제게 있어서 참다운 글이란...
조회수와 선작수가 많은 글이 아니라, 문학적 가치가 있고, 사람들에게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살인, 상해 등이 중심이 되는 글을 쓰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그 안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글을 써보려 노력을 합니다.
(이것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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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것도 창작인가?
대수롭지 않은 줄거리를 써놓고선 창작이라 우기고, 독자들에게 입을 다물라 하는 작가들.
-밥을 ‘밥’을 ‘밥’이라고 써놓고 ‘빵’인 양 묘사했으면서도, 독자들이 지적하자 ‘이 밥은 현실의 밥과 다릅니다. 설정은 설정으로 받아주세요.-
분명히 잘못 된 것입니다. 그런데...(제가 무협을 쓰기에 무협으로 예를 들겠습니다.)
무협소설에서는 밥보다는 무공과 수련을 중심으로 쓰는 경우가 더러 있지요.
무공은 현실과는 많이 틀릴 수가 있으므로 밥과 빵은 예로써 적절하지 못합니다.
장르문학 자체가 현실과는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때문에 현실과 비교할 것들이 많지 않고, 작가와 독자들간에 이견이 있을 수가 있습니다.
비단 무공뿐이겠습니까? 무협소설 작가들이 중국배경으로만 글을 쓰는 것이 많이 안타깝습니다만...(저도 이 때문에 중국을 탈피하려는 무협을 준비중입니다.)
중국의 역사 배경, 풍습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 없어서 종종 실수가 나오고, 창작을 가장하여 쓰다가 욕을 먹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린 중국인들이 아니라서...확실하게 지식을 얻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물론 준비가 부족할 수도 있겠지요. 사실 소설을 보다보면 이게 어느 나라 시대인가 하는 글들도 꽤 많습니다.
때문에 저도 아예 시대적 배경을 제외하고 쓰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작가들과 독자들간에 오해가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은 작가들이 좀 분발해야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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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가는 교만하면 안 된다.
정말로 맞는 말입니다.
허나 그것이 곧 독자들의 요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로 왜곡돼서는 안되겠습니다.
교만이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부분입니다.
글을 쓸 때 너무 서두르지 않는가? 또는 준비는 확실히 하였는가? 하는 심사숙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연담란에 '제 글은 너무 부족합니다.' 이런 글들이 보입니다만...
글이 부족하면 연재를 잠시 미루고 습작을 더 써 보시고, 책도 많이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고 생각되면 자신있게 홍보를 하십시오.
한국에서는 자칫 자신감이 교만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만...
그래도 글쓰는 사람은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이 교만인가 자신감인가는 독자들이 글을 읽고 판단할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평이 안 좋으면 리메이크 보다는 새로운 글을 쓰고, 또 안되면 다른 새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이렇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앞으로 전진하지 않으면 고인 물이 되고, 글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를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4)악플은 싫다. 칭찬 받는 덧글만 원하는 작가들.
세상에 글을 쓰면 칭찬만 받고 싶은 작가들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글을 써보시면 압니다. 자신의 글이 독자들에게 어떤 평을 받고 있는지를 아는 데 덧글만한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비판을 가장하여 덧글로 상당히 무례한 말을 써 놓는 독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글쓰는 사람들은 '내 글을 사람들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소박하고 순박한 생각으로 글을 올립니다.
허나 비판덧글은 그런 점을 간과하고 단순히 글에 대한 오류를 격렬하게 항의하는 경우가 많지요.
작가들은 신(神)이 아닌 인간이기 때문에...아니 이런 말을 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지켜야할 예의가 있는 법입니다.
덧글을 다실 때, 자신의 글이 악플인가 아닌가 생각하기 이전에 우선 내가 예의있게 덧글을 달았는가 하는 점을 먼저 살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문)
a) 글이 좀 이상한데...앞뒤도 안맞고...주인공은 개념도 없나...유치해서 못 보겠군요. 작가가 실력을 좀 더 닦으시길...ㅋㅋㅋ
b)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줄거리 상 조금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성격 또한 약간 이상해 보이고 말입니다. 작가님께서 한번 고려해보셨으면 합니다.
저 두개의 글 모두 비평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허나 첫번째 글은 비평은 비평이되 예의가 없는 문장 아니겠습니까?
저런 글을 받은 작가는 기분이 그리 좋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을 가지고 '작가는 공인이다'(이런 말이 도대체 왜 존재하는 지 모르겠습니다만...)라는 말을 운운하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공인이든 아니든 서로간에 지켜야할 예의는 뚜렷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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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악플을 보면서 감사하다거나...악플도 좋으니 덧글만 달아주세요. 라고 말씀하시는 작가분들...
문학사이트를 그런 식으로 변질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최소한 문학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저런 덧글을 달지도 않습니다. 아니 그런 덧글 자체도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문피아는 스포츠신문 게시판이 아닙니다. 맘대로 내뱉는 곳이 아닙니다.
악플이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악플이 난무하며, 그것을 옹호한다면...저는 당장 이 곳을 미련없이 떠날 것입니다.
왜냐하면...전 그래도 문학소설을 쓰려는 사람이고, 읽는 독자들이 문학을 사랑하고 기본적인 인격을 갖춘 사람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런 인격이 있는 독자들이 읽어주는 사이트에서 연재를 해야 내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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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작가들과 독자들이 서로를 오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해주려고 한다면 좋은 연재문화가 생길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글이 많이 깁니다만,
제가 그 동안 오랜 세월동안 습작을 쓰고, 연재를 하면서 느낀 점을 진솔하게 적어봤습니다.
물론 저것들이 제 마지막 깨달음은 아닐 것입니다. 틀린 점도 있을 것이고, 더 깨달아야 할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은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지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는 흑백이 정확히 가려지는 것이 아니기에, 다른 분들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글은 토론을 목적으로 한 글이 아니며, 연담란이 이런 일로 인해 분란에 휩싸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 때문에 금강님께 허락까지 받아가면서 글을 올렸습니다...그러니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이 글 아래 덧글로 남겨주시기를 간청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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