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정담. 한담, 연무에 올렸던 글인데.....
도움이 되실 분이 있을까 해서 정리해서 또 올립니다^^: (글에는 답이 없으니, 자신의 이익이 될만한 것만 취하세요.)
게시판들을 보면 종종 이런 이야기들이 올라옵니다.
1. 내 글은 초반에는 재미 없지만, 요기만 참고 보면 뒷부분은 열라 재미있는데.....
2. 요샌 양판소가 너무 많아서, 난 내 색깔을 입힌 글을 쓰면서 마이웨이 할거야! 그게 작가의 자존심이니까.
3. 요새 독자들의 수준이 떨어져서 내 글 같이 깊이가 있는 글은 잘 안 읽은다니까.
4. 내 글은 이러이러한데, 원래 성공 공식은 저러저러 해야 해. 하지만 역시 그러면 양판소가 되니까........
5. 유행에 뒤쳐진 글이라 인기가 없어.
초보작가분들이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걸 많이 봐왔지만, 책 몇 질 낸 작가들이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는 건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기억에는 한 번도 없었지만, 기억이라는 게 불확실하니까 거의 보지 못한 걸로 정리합니다.)
1. 90년대야 온겜이 별로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라 장르 소설은 훌륭한 오락거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요새는 그렇지 않습니다. 즐길게 너무 많습니다.
몇 년 동안 수억을 들여 만든 온겜들도, 유저들은 몇 시간 해보고 재미없어. 딴 거 할래 하는 시대입니다.
글은 초반부터 재미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재미 없다면, 처음부터 재미 있게 만들도록 노력과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게 될 때까지 해야 합니다. 최소한 나는 재미있고 일반적으로 읽을만하네 수준까지는 올라 와야 합니다.
2. 나는 작가의 자존심을 지키며 마이웨이 할 거야. 남들과 좀 달라야 작가가 아니겠어?
맞습니다. 작가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은 버립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가 내 글이 인기가 없는 걸 설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양판소로 보이는 글들도 글 쓴 사람들의 색깔이 입혀져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슷한 소재를 쓰면서, 뜬 소설과, 뜨지 못한 소설이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쓰는 방법은 마이웨이를 달리고 있습니다만, 그 마이웨이를 여차하면 계속 보수공사해가면서 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배작가님 중에 하신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가는 글로 말하고 자존심은 판매 부수로, 권리는 인세로 챙긴다고 말입니다.
출간이 되면 프로가 맞고, 작가의 자존심과 권리는 이렇게 챙기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3. 요새 독자들은 수준이 떨어져서 양판소를 보는 게 아닙니다. 재미가 있어서 보는 겁니다. 그게 무슨 내용이 되었든 재미가 있으니 읽힙니다.
소설도, 그리고 드라마도 막장막장이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막장이라고 말하는 사람조차 그 막장드라마를 봤으니 막장이네 하는 겁니다. 계속 욕을 하면서 봅니다.
재미있으니 욕을 하면서 봅니다.
그런 관계로, 내가 깊이 있으면서 재미있는 글을 쓰면 다 해결 됩니다.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맞춰야 됩니다.
4. 와! 이건 자뻑보다 더한 자신감입니다.
글에는 공식이 없습니다. 물론 피할 수 있는 내용은 피하면 좋은 게 있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글쟁이가 잘만 쓰면 다 해결 됩니다.
8질을 출간하고 9질째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도 팔리는 글이 뭔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제가 둔하긴 합니다. 하지만 저런 공식을 알면 대박작가로 한질만 써서 평생 먹을 글 쓸 것 같습니다.
해리포터라는 훌륭한 대박 작품이 있습니다.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한 걸 안다면 해리포터를 연구해서 쓰면 같이 먹고 살 걱정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느끼고, 안다고, 그걸 실제적으로 할 수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5. 확실히 요새 대여점을 가보면 유행이란 게 존재하긴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유행이 글의 재미 유무를 결정해주지 않습니다. 사실 글 잘쓰시는 분들은 유행따윈 필요 없어! 하면서 잘 나가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솔직히 문피아에서 야구 소설, 골프소설이 이렇게 인기를 끌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연독률도 후덜덜 할 정도 높구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시고, 새로운 바닥을 만들어 내주시는 작가님들에게 경애를 보냅니다.
이런 관계로 유행과 재미있는 글은 별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아주 없지는 않겠지요. 장르별 선호가 다르니까요^^; 그건 인정합니다.)
결론 - 문제는 자신에게서 찾아야지, 다른 곳에서 찾으면 효율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는 저만의 생각이었습니다. ^-^
고집과 아집을, 자신감과 교만의 차이를 신중하게 고민했으면 합니다.
ps- 독자분들의 진심어린 댓글은 작가가 막장이 아니면서도 재미있는 글을 쓰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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