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소재나 설정이 소설의 전부가 아닙니다. 중요 요소이기는 하지만, 결국 작가의 필력에 달렸죠.
인생, 세상, 주변 풍경에 대한 관조, 사색, 고찰.....글솜씨의 연마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런 것들이 있다면 양판소 하렘으로도 명작을 뽑을 수 있습니다.
설정이나 세계관에 천착하지 마세요. 결국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중요한 건 요소가 아니라 그 요소들을 어떻게 엮어서 구성하느냐, 그 실력입니다.
저도 검정색 님과 비슷한 생각을 가졌던 때가 있습니다만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그 때에는 조금만 양판소 같아도 부정하고 엎어버리느라 오히려 글 쓰는 데에 제약이 심했죠. 지금은 그 제약이 사라지니 글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한 번, 검정색 님이 비판하시는 양판소 하렘의 설정과 인물관계를 가지고 글을 써보세요. 그 설정으로 천편일률적인 소설만이 나온다면 설정에만 의존하는 게 아닐까요? 하렘이나 양판소라 해서 얕은 소설밖에 못 쓰는 게 아닙니다. 얕은 소설밖에 못 쓰는 사람이 그나마 잘 팔리려고 하렘이나 양판소를 선택하는 거지요. 그들과 다르다고 주장하려면, 그들과 같은 선택으로 더 깊은 맛을 보여주는 게 먼저 아닐까요?
저는 그러고 있습니다.
아스페르 님의 말대로 '양판소 설정'이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도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서 좋지 않습니다. 소재도 소재지만 필력이 중요하거든요. '나는 양판소 따위 쓰지 않겠다!'라는 포부로 글을 쓰기 시작하는 패기 넘치는 사람들이 조회수가 안 나올 때하는 생각이 '왜 사람들이 내 글을 안 보지? 다들 양판소 설정에 익숙해져서 그런 건가?'일 겁니다. 그게 아니란 걸 알아야 해요. 설정만 다를 뿐, 결국 양판소 소설과 필력이 비슷해서 안 보는 거에요. 슬프지만 현실입니다 ㅠㅠ 일단 많이! 써보는 게 중요해요. 저 같은 경우만 해도 몇 개월 전에 썼던 글은 그 당시에는 최선을 다해 묘사하고 스토리 전개해나가고 한 거지만, 부족한 점이 많이 보입니다. 양판소라 하더라도 줄줄이 오랫동안 많이 써보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면' 필력 좋아집니다. 무작정 새로운 세계관과 설정을 만들면 초보 작가로서는 괜히 글 쓰기가 힘듭니다. 이를 감안해야 되요. 양판소가 적어도 습작용으로는 의미가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거기서 벗어나 자기 작품 세계를 구축해야 하겠지만요.
Comment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