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녀. 판타지에서 흔히 대귀족의 영애를 이르는 말로 많이 쓰이죠.
저는 지금까지
한자어 없이 쓰면 공녀(貢女: 원 간섭기 때에 공물로 바치던 처녀)와 오인되기도 하고,
사전 비등재어이기도 하고,
일본식 조어라는 견해도 있고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사용을 피해 왔습니다.
하지만 문득 의문이 들더군요.
일단 한 쌍을 이루는 공자(公子)는 사전 등재어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죠.
공자: 지체 높은 집안의 아들
용례: 당시의 많은 명문 공자들이 모두 그 몸차림이며 언어ㆍ행동ㆍ동작을, 흥선을 본뜨려고 얼마나 거울을 들여다보며 애썼던가?≪김동인, 운현궁의 봄≫
(덧.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공자’는 일부 판타지에서 쓰듯 공작 아들이란 의미가 아닙니다.)
이에 대한 대응어로서 ‘공녀’를 사용하는 것이 정말 잘못일까요?
지금까지 관찰한 결과 저와 유사한 이유로 ‘공녀’라는 용어를 피하는 작가님들을 보면 ‘공녀’가 등장할 만한 상황에서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 아가씨, -- 님으로 표현한다.
2. 레이디 --라고 영어식으로 표현한다.
3. surname + ‘영애’로 표현한다.
그런데 이 또한 문제가 없는 게 아닙니다.
우선 1의 경우 ‘아가씨’는 피고용인이나 지체가 낮은 사람의 말투 같고, -- 님은 너무 범용입니다.
2의 경우 설정 상의 언어=영어가 아니면 어색합니다.
3의 경우 ‘영애’는 지칭어이지 호칭어가 될 수 없습니다.
대안으로 아예 새로운 고유명사를 만드는 방법도 있겠지만... (예: -- 국에서는 대귀족의 영애를 문피아라고 부른다.)
여러 모로 따져본 결과 대귀족의 미혼 여식을 가리키는 말로 ’공녀’가 제일 편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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