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할 입장이나 위치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조금 늘어놓아 볼까 합니다. 다소 횡설수설하더라도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소재나 설정보다 중요한 건 결국 그 이야기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닐까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소재나 세계관이 아무리 특이하고 독창적이어봐야 이야기가 재미 없으면 아무 소용 없습니다.
소재나 세계관이 아무리 대중적이어도 이야기가 재미 없으면 소용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모든 이야기의 기본이 되는 건 결국 '재미'입니다.
- 그 재미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재미일수도 있고, 사색에 빠지게 하는 그런 재미일수도 있습니다.
세계관과 소재가 너무 독창적이라 인기가 없는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인 세계관이나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없는 글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 물론 세계관과 소재가 대중적인 글이라면 독자들의 허들 자체가 낮아지긴 합니다.
언제부턴가 마공서/양판소 플롯과 설정이라 하여 희화해서 까는 글이 유행했는데...
까놓고 말해서 신필이라 불리는 김용이 쓴 소설만 해도 양판소의 플롯/설정/전개가 그야말로 넘쳐흐릅니다.
의천도룡기에서 장무기가 강해지는 과정이나
신조협려에서 양과가 여러 여자들과 얽히는 거나...
똑같은 소재나 설정, 세계관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평이 갈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김용이 처음 저 소설들을 쓸 때야 어찌되었든, 우리는 김용의 세계관이 복사/확대 재생된 글들을 숱하게 본 뒤에도 그 판에 박힌 세계관과 설정으로 구성된 김용 소설을 보면서 재미를 느낍니다.
위에 잠깐 언급했듯이, 분명 독창적인 소재/설정을 사용하면 독자들의 허들이 높아집니다.
대다수의 독자들은 새로운 학습이 필요하지 않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글을 원하니까요.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재미'를 등한시하면 안 됩니다.
독자들이 귀찮음을 감수하면서도 새로운 세계관과 설정을 학습하게 하는 것도,
그 높은 허들을 넘어 계속 보게 하는 것도,
결국엔 ‘재미’입니다.
재미만 있으면 된다가 아니라,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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