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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라K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의 소환수가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백자성
작품등록일 :
2020.09.28 22:36
최근연재일 :
2021.01.08 19:10
연재수 :
105 회
조회수 :
57,669
추천수 :
1,248
글자수 :
577,156

작성
20.12.1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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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최유정 (1)

DUMMY

* * *



진혁은 눈을 떴다.

주변을 둘러보니 숲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지?


잠시 기억을 되짚어봤다.

아리니 마을로 이동하던 도중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기습을 당했고, 몸이 튕겨져 날아가면서 의식을 잃었다.


의식을 왜 잃었지?


공격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날아가는 충격으로 의식을 잃을 만큼 약하지도 않다.


그래서 의문이 멈추지 않으려고 할 때, 의문을 해결해줄 메시지가 나타났다.


-


이프의 기억에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억의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루비아의 기억을 먼저 봐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접속자의 정신 오염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래도 보시겠습니까?


-


저번처럼 이프의 기억 속에 들어왔다.

다음 기억이 아리니 마을로 이어진다고 했었으니, 아리니 마을 부근으로 떨어지면서 기억에 들어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프의 기억인데 루비아의 기억을 먼저 읽어야 한다니, 어째서인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모든 것을 밝히기 위해서는 루비아의 기억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메시지의 제안을 승낙했다. 눈을 한 번 깜빡이자 세상이 낮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정확하게는 세상이 낮아진 것이 아니라 키가 작아졌다. 그리고 몸 안에서 뜨겁지만 기분이 좋은 기운이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이게··· 체기?’


진혁은 당황스러웠다.


자신이 아는 체기도 아니고, 마력 또한 아니었다.


이프의 몸에 들어갔을 때는 체기라고 불린 기운이 너무 양이 적어 못 느꼈는데, 루비아의 방대한 체기를 느끼니까 확연한 차이점을 알겠다.


‘불순물이 없어.’


기운이 탁하지 않다.

맑고 깨끗하다.

마력이 심상에서 오지만, 조그마한 트라우마가 있어도 바로 불순물이 생겨서 탁해지는 것에 비해.


고대 사람이 가진 체기는 맑고 깨끗하여 불순물이 없다. 트라우마가 끼어들 틈 자체가 없다.


그 근거로, 지금 루비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참을 수가 없는데도 기운에는 부정적인 불순물이 섞이지 않았다.


‘이게 고대 사람들이 사용하는 체기라면.’


자신이 사용하는 체기는 무엇이고, 현재 사람들이 사용하는 마력은 무엇인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루비아는 분노를 느끼며 걸어가고 있었다.


분노의 대상은 악령이었다. 여동생인 스칼렛이 악령이 되어 죽었고, 그 죽인 사람은 이프지만 실질적인 원인은 악령 때문이지 않은가.


스칼렛의 권속을 아리니 마을 부근의 악령이 죽였고, 그로 인해 스칼렛은 마음의 빈틈이 생겨 악령이 되었다.


물론 루비아 본인이 거칠게 말하지 않았다면 괜찮았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스칼렛을 죽이게 했다는 사실을 차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모든 원흉이 악령이라고 생각하며 아리니 마을로 향할 뿐이었다.


그러다 루비아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피범벅이 된 소녀의 시체.

그 시체를 핥고 있는 여성.

얼굴은 여성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틀림없이 몸은 여성의 몸이었다.


“이 세상 여자들은 전부 꼴린단 말이야···”


루비아는 보자마자 어지러워서 주저앉고, 헛구역질이 나왔다. 진혁 또한 루비아의 행동에 관여할 수는 없었지만 역겨운 풍경인 것은 동의했다.


즐거워하는 것은 그 여성뿐이었다.


“죄다 특이한 머리카락 색에다가 곱고 새하얀 피부, 심지어 살결도 부드러워서 씹는 맛도 있고··· 전부 만화 캐릭터 같아.”


그리고 여성은 눈을 돌려 루비아와 눈을 마주쳤다.


“너도 맛있어 보이는데··· 식사예법을 준수해서 먹어볼까.”


여성은 몸을 일으키더니 검을 뽑아들었다.


“나는 소드 마스터고, 식탐의 악마이기도 한 최유정입니다.”


“당신은요?”


루비아는 믿기 어려운 광경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지만, 단죄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력을 모았다.


“세상을 밝게 비추며 만물에 생명을 안겨주는 태양이여, 눈앞에 존재하는 세상의 해악을 멸하기 위해 이곳에 현신하라.”


영창과 동시에 마력이 터지며 거대한 태양을 만들었다. 이 태양을 이겨낸 존재는 이때까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 태양이 반으로 갈라졌다.


“아하, 태양이시구나.”


여성, 최유정은 태양을 반으로 갈라버리고 입맛을 다셨다.


“태양의 가슴은 무슨 맛이 날까? 먹어보고 싶네♥”


루비아는 동요했다.

우선은 최유정이 들고 있는 무기.

고대에는 검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루비아가 봤을 때 태양을 갈라버린 검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루비아의 기억을 보는 진혁 또한 동요했다.


일단 첫 번째로 동요한 이유는, 최유정이 킹 벨제붑이라기에는 이상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식탐의 악마는 유일하게 이프가 죽이지 못한 악마다.’


그렇다면 최유정이 곧 킹 벨제붑이라는 뜻인데, 킹 벨제붑과 달리 최유정은 군세를 데리고 있지 않다.


만약 최유정이 킹 벨제붑이라면 검을 들고 있을 게 아니라, 킹 몬스터들을 불러내서 루비아를 공격해야 맞지 않은가.


‘그리고 저 검··· 검도 이상해.’


그 다음으로 진혁이 동요한 이유가 검 때문이었다.


‘고대에는 검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어떻게 검을 가지고 있는가?

그것이 일단 진혁을 동요시켰고,


‘게다가 검에 두른 저거는, 오러 블레이드 아닌가?’


최유정이 검에 두르고 있는 기운이 더욱 진혁을 당황시켰다.


‘오러 블레이드를 어떻게 쓰는 거지?’


진혁은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은 편이었다.

그래서 처음 헌터가 되었을 때는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실제로 판타지에 나오는 마법, 무협에 나오는 무공 같은 스킬들을 쓸 수도 있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혁이 가장 좋아하는 무기인 검.

판타지 소설에서 검을 쓰는 주인공이 아니면 읽지 않았을 정도로 진혁은 검을 좋아했는데, 정작 헌터 중에 소드 마스터라 불릴 이는 없었다.


정확하게는 검기까지는 쓸 수 있었으나 검강을 쓸 수는 없다. 오러 블레이드의 경지에는 오르지 못한다. 그게 아쉬워서 진혁은 검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전투해 왔었다.


그런데 자신을 식탐의 악마라고 밝힌 최유정이 쓰는 저 기술은, 틀림없이 오러 블레이드다.

소설 속에서나 묘사가 되던 모습이 실제로 펼쳐지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직감했다.


‘루비아는 패배한다.’


이때까지 루비아는 한 번도 자신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어떠한 괴물과 싸우든 태양 마법 앞에서는 굴복해왔었으니까.


하지만 최유정은 태양 마법을 베었다.

반으로 갈라버렸다.

그런 게 가능한가?

아니, 루비아한테는 상식 밖의 일이었다.


루비아는 자신이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전의가 줄었다.


‘이길 수 없어.’


진혁은 확신했다.

아직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왜 정신오염을 우려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아! 혹시 겁 먹었어?”


최유정은 겁에 질린 루비아를 보며 히죽 웃었다. 몸에 전율이 찾아오는지 부르르 떠는 모습이 기괴했다.


“정말이지··· 겁에 질린 미소녀는 최고거든. 살아있을 때 강간해도 맛있고, 강간한 후에 죽이고 시간해도 맛있고, 죽기 직전에 생으로 뜯어 먹는 것도 맛있어. 이게 진짜 미식가 아닐까?”


최유정이 헛소리를 하는 동안 루비아는 머리를 굴렸다. 이기지는 못해도 살아남으려면 수단을 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해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고급 마법이 막혔다. 그렇다면 사용하는데 5분은 걸리는 규격 외 마법밖에 없다.


‘쉬운 상대가 아니다.’


진혁은 오로리, 스이만, 스테민 3명이 만들었던 트리니티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떠올렸다. 그 마법이 루비아가 사용한 마법과 비슷한 수준의 화력을 지녔다.


그 마법을 맞고 리시아는 큰 부상을 입었는데, 최유정은 가볍게 베어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보니 이프가 물리치지 못했을 만도 하다.


‘이건 거의 최종보스급이 초반부터 나타난 수준이지. 하지만 신화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이프가 식탐의 악마와 맞닥트리는 것은 한참 후의 이야기다. 이제 이프는 무의식의 영역을 익힌 수준 아닌가. 신화의 순서와는 맞지 않다.


‘뭐가 어떻게 된 거냐.’


진혁이 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 다리 사이에서 따뜻한 기운이 갑자기 느껴졌다. 진혁은 설마 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내렸고, 실금하여 흘러내리는 오줌이 보였다.


루비아가 실금했다. 흘러내리는 소변을 보고 최유정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오줌도 맛있을 것 같네.”


‘미친년인가.’


“너, 내가 이때까지 맛본 여자 중에 가장 꼴리는데 나랑 결혼하지 않을래?”


‘맞다, 미친년이지.’


식탐의 악마라는 작자가 결혼하자니, 저건 잡아먹어주겠다는 뜻일 테다. 동물들도 짝짓기 한 다음에 상대를 잡아먹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루비아는 그런 생각조차 못 하고 겁에만 질려서 벌벌 떨고 있었다. 규격 외 마법 말고는 수단이 없으니 두려웠다.


최유정은 혀를 찼다.


“결혼하기 싫은가보네. 그럼 최대한 괴롭히다가 죽여야지~ 발버둥치는 미소녀도 꼴리거든. 네가 쓸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써보지 않을래?”


네가 쓸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써봐라.


그 말에 루비아는 정신이 버쩍 들었다.


사용하는데 5분이나 걸리는 규격 외 마법, 그 힘을 사용하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루비아는 재빠르게 무의식의 영역을 열고 본능적으로 영창했다.


“위대하신 태양신이시여, 부디 최고신 메리스의 힘을 이어받아 힘을 빌려주소서. 이곳에 있는 중생은 너무나도 나약하여 눈앞의 악을 단죄할 수 없으니···”


그렇게 시작된 대마법의 영창, 최유정은 느긋한 표정으로 루비아를 보았다. 루비아가 얼마나 강력한 마법을 쓸지는 조금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가슴, 배, 골반, 허벅지, 종아리, 발, 팔, 겨드랑이, 어깨, 옆구리, 무릎,

그리고 루비아의 처절한 표정.

루비아의 신체 부위를 모두 지켜보며 어디가 제일 맛있을까를 고민할 뿐이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루비아의 늘씬한 옆구리가 제일 맛있을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한 순간, 루비아의 영창에 끝이 보였다.


“···태양신과 최고신에게 부탁하오니, 이곳에 희망을 내려주소서. 태양 마법 궁극, 창세의 빛.”


그 순간, 숲 전체가 거대한 빛에 휘감겼다.

그것은 창세의 빛이었다.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리고, 즉, 모든 것을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빛이었다.


진혁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숲 전체를 없애버릴 만큼의 화력이다.

루비아의 성격상 그런 짓을 원래는 안 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강력한 힘이 최유정에게는 안 통한다는 것 아닌가.


“······”


모든 것이 재가 되어 나무 하나 남지 않은 숲, 아니, 숲이었던 곳.

그러나 그곳의 중심에는 여전히 최유정이 서있었고, 루비아의 눈에 희망이 꺼져갔다.


“굉장하네? 숲을 없애버렸어. 그런데 나한테는 안 통하네? 왜일까?”


최유정은 자기 검을 자랑스럽게 가리켰다.


“오러 블레이드라는 건 말이야. 검술의 극에 달한 소드 마스터만 사용할 수 있는 힘이거든. 강철조차도 두부 베듯이 베어버리는 엄청난 힘이라고.”


그런 것쯤은 진혁도 알고 있다.

그런데 다음으로 들려온 말에 진혁은 잠시 생각이 멈췄다.


“내가 원래 살던 세상에서는 소설 속에나 있던 힘인데, 지금 이곳에서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무지막지한 힘이지. 그러니까 네가 사용한 마법 따위는 베어버리면 그만이야~”


원래 살던 세상의 소설.


진혁은 멍하니 최유정을 바라봤다.


‘저 녀석도··· 지구 출신이라고?’


작가의말

뭔데 뭐가 어케 되는 건데 가르쳐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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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미래 +2 21.01.07 129 4 13쪽
102 이프 +2 21.01.07 130 4 13쪽
101 리릴 +2 21.01.06 139 4 13쪽
100 나태의 저주 (6) 21.01.06 127 4 12쪽
99 나태의 저주 (5) +2 21.01.05 124 4 12쪽
98 나태의 저주 (4) +2 21.01.04 110 4 12쪽
97 나태의 저주 (3) +3 21.01.01 127 4 12쪽
96 나태의 저주 (2) 21.01.01 103 4 12쪽
95 나태의 저주 (1) +2 20.12.31 128 4 13쪽
94 에리나 (5) +2 20.12.30 109 6 13쪽
93 에리나 (4) 20.12.29 89 5 13쪽
92 에리나 (3) +4 20.12.28 108 6 12쪽
91 에리나 (2) 20.12.25 114 6 12쪽
90 에리나 (1) 20.12.25 128 5 13쪽
89 모순 20.12.24 111 5 13쪽
88 가시의 책임 20.12.23 121 4 12쪽
87 질투와 탐욕 20.12.22 126 5 12쪽
86 로스트(lost) +2 20.12.21 324 5 12쪽
85 분노의 악마 +4 20.12.18 120 5 12쪽
84 최유정 (5) 20.12.17 132 5 12쪽
83 최유정 (4) +2 20.12.16 140 5 12쪽
82 최유정 (3) 20.12.15 149 5 13쪽
81 최유정 (2) 20.12.14 120 5 12쪽
» 최유정 (1) +2 20.12.11 129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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