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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F 님의 서재입니다.

무공으로 내 인생 만만세!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HBF
작품등록일 :
2024.05.09 15:56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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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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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7,284

작성
24.06.0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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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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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
13쪽

요리대회(2)

DUMMY

.




한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번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고리타분한 성격에 융통성까지 밥 말아 먹은 남자가 바로 그였다.

고로 이 불인견 같은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드리고 차선책을 찾는 게 심리적으로 이득이라는 소리였다.

권왕 설득을 깔끔하게 포기한 나고봉은 현재 닥친 상황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아무리 그래도 무공을 포기할 수는 없어.’


무공은 기필코 익혀야할 과제였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절대 육감만큼은 되찾고 싶었다.

요리의 신이 된 듯한 그 절대적인 감각을.

대회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어머니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길.

나고봉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에 빠져 있다가 번뜩 역발상적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차라리 요리를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해볼까?’


25년 동안 요리만 생각하고 요리만 만들어왔다.

이젠 레시피를 떠올리면 복잡한 조리과정이 한꺼번에 펼쳐지는 것도 모자라 손이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경지에 이르렀다.

무공으로 치면 입신이요, 요리와 내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헛소리, 자만이 아니라 정말 가끔은 주변의 상황과 조리 과정마저 잊은 채 요리를 만들 때도 있었다.


무아의 경지였다.


오늘은 그 놀라운 경험을 재현해낼 필요가 있었다.

메인을 일원심법으로, 요리는 호흡처럼 자연스럽게 동작되도록 프로그래밍할 필요한 것이다.

레시피는 이미 체계적으로 고안해 제출한 상태였다.

오늘 대회의 목적은 요리의 현실 구현과 절차, 맛, 모양 등을 테스트 하는 자리였다.

모든 생각을 정리한 나고봉은 가만히 눈을 감고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의 과정을 빠르게 되새김질했다.


‘고령의 한상 차림.’


중식이나 양식, 일식도 좋지만 대가야의 중심지인 고령에서만큼은 한식이 유달리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요리의 주제도 고령의 특산물인 우곡수박과 풍천장어였다.

수박과 장어.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긴 하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진묘함이 흐를 수도 있었다.

장어의 느끼함과 수박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그걸 완벽하게 그려낸 게 바로 고령의 한상차림이었다.

나고봉은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의 조리과정을 계속해서 이미지 트레이닝 해나갔다.

육체에 명령어를 입력하듯 끝없이.

행동의 절차와 과정을 반복하며 레시피를 구현해나갔다.

호흡하는 것처럼 익숙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



대회 심사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합에 앞서 참가자들의 레피시 카드를 재점검하고 심사기준을 논의하기 위함이었다.

맛집 탐방 전문가로 초빙된 80만 요리 크리에이터 차상훈은 배정된 자리에 앉았다.

나머지 4명도 자리에 앉았다.

선임 심사위원으로 발탁된 이명철 교수가 운을 띄웠다.


“심사는 기존에 배부해드린 기준표에 의거해서 점수를 책정해주시면 됩니다. 나머지 10점은 개인의 사견에 대한 점수이니 모두 실수 없이 책정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20개의 레시피 카드를 펼쳤다.


“각자 배정받은 4개의 레시피 카드도 정확하게 숙지해주셔야 합니다. 간혹 제출한 레시피 카드와 조리과정이 서로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배정받은 레시피 카드를 가져가 주시기 바랍니다.”


그의 말에 따라 차상훈은 자신에게 배정된 레시피 카드 4장을 가져왔다.

번호대로 배정받은 터라 후순위의 17번부터 20번까지 번호가 적힌 레시피 카드였다.


“경합 도중에 심사할 내용은 레시피와 조리과정의 적합성, 개인위생 및 청결 상태, 조리도구 사용 및 조리 역량의 목록입니다.”

“조리 역량은 요리사의 실력을 평가하는 목록입니까?”


물음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학원 같은 곳에서 대충 배워온 어중때기를 골라내라는 말임을 이해한 차상훈이 레시피 카드를 훑어보았다.


‘닭 스톡으로 맛을 낸 장어 롤라드와 수박화채, 복분자 소스를 곁들인 장어구이와 수박 주스······.’


비슷비슷, 전부 유럽 감성이 묻어난 요리들이었다.

딱 한 개는 달랐다.


‘고령의 한상차림.’


4개 중 유일하게 한식요리를 추구하는 참가자였다.

레시피 카드를 눈여겨보았다.


‘수박 씨, 껍질 볶음, 수박 동치미 국수, 수박 장어찜, 수박씨장을 발라구운 풍천 장어구이······.’


수박과 장어라는 주제에 걸맞게 전부 수박과 장어가 들어간 요리였다.

종류도 꽤 많았다.

과연 이걸 한 번에 조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가장 궁금한 것은 단연 수박씨 요리였다.

보통 수박을 먹다보면 귀찮아서 삼키거나 뱉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그 씨로 요리를 만들다니?

그것도 두 종류였다.

약간 기대에 찬 그가 레시피 카드를 꼼꼼히 숙지하기 시작했다.



*



“모두 입장해주시기 바랍니다!”


팀원과 함께 대회장 안으로 들어온 오지완은 자신감 어린 표정을 그려냈다.


‘할 수 있다!’


학원 내 탑인 실력을 말미암아 원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제일학원이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 딱히 질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지난 번 대회에서 제일학원생들과 마주친 적도 있었고.

지금 실력이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습관처럼 주변을 쓱 둘러보았다.

총 19팀이 보였다.

모두가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중 절반은 큰 대회 경험이 없는지 잔뜩 긴장한 얼굴들이었다.


‘저것들은 전부 탈락이고.’


나머지 중 절반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경험은 있지만 상위권 진입이 많지 않다는 소리였다.

역시 제일학원 대회반이 가장 큰 호적수였다.

오지완의 눈동자가 맨 끄트머리 쪽으로 이동했다.


‘19번 김성호.’


큰 키에 잘생긴 남자가 차분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일학원 대회반 에이스이자 라이벌이었다.

지난 1년간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여기서 다시 만날 줄이야.

처음 대기실에서 마주쳤을 때 조금은 놀라고 긴장한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은 달랐다.

딱히 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신감에 가득 찬 그가 막 시선을 떼려는 찰나에 바로 옆 조리대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냥 설거지하고 재료만 씻어주면 된다 이거지?”

“네.”

“할 거 없으면 어떻게 하지?”

“그거면 충분해요. 눈치 봐서 정리도 좀 해주세요.”


두 사람의 대화에 오지완의 고개가 자연스럽게 돌아갔다.

17번 조리대 뒤에 서 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체육인처럼 날렵하게 생긴 사람과 뚱뚱한 남자였다.

극과 극.

웃긴 건 뚱뚱한 사람이 체육인을 리드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체육인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황당했다.

상금 1,000만원이면 규모가 있는 대회에 속했다.

한 달에서 그 이상의 시간을 들여 서로 호흡을 맞춰도 부족할 판에 저런 사람을 서포터로 데리고 왔다?

대회를 포기하거나 혼자서도 자신 있다는 뜻이었다.

오지완은 속으로 비웃었다.


‘중간에 망쳐봐야 정신을 차리지.’


집에서 요리하는 것과 대회출전은 천양지차였다.

수없이 연습해도 실수하는 게 실전이었다.

겨우 1시간이었다.

대회에서 주어진 시간이.

한 번의 실수도 점수엔 치명이었다.

처음이 중요하듯 한 번의 실수는 또 다른 실수를 부르기 마련이기 때문이었다.

그걸 바로 잡을 수 있는 게 바로 서포터였다.

서로의 호흡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저 팀은 이미 글렀다.

1차 예선을 통과한 게 신기할 정도로.

오지완은 미련 없이 고개를 돌렸다.


‘김성호 팀만 신경 쓰면 되는 건가?’


나머진 별 볼일 없었다.

신경 쓰는 것도 쓸데없는 낭비였다.

오지완의 눈빛이 강렬하게 타올랐다.


‘무조건 이긴다!’


우승이 코앞이었다.



*



‘의식하는 순간 그것은 일체의 경계를 뚫고 나와 의도적인 흐름으로 바뀌는 것이다. 무언가를 행해야 한다는 고정적인 사고를 버리고 만물의 흐름에 의식을 맡기는 것만이 일원심법을 대성할 수 있는 유일한 길······.’


간단히 의식하지 말고 일원심법을 호흡처럼 만들라는 말이었다.

말이 쉽지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될 일인가.

지금은 일원심법을 지속적으로 운용하여 익숙해지는 게 중요했다.

충분히 가능했다.

25년간을 경험해왔기에.

그래서 더 쉽게 배우지 않았나?

솔직히 거저먹었다는 표현이 적절했다.

옛날의 그 감각도 빠르게 되찾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봐야 머릿속으로 암산을 하면서 손으론 편지를 쓰고 있는 기분이긴 하지만.

고로 정신과 육체가 따로따로 분리된 것처럼 서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었다.

견딜만한 수준.

두 가지 모두 익숙한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나고봉은 들숨과 날숨이 규칙적으로 반복했다.


“쓰읍- 후우-”


일원심법으로 유도된 기를 일정 경로로 끝없이 흘려보냈다.

미세혈관처럼 촘촘히 퍼진 통로로 배분된 기가 물감 번지듯 잔잔히 퍼져나갔다.

새벽공기처럼 시원하고 상쾌해지는 것 같았다.

느낌이 그럴 뿐, 몸이 막 가벼워지거나 힘이 세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정신이 맑아지고 또렷해졌다.

잠을 푹 자고 일어난 것처럼.

모든 사물이 선명해져갔다.


‘어라?’


시간이 지날수록 곤히 잠들어 있던 뉴런의 연결망이 확장되는 것처럼 인지기능의 범위가 급격하게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다.

일원심법의 운용도 점차 수월해져갔다.

저절로 되고 있는 기분이었다.

의도하지 않아도 일원심법이 스스로 발현되는 것처럼.

갑자기 왜?

뇌가소성의 측면이 향상돼서?

육체 피로회복 같은 심법을 지속적으로 받아와서?

가장 현실성 있는 이론은 단연 25년 간 타의적으로 축적된 일원심법의 간접 경험일 터였다.

하여간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심법자체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마치 습관이라도 된 듯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운용되고 있었다.

나고봉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오, 잘되는데?’


만약 포기하고 심법을 멈췄다면 절대 이런 현상을 경험하지 못했으리라.

권왕도 이를 알고 심법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것 같았다.

방심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일원심법의 동태를 살펴보았다.

1분, 2분, 10분이 지나도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때 심사위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한 시간은 총 1시간. 그럼 지금부터 요리를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눈을 빛낸 나고봉이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늘 만들 요리는!’


한상차림의 요리명처럼 총 5가지였다.

볶음 2종류와 찜, 구이, 국수.

전부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 재료 손질이 관건이었다.

특히 메인 메뉴인 수박 장어찜과 수박씨장을 발라 구어낸 장어구이는 난이도 최상 요리였다.

일단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수박 동치미 국수의 면발이 먼저였다.

밀가루를 볼에 적당량 덜어 물과 혼합해서 치대기 시작했다.


스윽스윽-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뭉쳐지는 반죽이 금세 호빵처럼 변했다.

국수에 들어갈 면발은 용의 수염처럼 가느다란 용수면이라 점성이 매우 중요했다.

이미 수도 없이 치대고 뽑아낸 면이라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손이 저절로 움직여 반죽을 치댔다.

그 사이에도 일원심법은 스스로 끝없이 운용되는 신기를 보였다.

얼음처럼 맑아진 정신도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었다.

뭐랄까?

컨디션 최강이란 말이 딱 맞아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신바람이 나서인지는 몰라도 반죽의 상태가 평소보다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숙성이 필요 없겠는 걸?’


권왕의 육체를 빌렸을 때와 약간 흡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설마 반죽에 내공의 신묘함이 묻어났나 싶을 정도였다.

나고봉의 입가에 미소가 묻어났다.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최고의 요리를 만들 시간이었다.



*



탕!


둔탁한 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몰려들었다.


“뭐야?”

“어?”

“여기서?”

“헐, 미친.”


17번 조리대에서 벌어지는 기행에 모두가 황당한 듯 쳐다보았다.

카메라를 설치한 뒤 심사를 하던 80만 크리에이터 차상훈도 어이없는 눈길로 17번 참가자를 응시했다.


‘저게 무슨······.’


말끔하게 치댄 밀가루 반죽을 좌우로 잡아당겨 쭉 늘리고 있었다.

늘어난 반죽이 허공을 노닐다가 꽈배기처럼 꼬여 하나로 뭉쳐졌다.

중력과 좌우 장력이 평행을 이루는 순간, 17번 참가자의 손이 거칠게 흔들렸다.

강한 반동에 치즈처럼 늘어난 반죽이 위로 치솟아 올랐다가 정점에 이르러 빠르게 낙하했다.


타아앙!


도마 위를 강타한 반죽을 반으로 접어 문지르다가 똑같은 행위를 반복해댔다.

차상훈은 정신이 멍해졌다.


‘와······.’


예능이 아닌 실제 대회에서 수타를 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17년의 요리 인생 중에서도 단연코 저런 황당한 경우는 지금껏 본적이 없었다.

아니지.

듣도 보도 못했다.

저런 무모한 모험을 하는 참가자가 있었다는 소문을.

아무래도 저 17번 참가자는 제대로 미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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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요리대회(4) +5 24.06.07 3,490 9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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