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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F 님의 서재입니다.

무공으로 내 인생 만만세!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HBF
작품등록일 :
2024.05.09 15:56
최근연재일 :
2024.06.28 00:3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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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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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7,284

작성
24.05.3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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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글자
12쪽

변화된 시선들(3)

DUMMY

.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왜 그렇게 안 좋아?”


휴무일에 맞춰 체육관에 놀러온 팀복싱 주 관장의 물음이었다.

이홍수는 심란한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형이 보기엔 내가 그렇게 믿음 없게 생겼어?”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딱 봐서. 내가 신용 없게 생겼냐고.”

“너야 신용 빼면 시체지. 그런데 왜? 누가 너한테 신용 없게 생겼대?”

“그게 아니라 최근에 괜찮은 물건 하나를 발견했거든.”

“물건?”

“동체시력하고 빠따가 기가 막힌 놈 하나 있어.”

“빠따?”

“돌이야, 돌. 스치면 가는.”

“누군데 그래?”

“민수 알지?”

“이번에 아마 경기 뛴 애?”

“어. 걔가 데려온 앤데 기가 막혀. 둘이 스파링 뛰었는데 한방에 갔다니까? 그대로 고꾸라지는데 얼마나 소름 돋던지.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이 심장이 떨려, 심장이.”

“누가?”

“누구긴 누구야, 민수지!”

“몇 살인데?”

“20살.”


나이를 거론하자 주 관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마에 그런 애가 있었나?”

“복싱 배운 적 없대.”


주 관장이 피식 웃었다.


“배운 적도 없는데 민수가 기절했다고?”

“내 말이 그 말이야! 배운 적도 없는 놈이 그림 같은 위빙을 하질 않나, 노가드로 거리를 재질 않나. 타이밍 뺏고 어퍼 날리질 않나. 이러니 내가 안 미치고 배기겠어?”


극찬에 가까운 칭찬에 주 관장은 크게 관심을 보였다.


“진짜야?”

“내가 뭐하려고 거짓말을 해. 그놈은 진짜배기야. 물건이라고.”

“그럼 잡으면 되잖아?”


맞는 말이다.

인재를 영입하고 경기를 뛰게 만들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

다만 녀석의 생각이 큰 걸림돌이었다.

재능이 있으니 군 면제를 시켜주겠다고 호언한지 며칠 째였다.

묵묵부답.

아무리 기다려도 녀석에게는 연락이 오질 않았다.

어제는 너무 답답해서 민수한테 물어봤다.

그 녀석은 뭐하고 있냐고.

그냥 미친 듯이 요리하고 있단다.

답답했다.

확실히 키워보고 싶은데 녀석은 도무지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그 녀석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부모?

이홍수는 약간 부정적이었다.


‘허락해줄 리가 없지.’


다른 스포츠도 아니고 복싱이었다.

두들겨 맞고 깨지고 골절되는 위험 종목이었다.

정상적인 부모라면 절대 허락할 리가 없었다.

끈덕지게 매달리고 회유하면 될지도 몰랐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지만.

결국 녀석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는 소리인데······.

이홍수는 볼멘소리를 냈다.


“군대로도 못 꼬드기는데 무슨.”

“아시안 게임? 그 정도라고?”

“그놈은 다이아 원석이야. 제대로 배우면 메달 획득은 따 놓은 당상일걸?”


잠시 입을 닫은 주 관장이 빤히 쳐다보았다.


“너 진심이구나?”

“형도 직접 봤으면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아니, 말 나온 김에 한번 보러 갈래? 어차피 우리 밥도 먹어야 하잖아?”

“걔는 어디 있는데?”


자리에서 일어난 이홍수가 가방을 챙겨들었다.


“새아 식당이라고, 거기서 일해.”



*



“당첨되면 공짜예요?”

“물론이죠! 주문하시면 즉석복권 같은 거 드리거든요? 당첨되면 무조건 공짜입니다. 어서 들어가세요.”


추첨권 행사의 반응이 생각보다 더 좋은 관계로 윤동환은 매우 기분이 좋았다.

가장 기분 좋은 일은 옆 새아 식당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어제 반응이 좋았다고 한들 똑같은 식당을 똑같은 손님이 재방문하겠는가?

이래서 단골이 중요했다.

입소문은 필수였다.

아직 새아 식당엔 두 가지 요소가 배제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달빛 포차가 이벤트 행사를 진행했으니 타격을 입을 수밖에.

윤동환은 느긋한 눈길로 새아 식당 입구를 응시했다.


‘미안하지만 당신 뜻대로는 안 될 거야.’


처음엔 원망스러워도 이후 손길을 내민다면 분명 그녀는 고마워하며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그렇게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을 무렵, 열댓 명이 넘는 인원이 걸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들 나이가 있어보였다.

딱 봐도 식사 손님들이었다.

윤동환은 준비했다.

호객행위를 할 준비를.

거리를 재다가 밝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추첨 무료 이벤트 진행 중입니다! 식사들 하고 가세요!”


넉살 좋은 행동에 모두가 쳐다봤다.


“여기야?”

“식당 이름이 아닌데요?”

“여기 말고 저쪽.”

“어디?”

“저기에 있잖아요. 새아 식당.”

“아.”


새아 식당 쪽을 응시한 모두가 미련 없이 발길을 옮겼다.

냉정한 행동에 윤동환은 당황했다.

거절당해서가 아니라 새아 식당을 찾아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두 명도 아니고 묶음 상품이나 다름없는 단체 손님이.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또 다시 두 명이 새아 식당을 찾아왔다.

총 17명이나 되는 인원이 한꺼번에 찾아온 것이다.

안에 4팀이 대기 상태이니 거의 만석이었다.

식당이 바글바글해지면 자연스럽게 또 다른 손님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다른 손님들에게 신뢰를 주기 때문이었다.

윤동환은 살짝 불안해졌다.


‘아는 사람이 저렇게 많았다고?’


변수였다.

그것도 상당히 치명적인.



*



“이쪽으로 세팅해드릴까요?”

“태희야, 그러지 말고 식탁을 붙여드리자.”

“네.”


예쁘장하게 생긴 알바와 함께 여러 개의 테이블을 일렬로 이은 여사장님이 돌아보았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감사합니다. 주문은 조금 있다가 할게요.”

“네.”


여사장이 서글서글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카운터로 돌아갔다.


“진짜 고봉이가 주방장이에요?”

“그렇다니까.”

“요리를 그렇게 잘했어?”

“언니가 그러는데 잘한대요. 엄청.”

“이야, 이거 기대해도 되겠는 걸?”


웅성거리는 분위기에 혜림 엄마, 김선희가 모두를 돌아보며 말했다.


“조용히들 말해.”

“왜?”

“처음부터 아는 척 하면 애 부담될 거 아니에요. 그냥 계산할 때 인사만 하고 나가자고요.”


모두가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하며 웃은 김선희가 슬쩍 시선을 돌렸다.

고봉이 엄마, 미선 언니가 주방 쪽을 힐끔 거렸다.

하기야 얼마나 궁금할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들이 일하고 있는데.

보기 좋았다.

저런 모습이.

예전에 실성한 사람처럼 멍하니 있거나 갑자기 혼자서 울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이제야 그 불행의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김선희는 자신의 일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언니 때문에 걸리겠네.”


미선 언니가 머쓱한 얼굴로 어색하게 웃었다.

김선희는 박수를 짝짝 쳤다.


“자자, 주문하자고요. 반장님은 뭐 드실래요?”

“나야 소주지.”

“하여간 사람이 참 한결같아서 좋아. 소주 말고 안주시키라고요. 식사하고.”

“그럼 난 매콤칼국수.”

“반장님은 매콤칼국수, 다른 사람은?”

“저도요.”

“전 파전하고 로제비빔이요.”


주문지에 15명의 메뉴를 체크한 그녀가 여사장을 불렀다.


“여기요.”

“네.”

“소주하고 맥주 4명씩 가져다주세요.”

“네.”


주문지를 손에 든 여사장이 주방 쪽으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선희는 내심 궁금했다.

요리의 맛이 얼마나 맛있는지가.



*



“너 솔직히 말해봐.”

“뭐가?”

“여기 여사장님 때문에 왔지?”

“무슨 헛소리야. 걔가 여기서 일한다니까?”


홍수의 말에 주원길 관장이 못 미더운 눈총을 보냈다.


“어디 있는데?”

“주방.”

“보조?”

“아니, 주방장이야.”

“.....”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은 주원길이 어처구니없이 웃었다.


“뭐? 주방장?”

“어.”


슬쩍 뒤를 주방 쪽을 쳐다봤다.

서빙 데스크 사이로 주방 안쪽이 보였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화구와 은색 조리대 사이를 누비며 요리를 하고 있었다.

엄청나게 뚱뚱한 남자였다.

주원길은 그 사람에게서 시선을 떼고 다른 쪽을 훑어보았다.


“어디 있는데?”

“저기 있잖아.”

“그러니까 어디?”

“저 흰색 셰프복 입고 있는 애.”

“안 보이는데?”

“뭐가 안보여. 저렇게 잘 보이는데.”


설마한 주원길이 뚱뚱한 남자를 가리켰다.


“저 사람?”

“어. 쟤가 고봉이야.”

“······장난하냐?”

“장난 아니고 진짜로.”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위빙이 끝내준다며? 동체시력이 남다르다며? 저런 몸으로 무슨 위빙이야?”

“형이 이러는데 난 얼마나 놀랐겠어?”


시종일관 진지한 태도에 주원길은 아리송해졌다.

그가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때 옆 테이블에서 익숙한 이름이 흘러나왔다.


“고봉이가요?”

“그렇다니까? 아침 항상 차려놓는대.”

“효자 다됐네.”


그 말에 주원길이 눈길을 돌렸다.


“저쪽, 고봉이라는 애 아는 사람들 같은데?”


그제야 홍수가 옆 테이블에 관심을 갖았다.

은근슬쩍 대화를 엿듣던 그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고봉이 어머니?”


혼잣말로 중얼거린 뒤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왜 그래?”

“저쪽. 고봉이 어머니라네?”

“그런데?”

“이따가 말 좀 걸어보려고.”

“왜?”

“설득해보게.”

“되겠어?”

“어떻게든 해봐야지.”


진지한 그의 눈동자에 주원길은 주방 쪽을 바라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저런 애가 재능이 있다고?’


도무지 못 믿을 말이었다.



*



“맛있게 드세요.”


푸짐하게 깔린 요리를 바라보던 모두가 놀라워했다.


“우와! 비주얼 좀 봐!”

“이걸 고봉이가 만들었다고?”

“뭐야? 요리를 이렇게 잘했어?”

“에이, 사장님이 개발한 요리를 전수받았겠지.”

“하긴. 식당에 취업한지 얼마나 됐다고.”

“그래도 이렇게 맛깔스럽게 만들어냈다는 게 대단하긴 해요.”


요리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동료들의 반응에 이미선은 내심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차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사이 모두가 젓가락을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여기저기서 감탄이 흘러나왔다.


“와! 국물 죽이네!”

“뭐야? 왜 이렇게 맛있어?”

“이거 수타면 아니야?”

“피자 파전도 진짜 바삭하고 맛있어요!”

“이 계란 먹어봐. 진짜 신기한 맛이야.”


칭찬 일색이었다.

칼국수를 호로록 호로록 먹던 혜림 엄마도 감탄하며 탄성을 내질렀다.


“너무 맛있는데? 진짜 입에 쫙쫙 달라붙네. 그쵸, 반장님?”

“오길 잘한 것같아요!”

“맛집이네, 맛집!”

“언니는 좋겠다.”

“뭐가?”

“아침마다 요리해준다며?”


너나할 것 없이 부러운 눈길을 보내오는 팀원들의 반응에 이미선은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

술잔이 오고가자 그 감정은 더욱 심화돼 입가에 웃음이 끊이질 않고 흘러나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봉이의 요리솜씨가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이 정도면 나중에 식당 차려도 되겠어.”

“전 고봉이가 식당 차리면 무조건 옵니다.”


술김에 자꾸 ‘고봉’의 이름이 거론되자 힐끗거리던 여사장님이 다가왔다.


“혹시 고봉이랑 아는 분들이세요?”


술에 취한 누군가가 웃으며 손을 뻗어왔다.


“이분이 고봉이 어머니세요.”


여사장이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아! 그러시구나! 안녕하세요!”

“아, 예.”

“정말 감사드려요.”

“예?”

“이렇게 찾아와주시고, 또 고봉이 덕분에 저희 식당이 잘되고 있거든요.”

“아니에요. 사장님이 잘해주신 덕분이겠죠.”

“아니요, 아니요. 진짜로 그래요. 저희 식당 메뉴 전부 고봉이가 개발했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가 깜짝 놀라 여사장을 쳐다보았다.


“정말로요?”

“이걸 고봉이가 만들었다고요?”

“와······.”

“이 정도였다고?”

“대단하네······.”


이미선도 속으로 깜짝 놀라는 중이었다.

이 정도로 아들이 요리를 잘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잠깐 고봉이 불러올게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래도 어머님하고 회사 분들께서 여기까지 오셨는데 인사는 드려야죠.”


그때 건너 테이블에 앉아 있던 40대 초반의 남자가 다가왔다.


“저, 고봉이 어머님 되십니까?”

“아, 네. 누구······?”


의아해하며 바라보자 그가 자신을 소개했다.


“전 올스타 복싱클럽을 운영 중인 이홍수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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