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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님의 서재입니다.

감독 이야기 : 낯선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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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작품등록일 :
2017.12.0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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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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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2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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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징조

DUMMY

< Scottish Premiership 8 Round >

마더웰 : 로스 카운티

2013년 9월 28일 (토) 15:00

퍼 파크 (관중 수 : 4,399명)



전반 11분.


로버트 퀸의 선제골이 들어갔다.


이 과정에는 장신 공격수 아르킨의 영향력이 돋보였다. 그의 덩치에 수비들이 정신 팔린 동안 퀸이 아무런 방해 없이 전방으로 침투해 들어갈 수 있었다.


아르킨은 심지어 두 명에게서 몸싸움을 이겨내고 공중볼을 머리에 맞추며 상대의 뒤를 뚫어낸 퀸에게 단독찬스까지 만들어 주었다.


전방의 공격수가 수비를 끌어내며 주의를 끄는 사이 제삼자가 파고드는 패턴, 감독이 퀸에게서 원했던 플레이가 조금씩 모양새를 잡아나가는 장면이었다.


아르킨의 경우는 188cm의 거구답게 머리를 활용할 줄 아는 공격수였지만, 최전선에서 내려와 볼을 잡아둔 뒤 침투하는 동료를 돕는 것에도 제법 능숙했다.


그 부분 또한 지금의 감독, 델 레오네에 의해 발견되었다.


코치들은 전방에서 버티며 공중볼을 받아내기보다 자꾸 아래로 내려가는 걸 좋아하는 아르킨의 움직임을 수없이 지적해왔다. 그 부분에서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결국 리저브로 내려간 것이었다.


하지만 새로 온 감독은 되레 그 점을 눈여겨보았고, 움직임에 대한 지적보다는 더 전술적인 움직임을 가르치며 패스의 정밀함을 요구했다.


그 결과 아르킨은 공격의 중심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단순하지 않은, 막기 까다로운 유형의 타겟맨으로 발돋움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후 경기는 로스 카운티의 분위기였다.


선제골을 내준 뒤 동요하기 시작한 마더웰 수비진의 허를 찌른 스루패스, 그걸 받아낸 아르킨이 추가 득점을 올렸고,


이후 6분 만에 다시 크로스에 의한 헤딩골을 내다 꽂으며 점수 차를 크게 벌려내었다.


경기의 MVP는 의심의 여지 없이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아르킨의 몫이었다.



=============================

< 마더웰 1 : 3 로스 카운티 >

제임스 키팅스(82‘)

+++++++++++++++++++++++++++++

로버트 퀸(11‘)

요앙 아르킨(33‘, 39’)


=============================



“요앙, 오늘 해트트릭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쉬웠어.”


“그러게 말이야. 전반에만 두 골을 넣어서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판에 에이든이 나에게 안 주고 슈팅을 날려버리더라고. 그 장면이 계속 기억에 남는걸?”


“아, 그건······못 본 거예요! 봤다면 당연히 패스했죠!”


“하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괜찮아, 에이든. 너도 지금 리그 득점이 없어서 초조해 있다는 거 알고 있으니까.”


승리 후 라커룸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당연한 일이다. 후반부에 실점을 내주긴 했으나 세 골을 넣은 대승이었고 리그 성적도 좋다. 선수들이 기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쿵 -


하지만 그 분위기는 잠시 후 들어온 감독이 나무 재질로 된 라커룸의 문을 주먹으로 내려치는 소리에 가라앉고 말았다.


선수들은 화들짝 놀라며 문에 여전히 주먹을 올려놓은 채 차가운 표정으로 서 있는 감독에게로 모두 시선을 향했다.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싶은 마음은 없다만.”


감독은 잠깐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


“그 골을 먹혀서는 안 됐어. 상대의 세트피스 전략에 당한 것도 아니고, 상대의 완벽한 패스로 수비라인이 뚫린 것도 아니고, 상대의 개인플레이에 무너져 내린 것도 아닌.”


그의 눈빛이 뻣뻣하게 굳은 선수들을 훑었다.


“우리 쪽에서 한 패스 미스로 내준 그 골 말이야.”


맷슨 클락은 조용히 침을 삼켰다. 마지막 실점은 그가 로스 카운티 진영에서 수비수 쪽으로 백패스를 돌리다가 끊기면서 내준 실점이었다.


“그런 형편없는 플레이는 팀이 풀어져 있다는 증거지. 더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면 오늘 우리는 과연 승리할 수 있었을까?”


라커룸의 공기가 싸늘하게 식어갔다.


“최선을 다해서 뛰다가 빚어진 실책은 이해해줄 수 있다. 하지만 긴장 끈을 놓아버리고 안일하게 플레이하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


표정은 뚜렷하지 않았으나 저조하게 내려간 음성은 선수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애버딘, 인버네스 CT, 셀틱.”


감독이 계속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나?”


“······.”


“조만간 붙을 팀들이야. 어느 정도의 상대인지는 자네들도 잘 알겠지.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지금 순위에서 곤두박질치는 건 순식간이다. 명심하도록.”


그리고 그는 바로 라커룸을 나가버렸다.


“아···아무튼 오늘 열심히 뛰어서 수고 많았고, 다들 정리해서 집합해!”


이어서 스튜어트가 급하게 분위기를 수습한 뒤 감독을 쫓아갔다.


한바탕 휩쓸고 간 라커룸에는 침묵이 흘렀다.


‘실수’에 대해서 이때까지 별 터치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유순하게 넘어가는 성향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오늘의 모습은 이탈리안 감독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생각했던 선수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 충분했다.


물론 이번 실수는 그의 말대로다. 프로 선수라면 나태함을 경계해야 한다.


“그래도 승리한 날인데···이럴 것까지 있나······.”


침묵이 감돌던 라커룸에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걸 신호로 선수들이 저마다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가 잘못 플레이한 건 맞으니까······.”


“그건 아는데 오늘 같은 날은 넘어가도 됐었잖아.”


“아니, 이럴 때일수록 더 집중하는 게 옳은 것 같아.”


“맷슨이 실수한 것도 있지만 나도 패스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어야 했어. 우리 모두의 잘못이야.”


“자자, 다들 수고했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되었다. 브리튼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을 보며 말하고 있었다.


“앞으로 더 힘든 일정이 다가올 거야. 감독님 말대로 좀 더 정신 차리고 집중하자. 더비 매치가 얼마 남지 않았어. 인버네스 놈들에게 질 수는 없잖아, 안 그래? 힘내자. 우린 해낼 수 있어!”


다시금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인버네스에 질 수는 없지.”


“그래, 까짓거 인정하자고. 내가 집중하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줘야겠어.”


주장의 그 한 마디는 선수들에게 결의를 한 번 더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것이다.


브리튼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는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중히 여기는 남자였으나,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사명감에 불타올라 있었다.


로스 카운티에서 무언가를 이룩하고야 말겠다는 사명감이.


*******


< Scottish Premiership 9 Round >

킬마녹 : 로스 카운티

2013년 10월 5일 (토) 15:00

럭비 파크 (관중 수 : 3,724명)



“리차드, 근데 요즘 감독 좀 이상한 것 같지 않아?”


경기장 입구 터널에 서 있을 때 보이드가 앞에 있는 브리튼의 어깨를 건드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만 해도 라커룸에서 목소리가 좀 고양되어 있었잖아. 저번도 그렇고, 어딘가 예민해 보이는 느낌이 들어.”


“글쎄, 최근에 리그 컵을 탈락해서 그런 거 아닐까.”


“그 날은 딱히 별말 없었잖아. 그저 덤덤한 표정으로 무난하게 넘어갔을 뿐이었지. 근데 요즘은 뭔가······.”


“스콧, 감독님이 표정을 드러낸 적이 얼마나 있었어?”


그 말에 보이드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들이 따르고 있는 이탈리안은 마음만 먹는다면 감정을 읽을 수 없게 숨기고도 남을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의중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말 있는 그대로를 보면 돼. 이때까지 한 말에 틀림은 전혀 없었잖아?”


브리튼은 그렇게 말하면서 보이드의 가슴팍을 가볍게 툭 쳤다. 보이드는 혀로 아랫입술을 핥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장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에게 있어 브리튼은 믿고 따를 수 있는 주장이자 친근한 형이었다. 그가 감독을 지지한다면 그 역시 군말 않고 따라갈 것이다.


*******


삐이익 -


주심이 길게 휘슬을 불며 달려갔다. 그리고 오른팔을 뻗으며 페널티 킥 마크를 가리켰다.


“잠깐, 레프리! 이게 왜 페널티야? 볼부터 건드렸는데?”


“위험한 태클이었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태클은 넘어갈 수 없네.”


선수들이 달려가 항의해보았으나 주심은 단호하게 손가락을 내저을 뿐이었다. 파울 판정을 받은 패터슨은 상기된 표정으로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쯧, 최악의 시나리오군.”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감독은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와아아아아 -


환호성을 지르는 킬마녹의 관중들 위로 전광판의 스코어가 바뀌었다.


“대니, 고개 떨구지 마!”


브리튼이 패터슨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넌 최선의 플레이를 했어.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기죽지 마. 그러면 끝이라고!”


“예······.”


그러면서도 주장은 고민에 휩싸였다.


‘어떻게 하지? 오늘따라 전방 녀석들도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아. 공격이 너무 안 되고 있어.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올라가서 공격을 풀어봤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감독이 오늘 그에게 부여한 역할은 후방에 자리 잡으며 패스 길목을 끊고 전방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제멋대로 움직이는 건 그 뜻을 거스르는 일이다.


브리튼의 속은 타들어 갈 것만 같았다.



후반 60분.


실점 후 5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이른 교체가 진행되었다.



< OUT >

17 에이든 딩월

18 대런 케틀웰


< IN >

9 잭 마틴

44 맷슨 클락



“주장!”


클락이 브리튼에게 달려오며 말했다.


“감독님이 후방은 제게 맡기고 주장보고 좀 더 올라가서 우측을 지원해주라고 했어요. 앤드류가 고립되지 않게 뒤쪽을 받쳐달라는 얘기에요.”


“······알았다.”


브리튼은 대답하며 벤치 쪽으로 슬쩍 고개를 돌렸다.


감독은 팔짱 자세로 서서 볼이 흐르는 곳에 시선을 떼놓지 않고 있었다.


독심술이라도 부려서 마음을 읽었을 리는 없겠지. 더 쓸데없는 상념에 빠져 있을 여유는 없다. 브리튼은 고개를 다시 필드로 돌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후반 70분.


킬마녹은 페널티 킥으로 만든 스코어를 지켜내며 경기를 마무리할 생각인지 공격수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내려앉아서 수비에 전념했다.


‘공격할 생각이 아예 없나.’


그렇게 또 속절없이 5분이 흘렀다.


한 번 정도의 틈은 생길 것이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브리튼을 포함한 로스 카운티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며 집중력을 유지했다.


그리고 기회는 한순간에 찾아왔다.


박스 바깥으로 나온 아르킨의 볼을 빼앗은 상대 선수가 우측 전방으로 내달리는 공격수 쪽으로 길게 패스를 찔러주며 역습을 감행했고,


그 의도와 달리 패스가 잘못 흐르며 클락의 발로 굴러간 것이다. 클락은 주저하지 않고 정면의 데 루어 쪽으로 볼을 주었다.


다음 패스 경로는 명백했다. 처음에 볼을 빼앗았던 선수는 역습에 동참할 생각으로 몸이 나아간 상태였다. 덕분에 아르킨은 방해꾼 없이 자유롭게 서 있었다.


데 루어가 살짝 띄워서 건네준 볼을 받은 아르킨은 올라오는 브리튼과 순간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이내 몸을 틀면서 우측 대각선으로 낮게 패스를 찔러 넣었다.


볼은 수비 틈새로 빠지며, 그 뒤로 재빠르게 들어가는 톰슨에게 들어갔다.


“34번!”


톰슨을 마크했던 상대가 뒤처지며 다급하게 등번호를 외쳤고, 박스 안에 있던 센터 백 하나가 황급히 측면 쪽을 막으려 달려 나갔다.


이대로라면 속도를 살려 크로스를 시도해도 수비 발에 막히게 된다.


“앤드류!”


브리튼은 그 상황까지 예견하고 있었다. 그래서 클락이 볼을 끊은 시점부터 앞으로 내달렸고, 톰슨의 뒤를 쫓았다. 이름을 부르면 소년이 자신에게 패스를 줄 거라는 것도.


그리고 볼을 받으면 어느 쪽으로 공격을 시도해야 할지도 말이다.


툭 -


약한 임팩트를 주어 박스 안으로 살짝 띄워 올린 볼은 골문을 쇄도하던 아르킨과 그를 막으려고 바짝 붙은 수비의 등 뒤를 지나 교묘한 위치로 떨어졌다.


그 공간으로 어느새 잭 마틴이 뛰어 들어가며 가벼운 인사이드 킥 동작으로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 아래에 슈팅을 날렸다.


원정길을 따라와 침울해 있던 로스 카운티 서포터들이 함성을 질렀다.


*******


“좋아, 이렇게만 하자! 우리는 역전할 수 있다!”


“가자! 이길 수 있다!”


주장의 파이팅에 선수들의 사기가 더 치솟아 올랐다.


그 기세를 몰아 로스 카운티는 강렬한 공격을 퍼부으며 킬마녹의 골문을 힘차게 두들겼다.


촤아아악 -


하지만 일은 뜻밖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말았다.


“아, 안 돼!”


스튜어트가 머리를 감싸 쥐며 외쳤다. 옆에 있던 감독 역시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필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브리튼이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아까와 비슷한 자리에서 크로스를 올리는 패턴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는지 상대의 강한 태클이 들어왔고, 스터드를 들어낸 발이 정강이를 정확하게 가격한 것이다.


“저 태클이 훨씬 위험하잖아요!”


보이드를 비롯한 수비진에서부터 모든 선수들이 올라와 주심에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알았어, 알았다고. 진정해!”


주심은 양손을 들어 선수들을 진정시키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태클을 가한 선수에게 다가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레드카드.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브리튼 같은 선수가 뛸 수 없다는 건 당장 한 경기를 패배하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니까.


우우우우 -


퇴장당한 선수가 필드 밖으로 나가고 브리튼이 들것에 실려 나가는 동안 킬마녹 서포터들의 야유가 계속 쏟아졌다.


“이따위 더러운 태클을 한 걸 보고도 야유를 퍼부어?”


보이드는 분개하며 객석 쪽으로 침을 뱉었다.


이렇게 된 이상 반드시 승리라도 가져가야 한다. 선수들의 전의는 더욱 급증하고 있었다.


마지막 교체 주자로 브리튼의 자리에 로버트 퀸이 들어갔다.


블랜차드가 찬 프리킥이 킬마녹의 벽을 맞고 나가면서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세트피스에 가담하기 위해 선수들이 올라와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철썩 -


로스 카운티의 역전 골이 터졌다. 부주장 보이드가 높이 솟아올라 헤딩으로 골대 구석에 꽂아 넣은 것이다.


보이드는 골이 들어간 걸 확인하자마자 객석을 돌아보며 외쳤다.


“주장의 복수다. 이 자식들아!”



=============================

< 킬마녹 1 : 2 로스 카운티 >

크리스 보이드(PK 56')

+++++++++++++++++++++++++++++

잭 마틴(76‘)

스콧 보이드(87‘)


=============================



*******


“그들은 퇴장 덕분에 간신히 이긴 겁니다. 그 전까진 우리가 유리한 상황을 이끌고 갔었죠. 우리로서는 불운한 경기였군요. 행운의 승리를 가져간 로스 카운티에게 축하의 말은 전해주겠습니다.”


“행운의 승리라고요? 정말 놀라운 발언이군요. 이 이상 말은 아끼도록 하겠습니다. 그 날 경기를 보았던 사람들은 뭐가 진실인지 이미 알고 있겠죠.”


킬마녹 감독, 게리 휴튼(Gary Hewton)의 말에 응수한 델 레오네는 감독실에 돌아오자마자 서류들을 거칠게 책상에 던지듯 놓으며 의자에 앉았다.


뒤따라온 스튜어트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이 이 정도로 언짢은 기색을 내보인 건 처음이었다.


브리튼 같은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건가.


“가장 바라지 않던 상황이 되었어.”


감독이 미간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했다.


“미안한데 잠깐 나가주지 않겠나? 혼자서 생각할 시간을 좀 가졌으면 좋겠군. 나중에 다시 호출할 테니 그때 와주면 정말 고맙겠네.”


스튜어트는 대답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


밖으로 나와 문을 닫기 전부터 이미 감독은 눈을 감고 무언가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나는 주말 보내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73 비밀댓글봇
    작성일
    17.12.31 04:10
    No. 1

    정말 괜찮은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조회수나 댓글이 별로 없는게 정말 아쉽게만 느껴지네요

    어떤 계기 하나만 있다면 빛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찬성: 2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Diov
    작성일
    17.12.31 18:37
    No. 2

    재밌게 읽어주시고 좋은 말씀까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9 당분간
    작성일
    17.12.31 20:34
    No. 3

    연말 휴식중이신가요?
    새해가 되면 계속해서 올려주세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Diov
    작성일
    18.01.01 20:14
    No. 4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슈루루룩 쓰는 것은 아직 미흡해서.. 주말에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ㅎㅎ; 양해부탁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Judi
    작성일
    18.02.03 02:57
    No. 5

    문제가 생길거라는 걸 전편에서 수차례 예고해 놓아서 반전의 묘미가 없어요.
    작위적인 느낌이죠.

    찬성: 2 | 반대: 1

  • 작성자
    Lv.99 포히나
    작성일
    19.01.22 14:52
    No. 6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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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야기 : 낯선 이방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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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 사람의 욕심이란 +25 18.01.16 9,309 285 13쪽
31 31. 로스 카운티의 문제점 +23 18.01.15 9,368 265 13쪽
30 30. 이상 기류 (5) +24 18.01.12 9,385 293 13쪽
29 29. 이상 기류 (4) +16 18.01.11 9,371 260 13쪽
28 28. 이상 기류 (3) +16 18.01.10 9,594 262 12쪽
27 27. 이상 기류 (2) +26 18.01.09 9,608 293 12쪽
26 26. 이상 기류 +25 18.01.08 9,742 306 12쪽
25 25. 뜻밖의 선언 +28 18.01.05 10,106 295 13쪽
24 24. 신뢰하다 (2) +14 18.01.04 9,867 263 13쪽
23 23. 신뢰하다 +16 18.01.03 9,891 277 13쪽
22 22. 발화점 (2) +20 18.01.02 9,985 270 15쪽
21 21. 발화점 +6 18.01.01 10,263 264 14쪽
» 20. 징조 +6 17.12.29 10,357 300 16쪽
19 19. 의지를 시험하다 (2) +4 17.12.28 10,429 277 14쪽
18 18. 의지를 시험하다 +9 17.12.27 10,422 300 16쪽
17 17. 그의 움직임을 봤지? +8 17.12.26 10,844 310 13쪽
16 16. 알렉산더 캐리 +9 17.12.25 11,151 305 16쪽
15 15.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 (5) +4 17.12.22 11,113 279 13쪽
14 14.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 (4) +10 17.12.21 11,768 305 14쪽
13 13.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 (3) +4 17.12.20 11,590 300 13쪽
12 12.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 (2) +5 17.12.19 11,791 330 13쪽
11 11.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 +8 17.12.18 11,799 339 12쪽
10 10. 개막전 +10 17.12.15 11,899 315 12쪽
9 9. 아서라는 이름의 청년 +9 17.12.14 11,848 319 14쪽
8 8. 프리시즌 (3) +10 17.12.13 11,929 289 13쪽
7 7. 프리시즌 (2) +14 17.12.12 11,844 302 11쪽
6 6. 프리시즌 +10 17.12.11 12,884 275 15쪽
5 5. 첫 기자회견 +6 17.12.08 13,171 312 12쪽
4 4. 연습 시합 (2) +8 17.12.07 13,736 315 16쪽
3 3. 연습 시합 +19 17.12.06 16,306 308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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