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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님의 서재입니다.

감독 이야기 : 낯선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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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v
작품등록일 :
2017.12.0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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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21:1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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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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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4. 연습 시합 (2)

DUMMY

경기는 1군 팀의 일방적인 공격으로 진행되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성인 무대 경험이 풍부한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대결은 시작부터 명백히 결과가 보일 수밖에 없으니까.


스튜어트는 차라리 1군 멤버끼리 간이 축구를 하는 게 지금보다는 훨씬 더 의미가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철썩 -


로버트 퀸(Robert Quinn)의 두 번째 골이 들어갔다.


브리튼이 측면으로 빠져들어 가면서 올린 크로스 볼을 득점으로 연결한 그 기세를 몰아 이번에는 25야드쯤 되는 거리에서 기막힌 중거리 골까지 터뜨려낸 것이다. 오늘 그의 컨디션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었다.


반면 2군 팀은 득점은커녕 슈팅까지의 과정조차도 만드는 데 버거워 보였다. 그나마 공격진에서 몇 번의 슈팅을 과감하게 시도해보고는 있으나 그마저도 수비의 몸에 막혀 유효슈팅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전반이 종료되었다.


어찌 보면 두 골로 1군의 공세를 어떻게 버텨낸 것은 기특한 일이다. 하지만 시간은 아직 절반이나 남아 있다. 후반에 추가 골이 분명 터져 나올 테고 그들에게 남아있던 일말의 정신력마저 무너지는 순간 팀은 처참하게 붕괴되어 버리겠지.


스튜어트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고는 벤치에 앉아 있는 감독에게 다가갔다.


그 역시 마찬가지로 심각한 표정을 하고서 팔을 무릎에 받친 채 턱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이런 결과가 될 줄 예상하지 못했던 건가?


“후반전은 뛰지 못한 선수들과 교체해서 진행할까요?”


“자네가 선발한 저 후보팀은 전부 정규 리그에 출전한 적이 없는 선수들인가?”


대뜸 던져오는 질문에 스튜어트는 당황하며 대답했다.


“예? 아···그렇습니다. 전부 작년에 리저브 혹은 유스 리그에서만 경기를 뛰었죠. 몇몇 선수들은 이번에 새로 입단했고요.”


“그래? 그렇단 말이지?”


자세히 보니 심각한 표정이 아니었다.


갑자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단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감독. 후반전부터 직접 지휘를 해볼 속셈인가? 하지만 그 생각도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감독이 발걸음을 옮긴 쪽은 주전팀이 아닌 후보팀이었다.


그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과도한 손짓을 섞어가며 열변을 토하듯 무언가를 설명하더니 해산시켰다. 그리고는 다시 벤치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멤버 변화 없이 그대로 경기를 재개하게.”


“······예.”


“아니, 잠깐만. 역시 저 친구는 교체시키는 게 좋겠어.”


감독이 가리킨 선수는 브리튼이었다. 수석코치는 대체 무슨 속셈일까 생각하면서 그가 시키는 대로 새로운 선수를 투입했다. 일단 안 좋은 의미는 아닐 것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감독은 그를 긍정적으로 보았고 이번 시합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하지 않았던가.


문제는 브리튼이 제외되었다 해도 2군 팀이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냐는 것이다. 나머지 주전 멤버들은 여전히 뛰고 있다. 두 골을 득점한 퀸 역시.


그러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아까 감독이 지었던 표정이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흥미에 잔뜩 사로잡힌 듯한, 그 미묘한 표정이.



삐이익 -


“연습경기일 뿐이야! 투지 넘치는 건 좋지만 부상은 조심하면서 뛰도록 해!”


거칠게 들어간 태클에 휘슬을 세차게 불며 상황을 진정시킨 스튜어트는 경기가 재개되는 걸 보면서 짧게 한숨을 토해내었다.


탄식이 나왔기 때문도, 안도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뜻밖의 상황에 긴장으로 옥죄어있는 가슴을 풀어내기 위한 한숨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그는 지금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방금 파울을 가한 쪽은 2군이었다. 전반까지만 해도 잔뜩 위축되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던 그 2군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언가 달라도 크게 달라졌다. 아니, 거의 180도로 뒤바뀌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마치 수일간을 굶주린 들개들처럼 맹렬하게 필드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에릭! 볼을 좀 더 빠르게 처리해!”


라이트 백 에릭 시코스(Eric Cikos)가 길게 걷어내려던 볼이 매섭게 압박해오는 상대의 몸을 맞으며 터치라인 바깥으로 굴러나갔다.


“압박이 거세면 일단 위험지역 바깥으로 걷어내야지, 뭐 하는 거야!”


스튜어트는 자신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래 봐야 일시적인 객기 정도가 아닐까 싶었지만 점점 실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반 내내 반코트로 포위되어서 수 번의 슈팅을 무기력하게 내주기만 하던 후보팀 선수들은 더 이상 없었다.


“수비! 멍 때리지 말고 집중해! 슈팅 코스를 계속 내주잖아!”


이번에도 주전 팀의 위기. 먼 거리에서 날아온 슈팅이 골대 위를 매섭게 스치고 지나간다. 조금만 더 아래로 휘었다면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저 연습경기일 뿐이라 치부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쉽사리 용납되는 일은 아니었다. 전력 차라는 게 존재하는 시합이다. 새로운 팀의 수장이 왔고 모두가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점. 그렇다면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법인데.


‘전반과 후반, 어떻게 팀이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지?’


사실 그들의 기술이나 공격 패턴에 위협을 느끼는 건 아니었다. 많은 것이 미흡했고 어설펐다. 그럼에도 스튜어트를 미치도록 불안감에 휩싸이게 하는 건 주전 팀을 쓰러뜨릴 의지로 달려드는 그들의 기세.


처지가 바뀐 기분이었다. 사냥감은 우리가 되었고 상대가 사냥꾼이 된 기분.


뛰고 있는 선수들의 표정부터 심각해지고 있었다. 가벼운 몸풀기 정도로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었지만 자칫하면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필드 전체로 번져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스튜어트는 후반 시작부터 뭔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그 위화감마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그 느낌의 정체는 대체······.


“측면 체크!”


수비진의 외침에 스튜어트는 생각을 멈추고 필드 상황을 바라보았다. 필드를 가르며 측면으로 빠지는 볼을 잡아내기 위해 두 선수가 경합하며 달리고 있었다.


‘빠르다.’


보자마자 든 생각은 그것뿐이었다. 볼의 소유권을 차지한 선수는 왜소한 체격의 앳된 소년. 저 정도 준족을 가진 선수가 유소년 팀에 존재했었던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순간 스튜어트는 자신을 옥죄던 그 느낌의 원인이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전반에 저 애는 저기에 없었는데?”


그리고 그 순간,


또다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 벌어졌다. 소년이 순간적으로 볼을 치고 나가면서 앞에 대치하고 있던 수비를 단숨에 뚫어내 버린 것이다.


니코스 바실라스(Nikos Vasilas), 이번 시즌 주전 레프트 백으로 뛸 예정인 선수를.


이어서 빠른 궤적의 크로스 볼이 골문 쪽으로 절묘하게 휘어져 들어가고 있었다.


“수비, 막······.”


말을 하려다 멈추고 말았다. 이미 그물은 출렁이고 있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공격수가 크로스를 잘라먹으며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수비진의 실책도 컸고, 상대의 타이밍이 좋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상황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었다.


들어가는 공격수의 위치와 도달하기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계산해낸 크로스. 측면 수비를 무너뜨리고 올린 그 크로스가 워낙 훌륭했기 때문에.


스튜어트는 설마 저 어린 소년이 의도해서 해낸 플레이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


“이거 상당히 놀라운 결과인데, 안 그런가?”


“······.”


경기 결과는 4 : 2로 마무리되었다.


주전 팀의 패배다. 시합은 만회 골이 터진 걸 기점으로 급속히 기울어져 버렸고, 분위기에 휘말린 주전 팀은 네 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굳이 패인을 따져본다면 궂은일에 능숙한 미드필더인 대런 케틀웰(Darren Kettlewell)을 제외하고 중원 멤버를 구성하는 바람에 수비적인 밸런스가 지나치게 안 맞았다는 점이겠지.


하지만 그는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상대는 2군이었던 터라 너무 혹독한 중원을 구성하지 않으려 했던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후반에는 브리튼도 제외되었고 말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할 말은 없었다. 작년에 시즌을 쭉 치러왔던 정규 팀이고 저쪽은 후보와 어린 꼬마들로 구성된 팀이다. 그런 상대에게 진 것도 모자라 처참하게 역전패를 당한 것인데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는가?


그보다 스튜어트는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어떤 조치를 취하신 겁니까?”


“글쎄, 딱히 조치라고 할 게 있을까?”


감독은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그저 어린 친구들에게 약간의 조언을 해주었을 뿐이지.”


모호한 답변, 이 정도로 궁금증이 해소될 수 없었다.


정말로 어떤 계기로 인한 변화가 있었다면 그게 가능했던 시간은 감독이 아주 잠깐 2군들을 불러 모았을 때 말고는 없다.


그 짧은 새 몇 마디 한 것만으로 후보들이 주전들을 핀치로 몰아가게 한다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직접 당사자들에게 물어보는 게 빠르겠어.’


스튜어트는 명쾌한 해답을 얻어내기 힘들 것 같은 사람에게 계속 캐묻기 보다는 직접 상황을 경험했던 선수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


“1군에서 뛰고 싶나?”


그의 첫 마디였다.


유소년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던 데이비드 위어(David Weir)는 이번 시즌 리저브 팀을 지휘하는 감독으로서의 역할 또한 병행할 예정이었다.


보통은 두 개의 직책이 나뉘는 게 맞는 일이나 조건이 열악한 로스 카운티에선 해당되지 않는 얘기였다.


아무튼 그는 잠깐 자리를 빌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는 선수들을 불러 모은 채 재미있는 발언으로 시작하는 이탈리안 감독의 말을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모든 선수는 자신을 증명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건 후보군인 너희들에게도 예외 사항이 아니지. 어떤가? 나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이대로 레귤러 멤버들에게 휘둘리기만 하다가 끝낼 셈인가?”


선수들은 아까 전처럼 침묵했다. 하지만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며 경청하고 있었다.


“후반에도 질질 끌려다니기만 하면서 나에게 ‘역시 후보’라는 인식만 심어줄 건가? 그렇게 세월이 흘러서 누구는 1군의 벤치워머라도 되는 게 고작 인생의 최대 목표, 어떤 누구는 여기보다 더 떨어지는 팀에서 뛰다가 그렇게 선수 생활의 황금기를 마감해버리겠지.”


날카로운 말임에도 조용히 집중하는 것은 역시 감독의 첫 마디가 유효했으리라.


“정말로 그렇게 되고 싶은가? 아니면 이건 어떤가? 여기서 1군 녀석들을 상대로 용감하게 싸우는 거야. 뭐, 매운맛을 보여준다면 더욱 좋겠지? 그러면 나에게 눈도장도 받게 될 테고. 그렇게 너희들의 위상이 올라서 정규 리그까지 소화하게 되고.”


“······.”


“생각해봐. 언제나 볼 차는 소리만 선명하던 텅 빈 경기장에서만 뛰다가 수천 명의 함성으로 뒤덮인 무대에서 뛰는 자신의 모습을. 동시에 이름은 이 작은 지역을 넘어 스코틀랜드 전역에 서서히 퍼지게 되고. 짜릿하지 않나?”


그저 될 대로 허풍을 늘어놓는 거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어느새 분위기는 그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세상의 주연으로 서 있는 자신을 꿈꾸곤 한다. 혈기왕성한 젊은이일수록 더욱 그렇다.


위어는 저 이탈리안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신기하기만 했지만, 그 뻔뻔하도록 당당한 표정이 저 어린 선수들에게는 되레 잘 먹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저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한 명이 용기 내어 물었다. 아까 전 기억 때문인지 좀 더 조심스러운 어조로. 그리고 감독은 그때와 달리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 눈으로 봤을 땐 너희하고 저쪽은 사실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아. 그저 위상에 억눌려서 스스로 억제당하고 있을 뿐이지.”


차이가 크지 않다고? 위어가 듣기엔 그저 터무니없는 발언이었으나 감독을 둘러싼 선수들의 눈빛은 그렇지 않아 보였다.


“그래, 좀 더 심플하게 설명해줄까? 이길 수 있는 방법.”


“······뭔가요?”


“라인을 더 끌어올리고 전진해.”


감독이 말했다.


“저쪽은 지금 밸런스가 엉망으로 되어 있어. 공격적인 선수 위주로 배치했고, 수비 쪽이 완전 허술한 상태지. 너희들은 그 부분을 한 번도 들쑤시지 않았고 말이야. 무슨 말인지 알겠나? 약점이 빤히 앞에 있는데 그저 겁에 질려 앞으로 내딛지도 않은 거야. 그 두려움을 벗어내고 과감히 나아가라. 그렇다면 너희들에게 반드시 기회가 온다.”


제법 장황한 연설을 마친 델 레오네는 이어서 몇몇을 둘러보더니 손으로 지목했다.


“거기 이름이 뭐지?”


“대니 패터슨입니다.”


“후반전부터 수비 라인 조율은 네가 주도하도록. 그 외에 할 일은 간단해. 주변이 압박할 때 자리를 지키면서 빈 공간으로 상대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커버하는 데만 신경 쓰는 거야. 이 정돈 할 수 있겠지?”


“예,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쪽은?”


“에이든 딩월입니다.”


“호오, 이곳 지역과 같은 성씨로군. 좋아, Mr. 딩월, 자네는 좀 더 폭넓게 뛰는 게 좋겠어. 정말 왕성하게 뛰어다니던데 그 넘치는 에너지를 고작 전방에서만 소모하는 건 너무 아깝지 않나?”


그렇게 감독은 한 명 한 명에게 개인적인 역할까지 부여하고 있었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세밀한 지시. 전반만 보고서 각자에게 알맞은 옷을 입혀주고 있는 건가? 그중 몇 가지는 위어가 발견하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게 과연 옳은 판단인가 의구심부터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네 이름은 뭐지?”


델 레오네의 시선이 짧게 친 적갈색 머리에 주근깨가 두드러져 보이는 소년에게로 닿았다.


“앤드류 톰슨입니다.”


아주 잠깐의 짧은 정적. 감독은 몇 초간 말없이 톰슨을 바라보다가 입을 떼었다.


“후반전에 윙으로 뛰어보도록.”


“네?”


톰슨과 위어의 눈이 동시에 크게 뜨였다. 2년 전, 로스 카운티에 입단한 이후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를 거쳐서 풀백에 정착한 뒤로 쭉 그곳에서만 뛰어왔다.


위어가 그의 포지션을 점점 내리게 된 이유는 거친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작은 체격 때문이었고, 결국 남다른 스피드를 장점으로 쓰기 위해 풀백으로 기용하게 된 것이다.


“본래 그쪽 자리가 딜런 갈브레이스, 자네였던가?”


“네, 저예요.”


“아, 그래. 미안하군. 아까 지시는 잊어주겠나? 후반은 둘의 위치를 서로 바꿔서 뛰어줬으면 좋겠어. 자네는 풀백으로도 뛰어본 경험이 있다고 했으니 문제없겠지?”


“아, 전······.”


톰슨은 말끝을 흐렸다. 윙으로 뛰어본 적이 없다는 말을 하려 했으나 괜히 부담스러운 티를 내면 감독의 눈 밖에 나버리는 건 아닐까 싶어서.


“그리고 톰슨, 남은 45분 동안 해보고 싶었던 걸 마음껏 해봐.”


한편으로는 내심 다시 윗선에서 뛰어보고 싶은 욕구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제 시간이 된 것 같군.”


감독이 말했다.


“이렇게 얘기는 했어도 난 그저 조언자에 지나지 않아.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며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 낼 것인가.”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위어는 느꼈다.


“그럼 제군들, 건투를 비네.”


팀이 전반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는 걸. 그리고 후반이 시작되자 이탈리안 감독이 마냥 헛소리만 한 게 아니라는 걸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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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1.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 +8 17.12.18 11,714 33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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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연습 시합 +19 17.12.06 16,194 308 18쪽
2 2. 이탈리안의 면접 +15 17.12.05 18,975 33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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