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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그리고 나만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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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526
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4.01.03 23:10
조회
75
추천
2
글자
12쪽

반격의 신호탄

DUMMY

다행히 우리 쪽의 양측면 진형들은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었다.


피해를 꽤나 입기는 했지만 제타팀과 베타팀이 안간힘을 다해 싸워준 덕분에 대형을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성좌들이 마탑을 정리하고 데리고 온 마탑의 마법사들이 큰일을 했다.


앞선의 고기 방패들이 막아주는 사이에 광역 마법으로 적들의 숫자를 많이 줄여줬으니까.


나와 후타딘 그리고 성좌들은 양쪽으로 나누어져 케멧 대륙 병사들을 몰아내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정리가 되었다.


“헉...헉...”

“팀장 괜찮아?”

“무...물론입니다!”


내가 어깨를 토닥여주자 아카시아 팀장이 갑자기 긴장한다.


그 얼굴 표정이 제법 재밌기는 했으나 굳이 티내어 웃지는 않았다.


“자자. 우리도 빨리 재정비 하자고. 그런데 추가 지원 병력은 언제 오나?”


나는 근처에 있던 생선파이에게 물었다.


“아...그게...”


생선파이는 포탈이 열리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해 주었다.


“헐....그럼. 화마가 이미 여기에 와 있다는 이야기네.”

“네?!”


나는 이디아 여신과 헤어지기 이전에 나와 화마가 대결을 펼치면 누구 편을 들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아무도 돕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러니 성좌들이 포탈을 열지 못하게 만들 능력자는 화마 밖에 없다.


아무튼 곤란해졌다.


서대륙과 포탈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뜻은 우리 쪽의 선봉 돌격 부대 역할을 맡아줘야 하는 혈룡단의 합류가 더욱 늦어지게 된다는 뜻과 같다.


물론 영리한 미사고가 알아서 길을 터서 결국에는 데리고 오겠지만, 그들 없이는 우리가 먼저 공세를 취하기가 어렵다.


“아무튼 서둘러.”


내 지시에 모든 이들이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바삐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부상병들을 후방으로 옮기고 죽은 시체들을 옆으로 치우는 작업, 날이 빠진 무기를 교체하는 작업 등등.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그리고 대략 1시간 후 쯤.


적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질서 정연하게 대열을 맞추고 심지어 발까지 맞춰 천천히 전진해 오는 5만여 명의 케멧 대륙 군대.


그리고 어는 순간 행진을 멈추더니 중간 대열이 열리며 천여 명의 검은 복장 사내들이 앞쪽으로 나섰다.


‘저놈들이 사도가 말한 천영수라대인가 보군.’


아니나 다를까 그 천여 명의 사내들이 다시 한 번 갈라지며 이번에는 스핑크스가 직접 등장했다.


처음 본다.


사실 스핑크스라는 명칭만 가지고 떠올린 그림은 인간계에 있는 거대한 석상이었는데, 이제 보니 덩치는 그냥 평범한 인간 정도다.


“뭐냐? 스핑크스라 그래서 네 발로 걷는 짐승인줄 알았더니?”

“네놈이 잘난 척은 혼자 다한다는 그 윈스턴이란 놈이구나.”


어....내가 잘난 척하고 다니는 줄 어떻게 알았지?

내가 너무 티나게 잘난 척을 하고 다녔나?


“도박판에서 굴러 먹던 어디 그런 싸구려 잘난 척으로 병력을 이끈단 말이더냐? 네놈은 너의 지휘에 생사가 달린 이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는 모양이구나?!”

“야. 천마. 그게 네 원래 이름 맞지? 아무튼. 남의 몸에 빙의해서 거짓 선동과 음모를 꾸미는 네놈보다 낫다는 생각은 안 드냐?!”

“...................”


녀석의 얼굴이 제법 씨뻘겋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녀석이 맨 앞으로 나와 등을 보이고 있기에 녀석의 부하들 중에서는 저 멋진 광경을 아무도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헛소리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를 돌보지 않는 이디아 여신을 대신해 우리에게 무한한 자비와 영광을 약속하신 새로운 신을 받드는 것 뿐!! 케멧 대륙의 전사들이여!! 우리의 위대한 신이신 화마님께 심장으로 승리의 영광 바쳐라!!”

“와아아아아아아아!”


지축이 흔들릴 듯한 함성 위로 하늘에 거대한 불새가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 화염에 휩싸윈 거대한 새는 날개를 펄럭이며 천천히 하강하더니 스핑크스 머리 위 대략 50미터 상공에 멈춰섰다.


화마였다.


‘아주 스펙타클한 등장이시군.’


화성의 신들이 저렇게 연출 감각이 뛰어날 줄은 몰랐다.


마나의 기운을 방출시켜 불새의 형상을 만들다니.


“저...건...전설의...피닉스?!”

“어이. 헤리온. 어렸을 때 잘못 인쇄된 동화책을 본 거 아냐? 저게 어딜 봐서 피닉스처럼 생겼냐?”

“................”


헤리온은 내 지적에 멋적은 듯이 코를 긁었다.


하지만 헤리온을 놀리고자 내뱉은 말만은 아니었다.


저건 확실히 피닉스, 즉 동양에서 봉황이라고 부르는 불새랑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화마가 연출해낸 형상은 오히려 ‘학’에 가까웠다.


즉, 화염에 휩싸인 학 모습이었는데, ‘불탄 학’ 이나 ‘바베큐 학’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물론 레전디아인들에게 학이라는 동물은 처음 보는 신선한 것이겠지만서도.


[추악한 욕망으로 이 세상을 더럽히는 이세계의 존재들을 물리치고 이 땅의 영광을 되찾아라!]


- 레전디아의 영광을 위하여!

- 가자! 우리의 땅을 되찾으러!

- 화마신께 영광을!!

- 화마신께서 우리를 보호하신다!


“얼씨구?”


하지만 ‘얼쑤’ 하면서 녀석들의 박자에 추임새나 넣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녀석들이 성난 파도처럼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단 뒤로 퇴각!”


네르갈의 외침에 따라 우리는 미리 계획한 작전 대로 질서 정연하게, 하지만 빠르게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네르갈은 아무래도 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므로 전장을 넓게 쓰는 것 보다는 좁은 곳에서 싸우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내가 뭘 아랴?


나는 다른 몇몇 성좌들이 고개를 끄덕이길레 그냥 따라 끄덕였다.


그리고 적들이 쫓아오는 길목에 나무들을 잘라 모아놓고 불을 피워 연기로 적들의 시야를 최대한 가리자는 작전도 더불어 채택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나무 더미들에 불을 지르면서 미리 선택한 좁은 협곡으로 도망쳤다.


“흠..........”


내가 아무리 전쟁에 대해 잘 모른다지만 적어도 이런 퇴로가 없는 길을 뒤에 놓고 싸우는 게 쉽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안다.


즉, 여기서 패배하면 전멸을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결국엔 내가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젠장. 어쩌다가 도박 게임의 신인 내가 여기까지 왔냐?’


음.

잘 모르겠다.

어쩌다가 이런 대규모 전쟁판에 끼어들게 되었는지.


하지만 나는 지금 여기 있고, 지금 여기서 해야할 일이 있다.


그거면 충분하다.


“그럼 뒤를 부탁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스터님!”


나는 후타딘의 힘찬 대답을 뒤로 하고 망토의 비행 능력을 활성화 시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곧장 화마에게로 쏘아져 갔다.


카앙!


그런데 녀석의 코앞에서 천마의 검에 막혀 버렸다.


[어디 그 잘난 실력 좀 보도록 하지. 훗!]


천마 뒤에 숨어서 뒷짐을 진 채로 코웃음을 날리는 화마.


사람 빡치게 만드는 재주가 상당히 뛰어나다.


물론 나는 사람이 아니고 신이지만....그래도 열 받는다.


“바베큐 자식. 너 딱 기다려라!”


일단 천마 자식과 싸우기 시작했다.


근데 초장부터 조금 밀린다고 느꼈다.


처음에는 내가 워낙 공중전에 익숙치 않아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조금 흐르자 그것보다는 내 공격이 전부 천마 녀석의 검술에 사전 차단되어 뻗어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


‘이 자식. 생각보다 강한데?......’


“흥! 고작 그 정도로 화마님께 검을 들이댈 생각을 했단 말이더냐!”


스가가가가각!


내 창신을 비껴타고 내려오는 천마의 검격.


나는 황급히 창의 중앙에 위치한 내손을 아래쪽으로 내리면서 몸을 틀었다.


하지만 그쪽에는 어느새 천마의 다른 손이 자리를 미리 잡고 있었다.


“아수라멸천장!”


콰아아아아앙!


“크헉!....”


녀석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온 엄청난 기운에 내 몸속에 마나가 역류하며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 말았다.


“이제서야 몸이 좀 풀리는 것 같군.”


천마 자식이 자신이 걸치고 있던 로브를 집어던졌다.


그러자 녀석의 레벨이 드디어 보였는데 <Lv. 300> 이다.


‘헐........’


생각외로 강하다 싶더니 나랑 레벨이 같다.


‘가만...그렇다는 이야기는 화마. 저놈은 레벨이 도대체 얼마라는 이야기냐?’


아무튼 우리는 다시 붙었다.


도대체 몇합을 붙었는지는 세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그놈이나 나나 갑옷이 가리지 않는 부위의 옷자락이 상당히 찢겨나가 나풀거리고 있는 게 보였다.


“아까했던 말은 취소다. 네놈도 제법 하는군.”


천마가 갑자기 검을 거두며 뒤로 살짝 물러났다.


“뭐냐? 몇 대 처맞더니 갑자기 나갔던 정신줄이 돌아온 거냐?”

“나는 여태 창이라는 무기를 실력 없는 하수들이나 쓰는 무척이나 허접한 무기라고 생각해 왔다. 더욱이 쌍창은 말할 것도 없지.

그런데 너는 그런 내 고정관념을 비틀 정도로 훌륭한 무공을 보여주었다. 그점을 예우해 주는 것 뿐이다.”


저 자식이 갑자기 정색을 하며 말하니 무척 어색하다.


그러면 ‘어 칭찬해 줘서 고마워. 너도 좀 하네’ 이럴 줄 알았나?


아무튼 녀석이 숨 쉴 틈을 좀 내주는 김에 밑에 상황을 살폈다.


안 좋다.


멍청한 헤리온 자식은 그새 뒤져 버렸다가 이본넬리에게 부활 스킬이나 받아 먹고 있다.


그나저나 이본넬리는 아까 ‘너 이제 성녀야’ 라고 말했더니 깜짝 놀라면서도 열심히 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보이더니 진짜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부하들과 최후를 같이 하겠다는 생각이면 보내주마. 마음대로 해라. 어처피 넌 죽는다.”


천마 자식이 한쪽 입꼬리를 들어올리며 나를 조롱하듯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너나 가서 부하들을 돌보는 게 어떠냐?”

“................?”


그때였다.


“흑사교 전원 돌격!!”

“와아아아아아!”


두두두두두두두!


두운엽이 이끄는 천여 명의 흑사교가 미친 듯이 말을 몰아 케멧 대륙의 대형의 후방을 쳤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형태의 마름모 대형으로 적진의 중앙을 돌파하기 시작했다.


- 크아아아악!

- 흑...흑사교다!

- 뒤를 조심해라!


어디 그뿐이랴.


“혈룡단은 천영수라대를 맡아라!”

“명!”


슈슈슉! 슈슈슈슉!


흑사교가 뚫어 놓은 길에 가느다란 붉은 실이 일렁인다 싶더니 어느새 최전방으로 나와서는 넓개 퍼지며 붉은 안개를 수놓았다.


- 혈....혈룡단?!

- 아니 이놈들이 왜 여기에?!

- 네놈들 수준으로 감히 우리 천영수라대에 맞설 생각을 하다니?!

- 본때를 보여 주어라!


‘쯧쯧쯧. 그 수준은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이 자식들아.’


미사고와 클라크가 제때 도착했다.


서대륙에서 직접 연결되는 포탈도 없는데 어떻게 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왔다는 게 중요하다.


[저건?!.......]


“아. 처음 보지? 렙터라고. 가서 인사해라.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 아마 팔 한쪽만 먹는 걸로 넘어가 줄 거다.”


화마가 처음으로 인상을 굳혀 보였다.


이디아 여신이 나에게 말하지 말라고 한 존재이지만, 보여주지 말라는 말은 안 했다.


그리고 내 짐작인데 아마 이디아도 이런 상황이 전개될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거다.


단지 자신이 발뺌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내가 그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기만 바랬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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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화염 신과의 사투 (2) 24.01.05 67 2 12쪽
97 화염 신과의 사투 (1) 24.01.04 73 2 12쪽
» 반격의 신호탄 24.01.03 76 2 12쪽
95 적들의 역습 24.01.02 71 2 12쪽
94 특별한 손님 24.01.01 78 2 12쪽
93 이디아 여신 (3) 23.12.31 71 2 13쪽
92 이디아 여신 (2) 23.12.30 76 2 12쪽
91 이디아 여신 (1) 23.12.29 78 2 13쪽
90 고대 신 바스테스 23.12.28 79 2 12쪽
89 황궁으로 진격 (2) 23.12.28 77 2 12쪽
88 황궁으로 진격 (1) 23.12.27 75 2 12쪽
87 판도어 성 방어전 (2) 23.12.27 71 2 12쪽
86 판도어 성 방어전 (1) 23.12.26 79 2 12쪽
85 고대 신 세베크 (2) 23.12.26 72 2 13쪽
84 고대 신 세베크 (1) 23.12.25 8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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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이온드라 (1) 23.12.21 79 2 12쪽
78 프라리아 왕궁 (3) 23.12.21 81 2 12쪽
77 프라리아 왕궁 (2) 23.12.20 79 2 12쪽
76 프라리아 왕궁 (1) 23.12.20 7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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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생각지 못한 전개 (1) 23.12.18 7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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