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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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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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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97
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3.12.2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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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고대 신 바스테스

DUMMY

금요일


나는 다시 소집된 긴급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에는 서대륙의 각 왕국에서 대표로 파견한 이들도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내용은 별 것 없었다.


뭐. 내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아무튼 내용은 파라오가 죽고 케멧 대륙의 군대가 대패하여 뿔뿔히 흩어진 지금 다음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는 게 가장 좋을지 논의하자는 것이었다.


바로 케멧 대륙 본토를 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서대륙 내부의 어딘가로 숨어 들어간 케멧 대륙의 군대가 다시 힘을 응집하기 이전에 쫓아가 궤멸을 시키는 게 좋을지, 그것도 아니면 아예 바로 하이트로 쳐들어 가서 스핑크스와 결판을 낼지.


의견은 이렇게 세 가지 중에 하나를 택하자는 것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그중에 하나를 고르지 못하고 회의는 꽤나 길어졌다.


은근히 내가 최종 결정해 줬으면 하는 눈치들이 있긴 했지만 나는 애써 무시했다.


결국에는 눈에 쉽게 포착되는 곳에 위치한 케멧 대륙의 잔병들만 처리함과 동시에, 오히려 서대륙의 군대를 집결시켜 그들이 케멧 대륙으로 건너가 역공을 펼칠 모양새를 취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그렇게 하면, 케멧 대륙이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그들이 수비 태세를 갖출 터이고, 우린 그 빈틈을 이용해 하이트로 기습 공격을 가해 스핑크스를 치자는 책략이었다.


“윈스턴님께서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시구료?”


회의가 끝나자 센트랄레의 알파팀 팀장인 폴머가 다가와 말했다.


그가 나에게 ‘님’ 자를 붙이는 게 어색했지만 뭐 그의 사정도 이해는 한다.


몇몇 성좌들이 나에게 고개를 숙이며 따르는 판국에 예전처럼 나를 대하기도 뭐하겠지.


“아니. 그냥 다른 생각을 했을 뿐이다.”


실제로 그랬다.


전쟁의 ‘전’자도 잘 모르는 내가 이런 회의에 뭔 큰 도움이 될까?


여태까지 내가 내놓은 아이디어들은 레전디아 세상의 중요 인물에 빙의 되어 있는 무림의 존재들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처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었지, 절대로 어떻게 하면 전쟁에 승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 아니었다.


물론 그런 과정속에 그 두 개가 자연스럽게 맞물려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렇게 놓고 보면 사실 나는 계속 실패만 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동안에 해치운 무림 녀석들 중에는 나를 레전디아 세상 밖으로 나가게 해 주거나, 또는 이디아 여신을 만나게 해 줄 수 있는 놈은 없었으니까.


“무슨 생각을 하시길레 그리 심각한 표정이실까?”

“그게....아! 저기 오네. 내 생각.”


나는 나에게 걸어오는 ‘우르테’를 보며 씩 웃어 보였다.


메자이들 중의 하나인 우르테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계속 내가 부탁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찾았나 보군.”

“뭐. 좀 귀찮기는 했지만 아무튼.”

“어디에 있는데?”

“케멧 대륙의 탄테레 지역이다.”

“자. 그럼. 마지막 고대 신을 만나러 가 보실까나.”


내가 우르테를 데리고 발걸음을 옮기자 마후가 내 앞을 막아서며 자신이 찾은 '대가리 큰 몬스터 녀석들을 어쩌고?' 라며 물었다.


"아! 그게 있었지? 하지만 이게 더 중요하니까 그건 일단 다음으로 미루자고. 이번 일에 따라 그게 아예 필요 없을 수도 있으니까."

"헐............"

“허허허! 이제 보니 우리 윈스턴님께서는 고대 신들의 행적을 쫓고 있으셨구료. 탄테레 지역이면 우리 알파팀에게 익숙한 지역이니 동행해 드리리다. 아무래도 호위가 필요하지 않겠소?”


이 폴머 영감탱이는 왜 갑자기 들러붙는 걸까?


그런데 이번에는 아카시아 팀장이 다가왔다.


“저희 제타팀이 모실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하.........”

“제타팀은 케멧 대륙의 지리를 잘 모르지 않나? 우리 알파팀이 가는 게 더 나을 듯 하네만.”


갑자기 폴머 팀장과 아카시아 팀장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역시 팀장들은 대단하다.

저런 고난이도의 기술을 사용해 싸우다니···


그래서 나는 그냥 나랑 좀 더 익숙한 제타팀과 가기로 했다.


저기 뒤에서 미사고와 같이 있게 해 달라고 두 손 꼭 모아서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클라크 녀석 때문에 그렇게 결정한 것은 절대 아니다.


음. 분명히 해 두자.



***



탄테레라는 지역은 케멧 대륙의 남부에 있는 지역이었는데 이곳이 바로 케멧 대륙의 곡물 창고로써 케멧 대륙인이 일년 동안에 먹을 식량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었다.


즉, 농사를 짓는 지역이 꽤나 넓었는데, ‘풍요의 여신’ 이라는 수식언이 붙어 있는 바스테트가 이곳에서 긴 잠을 자고 있다고 하니 역시나 자신과 제법 어울리는 장소를 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개장수, 뱀장수, 악어 가죽 장수, 다음에 이번에는 고양이 장수네.”


미사고가 말했다.


“고양이는 다산의 상징이니까. 바스테스 여신에게 붙어 있는 또 다른 수식어는 다산의 여신이야.”


미사고 옆에 딱 붙어서 걷고 있던 클라크가 재빨리 답했다.


‘쯧쯧쯧. 너무 티 난다. 이 자식아!’


뭐. 내 인간 친구의 연애에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었지만, 왠지 저 둘이 아닌 척 하면서 꽁냥거리는 게 짜증이 난다.


아무튼 미사고의 말대로 이번에는 고양이 장수 아줌마다.


고양이가 다산과 풍요에 뭔 상관이 있는지는 전혀 짐작이 안 간다.

별 관심도 없고.


하지만 한 가지 예를 떠올려 보니 내가 알지 못하는 심오한 철학이 숨겨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신계 우리 동네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동네에는 ‘프레리아’ 라는 아줌마가 살고 있다.


그 아줌마도 북유럽 인간들에게 ‘풍요의 여신’이라고 불리는데, 이 아줌마는 대화를 해보면 성격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인상이 아주 더러운 거대한 고양이 두 마리가 모는 마차를 타고 다니는 고약한 취미가 있었다.


그래서 그 프레리아 아줌마를 볼 때마다 '저 아줌마는 도대체 왜 풍요의 여신일까?' 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는 했었다.


“다 왔다.”


우르테가 거대한 수풀을 가르켰다.


그의 이야기에 따르면 저 수풀 뒤에 동굴 입구가 숨겨져 있다고 한다.


아카시아 팀장의 지시에 제타팀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슈슈슈슈슉!


내가 이곳에 먼저 와 있는 사람들이 있는지 우르테에게 미리 사전에 물었고, 우르테가 아무도 없다고 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런다.


뭐. 열심히 일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에게 투덜거릴 이유는 없지만.


아무튼 우리는 제타팀 대원들이 바깥 출입구를 통제하는 동안 동굴 안쪽으로 들어섰다.


우르테가 앞장서고 그 뒤로 나, 게놈, 후타딘, 미사고, 클라크, 아카시아 순이었다.


다른 대원들을 다 밖에서 똥개 훈련하는데 왜 클라크만 안쪽까지 따라오게 되었냐고?


모른다.

나도 아카시아 팀장에게 묻고 싶은 심정이다.


‘거 참 자식. 거슬리게시리.....’


깜깜해서 앞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 우르테가 자기 편하자고 어깨에 턱하니 걸친 거대한 낫이 자꾸 내 얼굴쪽으로 다가와 짜증이 났다.


우르테 이 자식은 덩치는 그냥 평범한데 이상하게도 저런 거대한 낫을 무기로 쓴다. 보기보다 근력이 좋은가 보다.


아무튼 성격 자체는 느긋하고 편한 동네 아저씨 스타일이라 같이 움직이는 데에 큰 불만 사항은 없었다.


“음.........”


역시나 불변의 진리인 지하 공동에 또 도착했다.


그리고 이런 장소에 오면 언제나 전투를 벌여야했기에 우리는 긴장하며 무의식적으로 무기의 손잡이에 손을 살며시 가져다 대었다.


그런데 매번 있어야 할 게 없다.


첫번째는 싸워야 할 상대다.


사람도 심지어 변형 고양이도 없다.

물론 없어서 더 좋긴하다.


두번째는 벽에 뚫려 있어야 할 검은 공간이다.


우리는 여태 다른 누군가가 이미 찾아 놓은 고대 신들의 공간을 쳐들어간 경험만 있지, 이렇게 밑바닥부터 찾아야 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었기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 미사고가 투시 안경을 쓰고 벽면들을 쭉 둘러보더니 한쪽에 가서 손을 대었다.


“여기야! 여기를 뚫으면 될 것 같아!”


그래서 게놈이 그곳으로 다가가 망치를 휘두르려는데....갑자기 지진이 일어났다.


쿠구구구구궁


그리고 잠시 후 미사고가 가르킨 벽이 허물어 내리며 거대한 덩치가 하나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바스테스 여신이었다.


동시에 덩치 큰 검은 고양이 4마리도 그곳에서 걸어 나왔는데 덩치만 보면 저걸 과연 고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싶다.


검은 표범이라고 해야 더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아무튼 그놈들에게서는 적어도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싸우려는 의도가 없다는 뜻이니 일단 다행이다.


그리고 그건 벽을 뚫고 나와 우리를 지그시 내려다 보는 바스테스 여신도 마찬가지였다.


[나를 깨운 것이 바로 그대로구나.]


그녀는 내눈을 똑바로 응시하면서 말했다.


“내가?”


[그렇다. 그대가 지니고 있는 북극성 폴라리스의 기운이 나를 깨웠다. 이세계에서 온 신이여.]


“................?!”


제법 놀랄 일이다.

내 정체를 한 눈에 알아보다니.


이 아줌마.

혹시...다산과 풍요는 다 뻥이고 점쟁이류의 여신 아닐까?


[네가 나에게서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 것 같다. 하지만 급할 것도 없으니 일단 이야기나 들어보자. 밖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길레, 너 같은 존재가 이 세상에 등장하게 된 것이냐?]


바스테스는 갑자기 그 커다란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고 앉더니 커다란 고양이들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겪었던 일들을 대충 요약해서 들려주었다.


하지만 나는 도박꾼이지 이야기꾼이 아니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클라크한테 대신 이야기하라고 떠넘겼다.


말빨 하나는 괜찮은 녀석이라 역시 나보다 설명을 잘한다.

왠지 데리고 오길 잘했는 걸?


[음....그래. 결국 이 세상은 또 다시 어둠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되었군.]


그녀는 한 손으로는 턱을 괴고 또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고양이들을 쓰다듬으면서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녀가 뭔가 깊이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우리도 잠시 말없이 그녀를 기다려주었다.


[그래서 윈스턴. 그대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나?”


[이디아 여신을 만나서 그대가 온 세상으로 돌아가려는 것은 알겠다. 그런데...그뿐인가?]


이건 또 뭔 질문의 성격이 애매하다.


뭔가 심오한 뜻이 숨겨져 있는 건가?

아니면 유도 질문인가?


“나에게 뭔가 원하는 게 있다는 말투 같은데?”


[그거야 그대의 의지에 달렸다. 난 단지 이런 상황에서 다른 세계의 신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졌을 뿐이다.]


‘젠장. 별 게 다 궁금하네. 보기와는 다른 게 오지랖도 상당한 아줌마인 것 같고...’


나는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 앞이라 속 시원하게 내 속내를 밝히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단지...


“아줌마! 집에 가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집에 안 가고 싶은 사람도 있나?! 윈스턴도 집에 가고 가는 김에 나도 집에 데려다 주고. 그러는 거지.”

“..................”


미사고의 발언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을 충분히 놀라게 했다.


하지만 바스테스는 버럭 화를 내지는 않았다.


그냥 잠시 느긋하게 미사고와 나에게 번갈아 가며 시선을 주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저 플레이어 아이가 그대에게는 소중한 존재인가 보군.]


“뭐. 친구니까.”


[친구라....좋은 말이지. 난 그 단어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느낌을 좋아한다.]


바스테스는 뭔가를 회상하는 듯이 잠깐 허공을 향해 시선을 두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럼. 그대는 폴라리스와도 친구 사이인가?]


“...................”


이 아줌마.

갈수록 질문이 어렵다.

묵비권을 행사해도 되나?


“폴라리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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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특별한 손님 24.01.01 78 2 12쪽
93 이디아 여신 (3) 23.12.31 71 2 13쪽
92 이디아 여신 (2) 23.12.30 76 2 12쪽
91 이디아 여신 (1) 23.12.29 76 2 13쪽
» 고대 신 바스테스 23.12.28 76 2 12쪽
89 황궁으로 진격 (2) 23.12.28 75 2 12쪽
88 황궁으로 진격 (1) 23.12.27 74 2 12쪽
87 판도어 성 방어전 (2) 23.12.27 71 2 12쪽
86 판도어 성 방어전 (1) 23.12.26 79 2 12쪽
85 고대 신 세베크 (2) 23.12.26 72 2 13쪽
84 고대 신 세베크 (1) 23.12.25 82 2 12쪽
83 모래 지느러미 23.12.25 8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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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이온드라 (2) 23.12.22 71 2 12쪽
79 이온드라 (1) 23.12.21 79 2 12쪽
78 프라리아 왕궁 (3) 23.12.21 81 2 12쪽
77 프라리아 왕궁 (2) 23.12.20 79 2 12쪽
76 프라리아 왕궁 (1) 23.12.20 7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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