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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그리고 나만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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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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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25
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3.12.1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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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로란더스의 정체

DUMMY

로란더스는 꽁꽁 묶인 채로 취조실로 끌려왔다.


“일단 풀어줘.”


나는 포박을 풀어주라고 지시하고, 영감을 일단 의자에 편하게 앉게 했다.


“영감탱이. 이제부터 내가 질문을 몇 개 할 거다. 성실하게 답하면 살아서 여길 나갈 수 있으니까 잘 생각해서 답을 하라고.”


로란더스는 내 말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는 할 말이 없으니 마음대로 지껼야 봐라 라는 표정인데?'


나는 속으로 혀를 차면서도 일단 내가 알고 싶어하는 질문들을 던졌다.


흑사교의 대장은 누구인가?

흑사교의 본부는 어디인가?

흑사교의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로란더스 너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등등등.


하지만 로란더스는 계속해서 차분한 눈빛을 한 채로 입술을 일자로 굳게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마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평화롭게 생의 끝을 맞이하는 사람 같은 표정.


경험상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을 무너뜨리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나도 그렇게 쉽게 물러날 생각은 없다.


나는 여태 옆에 가만히 서있기만 하던 사도에게 눈빛을 보냈다.


“청성파.”

“.............!”


사도가 내뱉은 단 하나의 단어에 로란더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청운적하검.”

“................!!”


두번째 단어가 뛰쳐 나오자 로란더스가 이를 악무는 게 보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도는 흑사교의 부하들을 상대하면서 그들의 검술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내 짐작대로 그건 무림의 검술이었는데, 사도의 말에 의하면 ‘청성파’라는 명칭을 가진 문파의 검술이라고 한다.


“영감탱이. 아마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재 레전디아에는 무림이라는 세계에서 온 녀석들이 엄청난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놈들은 전부 무림에서 사파라는 쪽에 붙은 녀석들이거든. 그럼. 당연히 의문이 생기지. 청성파라는 정파에 붙은 문파는 여기서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점 말야.”


로란더스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꽤나 오랜 시간 뭔가를 망설이면서 말을 꺼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긴 한숨을 내쉬더니 사도를 올려다 보며 조용하게 말을 내뱉었다.


“당신의 진짜 정체는 뭐요?”

“내 이름은 이미 알 테고. 나는 무림에서 혈룡단이라는 문파를 이끌던 문주였다.”

“혈룡단이라는 문파는 어느쪽에 붙은 문파요?”

“우리는 중도파였다. 어느 쪽에도 붙지 않았지. 하지만, 사파가 세상을 정복한 후에 자신들을 돕지 않았다는 이유로 척살 대상에 올랐다.”

“...............”


눈치를 보아하니 로란더스는 사도의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아카시아 팀장에서 가서 천칭자리 성좌인 아스트리아를 빨리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아스트리아가 취조실에 도착했다.


사도는 아까와 같은 말을 반복했고, 아스트리아는 그 말에 거짓이 없음을 확인해 주었다.


“그...그렇구료....”


로란더스는 고개를 숙이고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 듯했다.


“아스트리아 성좌님께서 계신 자리이니 내 한 가지는 말해 주겠소. 나와 흑사교 대원들 대부분은 밀키웨이 마을 출신들이오.”

“뭐??!!”


아스트리아가 꽤나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두 눈을 붕대로 감싸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 그걸 읽을 수 있을 정도라면 그녀가 정말이지 엄청 놀랐다는 이야기다.


“밀키웨이는 어디에 있는 건데?”

“후.....윈스터님. 혹시 황도에 있는 병사들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스트리아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이상하다고 느꼈다.


황도에는 빨래를 해주는 아낙네도, 밥을 해주는 여자도, 공을 차고 노는 아이들도 없었다.


즉, 병사들의 근원이 되는 가족이 없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그 사내들은 어디서 태어나고 자라서 황도의 병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이트와 황도는 별도의 병력을 생성하기 위해 은밀한 장소를 선정해 마을을 형성한 후, 그 마을의 전사들을 병사로 채용해 오고 있습니다. 밀키웨이 마을은 바로 황도가 양성하는 전사들의 마을입니다.”

“아....”


아스트리아는 추가로 밀키웨이가 서대륙 가장 끝자락, 즉 다스칸 왕국에서도 가장 끝자락에 바다와 맞닿아 있는 마을이라고 설명했다.


“저도 원래는 황도의 병사였습니다. 게자리 성좌이신 안타레스님 밑에 있었지요. 물론 늙었기에 은퇴한지는 꽤 되었습니다.”

“안타레스는 죽었다.”

“그...그럴...수가!!...”


아스트리아는 하이트에서 일어난 일을 짧게 요약해서 로란더스에게 들려주었다.


로란더스는 양손을 꼭 쥔 채로 부들부들 떨더니 이내 두 눈에서 굵직한 눈물을 뚝뚝 떨궜다.


“영감. 그럼 이건 뭐야? 이것도 당신 개인하고 관련된 것이니 털어놔 봐.”


나는 아카시아 팀장에게서 물건 하나를 받아서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그건 로란더스의 신체를 수색하면서 나온 토템 같은 물건이었는데 나는 그게 로란더스의 레벨을 감추게 해 주는 비밀이라고 직감했다.


예전의 여신의 양피지로 로란더스를 확인했을 때의 레벨은 80.

저 토템을 지니고 있을 때 로란더스의 레벨은 확인 불가.

그리고 지금 로란더스의 레벨은 182였다.


“당신은 무림에서 온 존재이니 여기에 적힌 것이 대충 무엇인지 알고 있지 않소?”


로란더스는 눈물을 닦으며 토템의 뒷면을 사도에게 보여 주었다.


그곳에는 팔각형의 그림이 3개 새겨져 있었는데 그 안에는 숫자들이 한자로 적혀 있었다.


“그 형상이 팔괘라는 것과 적혀진 글자들이 숫자를 뜻한다는 것은 알겠지만 이게 정확히 어떻게 쓰이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럼. 내가 시범을 보이겠소.”


로란더스는 자신의 마나를 토템에게 불어 넣으면서 가장 외곽에 있는 팔각형을 돌려 '0' 이라는 숫자를 가장 위로 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중간에 있는 팔각형을 돌려서 '8' 을 만들었고, 가장 안쪽에 팔각형을 돌려 '0' 이라는 숫자를 만들었다.


그런 후 그가 그 토템을 허리춤에 찼다.


“오! 그렇게 되는 거군!”


나는 여신의 양피지에 보이는 로란더스의 레벨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로란더스의 레벨이 다시 80으로 돌아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걸 어디서 얻었는데?”

“그건 말 할 수 없다. 윈스턴.”

“로란더스. 윈스턴님께 존칭을 하거라.”


아스트리아의 말에 로란더스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러자 아스트리아는 내 진짜 정체와 회의실에서 내가 성좌들과 메자이들의 임시 리더로 선출되었다는 이야기를 짧게 들려주었다.


“그...그럴...수가...진짜 신이었단 말...씀이오?!....”


로란더스 두 눈이 밖으로 뛰쳐 나올 정도로 놀랬다.


"영감탱이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안 처들은 건 너고. 물론 내가 너희들의 세상을 관할하는 신이 아니라는 점은 나도 이제 인정하는 바야. 그러니까 아스트리아 말처럼 굳이 나에게 존칭을 할 필요는 없어."


그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할 말을 잃고는 잠시 멘붕 상태가 된 듯 했지만,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는 다시 두 눈에 총기를 되찾았다.


“그렇다고 해도, 내 입으로 직접 말 할 수는 없습니다. 나를 여기서 내보내 주십시오. 대장님을 만나게 해 드릴 터이니, 그분과 직접 대화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 자식은 내가 굳이 존댓말을 할 필요 없다고 말했건만...나보다 아스트리아가 한 말에 더 쫄아서 그런 건가?


이거...내가 아스트리아 보다 훨씬 더 쎄다는 걸 먼저 증명해 보여야 하나?


아무튼 별 중요한 문제가 아니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음........."


나는 일단 심각하게 고민하는 시늉을 해 보였다.


하지만 속으로는 일이 잘 풀렸다면서 좋아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내가 원했던 결과는 바로 그거였으니까.


나는 일단 아스트리아와 눈빛을 교환했다.


그러자 그녀가 로란더스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좋아. 하지만, 그냥 내빼서 숨을 작정이라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영감. 게놈 녀석의 코가 개코여서 영감의 몸에 배긴 성게 냄새를 기가 막히게 찾아낼 테니까.”

“제 목을 걸고 약속하겠습니다. 자리는 반드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대장님께서 입을 열어 대화에 임하실지에 대한 부분은 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나는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로란더스는 센트랄레의 감옥에서 풀려났다.


그는 회동할 장소와 시간이 정해지면 나에게 은밀하게 연락을 하겠다고 말하고는 아침 햇살 속으로 사라져 갔다.



***



금요일


삼일이 지났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프라리아 왕궁을 습격하는 작전 준비에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해서 나도 그런갑다 하고 그냥 기다렸다.


‘그 정도는 그냥 나와 성좌들이 전부 다 몰려가서 때려 부수면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뭐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 두었다.


뭔가 숨은 의도가 있겠지.


나는 도박 게임의 신이지, 전쟁의 신이 아니다.


그러니 아무래도 이런 부분은 내가 모르는 게 많을 수 밖에.


나는 그동안 내 영지인 인시트로 이동해 밀실에서 나머지 혈룡단 200명과 렙터 200마리를 꺼내는 작업을 했다.


원래는 귀찮아서 나머지는 그냥 두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흘러가는 정황상 나도 내 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진행했다.


물론 사도 녀석이 쏘아대는 따가운 눈총과 무언의 압박도 한 몫을 하기는 했지만.


게놈은 새로 합류한 혈룡단 대원들과 렙터들을 훈련 시키는 일을 맡았다.


사도는 전술 훈련에 박차를 가했는데, 이제 혈룡단이 렙터들에 올라타 펼치는 대형과 전법은 이제 꽤나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나 순식간에 부채살 모양으로 퍼져 나갔다가 다시 빠르게 화살촉 모양으로 뭉쳐 적의 대형을 돌파하는 전법 훈련을 보고 있노라면 박수가 절로 터져 나올 정도였다.


후타딘은 인시티의 전진 기지로 이동해서 그곳의 전체적인 방어 체계를 점검하고 향상시키는 업무를 도맡아서 했다.


미사고는 완전히 회복했다.


그녀는 가지고 있는 돈을 다 털어서 온라인 황금 상점과 시중에서 닥치는 대로 최상위급 병장기들과 갑옷들을 사들여 혈룡단과 렙터들을 무장시키는 일을 맡았다.


물론 녀석은 ‘이러다가 나 완전 개털 되겠어’ 라며 쉴 새 없이 툴툴거렸다.


하지만 영롱한 기운이 감도는 무기를 건네 받은 혈룡단 대원들이 감사하다며 자신에게 고개를 몇 번씩이나 숙여 보이는 모습을 은근히 즐기는 것 같았다.


어제는 듀라그가 찾아오기도 했다.


그는 처자식을 같이 데리고 와서는 미사고 앞에 두 무릎을 꿇으며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나는 솔직히 미사고를 팔아 넘긴 듀라그에게 심술이 났기에, 한적한 곳으로 끌고가 목을 베고 싶은 심정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미사고는 옆에서 같이 울고 있는 듀라그의 처자식들을 보며 마음이 약해진 모양이었다.


물론 영악한 듀라그도 바로 그걸 노리고 같이 데리고 온 것일 테지만.


그래서 미사고는 듀라그를 용서하고 그에게 시중에서 무기와 갑옷을 구매하는 업무를 도와 달라며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듀라그는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꾸벅거리며, 맡겨만 달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자신이 잘 아는 손재주 진짜 좋은 드워프 대장장이가 있으니 아예 그를 여기 인시트로 데리고 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기다렸던 소식이 들려왔다.


“가자.”


우리는 프라리아 왕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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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황궁으로 진격 (2) 23.12.28 77 2 12쪽
88 황궁으로 진격 (1) 23.12.27 75 2 12쪽
87 판도어 성 방어전 (2) 23.12.27 71 2 12쪽
86 판도어 성 방어전 (1) 23.12.26 79 2 12쪽
85 고대 신 세베크 (2) 23.12.26 72 2 13쪽
84 고대 신 세베크 (1) 23.12.25 82 2 12쪽
83 모래 지느러미 23.12.25 8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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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이온드라 (2) 23.12.22 71 2 12쪽
79 이온드라 (1) 23.12.21 79 2 12쪽
78 프라리아 왕궁 (3) 23.12.21 81 2 12쪽
77 프라리아 왕궁 (2) 23.12.20 79 2 12쪽
76 프라리아 왕궁 (1) 23.12.20 76 2 12쪽
» 로란더스의 정체 23.12.19 78 2 12쪽
74 생각지 못한 전개 (2) 23.12.19 81 2 12쪽
73 생각지 못한 전개 (1) 23.12.18 79 2 12쪽
72 마주친 진실 (2) 23.12.18 8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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