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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그리고 나만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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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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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3.12.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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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생각지 못한 전개 (2)

DUMMY

내가 뱉은 말은 파장이 꽤나 커 보였다.


다들 숨을 멈추고 나만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물론 믿기 힘든 이야기라는 것은 나도 이해한다.


성녀와 마찬가지로 이 레전디아 세계에서 ‘신’처럼 숭배되는 스핑크스에게 천마라는 이세계 존재가 빙의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 말을 내뱉은 나조차도 사실 믿기 힘든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확신했다.


그래서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마탑 주인에게 빙의되어 있던 무림 흑선문의 문주 단양후와, 얼음 마녀 노레시아에게 빙의되어 있던 하오문의 문주 여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물론 이 레전디아 세상에서 마탑의 주인이나 얼음 마녀 노레시아가 가지는 격은 '스핑크스' 라는 엄청난 존재가 가지는 격과는 꽤나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들도 그냥 평범한 인간들은 아니다.


분명 엄청난 존재들이고 그렇기에 스핑크스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빙의될 수 있다는 사실의 가능성을 암시하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장 안에 있던 절반 정도는 내 말을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천칭자리의 성좌 아스트리아가 나서며 내가 한 말에는 단 한치의 거짓도 들어 있지 않다고 발언하자, 모두들 한숨을 내쉬며 말을 아꼈다.


아스트리아가 지닌 거짓 간파 능력과 그녀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거짓을 말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아예 입을 열지 않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점이라 모두들 그녀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사도. 천마라는 자식하고 마교가 어느 정도 힘을 가지고 있는지 읇어 봐라.”

“네.”


사도는 무림에서 마교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무림의 사파가 세상을 정복하는 과정의 중심에는 ‘열화신궁’이라는 곳의 궁주라는 ‘화마’가 있었다.


화마는 열화신궁을 이끌고 먼저 분열 되어 있던 사파들을 도장깨기를 통해 규합하기 시작했는데, 사파 최고 그리고 무림에서 세 손가락에 드는 최강자였던 마교의 '천마'마저 쓰러뜨렸다.


그렇게 사파들을 전부 통합한 화마는 마교의 천마를 오른팔로 그리고 혈교의 교주, 적무를 왼팔로 기용했다.


그리고 그들을 앞장 세워 무림을 정복하기 시작했다.


‘흠...그러니까 천마라는 놈이 최종 보스는 아니라는 이야기네...’


그럼 여기서 또 다른 질문이 생긴다.


최종 보스의 오른팔이 스핑크스에게 빙의되어 있다면, 그 최종 보스는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이야기인가?....혹시.....??


“아무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네르갈이 다시 입을 열었다.


물론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고, 그걸 결정하기 위해 모인 자리는 맞다.


하지만, 각자의 의견이 갈렸다.


어떤 이는 당장 병력을 모아 하이트로 쳐들어 가자고 말했고, 어떤 이는 일단 서대륙에 퍼지는 전쟁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에 처녀자리의 성좌인 버지니아가 벌떡 일어나 외쳤다.


“우리는 먼저 리더쉽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카랑카랑한 외침에 모두들 잠시 입을 다물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금 우리는 성녀님도 잃고, 원래의 스핑크스님도 잃는 바람에 구심점을 잃어 버린 상황이다. 그렇기에 당분간이라도 임시 리더를 정하여 그 구심점을 바탕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게 효과적이다.”

“그래서 네가 생각하는 리더는 누구냐?”


자바리가 삐딱한 표정으로 물었다.


“나는 윈스턴님을 추천한다.”

“..............?!!”


버지니아는 자리에서 벗어나 내 옆으로 오더니 한쪽 무릎을 꿇었다.


“북극성 폴라리스님의 후예께 처녀자리의 성좌 버지니아가 정식으로 인사드리옵니다.”


'하.......'


이놈이나 저놈이나...폴라리스의 사생팬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그것도 어째 전부 다 여성팬들 뿐이다.


아카시아 팀장, 생선파이, 아스트리아, 그리고 버지니아까지.


폴라리스 이 자식이 좀 생겼나?


내 머리 속에는 그 자식의 시선으로 남을 바라보는 기억들만 있어서 잘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버지니아의 정수리를 내려다 보며 할 말을 찾고 있는데, 이번에는 황소자리의 성좌 알데바란이 똑같이 외치며 버지니아 옆에 같이 무릎을 꿇었다.


'기뻐해라 폴라리스. 처음으로 네 남자팬도 생겼다. 젠장할...'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니까 일단 정신 차리자.


이제 남은 성좌들과 메자이들은 각자 다양한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메자이들 중에서 케마가 앞으로 걸어 나오더니 알데바란 옆에 나란히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


“하이트의 메자이인 저 케마도 존경하는 북극성 폴라리스님의 뜻을 따를 것을 맹세합니다.”


케마의 발언과 행동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남은 다섯 명의 메자이들은 어쩔 줄을 몰라했고, 성좌들도 메자이들 중에 이런 모습을 보이는 자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놀란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마탑에서 케마와 직접 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서로 적으로 만난지가 고작 하루가 채 되지 않았는데 이런 반전이라니.


하지만 한편으로 이해는 갔다.


북극성 폴라리스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이가 어찌 성좌들 뿐이랴.


하이트의 메자이들 중에서도 자신들 이전에 이 세상을 구한 신화적인 영웅담에 감동하는 이가 있을 법도 하다.


추가로 물고기자리의 성좌 파이시스와 천칭자리의 성좌 아스트리아가 내 옆에 무릎을 꿇었다.


남은 건 양자리의 성좌 아리스, 쌍둥이자리의 성좌 네르갈, 사자자리의 성좌 레굴루스, 염소자리의 성좌 다비흐, 물병자리의 성좌 멜리크, 이렇게 5명의 성좌와 5명의 메자이들이었다.


물론 내 옆에 무릎을 꿇은 5명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숫자가 남아 있었기에 다수결의 원칙대로 하면 내가 불리하다.


하지만 그게 뭔 상관인가?


나는 원래 그딴 것에 관심이 없다.


이런 놈들의 대장 노릇이나 해 먹자고 여태 그 수많은 역경을 거쳐 온 게 아니다.


내 목적은 이 거지 같은 세상을 빠져 나가는 것이지, 이 세상을 구하는 게 아니니까.


그러니 내가 불리하던 말던, 누가 리더로 뽑히던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그래도....이놈들을 지휘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혹시 내가 할려는 일이 좀 더 편해지려나?....’


아무튼 나는 이 일이 어찌 진행되는지 잠시 그냥 지켜 보기로 했다.


남은 다섯 명의 성좌들은 자기들끼리 수근대기 시작했고, 그러자 남은 메자이들도 서로 머리를 맞대며 뭔가를 조용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네르갈과 자바리가 거의 동시에 내가 임시 리더 자리를 맡는 것에 동의하겠다고 알려왔다.


각자 이유도 밝혔는데 의외로 성좌들과 메자이들의 이유가 같았다.


바로 내가 다른 세계에서 온 ‘신’이라는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메자이들도 여기 오기 이전에 아스트리아한테로부터 나의 정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기에 믿기는 힘들었지만 그게 진실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거기에다 내가 북극성 폴라리스의 모든 기억과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 들었으니 일단 실력에서도 밀린다는 생각까지 했으리라.


나는 결국 그렇게 나의 존재성과 지닌 힘의 격에 힘입어 성좌들과 메자이들의 임시 리더가 되었다.


기뻐해야 하나?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을 경우를 대비해 한두 가지를 빠르게 머리 속으로 미리 정리해 둔 것이 있긴 하다.


나는 정색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첫번째로, 아까 네르갈이 하이트에서 천영수라대한테 공격 받고 있을 때 외부에 메자이들 6명이 파견 나가 있었다고 했지? 그 중에 두 명은 어디에 있었는지 내가 직접 봤으니, 나머지 네 명은 어디에 있었는지 읊어 봐라.”

“그건 왜?”


자바리가 물었다.


나를 임시 리더로 인정해도 반말은 계속 가져가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건 트집 잡지 않고 내버려 두기로 했다.

초롱 갈치 네르갈 녀석도 그러니까.

그리고 나도 아카시아 팀장한테 그랬으니까.


“생각해 봐. 파키히랑 케마가 무림에서 온 단양후가 빙의된 마탑 주인을 호위하고 있었다. 만약 나머지 네 명도 같은 임무를 맡고 어디서엔가서 누군가를 호위하고 있었다면 그들도 당연히 무림에서 온 존재가 빙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니겠어?”

“아...그렇군...”


자바리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두 명은 케멧 대륙의 파라오 옆에, 그리고 두 명의 프라리아 왕국의 국왕 옆에 있었다.”


이 역시 많은 이들에게 꽤나 놀랄만한 정보였다.


하지만 나는 대충 짐작하고 있었기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프라리아 국왕은 마탑 주인에게 빙의되어 있던 단양후를 처지하고 나서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원래 그 동네는 마탑 주인의 입김이 국왕보다 더 쎈 동네 아니던가.


마탑 주인이 그 지경이 되어 있었는데, 프라리아 국왕은 오죽할까? 라는 생각을 바로 할 수 있었다.


더욱이 프라리아가 오레가 왕국을 도와 케멧 대륙의 침공군과 맞서지 않고, 오히려 다스칸 왕국을 치는 결정을 했기에 별로 어렵지 않은 짐작이었다.


케멧 대륙의 파라오에 대해서는 아까 사도가 말해준 정보를 바탕으로 스핑크스의 현재 정체가 무림의 마교 교주인 천마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하며 한 짐작이었다.


스핑크스가 그 정도인데 파라오가 멀쩡하다면 그게 더 이상할지도.


“그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결정되었군. 우린 프라리아 왕궁을 친다.”


내 발언에 잠시 소요가 일었지만 이내 진정되며 그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성좌들로써는 일단 프라리아 왕국 내부를 진정시켜야 서대륙의 세 개 왕국이 힘을 합쳐 케멧 대륙의 침공에 함께 맞설 수 있는 힘을 집중 시킬 수 있으니 좋은 선택지 중에 하나였다.


메자이들로써는 죽어간 동료들을 위해서 스핑크스, 아니 천마에게 복수를 해야만 했다.


하지만 당장 그에게 맞설 수 없다면 그에게 도움이 되는 팔다리를 먼저 자르는 작전으로 접근하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었기에, 프라리아 국왕을 치는 것은 괜찮은 선택지가 분명했다.


“헤리온. 센트랄레도 참가하도록 해.”

“무슨 헛소리—”


헤리온은 벌떡 일어나 말을 내뱉던 중에 입을 덜컥 닫아 버렸다.


그에게 쏟아져 내리는 매서운 눈초리들.

그는 갑자기 땀을 뻘뻘 흘리기 시작했다.


“.....십니까요?...하하....제 말은....그게 아니옵고...저는 단지 윈스턴님께서 뭔가를 착각하시는 듯 해서...하하.”

“뭐를?”

“잘 아시겠지만 저희 센트랄레는 레전디아 세상에서 일어나는 정치와 전쟁에 얽힌 부분에는 일절 관여할 수 없습니다요....”

“아. 그거? 아카시아 팀장. 센트랄레 규율 제 18조 32항 사항이 뭐였지?”

“네! ‘센트랄레는 비상시에 하이트와 황도의 허락을 받아 원래 주어진 임무 이외에도 다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입니다!”


나는 성좌들과 메자이들 쭈욱 한 번 돌아봤다.


그러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봤지?”

“네.....”


헤리온은 고개를 정중하게 숙이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 흘러 내리는 땀을 닦았다.



***



나는 잠시 후에 후타딘, 사도, 그리고 아카시아 팀장과 함께 회의장을 나왔다.


메자이들에게는 특별 임무를 부여했고, 성좌들에게는 프라리아 왕궁을 칠 세부 계획을 맡겼다.


“팀장.”

“네. 말씀하십시오.”


어색하다.

팀장이 나에게 존댓말이라니.


하지만 이제와서 그녀에게 계속 예전의 동료처럼 대해 달라고 하기도 뭐했다.

뭐. 말투야 차차 익숙해 지겠지.


“로란더스 영감탱이에게 안내해 다오.”

“알겠습니다.”


우리는 센트랄레 내부에 있는 감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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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황궁으로 진격 (1) 23.12.27 7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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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고대 신 세베크 (2) 23.12.26 72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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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이온드라 (1) 23.12.21 79 2 12쪽
78 프라리아 왕궁 (3) 23.12.21 81 2 12쪽
77 프라리아 왕궁 (2) 23.12.20 79 2 12쪽
76 프라리아 왕궁 (1) 23.12.20 7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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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지 못한 전개 (2) 23.12.19 81 2 12쪽
73 생각지 못한 전개 (1) 23.12.18 79 2 12쪽
72 마주친 진실 (2) 23.12.18 8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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