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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그리고 나만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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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535
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4.01.01 23:10
조회
78
추천
2
글자
12쪽

특별한 손님

DUMMY

바깥 현실 세상.

대한민국.

지리산 지하에 위치한 비상 대피소.



이선영 박사와 소수의 직원들 그리고 군인들이 탑승한 비상 탈출 기차는 이곳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한숨을 돌리고 있을 시간 따위는 없었다.


그들은 원래 이곳에 상주하던 소수의 직원들과 함께 ‘오디세이’ 프로그램에 속한 바이탈 튜브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튜브들의 네트워크 접속 상태와 바이탈 사인들이 전부 정상이라는 보고를 받은 이선영 박사는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의자에 털썩 주저 앉고 말았다.


“하........”


남편을 잃었다.

두 아이들의 아빠를 잃었다.

그리고 자신은 아빠를 지켜내지 못한 엄마가 되고 말았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면서도 자신의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녀의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고건우는 처음부터 이곳 지리산 비상 대피소에 있는 바이탈 튜브에 들어가 있었다.


두 자식들을 한군데에서 관리하다가 공격을 받게 되었을 경우, 두 자식들을 전부 한꺼번에 잃을 수 있기에 자신과 남편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건우는 누나인 민영이와 달리 레전서바이벌 게임에 접속 중이었다.


그 어린 아이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공룡들을 좋아하더니, 결국에는 레전서바이벌 게임 내에서 공룡들을 테이밍하는 것에 푹 빠져 살았다.


“건우야...민영아...”


이선영 박사는 나란히 놓인 자식들의 바이탈 튜브 앞에서 다시 한 번 무너져 내리며 꾹꾹 참아왔던 눈물을 마침내 쏟아냈다.


그리고 손을 뻗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아이들을 게임 세상에서 꺼내리라.


자신에게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힘 따위는 없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지킬 힘을 길러주기 위해 이런 선택을 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힘이 부족하면 어떠한가?


적어도 가족들이 서로 부둥켜 안으며 최후를 맞이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하........”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이선영 박사의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며 허공에 멈춰섰다.


그때였다.


삐이익! 삐이익!


경고 사이렌이 귀청을 따갑게 때리며 울려 퍼졌다.


이선영 박사는 상황실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죠?!”

“이상한 자가 1차 통제선을 넘어 접근 중입니다.”

“클론 전사들인가요?!”

“그게....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현재 2차 통제선 앞에서 경비 대원들과 대치중입니다. 그리고 고박사님이나 이박사님을 찾고 있습니다.”

“뭐라구요?!”


이선영 박사는 빠르게 걸음을 옮겨 2차 통제 구역으로 향했다.


위험하다는 경비 대장의 만류가 있었지만 그는 혼자 이곳을 찾아온 그 이상한 사내를 반드시 만나야만 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물건 때문이다.


“제가 이선영입니다.”


사내의 모습은 매우 독특했다.


얼굴은 초췌했지만 눈빛만큼은 매우 반짝거렸다.


복장은 펑퍼짐한 로브 스타일로 전신을 두르고 있었는데 흙먼지가 잔뜩 찌들어 있고, 군데군데 찢겨져 나가 있어서 어디서 한바탕 큰 싸움을 하고 온 것처럼 보였다.


또한 특이하게 한쪽 어깨에 기다란 우산을 걸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 그래. 자네가 켄지텐님께서 말씀하신 이박사로군.”


‘역시.’


이선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잔뜩 긴장하고 있는 군인들에게 일단 총을 내리라고 지시했다.


“네. 손에 들고 계신 카드는 제가 켄지텐님께 드렸던 특별 출입 패스 카드가 맞는 것 같군요. 그런데 켄지텐님은 어디 가시고 그쪽이 그 카드를 들고 오신 건가요? 그리고 죄송하지만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내 이름은 비광이네.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 하지.”


이선영은 알았다고 답하고는 비광이라는 사내를 조용한 곳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



레전디아.


월요일



눈을 떠보니 다시 고대 신 바스테스를 만났던 장소였다.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이상하다?


“뭐야? 다 어디가고...게놈은 왜 또 퍼질러 자고 있어?”

“윈스턴?!”


게놈 옆에 쪼그려 앉아 있던 미사고가 고개를 들어 나를 봤다.


그런데 녀석의 두 눈에는 눈물이 한가득 고여 있었다.


“뭐하다가 이제야 기어 오냐?! 이 멍청한 놈아!”

“무슨 일났냐?”


그러자 미사고는 눈물을 닦으며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빠르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단 내가 정신을 잃은지 3일이 지났단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분상 이디아와 화마를 만나고 다시 돌아온 시간이 채 3시간이 안 걸렸던 것 같은데...


아무튼 첫째날은 별 문제없이 넘어갔다고 한다.


그런데 둘째날에 문제가 생겼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판도어 성 전투에서 대패하며 뿔뿔이 흩어졌던 케멧 대륙의 병력들은 눈에 포착되는 부대들보다 그렇지 않은 부대가 훨씬 많았는데 알고 보니 거의 모두가 중앙 대륙 쪽으로 은밀하게 집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센트랄레가 중립을 지키지 않고 서대륙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센트랄레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연락을 받은 아카시아 팀장은 고민했다.


하지만 끝내 제타팀은 여기에 계속 남아서 내가 깨어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대목에서 나는 꽤나 감동했다.


내가 도대체 언제 깨어날 줄 알고 계속 지키고 서있을 거란 말인가?


센트랄레 동료들이 죽어 나가는 판국에 나를 지킬 생각을 먼저 했다니 왠지 나는 그녀가 나를 생각하는 것 만큼 그녀를 생각하지 않고 있던 것 같아서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셋째날.

그러니까 오늘.


여기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사실 엄청나게 큰 문제가.


케멧 대륙의 호루스 수호대 녀석들이 이곳을 덮친 것이다.


호루스 수호대는 파라오와 황궁에 충성을 바치는 집단.


그런 녀석들이 파라오를 죽인 나에게 좋은 감정이 있을리가 없었고, 그렇기에 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두 눈에 불을 키고 내 흔적을 쫒았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놈들은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기습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얼마나 끌고 왔는데?”

“후타딘 말로는 원래는 사무직까지 다 합해 봐야 오백 정도 밖에 안되는데, 녀석들이 다른 병력까지 어디에선가 긁어 모아서 2천을 끌고 왔어.

그래도 우리는 좁은 길목을 지키는 입장이라 나름 선방하며 싸우고 있었는데, 게놈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바람에 내가 여기로 다시 끌고 들어온 거야.”


그러고 보니 미사고의 신체 이곳저곳에 잔부상이 여러 개 보였다.


“걱정하지마. 내가 가서 해결할 테니까.”

“당연하지! 너 때문에 우리가 여기서 생고생을 한건데. 얼른 가서 혼자 다 처리해!”

“걱정하지 말래두. 넌 여기서 게놈이나 잘 보고 있어.”


나는 동굴 입구쪽으로 빠르게 날듯이 달려갔다.


“후타딘. 괜찮아?!”

“마스터님!!”


땀에 흠뻑 젖은 채로 화살을 날리고 있던 후타딘이 나를 돌아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윈스턴님!”


아카시아 팀장도 여러 군데에 잔부상을 입기는 했어도 괜찮아 보인다.


클라크도, 길버트도, 그리고 마요네즈도.

음. 마요네즈는 좀 많이 상한 것 같기는 하다.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윈스턴님.”

“어.....너희는?”


센트랄레의 비밀 중에 비밀.

특수국의 베타팀이 여기에 와 있다니?


“처음 인사드립니다. 베타팀의 팀장 비알레스입니다.”


물론 나도 베타팀의 팀장 이름은 안다.

얼굴을 몰라서 그렇지.


목소리만 들어봐서는 왠지 초롱 갈치 네르갈처럼 깐깐한 성격 같아 보인다.


아무튼 그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다.


“그런데 너희는 여기에 왜?”

“어제부터 제타팀과 연락이 되지 않아서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으니 가서 확인해 보라는 헤리온 대장님의 지시가 있었습니다. 도착했을 때는 마침 전투가 벌어진 상황이라 저희도 가세하게 되었습니다.”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알겠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굴 앞으로 나섰다.


내가 모습을 드러내자 호루스 수호대 녀석들이 잠시 뒤로 슬쩍 물러나며 잔뜩 긴장한 표정들을 지어 보였다.


아무래도 나 그새 많이 유명해진 모양이다.


“뭐야? 넌 왜 그러고 자빠져 있냐?”


오른쪽 한편에 피를 잔뜩 흘린 채로 앉아서 쉬고 있는 ‘우르테’에게 물었다.


“실력은 안되고 부상까지 입었으니 좀 쉬는 것 뿐이다.”


녀석의 멋쩍스러운 웃음.


짐작이 간다.

녀석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메자이들은 기본적으로 케멧 대륙 편이다.


성좌들이 모든 면에서 서대륙편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판도어 성 전투에서 메자이들이 다 죽은 줄로만 아는 저 멍청한 녀석들한테 지금 비록 가짜 메자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기는 해도, 가슴 한켠에 깊숙이 들어찬 애정이 한 순간에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터.


더욱이 이 모든 사달은 스핑크스로부터 생긴 문제이지, 저기 있는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 병사들은 사실 죄가 없다.


게다가 우르테 녀석 자체가 성격 느긋한 아저씨 스타일이다 보니, 저 케멧 대륙 병사들에게 모진 낫질을 차마 할 수는 없었겠지.


결국에는 대충 봐주면서 싸우다가 일부러 부상 입고 저리 손 떼고 있는 게 분명하다.


“지금 뒤 돌아서 물러가면 죽이지는 않겠다. 딱 한 번의 기회이니 알아서 잘 선택해라!”


구구구구구구구구


나는 큰 목소리로 외치며 기운을 방출했다.


엄청난 기운에 앞열에 있던 케멧 대륙 병사들이 뒤로 날라가고 근처에 있던 우거진 수풀이 순식간에 벌거숭이가 되어 버렸다.


“...................!!!”


호루스 수호대와 병사들은 너무 놀라서 움직이질 못했다.


물론 그건 우리 편도 마찬가지였지만.


“정신차려! 놈은 고작 한 명이야!”


오. 저기에 똥패를 쥐고도 ‘꺾이지 않은 마음’ 따위를 외치는 호구 자식이 한 명 있다.


그리고 그 호구가 심지어 대장인가 보다.


'잠깐만...저 자식은?'


이제 보니 저 자식은 예전에 노예 후타딘을 돌려 달라며 센트랄레 본부로 찾아온 뭔 똥개 집안의 집사와 같이 온 어깨 덩치다.


이름은.....내가 저딴 듣보잡 따위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리가 없지.


“뭐. 그렇다면.”


번쩍!


“컥!”


내 더블 에이스 창이 그 호구의 심장을 꿰뚫었다.


- 흐익! 괴....괴물이다!

- 저런 말도...안되는....실력이라니...

- 이...이길 수 없어! 도망쳐!


후열에 있던 케멧 대륙 병사들이 무기를 땅바닥에 집어 던지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물론 그들 눈에는 뭔가 잠깐 번쩍였다 싶은데 어느새 내 창이 자신들의 대장 심장을 뚫고 지나갔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런데 너무 쉽게 무너지는 거 아닌가?


호루스 놈들은 대체 어디서 이런 잡졸들을 끌고 온 걸까?


아무튼 삽시간에 전장은 다시 재정리가 되었다.


남은 건 삼백여 명의 호루스 수호대 대원들뿐.


대장이 죽었건만 그새 새로 대장을 뽑았나 보다.


손과 발은 후들거리면서도 나를 노려보는 눈빛만큼은 아직 살아있다.


스윽


나는 후타딘을 돌아봤다.


그러자 후타딘은 짧게 고개를 끄덕여왔다.


어찌됐건 후타딘 녀석이 예전에 몸담었던 곳의 동료들이기도 했기에 동의를 구한 건데, 승낙을 받았으니 꺼리낄 게 더 이상 없다.


“난 분명 경고 했었다. 저승길에 오르면서 그걸 잘 기억하도록.”


콰아아아앙!


1 vs. 300 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콰아아아앙!


그냥 창을 대충 한 번 휘두르니 대략 30여 명이 뒤로 날라갔다.


콰콰콰콰콰!


이번에는 좀 더 힘을 줘서 휘둘렀더니 50여 명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렇게 그 대결은 너무도 허무하게 금방 끝나고 말았다.


물론 나의 압도적인 승리로.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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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적들의 역습 24.01.02 72 2 12쪽
» 특별한 손님 24.01.01 79 2 12쪽
93 이디아 여신 (3) 23.12.31 71 2 13쪽
92 이디아 여신 (2) 23.12.30 77 2 12쪽
91 이디아 여신 (1) 23.12.29 7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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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황궁으로 진격 (2) 23.12.28 78 2 12쪽
88 황궁으로 진격 (1) 23.12.27 75 2 12쪽
87 판도어 성 방어전 (2) 23.12.27 71 2 12쪽
86 판도어 성 방어전 (1) 23.12.26 80 2 12쪽
85 고대 신 세베크 (2) 23.12.26 72 2 13쪽
84 고대 신 세베크 (1) 23.12.25 82 2 12쪽
83 모래 지느러미 23.12.25 81 2 13쪽
82 흑사교 대장과의 만남 (2) 23.12.24 77 2 14쪽
81 흑사교 대장과의 만남 (1) 23.12.23 78 2 13쪽
80 이온드라 (2) 23.12.22 71 2 12쪽
79 이온드라 (1) 23.12.21 79 2 12쪽
78 프라리아 왕궁 (3) 23.12.21 81 2 12쪽
77 프라리아 왕궁 (2) 23.12.20 79 2 12쪽
76 프라리아 왕궁 (1) 23.12.20 7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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