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그리고 나만 가능한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527
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3.12.26 23:10
조회
79
추천
2
글자
12쪽

판도어 성 방어전 (1)

DUMMY

그 다음날 아침.


센트랄레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메자이 중의 하나인 ‘마후’가 우리의 야영 장소로 찾아왔다.


마후는 키가 무척 크며 삐적 말랐는데, 거기에다 걸음걸이까지 매우 흐느적거리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좀 멀리서 보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가 걸어다니는 것 같아 보였다.


“찾은 것 같다.”

“그래? 어떻게 생겼는데?”


마후도 케마와 마찬가지로 케멧 대륙에 공룡이 있는지 수색하는 임무를 맡겼었다.


“대가리가 엄청 크다. 이빨도 크고.”


머리통이 엄청 큰 공룡이라...뭘까?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는 없었다.


애초에 도박장에서만 처박혀 있던 내가 그런 걸 떠올릴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미사고. 알 것 같냐?”


미사고는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었다.


그새 까먹었다.

앞으로 저 녀석에게 뭔가를 기대하면 안된다는 걸.


아무튼 대충 설명하는 걸 들어보니 덩치와 머리는 크지만 등에 지느머리는 없다고 한다.


나는 그쪽으로 이동을 할까 하다가 일단 전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 보기로 했다.


혹시라도 우리 편이 불리해져 있으면 가서 힘을 보태야 하니까.


그래서 메자이들이 자신들의 동료들에게 통신을 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자바리가 나타났다.


“연락 취할 필요 없다. 내가 직접 왔으니까.”

“뭔일 났냐?”


나는 자바리와 파키히를 파라오의 황궁으로 잠입시켰다.


파라오에게 무림의 어떤 놈이 빙의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파라오가 전 병력을 모아 판도어 성을 치라고 지시를 내렸다. 심지어 황궁에 남아 있는 수비 병력들 조차도 그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판도어’면 오레가 왕국이 최후의 결전을 펼치며 필사 저항을 하고 있는 작은 성이다.


물론 그곳에 지금 성좌들이 가 있어서 막아내고는 있지만 케멧 대륙의 군대가 한꺼번에 높은 해일처럼 밀려오면 막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게 언제인데?”

“내일이다.”

“음....”


나는 잠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



목요일


오레가 왕국. 판도어 성.


“전투 준비! 전투 준비!”

“대형을 갖춰라!”


성문 앞에서는 지휘관들이 목청껏 고함을 지르며 병력들의 대형을 구성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양쪽 날개의 준비 상황은?”


평온한 자세로 말 위에 앉아 있던 쌍둥이자리 성좌 네르갈이 물었다.


“왼쪽 다스칸의 군대는 준비 되었습니다.”


대답을 하는 자는 바로 바처스 스노우휠 백작.


그는 이번 전투를 위해 다스칸 왕국의 군대를 끌고 온 총 지휘관은 아니었지만 중앙에 있는 성좌들의 명령을 좌측의 다스칸 왕국 군대에게 전달할 소규모의 전령 부대를 지휘하는 임무를 맡았다.


“우리쪽은 다스칸보다 훨씬 전부터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바처스의 말이 끝나자마자 목소리를 높이는 이는 프라리아 왕국의 명문 높은 와일딩햄 후작가의 인물인 퍼거스였다.


역시 그도 마찬가지로 소규모의 전령 부대를 이끌고 성좌들의 명령을 오른쪽에 위치한 프라리아 왕국의 군대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비록 프라리아와 다스칸이 급하게 평화 협정을 맺으며 오레가 왕국을 도우러 오기는 했지만 아직 서로의 앙금이 채 식지 않은 상태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프라리아 왕궁에서 체면을 위해 숨겨진 비밀을 전부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가 컸다.


전 국왕에게 이세계의 존재가 빙의되어 있었고, 그 존재가 케멧 대륙을 돕기 위해 다스칸 왕국을 향한 공격 명령을 내렸다는 그 모든 진실을 까발리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무튼 그들은 오늘을 위해서 각각 3만의 병력을 급하게 끌고와 중앙에 위치한 오레가 왕국의 1만 병력을 기준으로 양옆에 자리를 잡았다.


두두두두두!


정찰병이 말을 급하게 몰아 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보고합니다! 적들의 대규모 병력이 앞으로 2시간이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규모는?”

“너무 많아서 제대로 셀 수 가 없었습니다. 시선이 허락하는 데까지만 확인한 바에 의하면 대략 이십 오만에서 삼십 만 정도로 예상합니다!”

“..............!!”


네르갈이 눈썹이 꿈틀거렸다.


물론 그가 그 정도로 놀라움을 표현하는데 주위에 있던 각 왕국의 귀족들은 오죽하랴?


그들은 턱을 길게 늘어뜨리며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의 레전디아 세상은 넓은 땅덩어리에 비해 그다지 많은 인구수를 지니고 있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전쟁이 일어나기 이전에도 서대륙의 각 왕국은 채 10만이 되지 않는 병력 정도를 보유하고 있던 실정이었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어느 시골 마을의 자경대 인원까지 전부 포함한 숫자였기에, 전쟁을 위해 상시 근무하며 훈련을 하던 군인들의 숫자는 그 10만이라는 숫자의 채 절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케멧 대륙이 거의 30만에 달하는 병력을 끌고 오다니...


“흥! 그래 봐야 절반은 제대로 훈련도 안된 놈들일 게 뻔하다!”


염소자리 성좌 다비흐의 말에 몇몇 성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찬성의 뜻을 보였다.


“하지만 그 숫자가 가져다 주는 압박감과 공포심이 문제겠지.”


네르갈이 답했다.


그리고 그의 우려는 얼마 후에 사실로 드러났다.


거의 4배에 달하는 군대가 판도어 성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연합군의 대부분 병사들은 겁을 집어 먹은 표정이 되고 말았다.


“일단 우리편의 기세가 중요하다. 각 왕국의 지휘관들에게 알아서 사기를 최대한 끌어 올리라고 전해라.”

“네!”


각 왕국의 전령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네르갈은 뒤에 성좌들 일곱 명을 데리고 앞으로 천천히 말을 몰고 나아갔다.


그러자 저쪽에서도 한 무리가 말을 천천히 몰며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들은 전투가 펼쳐질 전장의 중앙에서 서로를 마주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성좌들도 턱을 늘어뜨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어떻게?!”

“어떻게긴? 저놈들이 가짜라는 뜻이다.”


양자리 성좌 아리스의 말에 처녀자리 성좌 버지니아가 간단 명료하게 답을 알려 주었다.


케멧 대륙 쪽에서 나온 무리들 중에 12명은 바로 하이트의 메자이들이었다.


아니. 버지니아 말대로 그들은 12명의 메자이들과 똑같은 모습을 한 가짜들이었다.


다만 얼굴이며, 황금색의 갑옷 형태며, 한치의 틀림도 없어 보였기에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깜쪽같았다.


한 가지 이색적인 모습이 있다면 그 12명 전부 다 허리에 검을 차고 있었다는 점이었는데, 원래의 메자이들은 각자의 무기가 다르기에 검을 사용하지 않은 이들도 몇몇 있었다.


그러나 그런 미세한 차이점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다.


“저 사악한 이세계의 후손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 우리 선조들의 영토를 되찾기 위해 우리는 오늘 여기에 모였다. 그리고 하이트의 위대한 존재들이신 메자이들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와아아아아아!!”


케멧 대륙의 총사령관 라샤안크 아켄덴이 큰 소리로 외치자 저 뒤에 있던 30만에 가까운 병력이 우렁찬 목소리로 화답했다.


그들이 하늘을 찢어내며 퍼트리는 고함과 동시에 바닥을 내리치는 무기와 발구름에 온 천지가 지진을 맞은 듯 흔들거렸다.


“라샤안크. 저놈은 늙어서도 목청 하나는 여전하군.”


물병자리의 성좌 멜리크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턱을 긁으며 말했다.


“그거 하나로 높은 자리에 오른 놈이니까. 그래도 목청으로 대결할라고 치면 우리도 지지 않지.”


네르갈은 피식 웃으면서 사자자리 성좌인 레굴루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레굴루스는 자신이 타고 있던 말 머리 위에 두 발로 곧게 서는 서커스를 선보이더니 고함을 질렀다.


“저 메자이들은 가짜다! 우리 황도의 성좌들이 그걸 증명해 보이겠다! 우리를 믿고 따르라!”


레굴루스의 목소리는 얼마나 큰지 아직도 시끌벅적하게 고함을 질러대고 있는 케멧 대륙의 30만 병력을 한순간에 조용히 시키며 멀리멀리 퍼져 나갔다.


심지어 그의 목소리가 향하는 방향의 중심에 있던 케멧 대륙의 총대장 라샤안크의 말은 기겁을 하며 입에 거품을 물더니 바로 쓰러져 죽어 버릴 정도였다.


“흥! 아무리 같은 편의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그런 거짓말까지 해 대다니! 성좌 당신들. 무척이나 실망이오! 아니. 애초에 인간들의 전쟁에 나서서 서대륙 편에 서는 것 자체부터 실망한지 오래요!”


땅바닥을 굴러 먼지를 뒤집어쓴 라샤안크는 열이 받았는지 성좌들을 향해 더 이상 존대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무례한 모습에 성좌들 몇몇이 바로 나설려고 했지만 네르갈이 말렸다.


그리고 침착한 말투로 물었다.


“그래서 저기 메자이들을 데리고 온 거냐?!”

“그렇소! 당신들이 서대륙 편에 섰으니 우리도 공정하게 하이트의 존재들을 모신 것이오!”

“그래. 라샤안크. 알았다. 한 가지만 기억해라. 이번 전투가 끝나기 이전에 내가 네놈의 목을 반드시 취할 것이다.”

“................”


똥씹은 표정의 라샤안크는 옆에 있던 호위 기사와 함께 진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남겨진 12명의 메자이들과 8명의 성좌들.


그들은 더 이상 대화없이 각자의 무기들을 꺼내 들었다.


“이 가짜 놈들! 얼굴 껍질을 전부 다 벗겨서 정체를 밝혀주마!”


물고기자리의 성좌 파이시스가 창을 꼬나쥐고는 먼저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게 전투 시작의 신호탄이 되었다.


12 vs. 8


뒤쪽에서 메자이들과 성좌들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던 양측은 서로 군대를 움직이지 않고 잠시 지켜보기만 했다.


물론 대결이 펼쳐지는 장소가 하필이면 전장의 가장 중앙이라 섣불리 병력을 움직이기가 어렵다는 점도 한몫을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병사들이 그들의 대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진 존재들의 대결.


그건 하늘과 땅이 갈라지는 천지개벽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것과 같았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화려한 빛과 폭발.

그리고 하늘을 무지개처럼 수놓는 수많은 잔형들.


일반 병사들의 눈에는 신들이 대결을 펼친다면 바로 저런 장면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촤라라라라락!


“큭! 이놈들이?!.....”


아리스는 자신의 팔뚝에 생긴 긴 자상을 내려다 보며 아랫 이를 꽉 깨물었다.


[조심해라! 이놈들도 무림에서 온 놈들이 확실하다!]


네르갈의 목소리가 나머지 성좌들의 머리에 울려 퍼졌지만 놀라는 이는 없었다.

이미 다 짐작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들의 짐작은 정확했다.


사실 메자이들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들은 무림 혈교의 절혈십이무(竊血十二武)라는 정예 고수들이었다.


혈교의 젊은 피들 중에서도 최고의 영재들만 모아 만든 혈교 교주의 친위대 성격을 띤 고수들이었는데, 이들의 가장 무서운 점은 바로 이들이 힘을 모아 펼치는 검진에 있었다.


혈교 교주 적무가 심지어 본인도 쉽사리 뚫어내기 힘들 정도라고 칭찬을 아까지 않았던 ‘절혈검진.’


그 무서운 위세가 격하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슈슈슈슉!

촤라라라라라락!


‘이놈들...한 명의 위력은 나보다 아래인 것 같은데...’


레굴루스의 생각대로 절혈십이무의 구성원 하나하나는 성좌들의 실력에 못 미치는 게 맞았다.


하지만 그 차이가 아주 크지 않았고, 게다가 검진이 발휘하는 위력이 너무 커서 성좌들도 애를 먹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성좌들은 같이 협공하는 전투를 제대로 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나하나의 성좌들이 세상을 오시할 수 있는 실력을 지녔는데 그들이 누굴 대상으로 협공을 펼쳐 볼 일이 있었겠는가?


그렇기에 그들은 각자 절혈십이무의 검수들보다 뛰어난 실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발과 호흡이 맞지 않아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만 아는 그리고 나만 가능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작품 후기 24.01.06 53 0 -
100 또 다른 시작 - 최종화 24.01.06 81 2 10쪽
99 화염 신과의 사투 (3) 24.01.06 79 2 12쪽
98 화염 신과의 사투 (2) 24.01.05 67 2 12쪽
97 화염 신과의 사투 (1) 24.01.04 73 2 12쪽
96 반격의 신호탄 24.01.03 76 2 12쪽
95 적들의 역습 24.01.02 71 2 12쪽
94 특별한 손님 24.01.01 78 2 12쪽
93 이디아 여신 (3) 23.12.31 71 2 13쪽
92 이디아 여신 (2) 23.12.30 76 2 12쪽
91 이디아 여신 (1) 23.12.29 78 2 13쪽
90 고대 신 바스테스 23.12.28 79 2 12쪽
89 황궁으로 진격 (2) 23.12.28 77 2 12쪽
88 황궁으로 진격 (1) 23.12.27 75 2 12쪽
87 판도어 성 방어전 (2) 23.12.27 71 2 12쪽
» 판도어 성 방어전 (1) 23.12.26 80 2 12쪽
85 고대 신 세베크 (2) 23.12.26 72 2 13쪽
84 고대 신 세베크 (1) 23.12.25 82 2 12쪽
83 모래 지느러미 23.12.25 80 2 13쪽
82 흑사교 대장과의 만남 (2) 23.12.24 76 2 14쪽
81 흑사교 대장과의 만남 (1) 23.12.23 78 2 13쪽
80 이온드라 (2) 23.12.22 71 2 12쪽
79 이온드라 (1) 23.12.21 79 2 12쪽
78 프라리아 왕궁 (3) 23.12.21 81 2 12쪽
77 프라리아 왕궁 (2) 23.12.20 79 2 12쪽
76 프라리아 왕궁 (1) 23.12.20 76 2 12쪽
75 로란더스의 정체 23.12.19 78 2 12쪽
74 생각지 못한 전개 (2) 23.12.19 81 2 12쪽
73 생각지 못한 전개 (1) 23.12.18 79 2 12쪽
72 마주친 진실 (2) 23.12.18 83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