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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조회수 :
71,904
추천수 :
2,755
글자수 :
1,456,688

작성
22.03.13 20:00
조회
206
추천
9
글자
11쪽

전장을 가르는 대결 (2)

DUMMY

"큼...!"


하지만 라루크는 현경 중급 이상의 실력자.


착혼에 맞은 여파로 오장육부가 뒤틀려 입에서 피를 흘리는 그였지만, 찰나에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두 개의 기운을 간파했다. 그리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검에서 강기를 사방에 뿌리며 자신을 보호하더니 몸을 위쪽으로 날렸다.


슉!


그때였다. 용기가 다시 순간이동을 사용해 라루크의 품안으로 파고 들었다.


라루크는 그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이 자신의 검을 아주 매끄럽게 아래로 내려 용기의 목쪽으로 찔러 넣었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점은 용기가 검을 들어 올려 막거나 몸을 뒤로 피하지 않고 오히려 어깨를 살짝 들어올려 자신의 검에 일부로 찔렸다는 점이었다.


“큭!...빙백신장(氷白神掌)!”


쩌저저저적!


용기가 자신의 어깨를 내어주는 대가로 라루크의 검을 일시적으로 묶고, 빙백신장으로 라루크의 하반신을 얼려 버렸다.


".....!!"


단산자림에서의 대결에 이어 또다시 빙백신장에 당한 라루크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황소바람!”


콰아아아~앙!


새라불바람검의 강력한 한방인 황소바람이 하반신이 얼어 붙은 라루크의 가슴에 작렬했다.


“크허헉!”


입에서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가는 라루크.


“어?...”


대결에서 승리한 줄 알았던 용기는 자신의 오른쪽 옆구리와 가슴을 뚫고 지나간 나선 모양의 상처에 놀라하더니 앞으로 쓰러져 버렸다.


라루크는 용기의 빙백신장과 황소바람에 당하면서도 주취환검(週鷲幻劍)을 펼쳤고, 쏟아져 나온 두 개의 은빛 독수리 기운이, 드디어 승기를 잡았다는 생각에 아주 잠깐 방심하던 용기의 옆구리와 가슴을 빠르게 뚫고 지나간 것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용기와 라루크는 꿈틀거리며 숨이 붙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 누구도 쉽게 일어서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창공비격대의 요괴들이 먼저 움직였다. 그들은 검을 움켜쥐고 달려나와 자신들의 여단장을 보호하며 용기를 노려 보았다. 아무래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용기의 숨통을 끊어버릴 셈으로 보였다.


“이것들이 단체로 간덩이가 붓는 약을 처먹었나.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지.”


란슬롯이 자신의 검을 빙글 돌리며 용기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용기의 뒤를 지켰던 다른 선인들도 어느새 란슬롯과 같이 일렬횡대로 맞춰 섰다.


“흥! 비무에서 내 제자가 졌다고 해서, 그놈의 목숨까지 가져갈 수 있다는 허락은 내 한 적이 없다!”


장삼봉이 신경질적으로 코를 후벼 파며 외쳤다.


“스...승님...저 아직...싸울 수 있어요...”


용기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시끄러워 이놈아! 용식이 네가 진 대결이다!”


“계속 싸우셨으면 결국에는 용기 님께서 지셨을 겁니다.”


용기는 장삼봉과 혜능의 말에 간신히 들었던 고개를 다시 힘없이 떨구었다.


창공비격대 500여 명의 대원들은 아무래도 선인들의 경고 따위는 무시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장에게 중상을 입힌 용기에게 복수하기 위해 공격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여러분께 부탁 드릴 것이 있소. 어제 들으셨다시피 제 무공을 물려받은 가온이라는 아이가 요괴들의 손에 안타깝게 전사했다고 하니, 내 직접 저 수장의 목을 베어 그 아이의 영혼을 달래 줄까 하오. 이 점 양해 부탁 드리오.”


갑자기 박혁거세가 앞으로 나와 포권지례를 하며 다른 선인들에게 말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하라고 답했다.


어제 밤에 용기가 인간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 줄 때, 모두들 용감하게 싸우다 최후를 맞이한 백야단 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나 가온의 이야기를 할 때 용기는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였고, 가온을 잃은 그의 절절한 안타까움을 느끼지 못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래도 박혁거세의 마음은 더욱 아팠다.


자신의 무공을 이어 받은, 그것도 자신이 그 무공을 창시했던 서라벌 땅에서 태어난 젊은 청년이, 그렇게 안타까이 세상을 달리하게 되었으니.


그래서 박혁거세는 비록 눈앞의 라루크가 가온을 죽인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가온의 영혼을 달래 줄 보상으로써 충분한 가치가 있는 목임을 알아채고는 이렇게 앞으로 나선 것이었다.


“가자!”


슈슈슈슈슉!


장삼봉의 외침에 선인들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그들은 인간계에서는 공포의 대명사로 악명을 날렸던 창공비격대를 무참히 짓밟기 시작했다. 선인들은 창공비격대가 여태 상대를 제대로 만나지 못해 어깨에 힘을 주고 다녔던 것임을 똑똑히 각인시켜 줄 작정으로 그들을 무자비하게 베어 내었다.


콰콰콰콰콰쾅!

퍼퍼펑!


"꾸에에에엑!"

"크어어어억..."


“아...자청비 선인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선인님께서 돌보시던 제주도를 지켜내지 못해 죄송합니다.”


용기는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들면서 고통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느끼자 두 눈을 다시 떴는데, 그곳에는 자청비 선인이 자신을 치료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콩!


“아야!...”


자청비가 자신이 들고 있던 나무 지팡이로 용기의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


“헛소리 하지 말고 치료에 집중하거라. 그리고 누가 들으면 네놈이 뭔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은 그런 말투도 집어치우거라.”


자청비의 목소리는 엄중했지만 그녀의 입에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녀는 인간계에 있을 때 지금의 명칭으로 제주도 주변에서 인간들을 돌봐 주었다. 그런데 용기가 그곳을 지켜내지 못하고 요괴들에게 넘겨 주고 말아 자신에게 죄송하다고 하니 그의 마음 씀씀이가 기특해 보였던 것이었다.


“거 우리 사제 아프지 않게 좀 살살 치료해 주시오.”


용기의 옆을 떠나지 않고 호위를 서고 있던 엘시드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제.’


사실 용기는 엘시드, 단군, 니니기와는 사제 사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친우인 요안나가 현정의 제자였고, 란슬롯이 청허의 제자였는데, 용기가 현정과 청허의 제자가 되면서 요안나와 란슬롯과 사형.사제 관계가 형성되자, 그들은 자신들 친우의 사제가 되는 용기를 그냥 ‘사제’라고 불렀다.


가끔 까먹지만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들을 사형으로 두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깨달은 용기. 그리고 그 대단한 존재가 상처입은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 받은 그의 눈이 약간은 촉촉해 지고 말았다.


박혁거세는 부상입은 자신들의 여단장을 호위해 전장을 빠져 나가려는 창공비격대 요괴들을 베어내고 라루크와 맞섰다.


“이게 비겁하게 무슨 짓이냐?!”


“주위를 둘러 보거라.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여긴 전쟁터다. 너와 용기의 일대 일 비무는 끝이 났으나, 전쟁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나는 단지 그 전쟁터에서 적장의 수급을 챙길려는 것 뿐이고. 그리고 네놈도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서둘러 빠져나가려던 것 아니었느냐?”


박혁거세는 라루크의 외침에 차분하게 답했다.


“흥! 그래 좋다! 그런데 네놈처럼 비실비실한 놈 따위가 나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느냐? 이얍!”


흥분한 라루카가 벼락처럼 박혁거세에게 달려들었다.


캉!캉! 카~앙!


하지만 박혁거세는 한 손으로는 뒷짐을 지고 다른 한 손에 들린 검으로 라루크의 초음검 몇 수를 여유롭게 받아 내었다.


“맞바람!”


콰쾅!


“크헉!”


라루크가 일격필살의 수로 박혁거세의 한 점을 노리고 검을 빠르게 찔러 넣었지만, 그 초음검의 궤적이 자신의 옷자락에 닿기도 전에, 박혁거세는 옆으로 살짝 피하며 맞바람의 수를 펼쳤다. 그러자 두 개의 거대한 바람 기운이 일어나 라루크의 양옆을 강타하며 그를 멈춰 세웠다.


슈슈슈슈슉!

쇄애애애액!


라루크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도 비취혈천의 수법으로 수십 개의 비도를 박혁거세에게 날려 보냈다.


",,,,,,!!"


하지만 그 비도들은 박혁거세가 펼친 높새바람으로 인해 미세한 조각으로 변해 흩어져 사라져 버렸다.


“아까는 용기가 새라불바람검의 황소바람이라는 초식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내 사과하는 마음에서 제대로 된 초식을 보여 주도록 하지.”


펑!


박혁거세의 황소바람이 라루크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으...으윽...”


자신의 가슴 중앙에 뻥 뚫려 버린 커다란 구멍을 보고 경악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라루크.


“나를...이겼다고 자만하지 마라! 내가 부상만...쿨럭...입지 않았서도...”


하지만 라루크는 더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래 내 자만은 하지는 않으마. 하지만 이것도 기억하고 저승으로 가거라. 내 그동안 검을 놓은지가 너무 오랜 세월이라 지금은 실력이 많이 녹슬었다만, 내 전성기 실력이었으면 네놈이 부상을 입지 않았어도 단 한 수에 숨통을 끊어 놓았을 것이다.”



*****



환웅은 미소를 지으며 용기와 라루크가 대결을 펼쳤던 장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쓰러져 상처를 치료 받고 있는 용기의 모습을 향하고 있지 않고, 새로 등장한 적의 군단장으로 향하는 길을 살펴보고 있던 중이었다.


"흠...."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용기와 라루크가 전쟁터 한복판에서 일대 일 비무를 펼치자 요계 군단장은 그 공간을 회피해 병력을 운영했는데, 의도된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는 몰라도 비무 장소를 꼭지점으로 양옆에 두 개의 거대한 원을 그리며 마치 옆으로 뉘여진 8자의 모습인 ∞ 형태를 띄는 진형을 구성시켜 버렸다.


그러다보니 환웅이 있는 본대와 요계 군단장의 본대에 ∞ 형태의 허리를 가르는 길이 생겨 버린 것이었다.


‘용기 녀석이 이번 전쟁에 이래저래 도움이 많이 되는군. 허허허.’


환웅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혼자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비슈누를 찾았다.


“비슈누 군단장. 다시 전장으로 나갈 수 있겠소?”


“물론이요. 총사령관. 우리 군단은 충분히 쉬었소.”


“스사노오. 너희는 어떠느냐?”


“그런 걸 질문이라고 하시오?! 우린 항상 준비 되어 있소. 명령만 내리쇼!”


환웅은 스사노오의 박력 넘치는 대답에 다시 한 번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앞으로 나섰다.


“좋다. 3군단과 스사노오 부대는 나를 따른다. 오늘 전투를 이쯤에서 마무리 지어 보자꾸나.”


퍼~엉!


그리고 환웅은 용기가 라루크와의 비무로 만들어 놓은 길을 향해 빛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총사령관님을 따르라. 진격!”


“3군단에 뒤쳐지는 새끼들은 다 각오해라! 돌격!”


비슈누의 군단과 스사노오의 대대도 환웅을 따라 요계군 본진으로 쏘아져 나아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 등장했던 요계 군단장의 목도 환웅의 검에 떨어져 나가고 말았고, 본진을 잃으며 다시 혼란에 빠진 요괴들은 우왕좌왕 하다가 일단 후퇴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석양의 주황색 빛이 세상의 빛깔을 바꾸어 놓기 시작한 가운데에, 요계 영토에서의 첫 승리를 축하하며 신계와 선계의 병력들이 내지르는 거대한 함성 지축이 흔들었다.


"승리했다! 와아아아아아!"


자청비의 치료를 받고 일어선 용기는 라루크의 시체를 찾아 그 위에 자신의 품에 고이 간직하던 서병진 소장의 계급장을 올려놓고는, 서병진 소장의 영혼이 이제 평온히 안식하기를 기원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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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전설의 끝은 또 다른 전설을 낳는다 (2) 22.03.24 207 9 14쪽
203 전설의 끝은 또 다른 전설을 낳는다 (1) 22.03.23 203 9 17쪽
202 요계 정예 부대와의 대결 (2) 22.03.22 193 9 13쪽
201 요계 정예 부대와의 대결 (1) 22.03.21 194 9 16쪽
200 누군가를 위해서 (2) +2 22.03.20 209 8 15쪽
199 누군가를 위해서 (1) 22.03.19 207 9 14쪽
198 이젠 우리 차례다 (4) 22.03.18 218 9 16쪽
197 이젠 우리 차례다 (3) 22.03.17 201 9 15쪽
196 이젠 우리 차례다 (2) 22.03.16 199 9 13쪽
195 이젠 우리 차례다 (1) 22.03.15 214 9 17쪽
194 고대의 예언과 전쟁의 향방 22.03.14 219 9 12쪽
» 전장을 가르는 대결 (2) 22.03.13 207 9 11쪽
192 전장을 가르는 대결 (1) 22.03.12 202 9 11쪽
191 신계의 역공 - 개전 (3) 22.03.11 213 9 11쪽
190 신계의 역공 - 개전 (2) 22.03.10 206 9 16쪽
189 신계의 역공 - 개전 (1) 22.03.09 204 9 11쪽
188 다시 신계에서 (4) 22.03.08 197 9 11쪽
187 다시 신계에서 (3) 22.03.07 205 9 17쪽
186 다시 신계에서 (2) 22.03.06 205 9 14쪽
185 다시 신계에서 (1) 22.03.05 212 8 15쪽
184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3) 22.03.04 216 8 13쪽
183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2) 22.03.03 213 8 18쪽
182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1) 22.03.02 215 9 12쪽
181 마침내 (3) 22.03.01 209 9 12쪽
180 마침내 (2) 22.02.28 208 9 13쪽
179 마침내 (1) 22.02.27 213 9 13쪽
178 눈이 내리는 와중에 (2) 22.02.26 218 8 15쪽
177 눈이 내리는 와중에 (1) 22.02.25 213 8 12쪽
176 작전명: 빨간 두건 (2) 22.02.24 220 8 13쪽
175 작전명: 빨간 두건 (1) 22.02.23 218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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