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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신의 수정: 요계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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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1.05.29 21:07
최근연재일 :
2022.04.18 19:00
연재수 :
2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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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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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6,688

작성
22.03.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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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7쪽

다시 신계에서 (3)

DUMMY

“아이고 스승님. 귀 떨어지겠어요. 이것 좀 놓고 가면 안될까요?”


“시끄러 이놈아! 뭘 잘했다고 입을 나불거리는 것이냐? 그리고 무고한 생명들을 구하거라 일렀거늘, 하라는 일은 안하고 내려가서 고작한다는 게 국수집을 차려? 에라 이 썩을 놈아!”


“국...국수집이요?! 제가요?”


“그래 이놈아!”


달마는 걸음을 멈추고 용기의 양 허리에 달려있는 젓가락 통을 가르켰다. 그러자 용기는 그 쇠젓가락들은 사실 비도처럼 사용되는 무기라고 설명했다.


“쯧쯧쯧. 에라 이놈아. 어검술을 쓰는 경지에 이르러 한다는 게 고작 사천당가(四川唐家)의 암기술 흉내나 내고 있으니. 잠깐. 가만 있어 봐라...우리가 당가의 무공서도 건네 주었더냐?”


“아니요. 그냥 제가 개발했어요. ‘어저술’ 이라고 명칭도 붙였고요.”


“하이고~ 작명 실력 하고는. 아예 ‘점소이 시중술’ 이라고 붙이지 그랬느냐?”


그렇게 달마와 용기는 투닥거리며 반쯤 붕괴되어 있는 신계 본관 건물 안을 걸어 지나갔다. 그리고 달마는 어느 조그마한 문앞에 가서 멈추어 서고는 드디어 용기의 귀에서 손을 떼었다.


“너의 안사람 이야기는 들었다. 미안하게 되었구나...”


달마가 갑자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를 원망하느냐?”


‘미안하다.’ 용기는 달마 스승에게서 그런 표현을 처음 들어 보았다. 그랬기에, 그의 마음 속에서는 놀라움과, 감동과, 시호코의 죽음에 대한 비통한 감정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버렸다.


하지만 그는 이내 감정을 다스리고 차분하게 입을 열어 답을 했다.


“아닙니다. 스승님. 이곳의 상황도 급박하게 돌아갔다는 것을 알았으니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 아내는 제가 인간계로 돌아간 바로 그날에 죽었기 때문에, 사실 시간적으로도 스승님들이나 신계 군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요. 오히려 아내의 죽음은 제 잘못이 큽니다.”


달마는 일자로 굳은 입술을 하고는 그의 두꺼운 양손으로 자신의 제자 양어깨를 꽉 잡았다. 용기는 자신의 양어깨를 타고 흘러 들어오는 스승의 안타까움, 슬픔, 그리고 분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아 참! 스승님! 국수집 이야기가 나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제가 스승님들께 드릴려고 면 음식 재료를 가지고 왔어요. 좀 있다가 제가 요리해 드릴게요.”


용기가 갑자기 쳐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다른 화제로 말을 돌리자 달마는 껄껄 웃으며 그러자고 하고는 앞에 문을 열었다.


"우....와..."


안으로 들어선 용기의 눈이 빙빙 돌며 휘둥그레졌다.


분명 문의 크기는 조그마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내부의 크기는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수없이 많은 책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내부 구조가 신계의 상징인 북극성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도서관인 것 같은데...이게 신계 본관 내에 있는 거라고? 이 방만 해도 신계 본관 전체의 벽을 전부 허물고 만든 공간보다 큰 것 같은데?’


“어서 오게나. 용기 그리고 용족의 왕 리아카르여.”


빛이 밝게 들어오는 중앙에 서있던 신계 최고위원회의 수장 조하너스 신이 용기와 모모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전신을 황금색으로 치장한 한 여신이 서있었는데 용기는 처음 보는 신이었다.


일단 용기와 모모는 격식을 차려 두 신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내 옆에 있는 신은 ‘네프티스’ 라고 불리우는, 엔네아드 부족의 수장이시네.”


“인간이여 그리고 용족의 왕이여 반갑다.”


네프티스는 검은 피부에 중년의 얼굴을 하고 있는 여신이었는데, 골격은 다른 남성 신들처럼 제법 컸고, 그녀의 목소리도 남성의 굵직함이 섞여 있어 중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 저분이 바로 엔네아드족의 수장이시군.’


용기는 판디르에게서 들었던 신계에서 잊혀진 엔네아드 부족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오래전 루시퍼라는 신이 아틀라스 신이 만드는 ‘인카필리야’ 기둥 공사에 반대해 무력을 행사했을 때, 루시퍼쪽에 붙은 대부분의 신들이 엔네아드 부족의 신들이었다.


루시퍼와 엔네아드 부족의 신들이 그 싸움에 패배해 그들의 영혼들이 인간계로 추방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남은 엔네아드 부족은 신계의 어디론가 사라져서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신계에 커다란 위험이 닥치자 그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몇십에 불과한 소수였지만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이며 신계가 다시 영토를 회복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었다.


‘신계에 태어나는 새로운 생명은 반드시 인카필리야 기둥을 거쳐야만 태어나는 것인데 엔네아드 부족은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도 어떻게 계속 명맥을 이어온 것인가요? 아니면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분들이 전부 예전 시대의 고대 신들인가요?’


용기가 판디르에게 한 질문이었다.


판디르는 제법 날카로운 질문이라며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판디르의 짐작에 의하면 엔네아드 부족은 ‘대리 출산’ 형식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음이 분명해 보였는데, 대리 출산은 신계 변방에 있는 일반 주민들을 이용하는 방식을 뜻했다.


신계에는 하늘과 땅을 가르는 능력을 가진 신들만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 중에서는 ‘신’ 이라는 존재로 신계에 태어났지만 특출난 능력없이 조용히 살아가는 이들도 많았다.


만약 엔네아드 부족이 구석진 시골에 평화롭게 살고 있는 이런 부부에게 비밀리에 접근해 인카필리야 기둥으로부터 아이를 받아다가 자신들에게 건네 달라고 부탁을 했다면?


판디르의 짐작은 분명 합리적인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요계와의 전투에서 큰 공훈을 세운 그들에게 그런 가정이 맞는지를 감히 대놓고 물어보는 자는 없었다.



“본관의 회의장이 있는 장소가 무너져 내려 도서관으로 오게 했네. 이곳은 처음이던가?”


“네. 오면서 보니까 본관 건물의 절반이 폭삭 무너져 내렸던데, 이것도 요괴 놈들 짓인가요?”


“그렇다네. 그놈들이 시간의 숲을 파괴하면서 그 공간이 무너져 내리자 신계 본관도 이 꼴이 되어 버렸다네.”


“아!...”


생각해 보니 그랬다.


자신이 1년 동안 무공 수련을 받았던 시간의 숲은 신계 본관이 위치한 언덕의 하층 부분에 자리하고 있었다. 만약 그 공간이 무너져 내리면, 언덕 꼭대기에 지어진 신계 본관 건물도 당연히 무너질 수 밖에.


“아무래도 우리가 시간의 숲을 사용하여 추가 병력을 만들어 내는 것을 노린 듯 하네. 안타깝게도 지켜 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현재 선계에서 빌려준 천시연현술을 통해 병력들을 훈련중이니 아주 최악의 상황은 아니네.

그나저나 역시 짐작대로 자네가 리아카르를 잘 키워 주었군. 허허허. 근데 원래보다 빠르게 알에서 부화한 것 같기도 하네만.”


“역시 조하너스 신께서 꾸민 짓이었던 거죠?”


용기는 자신이 룬다보켓에서 모모의 알을 발견하고 놀라했던 장면과 연화와 같이 ‘이건 계략이야!’ 라고 생각하며 고민하던 때가 떠올라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허허허허. ‘꾸몄다’ 라는 표현은 옳지 않네. 단지 그렇게 ‘계획’ 했을 뿐이네.”


“계획이요?!”


“그렇네. 난 자네와 연화가 인간계로 내려간 후, 적당한 시기를 봐서 ‘인간들이 인간계로 돌아간 후 리아카르의 알이 사라졌다. 혹시 모르니 백룡족을 인간계로 당장 파견하여 조사를 해 봐야 한다’ 이렇게 말할 작정이었네.

그렇게 자연스럽게 판디르와 그의 부대를 자네들 곁으로 먼저 보낼 생각이었지. 물론 그 적당한 시기를 요계의 침공에 놓쳐 버린 것이 문제가 되었네만. 그래도 자네라면 리아카르를 잘 보살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네. 허허허.”


‘쳇. 확실히 저렇게 앞뒤를 자르고 말하면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게 되는군.’


용기는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존재들인 신들이, 숨기고 싶은 진실을 숨기면서도 동시에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 내는 문장 실력에 매번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 유피테르는 도대체 뭡니까? 이 자식에게 벌써 두 번이나 잡아먹힐 뻔 했다고요. 이것도 그 계획 중에 하나였습니까?”


용기는 등에서 유피테르 검을 풀어 자신의 앞에 내려 놓으면서 말했다.


“흠...흠...그건...”


조하너스가 말을 더듬으며 잠시 달마의 눈치를 보았다. 그러자 달마가 고개를 살짝 끄덕여 보였다.


“그건 차선책이었네. 나로써는 자네가 인간계에 돌아가자마자 요괴들의 검에 죽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할 수 밖에 없었네.

그래서 자네의 정신 세계가 더 이상 자네의 육체를 지배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유피테르의 영혼이 자네의 정신 세계를 대신해서 자네의 육체를 계속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이네.

물론 자네의 스승이 심어놓은 세수경이 자네의 정신 세계를 지켜 주었기에 큰일이 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이네. 아무튼 그 점은 내가 미안하게 되었네.”


용기는 조하너스가 자신을 장기판에서 쓰고 버리는 ‘졸’처럼 여겼다는 생각에 기분이 언짢았지만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애썼다.


어찌 되었건 조하너스는 자신에게 유피테르 검을 선물한 신이었고,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전투에서 비행검인 유피테르의 효과를 톡톡히 본 점도 전혀 무시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었으니.


“유피테르가 제 몸을 차지하고 나면요? 그때는 도대체 무엇을 기대하신 겁니까?”


“신계의 군대가 인간계로 가기 전까지 인간들의 생명을 구하는 역할을 누군가가 계속 해주기를 바랬던 것이네.”


조하너스는 침착하게 용기의 질문에 대답했지만, 용기는 느꼈다. 저 대답도 왠지 앞뒤를 왕창 쳐내고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낸 문장이라는 것을.


“내 자네에게 미안한 마음에 준비한 선물이 있다네. 백룡족의 그미르에게 자네 눈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서는 내 직접 수소문해서 찾았다네.”


그러자 네프티스가 앞으로 걸어 나오며 작은 나무 상자를 용기에게 건네주었다.


“난타 용왕님께서는 어떻게 지내시고 계시느냐? 나는 그분과 같은 1세대 신이었기에 인사를 드릴 기회가 몇 번 있었지.”


상자를 받아든 용기는 일단 자신이 겪은 용왕 신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네프티스에게 들려 주었다.


“그렇군. 예전부터 괴팍한 성격에 고집불통이셨기에, 지금 당장 그분의 마음을 돌리기는 힘들겠지. 아무튼 그 상자를 열어 보아라. 그 안에 너의 새로운 왼쪽 눈이 되어줄 선물이 들어있다.”


용기가 상자를 열어보니 그곳에는 은색의 보석이 들어 있었다. 자신의 손가락 세 개만한 크기에 팔각형의 형태를 띄고 눈부시게 빛나는 커다란 보석.


‘이렇게 큰 게 내 눈에 들어가기는 하나?’


용기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찰나에 그 보석이 공중에 붕 하고 떠올랐다. 그리고 네프티스가 손을 펼쳐 기운을 날리자 그 보석이 점점 작아지면서 용기의 왼쪽 눈을 가리고 있는 안대를 젖히고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 눈은 우리 부족의 ‘바트’ 라는 여신의 눈이었다. ‘별과 은하수의 신’ 이었던 그녀는 우리 부족이 신계의 지하로 숨어 들어가 은신한 채 생활하게 되어 더 이상 밤하늘의 별들을 보지 못하게 되자 그 슬픔에 스스로 자신의 눈을 파낸 후 소멸해 버렸다. 무척 안타까운 일이었지...”


네프티스는 잠시 바트라는 신의 기억을 떠올리며 말끝을 흐렸다.


“아무튼 그 눈은 내가 그동안 잘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쓰일 좋은 기회가 생겼으니 네가 소중히 사용하여 바트의 한을 풀어 주거라.”


그리고 네프티스는 그 눈에 걸려 있는 특수한 힘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용기는 네프티스가 시키는 대로 기를 끌어 모아 새롭게 생긴 왼쪽 눈에 집중하고 도서관 내부의 한 장소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그의 왼쪽 눈에서 은빛 광채가 일더니 그의 신형이 노려보고 있던 장소로 순식간에 이동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순간이동!’


경공을 사용해 신형을 움직일 때는 어떤 식으로든 그 움직이는 경로에 기의 흐름이 남게 된다. 물론 상대의 실력에 따라 그 기의 흐름을 전혀 못느끼는 경우도 많았지만.


하지만 순간이동 이라는 능력은 차원이 달랐다. 움직이는 경로 자체가 없이 바로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이동하는 것이었기에 기의 흐름 자체를 아예 남기지 않는 능력이었다.


다만 바트의 눈을 사용한 순간이동 거리는 용기의 시야가 닫는 지점까지였고, 거리가 멀수록 용기의 내력을 많이 소모했다.


‘이거 참. 내 무공 수준에 비해 갑자기 엄청난 능력을 얻게 되었네. 용왕님께서 주신 눈으로 예전과 달리 아주 먼 거리를 볼 수 있게 되어 제법 멀리 순간이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내력을 너무 잡아먹어 지금으로써는 여러 번을 연달아 쓰기는 힘들겠어.’


용기가 자신이 새로 얻은 순간이동 능력에 대해 감탄하며 잠시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조하너스와 네프티스는 모모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잠시 후, 용기도 대화에 참여했고, 그들은 내일 아침에 요계로 출정을 떠나는 신계와 선계의 합동 군사 작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



“새로운 눈이 맘에 드느냐?”


달마가 용기와 같이 도서관 문을 나서면서 물었다.


“뭐. 순간이동이라는 엄청난 능력이 담겨 있으니 맘에 든다고 해야겠죠? 예전에 용왕님께서 주신 오른쪽 눈은 칠흑 같고, 왼쪽 눈은 검은색 안대를 하고 다녀서 카리스마 있어졌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게 좀 아쉽긴 하네요. 하하하.”


‘카리스마’ 라는 생소한 단어를 자신의 머리속 언어 이해 창고에서 가장 근접한 단어로 바꾸어 이해하느라 잠시 멈칫한 달마는 다시 제자의 뒤통수를 냅다 후려 갈기며 ‘코끼리 방귀 끼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라고 호통을 쳤다.


“하하. 농담이고요, 사실은 왠지 내 자신이 점점 인간 이라는 정의에서 멀어져 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해요.”


그 소리에 달마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왜 그러세요?”


눈치가 빠른 용기가 물었지만, 달마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용기야!”


누군가가 크게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스카디 신과, 신계 최고위원회의 나머지 두 명인 그란노스 신과 에레쿠라 신이 도서관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용기는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네. 몸은 괜찮은가?”


그란노스가 용기의 두 손을 잡으며 따뜻한 치료의 기운을 불어 넣었다. 하지만 그의 몸상태는 완벽했기에 그 기운들은 치료할 곳을 찾지 못하고 이내 흩어져 갔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란노스 님도 요괴들과 싸우시느라 수고가 많으셨다고 들었는데, 별 일 없이 이렇게 다시 만나뵙게 되서 좋네요.”


“허허허. 나야 뭐 내가 원래 해야 할 치료를 계속했던 것 밖에 없네. 그러느라 검을 휘둘러 볼 경우도 별로 없었고.”


“어! 뭐야! 너 벌써 다른 쪽 눈을 얻은 거야?”


스카디가 용기의 왼쪽 눈을 보며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용기는 방금 전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젠장! 내가 더 빨리 움직였어야 했는데!”


스카디는 분하다는 듯이 발로 바닥을 찼다.


“왜 그러세요?”


“백룡족의 그미르한테서 너의 눈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그 이야기가 신계에 빠르게 퍼졌어. 그래서 내가 너의 한쪽 눈이 되어 줄 새로운 눈을 준비했단 말이야. 물론 놀래켜 줄려고 지금까지 아무한테도 말을 안했지만.”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작은 나무 상자를 열어 보여 주었다. 그곳에는 하늘색 빛을 발하고 있지만 내부가 투명하게 비춰지고 있는 작은 수정이 들어 있었다.


“이건 오딘 군단장님의 한쪽 눈이야. 이번에 큰 부상을 입고 안타깝게 결국 소멸하셨지만 숨을 거두시기 전에 자신의 바람의 권능이 담긴 이 눈을 빼서 남기셨거든.”


'바람의 권능?!'


용기는 신계 에시르 부족의 수장이자 제 4군단의 군단장이었던 오딘 신의 눈에 담긴 바람의 권능이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단지 막연하게 ‘무지막지하게 강력한 바람?’ 이라는 상상을 잠깐 해 보았다.


“그러지 말고 그냥 이 눈으로 바꿔 낄래? 그 정도야 여기 그란노스 님께서 간단히 해결해 주실 거고.”


“네?!”


용기는 놀래하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달린 눈이 세 개이지 않고서야 오딘 신의 눈을 지닐려면 지금 가지고 있는 두 눈 중에서 한 개를 다시 빼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용기는 분명 ‘바람의 권능’ 이라는 능력에 귀가 솔깃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고 은혜를 베풀어 주었던 용왕, 조하너스, 그리고 네프티스 신들을 생각하면 그러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또다시 새로운 눈에 적응하는 과정이 갑자기 귀찮아졌다. 그래서 그는 최대한 정중하게 스카디의 제안을 사양했고, 그녀에게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다며 그녀의 따뜻한 배려심에 감사함을 표했다.


작가의말

호....순간이동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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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 전설의 끝은 또 다른 전설을 낳는다 (2) 22.03.24 208 9 14쪽
203 전설의 끝은 또 다른 전설을 낳는다 (1) 22.03.23 203 9 17쪽
202 요계 정예 부대와의 대결 (2) 22.03.22 193 9 13쪽
201 요계 정예 부대와의 대결 (1) 22.03.21 194 9 16쪽
200 누군가를 위해서 (2) +2 22.03.20 210 8 15쪽
199 누군가를 위해서 (1) 22.03.19 208 9 14쪽
198 이젠 우리 차례다 (4) 22.03.18 218 9 16쪽
197 이젠 우리 차례다 (3) 22.03.17 202 9 15쪽
196 이젠 우리 차례다 (2) 22.03.16 199 9 13쪽
195 이젠 우리 차례다 (1) 22.03.15 214 9 17쪽
194 고대의 예언과 전쟁의 향방 22.03.14 219 9 12쪽
193 전장을 가르는 대결 (2) 22.03.13 207 9 11쪽
192 전장을 가르는 대결 (1) 22.03.12 202 9 11쪽
191 신계의 역공 - 개전 (3) 22.03.11 213 9 11쪽
190 신계의 역공 - 개전 (2) 22.03.10 207 9 16쪽
189 신계의 역공 - 개전 (1) 22.03.09 205 9 11쪽
188 다시 신계에서 (4) 22.03.08 197 9 11쪽
» 다시 신계에서 (3) 22.03.07 205 9 17쪽
186 다시 신계에서 (2) 22.03.06 205 9 14쪽
185 다시 신계에서 (1) 22.03.05 212 8 15쪽
184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3) 22.03.04 217 8 13쪽
183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2) 22.03.03 213 8 18쪽
182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1) 22.03.02 215 9 12쪽
181 마침내 (3) 22.03.01 209 9 12쪽
180 마침내 (2) 22.02.28 208 9 13쪽
179 마침내 (1) 22.02.27 214 9 13쪽
178 눈이 내리는 와중에 (2) 22.02.26 219 8 15쪽
177 눈이 내리는 와중에 (1) 22.02.25 214 8 12쪽
176 작전명: 빨간 두건 (2) 22.02.24 220 8 13쪽
175 작전명: 빨간 두건 (1) 22.02.23 219 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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