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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문종-200톤 괴물전차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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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운전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8
최근연재일 :
2024.06.16 08:20
연재수 :
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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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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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988

작성
24.05.0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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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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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글자
11쪽

1.불(火)효자

DUMMY

“사신이 이질로 고생한다고?”


조선의 모든 대소사를 결정하는 구중궁궐의 중심.


근정전의 용상에 앉은 젊은 임금이 신하들을 호령했다.


“예. 상태가 위중하지는 않사오나 아픈 것은 확실하다 하옵니다.”


“그래 그럼 우부대언 김자에게 약을 딸려 보내 문병토록 하라.”


“명을 받드옵니다.”


“아, 그리고 양녕대군의 처소에 곡식을 내리고자 한다. 갑진년부터 해마다 술쌀(酒米) 30섬과 밀(少麥) 10섬을 내어주면 어떨까 하는..”


임금의 말이 끝맺어지기 전에 정전으로 늙은 내관이 헐레벌떡 들어왔다.


“저으은하, 큰일이옵니다! 세자, 세자 저하께서..”


사내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세자가 또 왜!”


“새로 만든 갑옷의 강도를 증명하시겠다며 손수 갑옷을 입고 자신에게 총통을 쏘았다고..”


쾅-!


얼굴이 시뻘게진 사내가 용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이 미친 자식이!”


슥슥-.


[사관은 논한다. 세자는 성정이 드세 공맹의 도를 멀리하고 불과 병장기를 가까이 했다. 결국 스스로의 목숨을..]


“아니지, 아니야. 세자는 무탈한가? 총통을 맞았다면 성치가 않을 텐데!”


“다행히 무탈하셨사온데..”


[해칠 뻔..]


“사온데?”


“투구의 성능을 증명하겠다고 머리에 총통을..”


[해칠 뻔하다가 결국 해쳤..]


“아바마마!”


[해칠 뻔하다가 결국 해쳤을 줄 알았는데..]


사관은 엉망이 된 문장을 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


짜게 식은 사관의 시선이 정전의 입구로 향했다.


챙이 달린 강철 투구와 판금갑옷을 입은 꼬맹이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바마마 소자가..”


“저놈을 당장 하옥하라!”


“전하. 진정하시옵소서.”


“세자의 나이가 미령하여..”


[사관은 논한다. 세자는..]


꼬맹이가 개판이 된 정전을 바라보며 코를 쓱 닦았다.


[세자는 답이 없다.]


******


퍽-.


용포를 입은 꼬맹이가 삽을 들고 땅을 파대고 있었다.


관복을 입은 젊은 신하와 내관이 그 모습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했다.


“저하,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관복을 입은 사내가 꼬맹이를 만류했다. 하지만 꼬맹이는 절절매는 사내의 절규에도 삽질을 계속했다.


“이봐 장 별좌, 왜 이래? 설명 다 들었잖아.”


“설명도 들었고 이해도 했사옵니다만, 어찌 동궁에 대장간을 지으려 하시옵니까!”


“아니 그냥 테스트.. 아니 시험용으로 작게만 지어볼 거라니까.”


“그런 일은 군기감에 일을 맡기시면 되잖사옵니까!”


사내가 큰 목소리로 외치자 꼬맹이가 삽을 내던지고 귀를 틀어막으며 맞받아쳤다.


“궐 밖이라고 나가지 말라잖아! 해봐야 3리길 밖에 안 되는데 꼴이 받아 안 받아?”


“저하. 송구하오나 저하께서는 아직 지학(15세)에도 닿지 못하셨사옵니다. 궁밖으로 나가시는 건 너무 위험한 일이옵니다.”


사내의 옆에 있던 내관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별좌의 말이 옳사옵니다. 저하, 전하께서 아시면 경을 치실 것이옵니다!”


“나이가 무슨 벼슬이라고.. 10살이면 같은 10대다!”


“허허..”


넋이 나간 사내가 허허롭게 웃었다.


꼬맹이가 다시 삽을 주워 삽질을 하기 시작했다.


퍽-. 퍽-.


땅을 푸던 꼬맹이가 다시 삽을 집어 던졌다.


“으아아! 이걸로는 안돼. 모자라!”


악을 쓰듯 한탄한 꼬맹이가 머리를 벅벅 긁어댔다. 쓰고 있던 모자가 땅바닥을 뒹굴었다.


“아이고!”


내관이 후다닥 달려가 모자를 집고 꼬맹이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이래서는 안돼.. 이래서는..”


혼자 중얼거리며 주위를 서성이던 꼬맹이가 손바닥을 짝하고 마주쳤다.


“젠장! 포기다 포기.”


손을 탈탈 턴 꼬맹이가 고개를 돌려 전각으로 향했다.


“잠시 혼자 있고 싶으니까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


“저하!”


“아, 장 별좌. 오늘은 이만 퇴청하게. 내 초안이 잡히는 대로 다시 찾지.”


사내가 달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별좌 장영실. 명을 받드옵니다.”


장영실이 종종걸음으로 물러나고 내관만이 불안한 표정으로 꼬맹이를 쳐다봤다.


“저하.. 이건..”


“으음.. 생각해보니 동궁에서 대장간을 만드는 건 무리같구나.”


“저하!”


내관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러니 삽은 가져다 두거라.”


“그럼 땅은..”


“원래대로 돌려놔야지?”


“어떻게.. 말이옵니까?”


내관의 눈길이 주위를 훑었다. 꼬맹이를 호위하기 위해 시립해 있던 군사들과 멀리서 사태를 지켜보던 궁녀들이 은근슬쩍 눈을 돌렸다.울상이 된 내관이 꼬맹이를 쳐다봤다.


“아. 네 말이 옳다. 삽을 내려두거라. 조금 있다가 내가 다시 다져두겠다.”


“아이고!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옵니다. 들어가 계시면 소인이 정리하고 삽도 가져다 두겠사옵니다.”


“그래? 그럼 잘 부탁하마.”


“예 저하..”


내관이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내관의 눈에서 흐른 눈물 한 방울이 바닥을 적셨다.


고개를 끄덕인 꼬맹이가 전각 안으로 들어갔다. 시립해있던 궁녀가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휴.. 삽질 좀 했더니 이제야 기분이 좀 풀리네.”


전각 안으로 들어온 꼬맹이, 조선의 세자 이향이 어깨를 빙글빙글 돌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생활도 벌써 1년 차네..”


1년 전까지 이향은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 김대식이었다.


전도유망.. 하지는 않았으나 나름 제 밥벌이는 하고 살았다.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삶. 그게 대식의 삶이었다.


그러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 대식의 인생을 바꿨다.


자기만 보던 소설을 홍보한다고 장문의 추천글을 쓰지도 않았고, 누군가에게 5,800자의 악플을 단 것도 아니었다.


그저 한 가지 가설을 제시했을 뿐이다.


[문종이 만들려던 화차의 최종테크는 초중전차(超重戰車)다!]


최신 문헌에 따르면 문종이 원하던 화차의 최종판은 탱크. 그러니까 조선판 초중전차다. 그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문종화차는 차의 앞부분에 창날을 달고 있다. 이는 최소한의 자위 장치임과 동시에 유사시 검차처럼 돌격을 하기 위함일 것이다.


둘째, 조선시대에 주력으로 쓰인 화차는 신기전 화차가 아니라 총통을 사용하는 총통기 화차이다. 직사화기의 특성인 총통기 화차는 공성전보다 야전에 적합하다.


셋째, 문종은 전군에 화차를 도입하려 했다. 그가 창안한 오위진법은 기병의 비중이 지극히 높은 공세적 편제였으므로 화차 역시 공세용 무기로 봐야 한다.


정리하자면 문종은 화차를 방어무기로 쓰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야전에서 쓰일 이동식 포탑. 이것이 화차의 역할이었다.


이걸 현대식으로 보면 뭐다? 탱크다! 문종이 만들려고 했던 것은 산성이나 지키는 방어용 무기가 아니라 조선판 탱크, 즉 전차였던 것이다.


ㄴ세종죠아: 나 문종인데 이 말이 맞다.


ㄴ니콜라이Mk.2: 문종은 그렇게 말 안 해요.


ㄴ외팔이 천재: 나 세종인데 얘 문종 맞음 ㅇㅇ


ㄴ민주열사 아돌프: 알못 등장이네. 한국식 화차가 만들어진 이유는 비대면 수성전을 상정한 선조들이 만든 저격용 원거리 병기라는 게 정설이다. 무슨 탱크?


ㄴ세종죠아: 가엽고 딱한 자들이로다! 내 뜻을 아는 자는 정녕 하나뿐이란 말인가.


ㄴ조선천자: 컨셉밴.


예상대로 반대 댓글이 많았다.


대식은 담담했다.


“새로운 이론은 언제나 부정당하기 마련이지.”


결국 시간이 지나면 승자가 가려지리라.


대식은 그리 확신하며 스크롤을 내렸다.


그러던 중 특이한 댓글이 잡혔다.


ㄴ세종죠아:어리석은 놈들과 달리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는 너뿐이구나. 내 뜻을 대신할 네게 선물을 주고 싶으니 답해다오. open.kak..


“선물? 싸이버거라도 주나.”


대식은 무심코 링크를 누르곤 아차 했다.


그래서는 안됐다.

링크를 누르자마자 대식은 기억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대식은 9살 꼬맹이 세자 이향이 되었다.


빙의 당한 것이다.


‘처음에는 정말 당황했지.’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아버지가 세종대왕에 내가 문종이라니..”


만약 어린 문종의 기억과 감정이 없었다면 개고생할 뻔했다.


그렇다고 이 생활이 싫다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꽤 좋았다.


‘세종죠아가 정말 문종 본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빙의가 나한테 선물인 것은 맞아.’


김대식은 낭만을 사랑했다.


필요한 것보다 멋진 것이 좋고, 효율적인 것보다 아름다운 것이 좋다.


게임을 해도 캐릭터의 성능보다 낭만을 우선시했고, 물건을 살 때도 가성비가 아니라 낭만에 따라 물건을 골랐다.


그런 김대식에게 극도의 효율만을 추구하는 21세기 사회는 숨 막히고 따분한 세상이었다.


내심 무언가 획기적인 변화를 바라게 됐달까.


그랬기에 갑작스러운 빙의라는 상황에 적응한 뒤, 대식은 크게 환호했다.


‘내 손으로 낭만 넘치는 옛 시대를 구현할 수 있다!’


인류의 발전을 책임졌던 발명과 발견을 자신의 손으로 하나하나 되살릴 수 있다니 정말 매력 넘치는 세상이 아닌가.


특히 김대식이 가장 기대하는 것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무기!


무기는 한 시대의 모든 역량이 집약된 기술의 총아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무기는 그만의 낭만이 있었다.


‘실용성은 엉망이어도 겉보기에 멋진 크고 아름다운 무기를 보는 것도 좋고!’


화차의 최종테크가 초중전차라는 글을 쓴 것도 은연중에 크고 아름다운 무기에 대한 낭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선판 초중전차..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대식. 아니, 이향의 눈이 몽롱하게 풀렸다.


거대한 무한궤도가 대지를 뒤흔들고 그 위에 달린 중후장대(重厚長大)한 포신이 불을 뿜는다.


천지가 요동치는 굉음과 함께 앞을 가로막던 적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진다.


상상만 해도 멋졌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에효..”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알면 뭐 하나! 만들 수가 없는데..”


지난 1년간 이향은 세자가 받아야 할 여러 교육을 받으면서 이향이 알고 있는 여러 무기를 만들 방법을 고심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


조총 정도까지야 여차 저차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초중전차 따위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이유야 간단했다.


“공대를 갔어야 했어..”


이향의 전생에서 문돌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초중전차는커녕 증기기관을 만들 능력도 없었다.


“크흡-.”


이향이 주먹을 먹으며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았다.


“왜 머리에 있는데 만들지를 못하니!”


바로 그때, 이향의 머릿속에서 문득 한 가지 상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넷지피티-5같은 AI가 있었으면 그때그때 물어볼 수 있을 텐데..’


15세기 조선에서 단숨에 기술을 발전시키려면 개인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했다.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려면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지식을 총동원해야 했다.


하지만 개인은 아무리 똑똑하다 할지라도 앎에 한계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드니 AI가 정말 절실해졌다.


“아.. AI 마렵다.”


그 순간.


이향의 눈앞에 정체불명의 창이 떠올랐다.


[인공지능-格物致知]


-사용자가 요구조건을 만족해 가동됩니다.


-질문길이 레벨 0(50자)


-질문회수 레벨 0(하루 5개)


-지능 레벨 0(넷지피티 3.5)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어..?”



작가의말

1. 시작 부분은 세종 5년 4월 1일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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