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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가의 서재

무(武)를 닦는 은둔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수생가
작품등록일 :
2021.04.26 22:11
최근연재일 :
2021.05.07 02:39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1,907
추천수 :
11
글자수 :
93,836

작성
21.04.26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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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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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Prologue>제3화 : 강호초출(江湖初出)(2)

DUMMY

***




구천유가 기억을 잃고 무림에 떨어졌을 때, 기절 상태에서 깨어나 처음 본 것은 그림이었다.


주변에는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는 광석들이 곳곳에 박혀있었고, 요상하게 생긴 약초와 사방팔방 그려진 이상한 자세의 벽화만이 가득했다.


가부좌로 시작하는 이상한 자세.

마치 인위적으로 꾸민 듯한 밭과 그 안의 요상하게 생긴 약초.

인위적인 동굴의 구조.


마치 누군가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는 듯하였다.


구천유는 자신의 과거가 기억이 나질 않자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지?’


의미 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그였다.


이내 잠시 혼란스러워하던 그는 동굴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동굴을 둘러보던 그는 유일하게 빛이 드는 공간을 발견했고 다가갔다.


‘여기가 나가는 곳인가?’


그렇게 빛이 드는 공간을 통해 나갔다.


동굴을 빠져나갔고, 그곳에서 구천유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웅장한 모습의 설산(雪山)이었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산은 마치 단장을 한 듯 하얀색의 눈을 얇게 뒤집어쓰고 있었고, 뿌연 안개로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산들로 둘러싸여 형성된 분지의 옆에는 우윷 빛깔의 넘실거리는 호수가 있었고, 마치 구천유를 환영하듯 활짝 개화한 오색빛깔의 아름다운 꽃들이 산천에 널리 퍼져있었다.


“와···”


그러한 풍경을 보며 그저 감탄밖에 못 하던 그는 이내 아름다운 빛깔의 호수로 가서 두 손으로 물을 한 움큼 떠서 마셔보았다.


“캬! 시원하다!”


영약 중 영약으로 이루어진 호수의 물이었지만, 그런 것 따윈 모르는 구천유에게는 그저 맛이 뛰어난 물에 불과할 뿐이었다.


뭐, 구천유의 내공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인 양의 내공을 상승시켜주는 것이 다인 물이라 아깝지도 않았다.


그렇게 마음껏 물을 마시던 구천유는 어디선가 기(氣)의 발산이 느껴졌다.


호기심이 동한 그는 기(氣)의 진원지를 탐색하였다.


머릿속으로 대강 거리를 계산해본 구천유는 기(氣)가 느껴지는 방향을 통해 공간 접어 이동하였다.


『축지(縮地)


먼 거리에 있는 공간까지의 거리를 접어서 거리를 줄여 단숨에 이동하는 술법.』


무림의 다른 강호인들이 보면 기절초풍할 술법이었지만, 무식한 육체적 스펙을 지닌 그에게 있어 아무것도 아닌 잔기술에 불과할 뿐이었다.


공간을 접어 도달한 곳에는 마치 신선의 은거지처럼 절경의 폭포와 조화를 이루듯 얕게 쌓인 눈과 흘러내리면서 얼어붙은 물들이 폭포의 아름다움을 부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배경을 뒤로한 채, 한 흑발의 사내가 가부좌를 튼 채 내공을 운용하고 있었다.


장관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 채 내공을 운용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자연과 합일(合一)이라도 한 듯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내 구천유의 인기척에 눈을 감은 채 내공을 운용하고 있던 흑발의 사내가 눈을 떴고,

옅은 보랓빛을 띠는 눈으로 구천유를 응시했다.


“자네는 누구신가··?”


가만히 구천유를 응시하던 흑발의 사내는 이내 중후한 목소리로 구천유에게 질문했다.


구천유는 짤막하게 대답했다.


“구천유.”


그의 말에 흑발의 사내는 인상을 썼다.


흑발의 사내는 지천명(知天命) - 50세 – 나이로 보이는 반면, 구천유의 나이는 이제 막 약관이나 되었을까 싶은 모습이었고···


당연히 자신의 나이 반절도 되지 않는 듯한 청년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며 노기를 띤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버르장머리가 없는 아해로구나···”


그런 흑발의 사내의 말에 딱히 반박할 필요도 없다는 듯 태도를 취한 구천유였고···


그런 구천유의 모습을 보며 더더욱 분개하는 흑발의 사내였다.


“네 이놈! 본 좌를 우롱하는 게냐···!”


그렇게 고함을 내지른 흑발의 사내는 내공을 운용하여 묵색의 기(氣)를 뿜어내어 자신의 전신을 뒤덮었고,


이내


『천마신공』


- 천마군림보(天魔君臨步)


주변의 모든 것이 짓눌리기 시작하였다.


땅이 움푹 파였고, 바위가 산산조각이 났으며, 나무가 부러져 이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괴되었다.


그러나 구천유는 아무런 피해가 없어 보였다.


구천유 주위는 모두 파괴되었으나 구천유가 서 있는 그 자리만이 천마군림보의 영향이 끼치는 범위 내에서 벗어난 듯 해 보였으며···


이내 모든 광경을 바라보던 구천유가


딱 - !


하고 엄지와 중지를 붙이고 손가락을 튕기니 천마군림보의 영역이 일순간에 사라졌다.


“크아악···!”


거기에다가 손가락을 튕기는 작은 행동이 마치 나비효과처럼 크게 퍼져나가더니 흑발의 사내의 기혈을 뒤틀었다.


자신도 왜 손가락을 튕겼는지는 모른다. 과거의 자신이 손가락을 많이 튕겼던 것일까? 습관적으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런 허무맹랑한 광경에 잠시 경악하던 흑발의 사내였으나, 이내 기혈을 진정시키고


천마군림보의 시전 때보다 더욱 큰 기세의 기(氣)를 뿜어내기 시작하였다.


이내 묵색의 기(氣)가 서로 얽히고설켜 하늘을 뒤덮었고···


세계가 흑발의 사내가 뿜어낸 묵색의 기(氣)에 의해 암전된 것처럼 보였다.


검게 물들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검은 하늘에 글자가 새겨지기 시작하였다.


- 파(破)


그리고 또 한 글자


- 천(天)


『천마신공』


- 천마파천장(天魔破天場)


하늘을 깨부순다는 악마의 힘.


이내 파천(破天)의 글자가 뚜렷해지면서 검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무너져 내리던 검은 하늘의 파편이 일제히 구천유를 향해 쇄도하며 폭발을 반복했다.


세상이 무너진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될 정도로 파괴적인 모습이었다.


모든 파편이 쇄도하며 폭발했고, 남은 것은 자욱한 흙먼지뿐 이었다.


이내 흙먼지가 걷히기 시작했고, 서서히 사람의 형체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은 듯이 전과 다름없는 탄탄하고 밸런스 잡힌 오밀조밀한 근육을 과시하는 듯한 상의 실종의 구천유였고···


기껏 최대의 내공을 담아 최대의 절기를 날렸지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한 광경을 본 흑발의 사내는 좌절했다.


‘믿을 수가 없구나··· 본 좌의 신공(神功)을 아무렇지 받아내는 이가 존재할 줄이야···’


당대에 들어 ‘고금제일인(古今第一人)’이라 불리는 흑발의 사내의 입장에선 뜬금없이 나온 강자의 출현에 놀랄 뿐이었다.


그렇게 좌절을 하며 눈에 초점이 사라지던 흑발의 사내를 보던 구천유는


“나 좀 도와줘.”


라며 도움을 청했다.


뜬금없는 도움 요청에 흑발의 사내의 초점이 돌아왔고, 구천유를 바라보며 물었다.


“···도움이라니 무슨 소리요?”


“도움이 필요해.”


“···당신 같은 강자가 내 도움이 어디에 필요가 있겠소?”


“정말 필요해.”


“······”


반복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구천유의 말이 진심인 것을 깨달은 흑발의 사내였고, 이내 조심히 물어봤다.


“···어떤 도움이 필요하시오?”


구천유는 그제야 원하는 질문을 들었다는 듯 표정이 밝아지며 대답했다.


“내 기억을 찾아줘!”


그런 구천유의 말에 흑발의 사내는 미X 놈을 다 보겠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기억? 지금 기억을 찾아 달라 한 것이오?”


“응!”


흑발의 사내를 바라보며 밝게 웃고선 기운차게 말하는 그였고,


“내가 왜 그래야 하오? 그것도 버르장머리도 없는 자를 위해서라니?”


코웃음을 치며 거절하는 흑발의 사내였다.


그런 사내의 거절에 갑자기 얼굴이 바뀐 것처럼 급격하게 표정이 굳어지는 구천유였다.


“···지금 뭐라 했어?”


“거절하겠다고 했소. 본 좌가 함부로 남의 부탁을 왜 들어줘야 하오?”


“···왜 싫은데?”


그런 구천유의 질문에 흑발의 사내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버르장머리 없고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아해를 도와줄 여유는 없소.

내 차라리 죽었으면 죽었지, 그쪽을 도와주는 일은 없을 것이오.“


라며 확고한 거절 의사를 내비쳤다.


그런 말에 부들부들 떨던 구천유는 화가 난 듯 분개하며 흑발의 사내에게 다가갔고,

이내 주먹을 들어


퍼억 -


콰 – 앙 - !


흑발의 사내의 복부를 쳤고, 흑발의 사내는 복부를 맞고 날아가 큰 암벽에 박혔다.


“···커헉!”


피를 한 움큼 토해낸 흑발의 사내는 장식처럼 암벽에 박혀있었다.


구천유는 그제야 분이 좀 풀린 듯 흑발의 사내에게 다시 걸어갔고


“정말 안 들어 줄거야?”


주먹을 들며 재차 묻는 구천유였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흑발의 사내는 그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내, 내가 폭력에 굴복할 줄 아느냐!”


고함을 질렀고, 이내


퍼억 -


쾅!


암벽에 박혀진 채로 복부를 거듭 맞았고 암벽 채로 무너져 내렸다.


구천유는 다시 암벽이 무너져 내린 곳으로 가서 흑발의 사내를 잡아 들어 올렸고,

“진짜?” 라며 주먹을 또다시 들어 올렸다.


그 순간 흑발의 사내는 악마를 보았다.


‘미, 미X 놈이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은 “그렇다!” 였고 이내 연속으로


퍼억 -


콰 – 앙 - !


퍼억 -


콰 – 앙 - !


복부를 맞고 날아다니며 암벽에 박혔다.


그렇게 한참을 반복하던 둘이었고,


흑발의 사내는 ‘다, 단전이 부숴지겠어···’ 라는 생각이 들어, 이내 굴복했다.


무(武)를 닦는 무림인에게 단전이 부숴지는 것은 죽는 것보다 더욱 절망스러운 것.


죽는 것은 전사로서 영광스럽게 죽는 것이었지만, 단전이 부숴진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치욕스럽게 죽어야 한다는 것이었으므로 굴복하는 천유영이었다.


“자, 잠깐 내가 졌소! 협력 할 테니 그만 둬 주시오!”


수십 차례의 폭력의 끝에 겨우 원하는 답변을 받아낸 구천유였고 다시 얼굴에 꽃이 핀 듯 활짝 웃으며 흑발의 사내의 이름을 물어봤다.


“너 진짜 끈질기다. 이름이 뭐야?”


구천유의 싸가지가 마음에 들지 않던 흑발의 사내였지만, 폭력 앞에 장사 있으랴.

바로 깨갱거리며 굴복하는 사내였다.


“처, 천유영이오.”


“정말로 내 기억 찾아주는 거지?”


“그, 그게···”


제때 대답하지 않는 천유영을 보고 주먹을 들어올리며 “안 돼?”라고 말하는 구천유였다.


‘히익 - !’


“되, 되오! 무조건 되오! 어떻게든 찾아드리겠소!”


“얼마나 걸릴까?”


“그, 그건 잘 모르겠소··· 기억 되찾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라···”


“그래? 그럼 난 어디서 지내지? 동굴은 싫은데···”


기억을 찾는 데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는 말에 구천유는 동굴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고, 이내 천유영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너 어디 살아?”


갑작스러운 질문에 “왜, 왜 물으시오?”라며 당황하던 천유영이었고, 구천유는 씨익 웃으며


“같이 좀 살자.”


라고 말했고, 천유영은 그런 구천유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도적이다.


칼만 안 들었지 저건 완전 도적이다.


라고.


작가의말

호오~ 3화까지 오셨군요! 이제 4화로 넘어가셔야죠?


참고 


이번 화는 작가의 시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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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pisode.3>제11화 : 현대강림(3) 21.05.03 52 0 14쪽
10 <Episode.3>제10화 : 현대강림(2) 21.05.02 58 0 13쪽
9 <Episode.3>제9화 : 현대 강림(1) 21.05.02 65 0 14쪽
8 <Episode.2>제8화 : 과거의 동료와의 재회(2) +4 21.05.01 115 2 10쪽
7 <Episode.2>제7화 : 과거의 동료와의 재회(1) +2 21.04.30 15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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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rologue>제4화 : 천유영(1) +1 21.04.27 153 1 10쪽
» <Prologue>제3화 : 강호초출(江湖初出)(2) 21.04.26 210 1 11쪽
2 <Prologue>제2화 : 강호초출(江湖初出)(1) +4 21.04.26 201 1 9쪽
1 <Prologue>제1화 : 시작 +4 21.04.26 327 3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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